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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62 vote 2 2021.06.10 (16:54:42)

    세상은 권력이다. 그래서 문제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권력은 정치의 무력과 다르다. 권력은 배운 사람의 지성이기도 하고 예술가의 매력이기도 하다. 어린이도 귀여움 공격으로 어른을 제압하는 권력이 있고, 여성에게도 아름다움으로 눈먼 수컷을 제압하는 권력이 있다. 권력은 일체의 타인에게 행사되는 영향력이다.


    권력은 기승전결로 가는 사건의 앞 단계가 다음 단계에 행사하는 플러스알파의 힘이다. 그것은 관성력이기도 하고 기세이기도 하다. 부분의 합은 전체보다 작다. 전체에는 부분의 합에 없는 특별한 것이 있다. 그것은 결합력이다.


    권력은 요소를 결합하는 플러스알파의 힘이다. 톱니의 맞물린 정도다. 권력이 있으면 자원들이 결합되어 덩어리가 커진다. 인간에게는 사회가 되고, 동물에게는 군집이 되고, 식물에게도 세력이 된다.


    세상은 상호작용이다. 핑퐁처럼 공을 떠넘기는 게임이다. 그런데 게임은 먼저 판을 짜고 게임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 화투를 쳐도 선을 잡는게 유리하고 도박을 해도 딜러의 승률이 높다. 바둑을 두어도 흑이 여섯 집 반이나 유리하다. 게임에는 반드시 로얄티가 있다. 먼저 능동하여 치고 나가는 자가 로얄티를 가져간다.


    권력은 능동의 힘이다. 능동이 수동을 이기고, 긍정이 부정을 이기고, 적극책이 소극책을 이기고, 작용이 반작용을 이기고, 움직이는 것이 머무르는 것을 이기고, 동動이 정靜을 이기고, 전체가 부분의 합을 이기고, 산 것이 죽은 것을 이기고, 작위가 무위를 이기고, 변화가 안정을 이기고, 마이너스가 플러스를 이긴다.


    게임은 원래 주최측이 이기게 되어 있다. 보통은 주최측과 결탁한 끄나풀이 선을 잡고 패를 돌린다. 권력은 사건에 있어서 선수를 치고, 선점하고, 선제대응한 사람의 기세다. 뒤에 따라붙는 사람은 묻어간다. 먼저 와서 판을 짜고 권력을 쥔 자가 뒤에 와서 묻어가려는 사람을 지배한다. 


    뒤에 온 사람도 묻어가는 이득이 있지만 먼저 온 사람이 판을 설계할 때는 자기네가 더 이득을 보도록 저울추를 옮겨 놓는다. 그래야 게임이 성사되기 때문이다.


    야바위는 승산이 백 퍼센트가 아니면 하지 않는다. 만약 1퍼센트라도 고객에 승산이 있다면 거액을 들고 와서 야바위가 알거지가 될 때까지 두 배씩 판돈을 올려가며 베팅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야바위를 확실하게 거지 만드는 방법이 있으므로 야바위는 승산 백 퍼센트의 게임을 설계하고 고객에게는 1퍼센트의 승산도 주지 않는다. 야바위를 하면 무조건 당한다. 그럼 야바위를 이기고 돈을 따가는 사람은 뭐지? 그 사람이 두목이다.


    야바위가 잃을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야바위판 성립 자체가 불가능이다. 카지노가 돈을 잃으면 문을 닫는다. 마사회가 돈을 잃으면 경마를 진행할 수 없다. 은행이 돈을 잃으면 자본주의가 망한다. 자기네는 절대 망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어놓고 불패의 돌다리를 두들겨 보고 난 다음에 게임을 하는 것이다. 주최측은 언제나 승리한다. 또 승리해야 한다. 거기에 권력이 있다.


    권력은 먼저 온 사람의 기득권이다. 잘못된건 바로잡으면 되는데 권력놀음이 끼어들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래서? 먼저 와서 자리 잡고 텃세를 부리는 자들 때문에 구조론이 별도로 신대륙에 또 다른 주최측을 건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공자가 스승인 이유는 그가 게임의 주최측이기 때문이다. 역사에 허다한 사상가가 있으나 그들은 남이 개설한 하우스에서 돈을 건 사람이다. 혹자는 돈을 따고 혹자는 돈을 잃었다. 공자는 최초로 하우스를 개설한 사람이다. 그건 다른 거다. 


    구조론은 남들이 만들어 놓은 판에 돈을 걸지 않는다. 구조론은 도도히 흐르는 지식의 강물에 물 한 바가지를 보태는게 아니다. 안 되는 게임은 포기하고 다른 곳에서 별도로 새로운 수원지를 건설한다.


