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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13 vote 1 2025.01.17 (10:35:47)

    문제는 과학자들의 비뚤어진 자세다. 애초에 동물도 인간처럼 생각할 수 있다. 동물을 사랑하자는 식의 결론을 정해놓고 프레임을 걸고 답정너를 시도한다. 그보다 지능이 뭐냐? 이걸 규명할 생각이 없다. 지능이 뭔지 모르니까 인공지능이 생각만큼 안 되고 있다.


    지능이 뭔지도 모르는 밥통들이 동물의 지능을 인간과 비교하면 뭣해? 주먹구구는 수학이 아니고, 뽕짝은 음악이 아니고, 이발소그림은 그림이 아니고, 지하철 시는 시가 아니다. 물론 시라면 시고, 음악이라면 음악이고, 그림이라면 그림이지만, 발전이 없잖아.


    동물도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연구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대부분 뻘짓이다. 그런 연구를 왜 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예컨대 동물도 도구를 사용한다는 둥, 평등의식이 있다는 둥, 별걸 다 연구하는데 삽질이고 도구가 뭐냐 정의가 중요하다.


    동물에게 언어능력이 있느냐는 막연한 소리고 언어가 뭐냐를 정의해야 한다. 정의를 엄격하게 하면 동물은 언어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보는 게 맞다. 언어의 정의를 쉽게 해서 동물도 언어를 쓸 수 있다고 말하는 건 계몽주의 정치적 목적에 오염된 거짓 과학이다.


    과학자들은 동물에도 관심이 없고 언어에도 관심이 없다. 오로지 인간들을 향해 잘난 척하지 마, 내 앞에서 고개 숙여, 너희는 특별한 존재가 아냐, 이런 식으로 윽박질러서 사람을 제압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숨기고 있다. 변두리 권력을 만드는 오염된 과학이다.


    한국인이 영어를 능숙하게 해도 영어로 생각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영어로 타인과 정서적인 교류를 하느냐에는 차원의 장벽이 있다. 새의 부리나 사자의 발톱도 도구다. 도구를 쓰지 못하는 동물은 없지만, 도구를 발전시키지 못하면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도구는 인간만 사용할 수 있다. 이빨도 도구인데 이빨 없는 동물이 어딨어? 억지로 말 갖다 붙이기는 피곤하고 진지하게 따지면 무질서 속에서 규칙을 찾아내는 추상적인 사고는 인간만 할 수 있다. 물론 낮은 단계의 사고는 동물도 할 수 있지만, 그건 대개 억지다. 


    환경을 이겨야 진짜다. 인간은 환경을 이긴다. 추우면 옷을 만들고, 동굴이 없으면 집을 짓고, 발톱이 없으면 창과 칼을 만든다. 언어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낸다. 동물은 단순히 학습만 하는데 의미가 없다. 단순 모방과 창의는 다른 것이다.


    앵무새는 모방능력이 있다. 기계처럼 똑같이 복제한다. 앵무새는 원래 그런 능력이 있고 닭은 안된다. 천재닭이 등장해도 앵무새만큼 안된다. 여기서도 역시 이기느냐 지느냐의 문제다. 앵무새는 환경을 이기고 닭은 환경에 진다. 이기면 가속되는 게 중요하다.


    이기고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전진한다. 도구를 만들고 끝나는 게 아니고 도구의 도구로 업그레이드 된다. 마르크스의 필요에 따른 생산은 소박한 생각이다. 인간이 하는 것의 90퍼센트는 필요 없지만, 남들이 하기 때문에 나도 맞춰줘야 하는 함정에 빠진 거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다. 이긴다는 것은 뇌의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서 정보를 붙잡아놓는 도마를 만드는 것이다. LSD를 먹으면 뇌의 평소 사용하지 않는 자원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대마초도 같다. 동원 가능한 자원량에 극복할 수 없는 물리량의 차이가 있다.


    동물은 순간기억력이 높은 만큼 장기기억력이 낮다. 그래픽카드가 없다거나 뭔가 있어야 할 부품 하나가 없다. 있을 것이 없어도 다른 걸로 대충 땜빵할 수는 있는데 약하다. LSD를 먹으면 공감각능력이 생기는데 이건 원래 사용하지 않는 다른 자원을 사용한다.


    무와 유의 차이다. 친구가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신분이 다르다. 양반이 양반인 이유는 양반은 세력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검사동일체의 원칙과 비슷하다. 양반은 전국의 모든 양반이 연대하여 한 사람처럼 별도의 인격을 만들어낸다. 상놈은 그냥 혼자 맞선다.


    솔로와 커플은 다르다. 팀을 이루고 세력을 이룬 사람은 다르다. 미혼자와 기혼자는 신분이 다르다. 축구감독과 선수는 신분이 다르다. 개인기와 팀전술은 다르다. 감독의 전술이 있는 것과 없는 것, 감독이 클린스만이라도 선수가 분발하면 좀 되지 않겠느냐고?


    클린스만의 문제는 강약문제가 아니라 유무문제였다. 인간은 뇌 안에서 칸을 나누어 뭔가 팀을 만들고 있고 동물은 그게 안 된다. 질과 입자의 차이가 있다. 동물은 뇌의 자원들이 각자 맡은 기능이 있지만, 인간은 광범위한 자원이 특별한 역할 없이 세력을 만든다.


    동물의 뇌는 각자 맡은 기능이 있어서 주어진 역할 외에 다른 역할을 못 하지만, 인간의 뇌는 특별한 기능이 없는 자원들이 잔뜩 몰려들어 의회 역할을 한다. 그게 도마가 된다. 국회가 있는 나라와 없는 나라는 다르다. 북한은 없다. 독재자가 조종하면 없는 거다. 


    국회가 없으면 방향전환을 못 한다. 임무가 주어지는 순간 다른 것을 못 한다. 인간은 한꺼번에 두 가지를 못 한다. 달인은 있다. 오른손과 왼손에 펜을 쥐고 오른손으로는 영어를 쓰고 왼손으로는 라틴어 문장을 쓰는데 내용이 다르다. 뇌가 멀티를 뛰는 재주가 있다.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멀티가 안 되지만, 훈련하면 일부 가능하다. 일부 가능한 것과 원래 되는 것의 차이는 크다. 인간의 대뇌가 대통령 역할을 하는데 그 위에 국회 역할을 하는 구조가 별도로 있다면? 그 경우 방향전환이 가능하다. 그런 사람을 천재라 부른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chow

2025.01.17 (17:51:07)

이 정도는 해야 달인

https://youtu.be/PAVViyg_ffM?si=_2mHFs16NR_xULj8


[레벨:1]아랍왕자

2025.01.21 (08:53:22)

도대체 천재가 무엇인가요? 정말 궁금하네요. 과거에 대단한 업적을 이루어서 천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다 확인해 볼 수는 없는데 개인적으로 아인슈타인을 생각해 보면 그 사고의 흐름을 대충 유추할 수 있어요. 그 시대적 환경과 기질, 제도, 지정학 그냥 운같은 느낌이 드네요. 별로 대단할 건 없다. 그러나 새로운 환경에 부딪쳤을 때 태도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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