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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09 vote 0 2025.04.14 (14:06:35)

    인간은 욕망의 동물이 아니라 회피의 동물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이유는 왼쪽이 막혔기 때문이다. 여우가 신포도를 먹지 않는 이유는 팔이 덩굴에 닿지 않기 때문이다. 제 팔이 숏팔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그 포도는 신포도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쪽팔리니까.


    윤석열이 이겼다고 선언했다. 그럴 만도 하다. 그는 대통령 노릇하기가 싫었던 것이다. 그래서 때려치웠다. 김건희를 꺾었다. 이겼다. 김건희는 체중이 줄었고 윤석열은 얼굴에 화색이 돈다. 감옥에서 감방장 노릇 할 생각에 들떠 있다. 김건희는 보톡스 걱정한다고.


    대통령 업무가 힘들었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미국 의회에서 연설한다고 18페이지짜리 영어 문서를 통째로 외웠다. 쪽팔림을 감수하고 비서관을 불러 레슨을 받았다. 기억력이 좋다지만 그 나이에 힘들었을 게 분명하다. 계엄, 탄핵, 파면. 그는 연극을 했을 뿐이다. 


    세상이 돌아가는 원리가 있다. 그것은 시스템이다. 문제는 그게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언론에서도 말하지 않는다. 보통은 인물을 강조한다. 좋은 인물이 있으면 정치가 될 것처럼 믿는다. 천만의 말씀. 인물은 얼굴마담에 바지사장이고 시스템이 전부다.


    의사결정구조가 있다. 조갑제, 정규재, 김진이 돌아선 것도 국힘당 시스템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김영삼이 조중동에 장관 여섯 자리를 줬다. 오인환, 홍사덕, 윤여준, 김용태, 김윤환, 주돈식, 최병렬 등 많다. 이쯤 되면 대충 감이 올 것이다. 윤 씨가 왜 멸망했는지. 


    박근혜 때는 김기춘이 관료 시스템을 돌렸다. 문재인 때는 탁현민이 일 좀 했다. 국힘당이 조중동 시스템이라면 민주당은 운동권 시스템이다. 윤석열은 자기 인맥을 믿었다. 검찰인맥이 국힘당 시스템을 대체할 것으로 믿고 김종인을 날리고, 이준석을 날렸다. 


    국힘당 시스템을 해체했다. 그런데 망했다. 김문수가 대선후보로 뜨고 있지만 나는 진작에 말했다. '쟤는 안 돼!' 윤석열의 검찰인맥과 결이 맞지 않다. 그럼 누굴까? 윤석열 본인 재등판설. 김건희 대망론. 윤상현 와일드카드설 등 별 얄궂은 개그가 다 나와 준다. 


    윤석열은 한덕수를 밀고 있다. 배신에 치를 떠는 사람이 윤석열이다. 윤석열은 왜 배신자를 미워할까? 사실은 정치인과의 대화를 싫어한다. 그냥 부하직원에게 명령하면 되는데 내가 왜 설득을 해야 하지? 정치인을 설득하려고 말하는 행동 자체가 싫은 것이다. 


    왜? 콤플렉스 때문이다. 걸핏하면 격노를 시전한다. 왜 격노할까? 상대의 말문을 막으려고. 걸핏하면 술을 마신다. 왜? 술을 마실까? 상대의 말문을 막으려고. 그는 격노와 말술은 대화회피의 구실이다. 정리하자. 여당이든 야당이든 정치는 시스템으로 한다.


    민주당은 운동권 특유의 토론에 의한 의사결정 시스템이 있고 국힘당은 조중동 기자 출신 편집부 시스템과 검찰 관료시스템이 섞여 있는데 윤석열이 관료시스템도 아니고 자기 개인의 인맥 위주로 갈아치운 것이다. 정치의 시스템은 대화와 토론과 설득과 거래다. 


    정치인은 OK를 할 생각이 있으면서도 짐짓 NO를 하며 간을 보고 얻어낼 것을 얻어낸 다음에 마지못해 승낙한다는 듯이 행동한다. 처음부터 찬성할 거였으면서 이렇게 가는 것이다. 윤은 그런 뒷구멍 흥정이 싫다. 기업은 그냥 오너가 명령하면 된다. 검찰도 같다. 


   그런데 정치판에 들어오니 당연한 일을 하는데 대가로 지역구 챙겨주고 낙하산을 알아봐 주고 피곤하다. 쉽게 되는 뒷구멍이 없을까? 있다. 한덕수 부인과 김건희는 무자식 클럽이라서 친하다고. 윤석열이 피곤하게 직접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 집에서 투덜댄다.


    김건희가 알아서 조치한다. 편하네. 의사결정이 쉽다. 사실 정치라는 직업은 힘들다. 굉장히 많은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윤석열도 새똥빠지게 영어 문서 18페이지 외어야 한다. 운동권 시스템은 토론해야 해서 피곤하고 기레기 시스템은 흥정해야 해서 피곤하다.


    인맥으로 시스템을 대체하면 이렇게 된다. 망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조선왕조도 당파가 서로 견제하는 공론정치 시스템이 망하고 외척이 발호해서 의사결정구조가 망해서 망했다. 운동권 토론 시스템 싫고, 기레기 흥정 시스템 싫고, 상명하복 검찰쵝오 즉 멸망.


    한덕수 부인 최아영도 김건희와 비슷하게 그림 일을 하고, 무속에 심취해 있고, 무자식이라고 한다. 김건희, 최아영 둘이서 국정을 도맡아 운영했던 것이다. 최순실이 억울해할 만도 하다. 윤석열이 김문수와 흥정한다고? 절대 안 한다. 그게 싫어서 계엄 했다니깐.


[레벨:11]dksnow

2025.04.14 (14:36:11)

제길. 한덕수-윤석렬 다 애가 없었네...그런 공통분모는 정말 큰거라고.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25.04.14 (15:26:38)

한덕수 부인은 미술교사출신이고 김건희 중학교때 미술선생님. 사제지간이라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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