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서야 국가를 발견하다 ]
1.
대한민국의 국민은 이제서야 국가를 발견한거 같다.
국가의 실체를 접한다는게 쉽지는 않은거니까...
6.25동란 때도 국가의 실체를 발견한 사람은 많지 않았던거 같다.
그러니 국방TV에서 아직도 이승만 찬양론이 펼쳐지고 있는 것을 보면(엇그젠가 우연히 채널 돌리다 6.25때의 이승만 행적에 대해서 뭐라 뭐라 하는데, 보다 돌려 버렸었다.)
그때는 해방직후 가진것도 없고 국가 시스템도 없고 공화제 해본적도 없어서 그랬다 치자...
그러나 지금은 그런때가 아니다.
분명 아니다.
이 시대에 맞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2.
방금 박원순 당선 소감 듣는데, 박원순은 분명 국가에 대해 얘기했다. '국가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우리가 막연하게 관념으로 아는 국가가 아니라 실체로 다가왔을때의 국가가 서로 그 간격의 겝이 적어야 한다. 소통과 공감으로 국가의 실체를 접했을때 국가와 국민이 일대일로 소통 되어야 한다. 대화가 되어야 한다.
3.
어느분과의 대화에 나이 사십이 넘은 사람이 세상에 대해서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궁금한게 있다면 그것은 뭔가 잘못된 것이다...라고 한 적이 있다. 물론 나도 우주의 신비나 생명의 신비 이런거는 아직도 궁금하다. 단지 내가 궁금해 하지 않게 된 이유는 부딪히며 겪게되는 세상과 삶에서 충분히 생각해 보면 알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4.
그러나, 한가지...관계는 여전히 힘들다. 그것은 아무래도 내 생각과 다 일치할수도 없고 또, 역설때문이기도 하다. 너가 이렇게 하면 나는 이렇게 한다는 동적 움직임 때문이다. 늘 사람은 이것을 예상하기도 어렵고 놓치기도 한다. 그러나 역설의 역설...너와 내가 같이 있는 이 공간...닫힌계가 형성되면 그 안에서 우리는 뭔가 같이 가는 방향성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함께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닫힌계를 벗어난다 하여도 그 닫힌계 너머 더 큰 닫힌계가 우리를 묶고 있다.
이리 따져가면 우리는 지구안이라는 공간적 닫힌계를 공유하고 있다. 토대의 공유이다. 예전에 문득 길을 가다 '내가 갇혀 있구나'가 강하게 느껴져 당황한 적이 있다. 이공간 그리고 또 그 너머 공간....그 느낌이 복제되더니 지구안에 갇혔다라는 느낌이 와서....순간적으로 내가 걷고 있는 이 길도 환경도 세상도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이방인이 된듯한 느낌이 들어서 너무 외로워졌다. 어떤 깊은 고독감이 이물질안에 내가 있는 것처럼 내안에서 퍼졌다.
5.
매순간 갇히고 열리고 한다.
그 후로 다시 생각했다. 갇혀 있어서 독립성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서로 닫힌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관계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서로 만나지도 못한다고..., 닫힌계에 의해서 만남이 형성된다고..., 거기서 사건은 유발된다고..., 사건이 유발되지 않으면 또한 관계는 없는 것이라고....
6.
일장일단이 있다.
나는 지구안에 갇혀있기 때문에 나라는 독립적 개체로 존재하고 있을 수 있다. 우리는 한반도라는 땅에 갇힌 그 안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닫힌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 닫힌계 안에서 지금 선거를 치루고 투표를 하고, 또 뭔가 요구를 하고 있다. 닫힌계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더 확실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안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갇혀있기 때문에 더 독립적일 수 있는 것이다. 독립적 존재이기 때문에 개별적 존재들이 의사를 통해 한데 모여들수도 있는 것이다. 요구를 한다는 것...그것이 주체로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요구가 없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아이의 요구에 부모는 움직인다. 아이의 요구에 움직이지 않는 부모는 부모가 이미 아닌 것과 같다. 국가는 국민의 요구에 반응해야 국가다.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국가는 없는 것과 같다. 국민은 실체로서 국가의 존재를 느끼는데 국가가 반응이 없다면, 아이가 부모를 불렀는데 반응이 없다면...아이는 공포와 두려움을 느끼거나 소외감을 받는다. 이미 틀어진 것이다. 국민이 국가를 호출했는데, 반응이 없다면...국민은 소외감을 받는다. 이미 배신감 느낀 것이다. 틀어진 것이다.
7.
국가의 실체를 이미 접한 깨어난 국민들에게 더이상 국가는 국민을 외면할 수 없다. 그것이 진실이다. 그것이 실체로서의 앞으로의 방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