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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071 vote 0 2021.01.12 (11:54:50)

      

    구조론은 자유론이다


    구조론은 일원론이다. 인류의 이념은 하나다. 그것은 자유주의다. 다양한 주장이 있지만 포지셔닝의 차이다. 공격수와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입장 차이다. 사건의 진행단계에 따른 주도권 다툼이다. 실제로는 자유와 더 많은 자유와 더욱더 많은 자유가 있을 뿐이다.


    전쟁을 하기 전에는 왕이 권력을 가진다. 왕에게 자유가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일선의 지휘관이 권력을 가진다. 왕은 장군에게 보검을 하사한다. 보검은 왕권을 대리한다. 이제부터 장군의 명령이 곧 왕명이다. 장군에게 자유가 있다. 문제는 왕과 장군의 다툼이다.


    왕이 장군에게 권력을 넘겨놓고 뒤로 슬그머니 개입을 시도한다. 링컨은 잘 싸우고 있던 맥클라렌을 소환했다. 선조는 잘 싸우고 있던 이순신을 파면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다툼은 선조냐 이순신이냐, 링컨이냐 맥클라렌이냐다. 임금이 옳을 수도 있고 장군이 옳을 수도 있다.


    구조론의 정답은 처음은 임금의 뜻대로 하고 다음은 장군의 뜻대로 해야 한다는 거다. 싸움이 끝나면 부상당한 병사나 전사한 병사에게도 보상이 가야 한다. 유족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 국힘당과 민주당과 정의당은 왕이냐, 장군이냐, 병사냐다. 누가 주도권을 가지는가?


    구조론의 정답은 하나의 사건이 진행된 정도에 따라 왕에서 장군으로 병사로 주도권이 옮겨간다는 거다. 초반전은 왕이 먹고, 중반전은 장군이 먹고, 종반전은 병사가 먹는다. 초반은 히딩크 타임이다. 감독의 시간이 가고 선수의 시간이 온다. 안정환이 카메라 플래시를 받는다. 


   마지막에는 후보선수까지 낱낱이 조명된다. 이동국을 인터뷰하는 기자도 있다. 일의 순서대로 가는 것이다. 기승전결로 간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이다. 문제는 이 순서대로 가지 않고 계속 초반전에 머무르려고 하는 삽질이다. 보수꼴통이다. 이들은 일을 다음 단계로 넘기지 않는다.


    왕은 외교를 한다. 선조는 명나라 군대를 불러와야 한다. 그런데 싸워서 이길 생각은 하지 않고 명나라 군대에만 목을 매달고 있다. 보통 이렇게 간다. 자기 역할을 극대화하려고 한다. 부하에게 실권을 넘기지 않는다. CEO가 간부에게 권력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왕이 신하를 질투하면 망한다. 그런데 동서고금의 거의 왕들은 대부분 이런 실책을 저질렀다. 역사를 한 페이지만 읽어도 알 수 있다. 링컨도 예외가 아니다. 유방과 한신의 관계가 좋게 끝나지 않는다. 유비와 관우의 관계처럼 잘 안 된다. 그래서 이순신을 미는 민주당과 선조 임금을 미는 국힘당이 다툰다.


    당명에 자유라고 써놓은 것들은 실제로는 자유를 억압할 의도를 숨기고 있다. 민주당이 국힘당보다 더 많은 자유를 주장한다. 민주당이 미는 리버럴한 자유는 실전에 들어가서 부각된다.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실전이 붙었을 때 유의미한 가치다.


    국힘당이 미는 기득권의 자유는 실전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갈라먹기 하는 것이다. 전쟁을 하기도 전에 전리품을 분배한다. 그것이 공화주의다. 대혁명의 시대 프랑스가 민주주의를 주도한 이유는 파리의 특수성 때문이다. 프랑스는 모든 것이 파리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되어 있다.


    이게 아킬레스건이다. 노동자 2만 명이 모여서 시내 곳곳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파리를 장악하면 프랑스 전체를 먹을 수 있잖아. 그게 파리 코뮌이다. 파리만 먹으면 된다는 쉬운 목표가 던져졌다. 모든 국민이 오로지 파리진군가 '라 마르세예즈'만 외쳐대고 있으니 하루도 데모가 그칠 날이 없다.


