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춘의 '92년 장마,종로에서...'
비틀즈,마이클 잭슨 등등도 좋지만 이 노래의 느낌을 따라갈 순 없는 듯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다보니 마음이 먹먹해 지네요.. 역시 정태춘은 '음유시인' 이다.
아란도님 말씀처럼 정태춘이 21년전에 노래한 세상과 지금이 얼마나 달라져있는지...
가사를 올려봅니다.
92년 장마, 종로에서
모두 우산을 쓰고 횡단 보도를 지나는 사람들
탑골 공원 담장 기와도 흠씬 젖고
고가 차도에 매달린 신호등 위에 비둘기 한 마리
건너 빌딩에 웬디스 햄버거 간판을 읽고 있지
비는 내리고 장마비 구름이
서울 하늘 위에 높은 빌딩 유리창에
신호등에 멈춰 서는 시민들 우산 위에
맑은 날 손수건을 팔던 노점상 좌판 위에
그렇게 서울은 장마권에 들고
다시는 다시는 종로에서 깃발 군중을 기다리지 마라
기자들을 기다리지 마라
비에 젖은 이 거리 위로 사람들이 그저 흘러간다
흐르는 것이 어디 사람뿐이냐
우리들의 한 시대도 거기 묻혀 흘러간다 워~
저기 우산 속으로 사라져 가는구나
입술 굳게 다물고 그렇게 흘러 가는구나 워~
비가 개이면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벗어지고
파란 하늘이 열리면 저 남산 타워 쯤에선 뭐든 다 보일 게야
저 구로 공단과 봉천동 북편 산동네 길도
아니 삼각산과 그 아래 또 세종로 길도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 오른다 하늘 높이 훠~훠이훠얼
빨간 신호등에 멈쳐 섰는 사람들 이마 위로
무심한 눈길 활짝 열리는 여기 서울 하늘 위로
한 무리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 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 오른다 하늘 높이 훠~훠이훠얼
요즘 같은날...
씽크로율 만퍼센트.
이십일년 지나고 있는 종로에
뭔가 달라진 것이 있는지....
정태춘 박은옥은 작년이던가...
11집 냈던데...
정태춘 박은옥 노래는 산업화 시대에서 민주화에 대한 한이 서렸다고 느껴지는데,
2008년 이후의 한은 또 어디로 가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