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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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6574 vote 0 2016.01.11 (11:51:23)

     

    안철수식 기회주의 정치실험의 역사


    안철수와 한상진 그리고 국민의당, 정주영과 김동길의 국민당이 오버랩된다. 역사는 그렇게 반복된다. 국민의 건망증과 어리석은 호기심 때문이다. 인문학 공부를 해야 한다. 특히 인류학이 중요하다. 우리는 인간을 크게 오해하고 있다.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를 공부해야 한다. 인간의 정체를 알면 당신은 실망할 것이다. 그러나 할 실망을 해야 진정한 희망에 이르는 법. 학생 때 안철수처럼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실용주의 옆길로 새서 딴짓한 애들이 엉뚱한 생각을 한다.


    그때는 데모가 공부였으니까 말이다. 집단의 의사결정은 원래 어렵다. 학생운동이라도 해본 사람은 그것을 안다. 민주주의 훈련이 되어 있다. 데모도 안 해본 바보들은 그것을 너무 쉽게 생각한다. 마마보이 재벌 2세들에게는 그게 쉽다.


    떼만 쓰면 된다. 뒹굴면 아빠가 다 해결해준다. ‘어려운 문제는 어렵게 풀어야 한다.’ <- 요즘 밀고 있는 구조론의 주제. 인생을 쉽게 살아온 자들이 이렇게 사고를 친다. 이런 문제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허경영이요 트럼프다.


    쉽게 해결해보인 사람이 히틀러요 박정희다. 반대파 죽이면 된다. 허나 그것도 옛날 이야기. 선진국이 되면 반대파를 죽여도 해결이 안 된다. 개발독재 수법은 개발독재 시절에나 먹힌다. 집단의 의사결정은 원래 어렵고 또 어려워야 한다.


    구조적으로 잘 안 되게 되어 있다. 구조론을 배워야 한다. 예컨대 이런 거다. 최근에 이슈가 된 사건으로 학생이 교사를 폭행한 일이 있다. 그 기사에 달린 많은 리플들은 광기에 차 있다. 대중이 원하는대로 흉악범을 극형에 처한다면?


    소매치기범은 손목을 자르고 문제학생은 퇴학시키면 될까? 세상 일이 그렇게 간단하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게 무식한 소리다. 마녀재판과도 같다. 재판을 시작하기도 전에 구경하러온 군들중은 패닉에 빠진다. 마녀의 눈빛이 매섭다.


    마녀가 군중을 쏘아보며 뭐라고 중얼거리기만 해도 실신하는 사람이 나온다. 마녀가 술법을 부렸다는 증거가 나왔다. 놀라서 도망치다가 밟혀죽은 사람만 다섯 명이다. 이미 다섯 명이 죽었는데 재판장이 마녀를 무죄석방할 수 있을까?


    그랬다간 재판장이 돌 맞아 죽는다. 그렇게 법정이 무너지고 국가도 무너진다. 용기있는 재판장이면 그 상황에서도 판을 수습해야 한다. 무죄방면이면 폭동이 일어난다. 유죄판결이면 더 많은 마녀가 사냥된다. 전국에 마녀붐 일어난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좋은 방법은 이를 중대사건으로 규정하고 마녀를 서울로 압송해서 왕이 판결하게 하는 것이다. 안 되면 교황이 나서게해야 한다. 군중은 결국 사고를 친다. 이를 막으려면 일부러 제도를 어렵게 해놔야 한다.


    영국의 재판제도가 복잡한게 이유가 있다. 식민지인들이 문제해결을 쉽게 생각하면 법정이 무너진다. 그 영향으로 인도의 법정이 특히 판결을 질질끌기로 유명하다. 간단한 재판도 십년씩 끌어서 지쳐나가떨어지게 만드는 수법을 쓴다.


    무엇인가? 공정한 판결보다 사법시스템의 유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이런 사건에 광기에 찬 악플을 다는 단세포 인간들이 바로 독일 쾰른에서 성추행난동을 부린 시리아 난민들이다. 자기네가 처단되어야 할 폭도임을 깨달아야 한다.


