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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580 vote 0 2017.10.25 (17:57:24)

      

    에너지를 이해하라.


    에너지는 계 내부의 질서다. 질서는 구조의 질서다. 다만 에너지의 구조는 사물의 정적구조가 아니라 사건의 동적구조라는 점이 각별하다. 동적구조는 자체의 동력에 의해 내부에서 운동하며 외부로 변화를 드러내는 살아있는 구조다. 사건은 계 내부의 모순에 의해 일어난다. 모순은 하나 안에 둘이 들어가 맞서는 불안정 상태다.


    사건은 언제라도 불안정에서 안정으로 이행하며 모순을 처리한다. 관성에 의해 모순해결에 따른 반작용이 또 다른 모순을 야기하므로 사건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에너지의 작용이 둘 사이의 모순을 처리해 하나로 만들지만, 관성에 의해 또 다른 둘의 대칭이 만들어지기를 5회 반복하며 원인에서 결과까지 일을 진행한다.


    에너지는 사건 안에서 방향의 엮임에 의한 계의 통제가능성이다. 통제가능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에너지는 공간과 시간의 변화로 관측된다. 공간과 시간이 관측의 의미라면 물질은 관측자와 대응의 의미다. 물질은 그 자리에 머물러 질량을 보존하니 존재와 인간이 마주 선다. 에너지의 의미는 인간이 대상을 통제하는 데 있다.


    인간은 공간과 시간으로 존재를 관측하고, 물질로 존재에 맞서고, 에너지로 존재를 통제한다. 공간과 시간의 관측은 떨어져 있다. 바깥에서 보는 것이다. 관측의 역설이 작동한다. 버스가 가는지 아니면 버스 안의 파리가 가는지 헷갈릴 수 있다. 가로수가 뒤로 가는지 사람이 앞으로 가는지 알기가 어렵다. 이는 상대성의 한계다.


    물질은 인간과 접촉된다. 공간과 시간이 일정 거리를 두고 떨어져 변화를 관측하는 데 따른 정보라면 물질은 직접 접촉하여 질량을 파악한다. 공간과 시간은 떨어져 있으므로 대상이 변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물질은 닿아 있으므로 변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행성이 항성의 주위를 공전하므로 관측된다. 가만있으면 알 수 없다.


    질량은 가만있어도 상태를 변경하는데 드는 비용을 통해 알 수 있다. 질량이 무거울수록 상태를 변경하기 어렵다. 에너지의 의미는 작용하여 그 대상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조작할 수 있고 변경할 수 있다. 제어가 가능하다. 우리는 풍력이나 수력을 이용할 수 있다. 공간과 시간은 단지 바라볼 뿐이고 물질은 막을 뿐이다.


    우리는 물질을 차단할 수 있다. 옷을 입어 바람을 막고 우산을 쓰면 비를 막는다. 에너지는 나아가 이용할 수 있다. 불을 태워서 열을 얻을 수 있다. 즉 인간이 대상에 개입하는 정도가 더 높은 것이다. 사실은 하나다. 에너지가 곧 물질이고 물질이 시공간이다. 인간이 안에서 개입하느냐, 경계선에서 맞서느냐, 밖에서 관측하느냐다.


    우리는 조금 알고는 곧 안다고 말한다. 틀렸다. 자동차와 마차를 구분하는 정도로 자동차를 안다고 말하면 안 된다. 공간과 시간은 자동차와 마차를 구분한다. 물질은 자동차를 분해하고 조립한다. 속을 들여다보고 안다고 말한다. 부족하다. 그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어야 완전하다. 비로소 우리는 자동차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대는 세상을 아는가? 눈으로 보고 귀로 들은 것으로 안다고 말하지 마라. 그것은 조금 아는 것이다. 직접 상대해야 한다. 맞서고 막아내면 제법 안다고 할 수 있다. 이겨야 진짜 아는 것이다. 이기기 전까지는 아는 게 아니다. 세종은 말했다. 사람마다 쉬이 이겨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저 할 따름이니라. 이겨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자동차를 이겨야 자동차를 아는 것이다. 멀리서 보고 저건 당나귀야 말이야 하는 건 아는 게 아니다. 당나귀를 몰고 말을 타야 안다고 말할 수 있다. 에너지는 이기는 것이다. 이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 통제가능성이다. 계가 있고 내부에 질서가 있어 효율화된다. 천칭저울처럼 나비 한 마리의 힘으로도 움직이는 게 효율화다.


    에너지는 그 효율을 유지하는 방향으로만 전개한다. 비효율은 불성립이다. 왜냐하면, 효율에 밀리기 때문이다. 물이 바다로 달려가되 둘러가는 강물은 바로 가는 강물에 흡수되어 지류가 된다. 내부에 질서가 있고 질서는 구조이며 구조는 대칭이며 대칭은 게임이니 지는 쪽은 먹힌다. 지는 쪽이 먹혀서 이기는 효율로만 진행한다.


    우리는 개입하여 내가 원하는 쪽이 이기도록 조정함으로써 대상을 통제할 수 있다. 약한 진박이 강한 홍박을 이기도록 조정하면 자유한국당이 멸망한다. 내부에 양자화로 교착된 진박과 홍박이 마침내 모순을 타개하여 하나로 합쳐지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 분열을 유도하여 각개격파해야 한다. 일의 수순을 알면 조정할 수 있다.


