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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9428 vote 0 2003.11.20 (16:44:12)

숱한 음모론들을 다 믿을 필요는 없지만 ‘개연성’이라는 측면에서 흘려들어서 안되는 경우도 많다. 고현정 음모론까지 나오고 있다. 거액의 위자료를 주지 않기 위해 모종의 공작을 꾸몄으며 고현정은 함정에 빠졌다는 설이다.

『김현희는 전형적인 북한미인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김현희는 추미애의원과 가까운 얼굴형이고 강금실장관이 북한여성과 닮았다.』

루머가 사실이라면 고현정에게 건네진 15억원은 자서전을 쓰지 않는 댓가로 준 입막음에 상당하겠다. 최원석을 폭로한 배인순의 자서전이 히트하고 있음을 볼 때 진실을 밝히기로 하면 인세수입으로 그 정도는 벌지 않겠나?

루쉰(魯迅)의 글에 ‘유언즉사실론’이라는 표현이 있다. 유언비어로나 떠돌던 북파공작원 이야기가 알고 보니 사실이더라는 말이다. 루쉰이 유언비어 좋아해서 이런 말 하는 건 아니다. 유언비어로 치부되곤 하는 일들이 나중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가 사회 일반의 예상보다 훨씬 더 많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경종의 말이다.

에밀 졸라가 드레퓌스사건을 끝까지 물고 늘어진 예가 후세의 귀감이 되고 있듯이, 세상사람이 모두 웃는다 해도 지성인이라면 예사로 흘려 듣지 말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지식인이라면 일말의 가능성도 놓치지 않고 살펴야 한다. 그것이 사회가 지식인에게 부여한 임무일 수 있다.

보통 국회의원들이 ‘그런 일은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되고, 있지도 않다’고 말하면 최돈웅 100억의 형태로 나중 사실임이 확인되곤 한다. 생각하면 지금도 많은 음모들이 밝혀지고 있다. 멀쩡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아붙인 수지김사건도 있고, 최은희 신상옥이 알고보니 CIA와 관련되었음이 밝혀지기도 한다.

칼858은 과연 누구의 소행인가?

요는 과연 비밀이 유지되는가이다.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르고도 몇 사람이 입을 맞추면 그 일이 드러나지 않고 몇십년씩 비밀유지가 가능한가이다. 우리의 상식으로 말한다면 그런 식의 비밀은 잘 유지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칼858사건이 전두환의 작품일 확률은 매우 낮다. 공작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관련되었을 것인데 정권이 바뀐 지금까지 그들 모두가 침묵을 지킬 이유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전두환 노태우가 수천억씩 해먹은 것은 비밀이 유지될 것으로 보고 해먹은 일이 아니겠는가? 수지김을 누명 씌운 장세동이나, 수천억을 삥땅한 전두환 노태우들은 그런 형태의 비밀이 유지될 수 있다고 믿는 타입의 위험인물인 것이다. 이거 하나는 분명하다.

비전문가인 필자가 아는 척 하고 나설 일이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다. 그러나 문외한이라도 할 말은 있다. 필자가 칼858에 사건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한 점 중 하나는 김현희가 북한 여자처럼 생기지 않았다는 데 있다. 당시 언론들은 한결같이 ‘전형적인 북한미인’이라고 떠들어대었다. 이 점이 도리어 수상하다.

요즘 일부에서 말하는 ‘남방계 북방계’ 하는 구분으로 따지면 김현희는 남방계에 속한다. 더 세밀히 구분하자면 폴리네시안계 혈통의 특징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혈통은 경남과 호남의 해안지역에 많다.

최근의 보도로 보아 필자는 김현희가 경남지역에서 간도로 이주한 조선족의 후예가 아닌가 하고 짐작한다. 일단 전형적인 북한미인은 절대로 아니다.

무엇인가? 요는 사회 일반의 통념이다. 60년대만 해도 남한에도 뺨이 통통하고 얼굴이 동그란 김현희형 미인이 대접을 받았다. 70년대 이후 미인대회가 TV로 중계되면서 키가 크고 날씬한 서구형 미인이 각광을 받아 통통하고 귀여운 미인은 TV에서 사라졌다.

그런데 북한은 여전히 가난해서 영양상태가 좋은 부잣집 맏며느리형 미인이 대접받고 있다고 널리 알려졌다. 문제는 이 점이 세간의 통념일 뿐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김현희는 전형적인 남한미인이며 전형적인 북한미인은 얼굴형이 강금실장관에 가깝다.

김현희는 굳이 비유하자면 추미애 혹은 강호동과 가까운 남방계 얼굴형이다. 이런 얼굴형은 북한에는 잘 없고 경상도 하고도 남쪽 해안지역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얼굴형이다. 일제시대 경상도 하동지역 사람들이 간도로 대거 이주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 후예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든다.

남해안 일부 지역에 분포하는 폴리네시안계 혈통의 특징은 해안지방의 강한 자외선에 적응하여 피부에 지방이 많고 피부가 두꺼우며 뺨이 통통하고 얼굴빛이 상대적으로 짙은 편이다. 자외선이 적은 삼림지역에 적응한 북한주민에는 이런 얼굴형의 미인이 잘 없다.

전형적인 북방계 미인은 얼굴이 갸름하고 턱이 뾰족하며 낯빛은 희다. 물론 북한이라고 해서 남쪽 혈통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여간 김현희가 북한 출신임을 강조하기 위해 잘못 알려진 일반의 통념을 이용했다면 의심할 만 한 것이다. 사실 이런 말은 하나의 방증에 불과하다. 이 점이 음모론의 설득력있는 근거는 될 수 없다. 그래도 참고할 필요는 있지 싶으다.

음모론이 사실이라면 그들은 왜 김현희를 선택했을까? 김현희를 살려둘 목적으로 여론의 동정을 이끌어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미인을 선택하여 임무를 맡겼을 가능성이 높다. 미인이 아닐 경우 성난 여론에 밀려 사형에 처해졌을 것이고 그 경우 비밀이 폭로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공범 김승일은 70 먹은 노인이다. 죽어도 될 나이의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그렇다면 더더욱 김현희는 살려둘 인물을 선택한 결과가 아닌가?(필자는 김현희가 칼기를 폭파한 범인은 맞지만 무언가 밝혀지지 않은 이면의 진실이 더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70 노인이 공작을 한다는 말도 웃긴 일이고, 70 노인과 20대 처녀가 부부행세를 한다는 것도 웃긴 일이다. 20대 처녀가 70대 아버지와 해외여행을 다닌다는 말도 들어본 적이 없다. 해외여행은 커녕 국내여행도 이런 경우는 잘 없을 것이다. 원조교제가 아닌 이상.

의심하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물론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으로만 본다면 음모론이 사실이 아닐 확률이 약간 더 높다. 그러나 만의 하나라도 사실이라면? 아니 사실일 확률이 만분지 1이라도 있다면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본다.

29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방영하고 다음달 초 KBS에서도 파헤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덧글..
내용이 이해가 안된다는 분들이 있어서 정리합니다.

1) 유언비어가 사실일 확률은 일반의 통념에 비해 매우 훨씬 높다.
2) 지식인은 이런 문제에 대해 보다 엄중한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3) 김현희가 전형적인 북한미인이라는 당시 언론의 보도는 거짓이다.
4) 개인적인 판단을 말하면 2개 이상의 팀이 합작한 즉 북풍의 일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노무현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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