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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3480 vote 0 2015.06.26 (17:09:49)

홍탁이라면 홍어에 막걸리가 제격이겠지만..

그런 이야기가 아니고..

 

동양화의 기법이다.

홍운탁월(洪雲托月).

 

달을 그리고자 하지만 달을 그리지 않는다.왜?

수묵화에서 달을 그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실감나지 않는다.

 

해서 ,달 그릴 자리를 비워두고 대신에 그 주위에 구름을 그려 넣는다.

달은 여백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달을 그린 적이 없는데 한폭의 달 그림이 완성되는 것.

여기에 주목한다.

 

그렇다.홍운탁월(洪雲托月)에서 존재의 실상을 떠올린다.

우리가 본다고 보고 있는 그 사물은 사실 여백일지 모른다.

아니,확신한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홍운(洪雲)이다.

근데 우리 감각은 탁월(托月)에 집중된다.

 

그렇듯,

우리는 컵에 집중하지만 실제 그게 컵이게 하는 것은 그 주변의 공간이다.

그 공간의 보이지 않는 밀도다.

 

만약 그 공간의 밀도가 풀려 버린다면? 혹은 더 압박한다면?

생각만 해도 끔직하다.(여기서 밀도란 말은 중력이라 해도 좋고 압력이라 해도 좋다.)

 

그렇다.실제 존재의 주인은 보이지 않는 그 공간이다.

대통령의 실제 주인은 국민이듯 말이다.

 

홍운탁월(洪雲托月),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이를 삶에 적용 시켜야 한다.

 

교육이라면, 아이가 잘 못한게 아니라 어른이 잘 못 한거다.

홍운은 잘 못할 수 있지만 탁월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탁월은 홍운에 따라 그렇게 되는 것이지

탁월이 찌그러진 것은 탁월 자신과는 전혀 관계없다.

 

예술이라면,무조건 홍운탁월(洪雲托月) 해야 한다.

역설해야 한다.반전이 있어야 한다.기.승.반전,결.이다.

 

당신을 무덤에 데려간다면 무덤보라고 그러는 것이 아니다.

반드시 역설이 있다.

 

죽음을 이야기한다면 죽음 때문에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삶 전체를 보여주려는 것이다.

 

하느님은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어쩔 수 없다. 그러지 않고는 달을 보여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대 마음을 아프게 하지않고 그 마음 바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랑을 표현할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홍운탁월(洪雲托月).

진부하지만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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