    학계의 시스템에는 관심이 없다. 포기했다. 그래서 게임을 이어갈 제자가 필요하다. 우리가 바깥에서 새로운 진리의 계통을 만들어야 한다. 신이 내게 절반의 재능만 준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남이 만들어 놓은 줄 뒤에 가서 서지 말고 바깥에서 새로운 줄을 개설하라는 명령이다.


    구조론은 강단학계와 다르다. 그들과 대립하는 재야도 아니다. 주류에 맞서는 새로운 물줄기를 일으켜야 한다. 원점에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 이 게임판에서는 우리가 주류다.


    구조론의 출발점은 인간선언이다. 인간과 동물은 다르다. 동물 비슷한 것들은 안 끼워준다. 인간다움이 인간과 짐승을 가르는 기준이다. 일단은 말이 통해야 한다. 말을 가로막는 것은 본능이다. 호르몬이다. 교묘한 말로 암시를 걸어 타인을 조종하려는 주술사의 본능이다. 


    동물적 본능을 극복하고 인간이 되어야 한다. 거기서 멈추지 말고 보다 나은 인간이 되어야 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첫째가 깨달음이고, 둘째가 의리다. 깨달음은 지식을 타인과의 상호작용이 아니라 자기 안에서 능동적으로 구축하게 하는 것이다. 자기 안에 지식의 자궁을 갖추어야 한다.


    인간의 언어는 핑퐁식 말대꾸 게임으로 되어 있다. 상대방의 말을 네트 너머로 쳐서 보내는 상대적 언어가 아니라 자기 안에서 낳아내는 절대적 언어라야 한다. 관측자가 관측대상과 상호작용 하는 언어가 아니라 객체 안에 자체의 상호작용을 찾아내는 언어라야 한다. 자체 엔진을 가져야 한다.


    의리는 역할분담을 통해 사건을 연결시킨다. 일당 챙겨가지 말고 중간정산 하기 없기에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수익을 따지자는 것이다.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각자 내 몫을 챙겨가면 구조가 망한다. 의리 없는 자들 있다. 다들 전투 중에 내 몫을 찾아 배신하고 변절하는 판이다. 동료와 함께 끝까지 가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들을 귀가 없는 자들에게 말해봤자 입만 아프다. 나도 옛날에는 사람들이 멍청해서 삽질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아니었다. 알고 보니 다들 귀를 닫고 있었다. 듣는 시늉을 할 뿐 귓구멍에 공구리를 쳐놓고 있는 것이었다.


    삽질하는 이유는 거기에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삽질로 얻는 이득이 비용보다 크다. 음모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그걸로 이득을 얻고 있다. 지구평면설 주장하는 사람도 많은 이득을 얻었다. 듣보잡이 졸지에 명성을 얻었다. 


    36가지 음모론을 거쳤는데 마지막에 로또 삼아 찍어본 지구평면설에서 대박이 터진 것이었다. 다단계도 먼저 뛰어들어 먹튀 하는 자는 확실히 이득을 본다. 이득을 보는데 왜 삽질하지 않겠는가? 현찰이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판에 그들을 말로 설득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먼저 판을 벌이는 자는 큰 이득을 보고 그들을 추종하는 바보들도 최소한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 사이비 교주나 신도나 서로 만족하고 있는데 지사의 계몽이 먹힐 리가 없다. 알아야 한다. 많은 사이비 종교는 신도가 교주를 부추겨서 그리 된 것이다. 


    교주님은 미소만 짓고 있으세여. 밑작업은 우리가 다 알아서 한다니깐요. 돈이 왔다갔다 하면 교주도 그 물리적 구조에서 탈출할 수 없다. 양심을 돌보다가 하룻밤 사이에 벤츠가 빤쓰된 사람도 많다.


    과거의 휴거소동에서 근래의 타진요소동을 거쳐 이번 한강 의대생 사건까지 그들은 사회와 대적하여 이익을 얻었다. 최소 심리적 우월감을 얻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게임의 법칙 때문이다. 상호작용의 원리에 따라 무조건 대칭을 만들기만 하면 일단 50 대 50 근처까지 공짜로 간다. 


    세상은 49가 51을 침범하기 전까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49가 51을 넘으려 할 때 강력하게 브레이크가 걸리면서 응징에 들어가는 것이다.


    백신 음모론이 옳든 그르든 일단 국민 49가 관심을 가져준다. 51을 침범해야 게임판에 강하게 긴장이 걸리고 이쪽저쪽의 선수들이 나서면서 삿된 무리가 평정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51을 자극하지 않는 한도 안에서 은밀히 암약하면 이익 두 배다.