    영국에 가면 축구장 가서 훌리건짓 할 자들이다. 인간들이 이렇게도 말을 안 듣는다. 제발 말 좀 들어라 인간들아. 마녀가 술법을 부려 시민을 졸도하게 만드는 장면을 두 눈으로 똑똑히 목격했다고 해도 마녀를 돌로 쳐죽이면 안 된다.


    마녀라는 증거를 봤다는 확신을 가진 바로 이런 인간들 때문에, 북한 땅굴이 서울시 지하에 300개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확신범들 때문에 국가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이다. 재앙이 일어난다. 집단의 의사결정이 그래서 어려운 거다.


    여러번 이야기했듯이,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가는 길에 배가 풍랑을 만나 전복되려고 한다. 선원들은 정사 나으리가 입고 있는 적삼을 바다에 던져 용왕님의 노여움이 풀어달라고 애원한다. 조정의 관리가 거기에 넘어가면 지는 거다.


    국가는 시스템에 의해 작동되어야 한다. 설사 가해자가 이득보고 피해자가 이중피해를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국가는 시스템을 지켜야 한다. 참된 정의는 공정한 판결에 앞서 사법시스템을 보호하는 것이다. 사건 전체를 넓게 봐야 한다.


    이런 경우를 생각해보자. 아프리카에서 백인이 흑인을 나무기둥에 묶어놓고 채찍으로 50대를 때렸다. 흑인이 자살해버리겠다고 외쳤다. 그 장면을 지켜본 증인이 있다. 다음날 아침에 보니 기둥에 묶인 흑인은 죽어 있었다. 자살인가?


    기둥에 묶인 채로 자살할 수는 없다. 그러나 흑인에게는 그런 능력이 있다고 백인 변호사는 주장한다. 증거사례도 제시한다. 자살이므로 백인은 무죄라는 거다. 문제는 흑인의 가족들이다. 영국의 케냐법정은 이 재판을 2년이나 끌었다.


    2년 동안 피해자 가족은 보상을 받지 못했다. 얼른 염소 두 마리를 내놓으면 되는데 말이다. 어떤 판결이 공정할까? 염소 두 마리 던져 주고 해결끝? 살인으로 보고 10년형? 2년간 재판을 질질 끄느니 얼른 염소 두 마리 주고 끝내자고?


    흑인 입장에서 영국의 사법체계는 답답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얼른 염소 두 마리를 내놓으면 될텐데. 백인은 왜 저렇게 멍청하지?’ 효율을 앞세우는 대중의 판단은 위험하다. 부족민의 입장을 따르면 법정은 바로 무너진다. 영국 망한다. 


    부족민은 아침에 익힌 고깃덩이를 10여명이 나눠먹는 간단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2시간씩 걸린다. 한국이라면 장유유서를 적용하여 3초 안에 해결한다. 불만이 있으면 지도자가 다음날 따로 챙겨주면 된다. 그런데 한국은 왜 이게 될까?


    그거 되게 하는데 공자의 가르침으로부터 3천 년이 걸렸다. 3천 년 걸려서 만든 신뢰의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한국인은 3분 안에 고기를 나눌 수 있다. 그 고기를 못 나눠서 춘추전국시대 그 많은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어간 것이다.


    교육받지 못한 사람들은 어려운 문제를 쉽게 생각하므로 회의하다 망하는 민주당에 실망하고, 안철수가 독단으로 처리하는 국민당에 기대를 걸어본다. 왠지 장사를 쉽게 하는 재벌은 뭔가 문제를 쉽게 해결할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명박은 쉽게 해결했지만 전부 뒷탈이 났다. 해결된게 아니다. 사기다. 문제해결은 원래 어렵다. 재벌의 쉬운 해결은 누군가를 죽이는 방법이다. ‘국민은 지도자를 밀어주고 지도자는 사심을 버리고 잘 하면 되잖아.’ <- 위험한 생각이다.


    국민이 지도자를 밀어주니 히틀러 된다. 지도자가 사심을 버려도 어려운 문제를 쉽게 생각하고 편법을 쓰는 십상시들 때문에 안 된다. 구조로 해결해야 한다. 삼국지로 보자. 오나라는 국가체제가 가야연맹과 같은 부족연합 시스템이었다.


