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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904 vote 0 2015.07.22 (22:57:07)

 

    구조론은 인과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학문은 체계가 있어야 한다. 하나의 몸통에서 가지를 쳐나가야 하며 모두 연결되어야 한다. 어떤 견해가 다른 이론과 연결되지 않고 혼자 동 떨어져 있다면 곤란하다. 일원론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이미 음양론이 있는데 별도로 상생상극론이 있으면 안 된다. 둘은 대칭을 다룬다는 점에서 포지션이 겹친다.


    열역학 1법칙과 열역학 2법칙을 각각 설명하면 안 된다. 하나의 논리로 통합되어야 한다. 통일장 개념과 같다. 한 줄에 꿰어 한꺼번에 전부 설명되어야 한다. 덧셈과 뺄셈, 곱셈, 나눗셈을 각각 배우면 안 된다. 덧셈을 배웠을 때 뺄셈은 이미 배운 것이다. 뺄셈은 방향전환이며 곱셈은 일종의 단축키와 같다.


    왜 통합되는가? 시간과 공간 때문이다. 지식은 시간과 공간을 타고 인간의 뇌로 들어온다. 시공간이 없다면 지식은 없는 것이다. 시공간이 변화를 만들고 그 변화를 추적하여 인간은 지식을 획득한다. 마지막에는 시간과 공간도 통합되어야 한다. 시간과 공간, 물질이라는 3자가 각각 존재하여 있는건 아니다.


    하나의 물질이 있으며 그 물질은 움직인다. 움직이는 방향은 공간이고 순서는 시간이다. 움직임은 대칭을 타고 간다. 하나의 대칭 안에 이미 시간과 공간은 있다. 대칭을 만들면 공간이고 작동시키면 시간이다. 존재는 1이고 변화는 2다. 우리는 어떤 ‘존재의 변화’를 본다. 그런데 이는 인식론의 관점이다.


    자연은 ‘변화의 존재’다. 변화가 존재하며 그 변화가 반복되면 단위를 정할 수 있다. 그것을 존재라고 하는 것이다. 같은 변화가 두 번 반복되면 마디를 끊어서 수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영화 한 편을 통째로 외우고 와서 친구에게 말해주기는 어렵다. 문장을 띄어쓰기 하듯이 마디마디 끊어주면 좋잖아.


    그런데 끊다가 헷갈리면 복구가 안 된다. 그래서 수학이 필요하다. 새들은 셈을 못하므로 자기 새끼를 잃어도 모른다. 단위를 두어 끊었다가 복구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존재다. 그러므로 존재는 인식의 편의다. 순수한 자연 그 자체는 존재가 아니라 변화다. 존재의 단위가 명명되기 이전의 상태가 에너지다.


    자연은 원래 에너지이며 일정한 조건에서 마디를 끊어 존재를 일군다. 대칭을 이루지 않으면 반복되지 않으므로 단위를 이루지 못한다. 인간이 판단할 수 있는 상태는 단위가 있다. 즉 존재가 있다. 에너지는 규정할 수 없다. 도덕경의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을 떠올려도 좋다. 무규정을 의미한다.


    판단할 수 있는 상태는 사건이며 반복되는 것이고 단위가 있으며 수학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 공간적 대칭이 있고 시간적 진행이 있다. 공간은 원래 위아래가 없어 판단이 불능이므로 판단이 가능한 시간을 먼저 본다. 일의 선후는 다르므로 판단이 가능하다. 아기가 태어나봐야 그 전에 임신했음을 안다.


    태어나기 전에도 의사는 알지만 입증하기 어렵다. 초음파검사 장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인과율이 공간의 방향보다 시간의 순서를 먼저 보는 것은 그것이 입증하기 좋기 때문이다. 공간의 방향은 왼손과 오른손을 헷갈리므로 똑부러지게 표현하기 어렵다. 좌향좌 하면 우향우 하는 고문관 훈련병 많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 서구의 시간적 인과≫주역의 대칭≫불교의 외연 이렇게 가는 것은 그것을 판단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질은 부작위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때쯤 뭔가 할 타이밍인데 하지 않으면 ‘삐쳤구나.’ 하고 감이 오는데 그것이 마음에서 질의 변화다.


    질은 스트레스 형태로 존재하고 그 스트레스가 팽팽해져서 분노폭발하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저 넘 열받았구나 하고 알았을 때는 이미 수류탄 터진 다음이다. 덧셈을 배우면 곱셈도 알아야 한다. 덧셈이 서구의 인과율이라면 곱셈은 구조론이다. 구조론은 인과율을 발전시키고 있다. 콘텐츠를 채우고 있다.


    원인과 결과 사이에는 축과 대칭, 방향과 순서가 작동하고 있다. 상부구조와 하부구조가 있다. 제 2원인이 사건을 촉발하고 제 2원인이 외연을 확장한다. 사건자체는 제 1 원인이 정하고 타이밍이나 잡다한 변수는 제 2원인이 정한다. 우리는 제 2원인을 알아놓고 원인을 알았다며 더 생각하지 않고 끝낸다.


    상주 할머니가 분노를 폭발시킨 것은 제 2원인이다. 타이밍을 정한 것이다. 그러나 내부에 오래전부터 쌓인 것이 있었다. 제 1원인은 사회에 있다. 사회의 질병이 그 할머니의 행동으로 폭발한 것이다. 제 1원인은 부작위 형태로 존재하므로 알아채기 어렵다. 말 많은 자가 말이 없으면 뭔가 있는 것이다.



   DSC01488.JPG



    자연은 동의 상태이며, 그 동이 반복될 때 나란히 가면 정으로 보입니다. 자연에 정은 원래 없습니다. 원형이정에 따르면 정은 한 사이클이 끝나고 다음 사이클을 준비하는 동안 정돈된 상태입니다. 봄이 동이면 정은 겨울입니다. 인간은 봄에 움직이고 겨울에 멈춥니다. 자연의 자연스러운 상태는 움직이는 동의 상태입니다. 그 동은 무규정적인 것이며 그 반복에서 마디를 찾아 인간은 존재를 명명합니다. 모든 존재는 인간에 의해 명명된 존재입니다. 자연의 본래는 모습이 없습니다. 


[레벨:11]큰바위

2015.07.29 (21:40:04)

"움직이는 방향은 공간이고 순서는 시간이다."


이 한 문장에 인생이, 철학이, 물리학이,  과학이 다 들어있네요. 


잠시 출타 중에 여유로운 마음으로 밀린 글들을 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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