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대상에 마음이 끌리는 이유는
완전함을 바라는 마음이 내 안에 있기 때문이다.
“달 항아리에 마음이 끌릴 줄이야.”
무엇보다 자기 자신에게 놀라게 된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니.”
자기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저렇듯 평범하게 생긴 달항아리가
왜 내 마음을 사로잡을까?
도자기들은 주로 꽃병이라든가
향로라든가 혹은 주전자라든가 또는 쟁반이라든가
다른 더 큰 가치를 위한 장식 목적이 있는데
백자대호 달항아리는 도무지 용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술병도 아니고 밥사발도 아닌 것이
속 시원하게 커서 좋다.
다른 어떤 것을 장식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주인공이 되어 주변을 압도하고 있는 존재.
달항아리를 내 방에 놓는다면 어디에 놓아야 할까?
어디에도 두지 못할 것만 같다.
완전함 그 자체에 도전하기.
어떤 것이든 그 내부에
제시와 전개와 재현의
1사이클의 에너지 순환을 가진 것이라면
마음이 끌리게 된다.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갖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