    수비는 잘 하는데 공격을 못한다. 왜? 부족장들이 자기땅 지키려고 방어는 하는데 공격 때는 이웃부족과 힘을 합치지 못한다. 평야를 차지한 위나라는 다르다. 다른 지역 병사들과 합동작전이 된다. 오나라는 산간지역이라서 그게 안 된다.


    히틀러는 그것을 믿었다. 연합국은 영국군과 미국군이 합동작전을 못하므로 지휘부가 단일화된 독일군에게 승산이 있다고 믿은 것이다. 그게 벌지전투다. 그러나 영국이 아이젠하워에게 지휘권 넘겨주는 바람에 히틀러 계산이 빗나갔다.


    오나라는 베트남까지 쳐들어가서 군대를 모아오려 했지만 실패했다. 끝없는 내부반란으로 자멸했다. 촉나라는 제갈량이 칠종칠금으로 남만의 군대를 빼오려 했지만 실패했다. 삼국지연의는 맹획을 회유한 것으로 나오지만 다 거짓이다.


    그거 원래 안 된다. 합동작전은 원래 실패한다. 이순신 군대를 원균에게 주면 통제가 안 된다. 안철수처럼 인문학 공부를 안 한 선조는 그것을 모른다. 남쪽 산악지역의 부족민을 모아 군대를 만든다는 손권의 계산은 철저하게 빗나갔다. 


    '중국 남부지방 사람들은 원래 분열주의라 자갈처럼 뭉치지 못하는가?' <-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수사다. 모르고 하는 소리다. 로마는 특별한 방법을 쓴다. 지휘관이 둘인데 하루씩 교대로 지휘한다. 자신이 지휘하는 날에 싸우려고 한다.


    지휘관이 둘이니 안철수와 김한길처럼 되어서 망한다. 한니발에게 깨진다. 그런데 로마는 패전한 장수를 죽이지 않는다. 두 명 중에 지휘하지 않은 한 명이 살아남아서 로마로 도망쳐서 원로원에서 열심히 변명한 끝에 대책을 마련한다. 


    로마군은 갈수록 강해진다. 반면 중국은 승리해도 장군을 죽인다. 감시격으로 붙여놓은 황제의 사촌에게 전공을 돌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승리하기 직전에 병을 핑계대고 물러나서 황제의 사촌에게 공적을 양보해야 의심을 피할 수 있다.


    모든 황제들은 의심병에 걸려 있다. 공무원들 나눠먹기 방법으로 공적을 양보하지 안하면 이순신이라도 눈 밖에 나는 것이 중국규칙이다. 구조로 봐야 한다. 로마군 방법은 지휘부 분열로 패배하지만 대신 대책을 마련하여 장기전으로 간다.


    민주당도 지휘부 분열로 지는 구조이지만 패전의 교훈에서 배워 점차 강해지면 로마군이 된다. 위나라는 평야에 위치해서 인구이동을 경험했으므로 합동작전이 가능한 구조다. 당신이 오나라 손권이라면 강제로 인구이동을 시켜야 한다.


    그래도 30년이 걸려야 해결된다. 30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문제는 제갈량도 답을 내지 못했다. 스탈린은 강제이동으로 쉽게 해결했지만 뒷탈이 났다. 소련군의 초반고전은 인구이동에 불만을 갖고 독일편으로 돌아선 병사들 때문이다.


    어려운 문제를 어렵게 풀어야 한다. 30년이 걸리더라도 교육을 하고, 인구이동을 하고, 닫힌계의 균일화 작업을 해야 한다. 패전에서 교훈을 찾는 로마군의 방법을 써야 한다. 민주당은 거듭 패전했으니 교훈을 얻어 지휘부를 밀어야 한다.


    이런 것을 이해못하는 바보들은 ‘혹시 모르잖아.’ 하고 정주영의 국민당실험을 반복한다. 학생 때 데모도 안해봤으니 그게 어렵다는 사실을 이해 못한다. 생각해보면 잘될 것 같다. 내가 오나라 왕이라 치자. 남쪽의 산악에 부족민이 산다.