    사건 내부에 구조가 있다. 사건을 조직하는 다섯 매개변수가 효율을 따라 방향을 엮어 구조를 이룬다. 사건의 진행에 따라 구조의 얽힘은 풀린다. 에너지는 엮이는 방향과 풀리는 순서가 있으니 공간과 시간의 질서다. 일정한 방향으로 사건을 풀어내는 방법으로 에너지를 통제하여 목적을 달성할 수 있고 그 성과는 일로 나타난다.


    에너지는 일의 통제다. 일은 계 내부의 모순에 따른 불안정에서 모순의 해소에 따른 안정으로 이행하며 언제라도 불안정이 탑포지션이고 안정은 바텀포지션이다. 에너지는 계를 이루어 사태를 장악하고 포지션 변경으로 일을 진행한다. 우리는 공간과 시간과 변화를 관측해 얻어낸 데이터를 추론하여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다.


    사건은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높은 상태에서 변화의 결과로 주어지는 낮은 상태로 진행한다. 양자화 상태는 에너지 준위가 높은 상태이며 양자화가 깨진 상태는 에너지 준위가 낮은 바닥 상태다. 높은 상태는 내부에 질서를 가지니 곧 방향의 엮임이다. 낮은 상태는 내부질서를 갖지 않으며 방향을 잃은 상태 곧 열적평형 상태다.


    열은 언제라도 평형을 이루므로 내부에 질서가 없다. 곧 무질서도의 증가다. 관측자인 인간은 헷갈린다. 엔트로피를 잘못 배우면 무질서가 질서로 보이고 질서가 무질서로 착각된다. 관측자인 인간을 개입시키는 오류다. 내 눈에 질서로 보이면 그게 무질서다. 가지런하게 줄 맞춰 있는 자유한국당은 질서가 없고 에너지가 없다.


    관측자를 배제하고 계 내부의 질서를 논해야 한다. 축과 대칭으로 구조화되어야 질서가 있다. 그 이전에 안팎을 경계 짓는 계가 설정되어야 한다. 주변환경에 엮여 있으면 닫힌계가 설정되지 않아 에너지가 없다. 촌놈은 에너지가 있고 향원은 에너지가 없다. 도시인은 주변과 복잡하게 엮여있어 목숨 걸고 전쟁에 나서지 못한다.


    촌놈은 이미 고향을 떠나와서 엮여있지가 않다. 촌놈이라고 다 촌놈인 것은 아니고 도원결의하여 동료와 균일해져야 대표성을 얻어 막강해진다. 의사결정할 수 있는 축과 대칭의 질서를 갖추어야 한다. 만날 사람을 만나 에너지를 충전해야 한다. 자기 포지션을 전략예비로 돌려야 한다. 그 조건을 다 갖추었을 때 인간은 막강해진다.


    징기스칸의 무리는 평범한 시골청년들이었다. 그들은 대장장이거나 동네 씨름꾼이거나 지나가던 길에 만난 양치기와 장사꾼들이었다. 한 번 구조 안으로 들어가자 긴밀해졌다. 여러 가지 선행조건이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에너지를 격발하는 구조다. 그게 어려운 듯 어렵지 않고 쉬운 듯 쉽지 않으니 자동차의 운전과 같다.


    힘으로는 안 된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세게 밟는다고 차가 잘 가주는 것은 아니다. 시동부터 걸어야 한다. 단계적으로 기어 단수를 높여야 한다. 오르막일 때의 방법과 내리막일 때의 대응은 다르다. 순서와 방향이 맞으면 강해진다. 에너지는 공변되니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는다. 단, 개입해야 한다.


    놔두면 저절로 다 된다는 노자류의 자유방임주의는 미친 생각이다. 교육을 해야 될 것이 된다. 무는 개를 놔두면 계속 문다. 저절로 고쳐지지 않는다. 강형욱 훈련사가 손봐주면 바로 된다. 보수꼴통의 불개입주의는 얼빠진 생각이다. 작은 정부 주장은 정신 나간 생각이다. 자칭진보 중에도 노자를 숭상하는 불개입주의 바보 많다.


    공자의 방법이 옳다. 공자는 적극 개입한다. 단, 운전기술이 있어야 한다. 잘못 건드리다 덧나면 안 건드리는 것보다 못하다. 최종적으로는 개입이 맞다. 개입해본 사람은 실력이 늘지만 앉아서 운때만 기다리는 사람은 실력이 늘지 않아서 막상 기회가 와도 주워 먹지를 못한다. 주워 먹어도 삼키지 못한다. 시행착오를 겁내지 말라.


    멀리서 바라보며 입으로 떠드는 자는 에너지를 취하지 못한다. 파도를 이용하려면 물에 빠져야 한다. 파도타기를 배울 수 있다. 에너지 흐름에 올라타지 않고 빨대 꽂는 방법은 없다. 말을 이용하려면 말을 타야 하고 차를 이용하려면 차를 타야 한다. 입진보는 입으로 말을 타고 입으로 차를 타지만 끝내 말도 차도 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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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9]Quantum

2017.10.25 (19:52:08)

이해하기 쉽게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

[레벨:5]윤민

2017.10.26 (10:23:26)

그야말로 구조론의 요약본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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