    일본은 다이묘가 300명이라 조직적인 데모가 불가능하다. 나라가 300개로 쪼개져 있는 셈이다. 원래 일본인은 거주이전의 자유가 없어서 이웃 나라에 안 간다. 지방 사람이 도쿄로 몰려가서 데모하지 않는다. 데모크라시의 어원은 지방 사람이 서울로 올라왔다는 뜻인데 말이다.


    프랑스와 일본은 반대다. 공화주의는 나라를 애초에 백 개로 잘게 쪼개 놓으면 된다는 거다. 미국은 50개 주로 쪼개졌다. 잘게 쪼개 놓고 서로 건드리기 없기. 이렇게 되면 야쿠쟈도 우리도 시민은 안 건드릴 테니 경찰도 야쿠쟈 건드리지 마. 이렇게 되는 것이다. 적당히 선을 긋는다.


    물론 시민을 건드리면 경찰이 출동하지만 야쿠쟈는 원래 도박판을 운영하는 집단이고 정상적인 시민은 도박장 근처에 안 간다. 이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런데 공화주의로 가려면 애초에 규칙을 잘 정해놔야 한다. 그러므로 공화주의가 원래 인종차별과 같은 차별에 민감하다. 


    공화 하려면 벼라별 세력을 다 끼워줘야 하기 때문이다. 흑인도 끼워주고, 유태인도 끼워주고, 집시도 끼워주고, 성소수자도 끼워주자. 이게 공화주의다. 그다음은 서로 터치하기 없기다. 


    왕이 권력을 가지고 결정한 다음에는 장군에게 지휘권을 넘겨야 하는데 공화주의는 왕을 많이 만들어놓고 장군에게 권력을 넘기지 않는다. 그게 봉건제다. 봉건제는 지방 영주도 영토를 넓히면 은근슬쩍 왕으로 대접받는다. 춘추시대 오나라, 월나라, 초나라다.


    다른 나라는 공이 다스리는데 이들은 왕이 되어서 주나라와 맞먹으려고 한다. 이들은 변방에 있기 때문에 터치할 수 없다. 아! 이거 괜찮네. 이런 쪽으로 짱구를 굴려보자 하는게 진중권 또라이들이다. 그게 될 리가 있나. 어쨌든 장점이 있다. 왕을 많이 만들면 된다. 


    신하에게 권력을 넘기지 않아도 된다. 정주영이 쓰는 수법이다. 노동자가 파업을 한다. 노조위원장을 불러서 회유한다. 기계 몇 대 빼줄 테니 하청이나 해. 이거 먹힌다. 현대차가 품질이 안 좋은 이유는 노동자를 회유해서 억지하청을 시키기 때문이다. 계열사가 거저먹기로 하청을 따내니 품질이 엉망이다.


    그런데 먹힌다. 그렇다면 아예 이쪽으로 국가의 방향을 잡아보는건 어때? 이런 자들이 국힘당 지지자다. 애초에 규칙을 꼼꼼하게 정한 다음에 터치하기 없기. 간섭하기 없기.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기업문제는 기업인이 알아서 하기. 가정문제는 가장이 알아서 하기.


    학교 문제는 교장이 알아서 하기. 학생을 패든 말든 교권이 최고지. 마누라를 패든 말든 가장이 최고지. 신도를 어떻게 하든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외부에서 터치 안 해. 니들끼리 알아서 해결해. 개를 잡아먹든 말든 안 보이는 데서 하라고. 들키니까 나쁘지, 안 보이는 데서는 무슨 짓을 하든 상관없어.


    이런 쪽으로 머리를 굴리는 자들 있다. 보수꼴통이다. 이렇게 되면 반칙하는 자가 이긴다. 그 경우 자신의 실력을 닦는게 아니고 상대방의 약점만 찾게 된다. 기술개발 필요 없어. 기술 가진 자를 빼 오면 되지. 이런 식으로 생각한다. 결국 국가는 총체적으로 멸망한다.


    기술개발에 투자하면 기술자에게 권력이 가버린다. 구글에서 인공지능을 개발하면 기술자들이 기술을 들고 다른 기업으로 옮겨가 버린다. 기술자에게 권력을 주지 않으려면?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현대에 넘겨버린다. 보수꼴통은 이 법칙 때문에 망한다. 후진국이 그렇다.


