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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860 vote 0 2017.09.26 (14:56:54)

     

    신이 백인을 창조하는 중에 옆으로 한 방울 튀어서 곁다리로 황인이 생겨났다는 거다. 뭐든 의도대로 잘 안 되는 법이다. 그게 구조론이다. 뭔가 아귀가 딱딱 들어맞으면 이상하다. 반드시 여유공간이 있어야 한다. 허술해야 한다. 빈틈없이 들어맞으면 AS가 안 된다. 곤란하다.


    세상을 사물로 보는가 아니면 사건으로 보는가다. 사물은 딱딱 들어맞아야 하고 사건은 에너지가 지나가는 통로를 비워놓아야 한다. 사건은 연결이 중요한 것이며 다음 단계가 중요한 것이다. 항상 다음 단계로 매끄럽게 연결하여 넘어가기 위해 일정한 정도로 비워둬야 한다.


    신이 인간을 창조하는데 불순물이 끼어들면 안 된다. 개를 창조하는데 곁다리로 너구리가 생겨버린다든가 하는 불상사를 방지해야 한다. 신은 대책을 세워 철저하게 에러를 막았을까? 아니면 관용을 베풀어 그래 이왕지사 태어나버린 거 너구리 너도 살아먹어라 하고 봐줬을까?


    필자는 원래 이런데 관심이 많았다. 상황이 통제되는가 하는 부분이다. 지적 설계를 논해보자. 모든 환경이 인간이 살 수 있도록 맞춰져 있다는 거다. 과연 그런가? 이 우주가 과연 인간이 살 수 있는 우주란 말인가? 그렇다면 곁다리 들어가 준다. 꼽살이들이 포착되어야 한다.


    인간 비슷한 것들이 우주에 졸라리 많을 것이 아닌가? 과연 통제 가능한가? 재앙이다. 지적 설계는 위험하다. 아서라 말어라. 신은 그런 짓 벌이지 마라. 까불다가 한 대 맞는 수가 있다. 뭐든 두드려 맞추면 안 된다. 설계하면 안 된다. 이게 구조론이다. 밸런스를 따라가줘야 한다.


    인위적인 조작이 들어가면 안 된다. 경험칙이다. 완벽하게 맞추면 완벽하게 틀어진다. 왜냐하면 환경이 변하기 때문이다. 벼를 심으면 피가 따라온다. 밀을 심으면 가라지가 따라온다. 양을 키우면 염소가 따라온다. 완벽하게 통제하면 완벽히 파괴된다. 불순물이 있어야 한다.


    인간에게 완벽하게 우주를 맞추기보다 차라리 우주를 졸라리 많이 만드는 게 맞다. 우리 우주 외에도 우주가 백억 개쯤 더 있는 거다. 대부분 실패하고 우리 우주 하나 건졌다고 보는 게 맞다. 마찬가지로 우리 은하에 무수히 많은 지구형 행성이 있지만 겨우 지구 하나를 건진 거다.


    왜 우주가 인간에 맞추어져 있는지를 생각하지 말고 반대로 왜 당연히 있어야 할 곁다리들이 없는가를 논해야 한다. 왜 우주에 오직 인간 하나뿐인가 말이다. 당연히 인간 외에도 우주에 뭔가 잔뜩 존재해 있다. 잔뜩 널려있다는 말은 인간에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 대표성을 생각해야 한다. 인간에게 맞출 필요는 없다. 인간이 대표하면 된다. 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태도에 대한 것이다. 항우처럼 개인의 욕망을 달성하려고 하면 안 된다. 항우는 미인과 보물을 탐냈다. 그 미인과 보물을 얻었다.


    그리고 씩씩하게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어쩌라고? 그건 니 사정이다. 누가 물어봤냐고? 스필버그 이야기가 재미있지만 그건 지 사정이다. 지 이야기다. 백인이 식민지 잠입해서 남의 문화재 털어먹는 인종주의. 인디아나 존스의 약탈범죄다. 인간은 나의 이야기를 원한다. 


    내 이야기를 반영해준 사람은 찰리 채플린이다. 그는 대표자의 눈높이를 가졌다. 세상은 인간을 위하여 맞추어진 게 아니라 거꾸로 인간이 대표성을 조직하는 것이다. 세상이 인간에게로 오는 게 아니라 인간이 세상의 중심으로 쳐들어가는 거다. 지적설계가 아니라 지적대응이다.


    인간에 우주가 맞춰진 게 아니라 인간이 우주에 맞춰가야 한다. 창조설은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는 설이 아니라 인간 아닌 곁다리들의 출현을 악착같이 틀어막았다는 이론이다. 술을 빚는데 효모가 필요하다. 자연에서 효모를 조달하자. 특정한 효모균만 골라서 가져올 수가 없다.


    별 잡균들이 다 묻어온다. 차단할 수 없다. 물론 공장에서는 특정한 효모만을 쓴다. 우주는 공장이 아니다. 신은 인간 외에 불순물을 용납하지 않았다. 결론은 그 방법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는 말씀이다. 자식을 키워봐도 알게 된다. 부모 말 절대 안 듣는다. 통제는 실패다.


    개입하고 통제하는 방법은 국정원으로 놀아먹는 이명박 방법이지 신의 방법이 아니다. 구조론은 대칭을 쓴다. 틀에 맞추는게 아니라 따라가면서 계속 균형을 잡는다. 창조하면 틀어지고 설계하면 어긋난다. 균형이 정답이다. 결론하자. 창조나 설계는 매우 곤란한 방법이 된다.


    전문가들은 절대 이런 방법 안 쓴다. 당신이 명필이라 치자. 종이마다 다르고 먹의 질이 다르다. 먹이 다르고 종이가 다른데 글씨가 어찌 같겠는가? 송판에 쓸 때 다르고 화선지에 쓸 때 다르고 비단에 쓸 때 다르다. 창조나 지적 설계는 붓글씨도 안 써본넘의 지랄염병인 거다.


    고수는 그렇게 안 한다. 신은 그렇게 안 한다. 신은 다만 에너지를 운용할 뿐이다. 에너지는 결 따라간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다. 설계는 조지는 것이며 창조는 그르치는 것이다. 맞게 대응해야 한다. 신은 부단히 대응한다. 창조하고 빠지고 설계하고 빠지면 곤란하다.


    AS가 안 된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그게 하수의 멍청한 방법이라는 거다. 신은 바보가 아니다. 당신은 바보지만. 신을 당신에게 맞추지 말라는 말이다. 단지 당신이 바보라는 이유만으로 신도 바보가 되어야 한다고 우긴다면 그게 억지가 아니겠는가? 신은 당신보다 훨 똑똑하다.


0.jpg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인가,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인가? 창조나 설계는 물질에 대한 태도이다. 사건에 대한 태도는 상황대응과 에너지 유도 그리고 대표성이다.


[레벨:9]Quantum

2017.09.26 (17:31:31)

이번 글도 감사합니다. 


[레벨:11]큰바위

2017.09.26 (22:11:38)

정해진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정해야 할 뿐이다.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 결정해야 할 뿐이다. 


[레벨:11]sita

2017.09.27 (00:18:00)

애플사과는 누군가가 "한입 베어 먹어버린" 사과다
한입 베어먹은 곳에 여유공간이 생겼다
완전체를 거부한 모습이다
지속적인 변화를 하겠다는 끝없는 도전으로
보이는 로고다
누군가가 계속 베어먹더라도 애플은 그 무엇으로
그 곳을 채워나겠다는 즉 변화에 반발짝
앞서겠다는 상징적인 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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