    베트남까지 쳐들어가서 군대를 만들어오자. ‘야. 너 병력 3만 줄게. 부족민 징집해 와. 대만까지 가서 젊은이들 긁어모아 봐. 1년 안에 10만명 만들어 오라고. 운남성 묘족, 장족들에게 양자강을 구경시켜 준다면 얼씨구나 하고 달려오겠지.“


    그럴 리가 없잖아. 제갈량의 맹획계획은 실패했다. 남만인들은 성도가 함락되자 만세 부르고 곧바로 배반했다. 유선의 항복은 남만의 배반으로 퇴로가 차단되었기 때문이다. 그거 원래 안 되는 거다. 중국은 사투리만 달라도 단합이 안 된다.


    인간의 본능이 그렇게 세팅되어 있다. 그럼 되는건 뭐냐고? 교육의 힘이다. 교육만으로는 안 되고 인구이동으로 사람을 섞어놔야 한다. 경상도 학생은 전라도의 대학을 다니게 하고 전라도 사람은 경상도의 대학에서 공부하게 해야 한다.


    구조론으로 말하면 확산방향을 수렴방향으로 바꾸는 문제다. 척력을 인력으로 바꾼다. 인구이동만으로 안 되고 외부에 공동의 적을 설정해야 한다. 이건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방법이며 당연히 시간이 걸린다. 로마는 백년 걸려서 했다.


    ###


    다수가 적삼을 벗어 바다에 던지라고 요구할 때, 다수가 마녀를 돌로 쳐죽이라고 요구할 때, 다수가 잘못을 저지른 가해자를 엄벌에 처하라고 요구할 때, 다수가 안철수를 끌어안으라고 요구할 때, 언뜻 보면 다수의 의견를 따르는게 민주적이라고 여겨진다. 천만에. 이를 받아들이면 그런 괴상한 아이디어를 맨 처음 꺼낸 또라이가 권력을 잡는다. 너도 나도 이 수법을 모방하여 기상천외한 허경영 아이디어 들고 쳐들어온다. 매카시즘 수법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려고 한다. 튀려면 무슨 짓을 못해? 무수한 작은 히틀러가 등장한다. 나라는 금방 망한다. 대중의 이런 흔들기 수법에 넘어가지 말고 의연하게 버티라는게 공자의 가르침이다. 그래서 한국에는 서구의 마녀사냥이나 아랍의 명예살인이 없다. 


    ###


    한국이 그나마 이 정도 된 것은 625로 인한 계의 균일화 때문입니다. 토지개혁과 국민교육, 인구이동 때문입니다. 625때 피난민이 되어 대규모의 인구이동을 경험했고, 70년대 도시화로, 그리고 2000년대 인터넷 동아리로 한국인은 세 번에 걸친 대규모 인구이동을 경험해 봤습니다. 그때 다 같이 가난했고, 다 같은 토지를 소유했고 다 같은 교육을 받았습니다. 혁명으로 기대한 효과가 광복과 전쟁으로 얻어진 것입니다. 오나라 손권도 이렇게 했다면 됩니다. 근데 그게 어디 쉽냐고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6.01.12 (09:33:16)

급조된 정당치고 망하지 않은 정당은 없죠.

안철수의 정치도 그 길로 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함.

프로필 이미지 [레벨:13]아나키

2016.01.13 (10:07:32)

한국은 또 다시 균일화 작업이 요구될까요?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출발선의 불평....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6.01.13 (11:24:27)

그런 균일화 기회는 두 번 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많은 나라들이 두 번 패권을 차지하지 못하는 거지요.


남북통일을 하거나 외국에서 이민을 받거나 

하는 방법이 있긴 하지만 국토가 좁은 한국은 여러가지로 무리고


문화적 균일화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문화라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를 계속 만들어서 


세습 기득권들을 바보로 만드는 일종의 리셋 장치죠. 

젊은이들이 학생혁명을 일으켜야 하는데 약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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