    그러다가 내친 김에 폭주하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사이비의 정체가 폭로되고, 양심세력의 융단폭격을 당하는 것이다. 신천지가 14만4천 명으로 신도 수에 제한을 걸어놓은 이유다. 무차별 포교를 하면 무차별 폭격을 당한다는 사실을 경험하여 알기 때문이다.


    문제는 음모론자가 어깃장을 놓는데 드는 비용이 1 이라면 그들을 설득하는데 드는 비용은 100 이라는 모순이다. 그들은 사실을 물고 늘어지는 척 위장하지만 실제로는 언어를 파괴하고 있다. 관종이 애를 먹일 목적으로 애를 먹이는 것이다. 사회를 타격할 목적으로 타격하는 것이다. 그들은 세균처럼 인간을 해치기도 하고, 인간과 공생하기도 하고, 인간을 단련시키기도 한다.


    인간은 세균과 싸우면서 커왔다. 우리는 사이비와 싸우면서 커야 한다. 귀를 틀어막고 대화를 거부하는 자들을 설득할 이유는 없고 외부에 따로 문명의 교두보를 만들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런 재수 없는 훼방꾼들 곧 반지성, 반문명, 반인류, 반진보, 반역사의 무리를 알기 쉽게 한마디로 정의해 준 사람은 공자다. 그것은 괴력난신이다. 그들을 물리치는 것은 극기복례다. 동물적 본능을 극복하고 인간다움을 지키는 사람은 군자다. 여전히 동물과 다름없는 낮은 세계에 머물러 있는 자들은 소인배다.


    요구되는 것은 정명사상이다. 말을 똑바로 하라. 말을 똑바로 못하는 자는 어른들의 대화에 끼워줄 수 없다. 종교를 믿는 것은 자유지만 공적 공간에서 종교의 교리 가지고 떠들면 안 된다. 공자 형님이 눈 부릅뜨고 이놈! 한다. 음모론 떠들면 안 된다. 환빠짓 하면 안 된다. UFO 같은 개소리 하면 안 된다.


    UFO는 미확인이다. 확인된 것만 말하라고. 미확인이면 닥쳐! 텔레파시, 초능력, 4차원, 내세, 윤회, 천국 같은 근거 없는 거짓 언어 좀 쓰지 마라. 말 좀 들어라. 인간들아. 신토불이, 유기농, 산삼타령 같은 요행수 노리고 혹시 맞을지도 모르잖아 하며 도박을 거는 짓은 배척되어야 한다. 애도 아니고. 무려 글자 배운 어른이.


    타자성은 극복되어야 한다. 주체성은 권장되어야 한다. 모든 말을 말대꾸로 하고 모든 행동을 안티로 하는 얼치기들 말이다. 능동이 아니면 안 된다. 무조건 난 반댈세로만 말을 거는 자들 있다. 남이 무슨 말을 하면 반대할게 아니라 자신이 먼저 의견을 내서 상대방이 내게 질문하게 만들어야 진짜다.


    일체의 차별하는 자는 인간이 아니다. 왜? 사실이 목적이 아니고 권력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사람을 의심하는 이유는 의심에 권력이 있기 때문이다. 친구가 의심된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상대방을 죽을 때까지 패도 되는 절대권력이 생긴 것처럼 행세한다. 신성불가침의 까방권이다. 절대반지를 휘두르는 그들의 권력이 야만이고 폭력이다. 그런 자들은 인간에 미달한다.


    우리는 인간과 비인간, 지성과 반지성, 군자와 소인배, 진리와 괴력난신 사이에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 그 경계선에서 줄타기 하며 이득을 노리는 자는 배척된다. 그들은 구조론의 제자가 아니다. 우리에게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보수꼴통은 가라. 환빠는 가라. 광신도는 가라. 차별주의자는 가라. 음모론은 가라. 처세술은 가라. 노자의 무리는 가라. 허무주의, 비관주의, 엄세주의, 부정주의, 무정부주의, 극단주의 가라. 너희들은 아직 인간 레벨이 아니다. 인간다움을 이루어 정당한 발언권을 얻기 전에는 말하지 마라.


    나는 알아버렸다. 인간들은 진실보다는 알량한 권력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진실보다는 거짓이 더 쉽게 권력을 준다는 사실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가면 진실이 이긴다는 사실을. 끝까지 함께 하는 동료에게는 특별한 대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그것이 의리라는 사실을.


    개소리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하나하나 설명하려니 품이 들고 몰아서 한 방에 쳐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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