    자기 스스로 노력하지 않고 오로지 상대방의 약점찾기만 혈안이 되어 있다. 왜? 자기가 잘하면? 이순신이 권력을 가져버린다. 일본 대기업이 망한게 기술자에게 과도한 권력이 넘어가서다. 기술자도 횡포를 부린다. 자기 없이 회사가 안 돌아가는 구조를 만들어 놓는다.


    회사는 기술자가 좀 실력이 늘었다 싶으면 해고하고 신입사원을 뽑는다. 기술이 있으면 회사의 약점을 잡기 때문이다. 관리직이 임금이 높은 이유는 관리직이 더 쉽게 회사의 약점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관리직은 경영자의 모든 비리를 알고 있다. 언제든지 딜을 칠 수 있다.


    현대는 노동자에게 권력을 주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자동화 해놓았다. 시장통 아줌마가 와도 30분만 교육받으면 생산라인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놓는다. 결국 권력과 권력의 항쟁인 것이다. 기득권과 신규권력의 항쟁이다. 공화주의는 기득권을 강조하되 미리 꼼꼼하게 규칙을 잘 정해놓자는 거다.


    민주당은 신규권력에 권한을 넘기라는 거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결사의 자유는 신규권력에 힘이 있다는 과시다. 


    자유가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미국식으로 가면 코치가 선수에게 기술을 가르쳐주지 않는다. 박찬호가 코치에게 질문하면 무조건 잘하고 있다고 말한다. 박찬호 너는 잘하고 있어. 이 말뿐이다.


    한국은 감독과 코치가 기술을 가르쳐 준다. 그러므로 선수에게 자유가 없다. 자유가 좋은가? 그것은 시장이 좁으냐 넓으냐에 따라 다르다. 메이저리그는 자유가 좋고 동네야구는 자유가 좋지 않다. 자유주의가 번성한 이유는 자유가 결국 승리하기 때문이다. 


    왜? 자유는 사람을 감별한다. 놀게 하면 잘 노는 아이와 못 노는 아이가 가려진다. 자유는 잘난 자와 못난 자를 감별하는 장치다. 못난 자는 북한이 최고다. 그냥 당에서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된다. 자유가 없으면 바보의 세상이 열린다. 그래서 망한다. 자유가 이긴다는 점이 중요하다. 


    자유는 항상 이기는가? 천만에. 왕에서 장군으로 병사로 계속 권력을 넘긴 자유가 흥하고 그렇지 않은 자유는 망한다. 왕이 다 해먹으려는 자유는 망한다. 목사가 해먹고, 가부장이 해먹고, 교장이 해먹고, 재벌이 해먹고, 강남이 해먹고, 조중동이 해먹으면 망한다. 먼저 와서 땅을 틀어쥐고 땅값만 올리면 망한다.


    전쟁 전에는 국힘당이 먹고 실전에서는 민주당이 먹고 종전 후에는 정의당이 먹는다. 이념이 그렇다는 말이다. 정의당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정의당 타임은 빨리 지나가 버리기 때문이다. 전쟁 전에는 엄청 씨룬다. 신경전이 길게 이어진다. 전쟁 중에도 끝없이 대결한다. 전쟁 후의 분배는 순식간이다.


    왕과 신하의 갈등은 끝없이 계속되지만 제사를 마치고 음복은 금방 끝난다. 나눠줄 걸 나눠주면 다음 게임으로 갈아타기 때문이다. 즉 이슈가 정의당이 주도할 단계까지 왔다면 그 사건은 끝물이라는 의미다. 그러므로 싸움은 국힘당과 민주당의 양자대결로 굳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은 공화주의 가치를 긍정하면서 리버럴한 가치를 주장하는데 즉 왕권을 인정하면서 장군에게 넘기라고 하는데 국힘당은 그럴 수 없다는 거다. 신하가 권력을 가지면 반드시 왕을 죽이기 때문이다. 동서고금의 역사가 그렇다. 신하의 권력은 절대 돌아오지 않는다.


    5대 10국의 끝없는 혼란이다. 이성계가 우왕에게 권력을 돌려줄 리가 없다. 즉 민주당은 왕의 자유와 신하의 자유를 겸할 수 있지만 국힘당은 그게 불가능하다. 한 번 권력을 넘기면 절대 안 돌아온다는게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어쩔 수 없이 민주당이 계속 집권할 수밖에.


    이는 자연법칙이다. 물리학이므로 하느님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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