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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228 vote 0 2015.03.14 (19:13:17)

        

http://www.sisainlive.com/news/articleView.html?idxno=22648


    친남매가 합의하에 섹스를 했다. 목격자도 없고, 피임은 완벽했고, 둘 다 불쾌함 없이 즐겼다. 둘은 남에게 말하거나 다시 섹스를 시도할 생각은 전혀 없다. 이후에 어색해지지 않고 더 친밀한 남매가 되었다. 피해자가 아무도 없다. 자, 이 섹스는 잘못일까?

    이 사례를 들으면 누구나 곧바로 “잘못”을 외친다. 그런 후에 이것이 잘못인 이유를 찾는데, 아무리 따져봐도 피해자가 없다. 여기서부터 사람들은 의견이 갈린다. “피해자가 없으니 잘못이 아니다”라는 사람도 있고, “어쨌든 잘못이다”라는 사람도 있다. 도덕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는 이처럼 직관과 추론이 어긋나는 기묘한 질문을 여럿 들고 세계를 돌며 설문조사를 했다. 


    ###


    지능이 떨어지는 사람의 분별력 없는 헛소리입니다. 이런 초딩의 개소리에 넘어가면 안 됩니다. 근래에 뉴스에 자주 오르내리는 내용 중의 하나로 40대 아저씨가 여중생을 어떻게 했는데 사랑했다는둥, 근데 심지어 초등학생까지 유인하려 했다고, 14세 이후면 합의한 경우 처벌이 안 된다나 어쨌다나, 하여간 이런 경우는 법이 잘못 제정된 건데, 여중생을 인터하보면.. 처음에는 실제로 사랑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주변의 누가 보호자로 나서서 잘 설득하면 여중생이 말을 바꾸어 성폭행이라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이와 비슷한 사건이 많습니다. 


    진실은 무엇일까요? 진실같은 소리 하고 있네. 거기에 진실이 있으면 안 되는 겁니다. 왜 진실을 거기서 찾아? 흔히 말하는 '외설이냐 예술이냐.' <- 이 논쟁처럼 바보같은게 없는데 외설과 예술이 겹칠 수도 있고, 예술이면 외설이 아니라는 근거가 없고, 사랑이면 성폭행이 아니라는 근거도 없습니다. 장난하는 겁니까? 본론으로 돌아가서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했는데 딸이 아버지를 사랑하고 받아들였다면? 고립된 정글에서는 흔히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당시에는 성폭행이라도 나중에 태도를 바꿀 수 있고, 그 반대일수도 있다는 겁니다. 


    성폭행 여부는 그 현장에서 정해지는게 아닙니다. 나중에 성폭행으로 할지, 합의한 것으로 할지, 기분따라 정하는 겁니다. 물론 자기 판단을 책임지기로 사회적 룰이 정해진 성인이면 다르죠. 친남매가 합의한 경우 미성년자라면 합의는 의미가 없습니다. 성인이라면? 예컨대 자기가 키우는 개와 합의하고 성행위를 했다면? 개는 주인에게 복종할 수 밖에요. 위력을 행사한 상황입니다. 친남매라면 여성이 불리하므로 평등한 관계의 합의라는건 없습니다. 피해자가 없다고? 피해자는 확률을 손해본 인류입니다. 당사자 둘은 물론 피해가 없다고 주장하죠. 


    그러나 사후에라도 피해가 있을 확률이 1퍼센트 이상 있으므로 인류는 그만큼 피해를 입은 거죠. 피해는 인류가 정하는 거지 당사자가 정하는게 아닙니다. 정리하죠. 


    1. 사람이 동물을 수간했을 경우. 동물은 저항권 없으므로 합의가 아님. 도덕적 유죄.

    2. 남매가 합의한 관계. 성관계는 여성 입장에서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심리가 작동함. 그러므로 백퍼센트 평등한 관계에서의 합의가 아님. 도덕적 유죄.

    3. 부모와 자식이 합의한 관계. 불평등 관계이며 심리적으로 위력적 상황이므로 유죄.

    4. 성매매의 경우. 역시 남녀간 불평등한 사회구조가 원인이므로 도덕적 유죄. 여성의 취업이 봉쇄된 사회라면 절대 자발적 의사로 볼 수 없으므로 더욱 유죄. 반면 여성의 취업과 경제력이 남성에 앞서는 사회라면 사회가 다시 판단할 수 있음.

    5. 외설과 예술의 경계 : 경계 따위 없음. 예술가의 권력이 앞서는 나라는 예술. 정치가의 폭압이 앞서는 나라는 외설. 보통 이렇게 판정함. 경계가 판단하는게 아니라 집단의 나아가는 방향성이 판단함.   

    

    합의했을 경우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사회가 그렇게 합의하여 그 방향으로 나아가기로 약속한 결과입니다. 결혼제도에는 권력의 메커니즘과 사적 소유권이 개입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합의든 아니든 그것은 사회적 권력과 소유의 메커니즘이 작동한 것입니다. 성관계는 서로에게 사적 소유권을 발생시킨 것입니다. 인권문제가 제기되는 거죠. 사회를 공격한 행동일 수 있다는 거죠. 부모가 자식과 합의하고 자식을 때리면? 역시 안 되죠. 사랑의 매라서 나는 엄마의 매질이 고맙기만 하다? <- 사회를 공격한 겁니다. 자식이 아니라 사회를 때린 겁니다.


    근친혼의 경우 기형아가 나오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 아니라, 딸이 아버지를 남편으로 삼아버리면 장래가 없는 거죠. 그런데 딸의 나이가 10세라면 10년 밖에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미래를 뺏겼다는 사실을 당시에는 지각하지 못합니다. 전쟁터에서 가장 용감한 병사는 10대 소년입니다. 죽음을 당할 때 자기 나이만큼 뺏겼다고 생각합니다.


    기대수명이 80세일 때 15살 소년이 전사하면.. 65년 손해. 그러나 소년이 느끼는 체감수명은 15년 손해. 50살 장년이 전사하면.. 30년 손해. 그러나 체감손해는 50년. 이런 모순이 있죠. 독일의 경우 너무 일찍 직업을 정하는데 저는 그래서 반대합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약탈당한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해요. 


    젊었을 때는 공부하고 여행하고 놀다가 나중에 직업을 정하는게 이익입니다. 10대 때부터 TV에 나온 김구라 아들 동현이는 미리 좋은 직업을 잡았다고 좋아하겠지만 한국사회 전체로 보면 큰 손실입니다. 혹시 아나요? 노벨상 받을 인재가 연예인 되어버린건지.


[레벨:15]오세

2015.03.14 (20:41:43)

내일 개념탑재 긴급 수정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4 (20:58:59)

피해자의 피해 여부는 그 개인에게 미칠 영향만을 생각하는게 아니라, 

전체 집단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며,


또한 그 순간(단기)만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인생 전체를 보는 즉, 장기적으로 판단해야 맞는 걸로 이해했습니다.


어떤 사건을 판단할 때는 공간(전체와 개인)과 시간(인생전체와 순간)을 동시에 보며,

이를 최대한 확대해서 판단하는 극한법칙을 써야 한다는 구조론의 가르침이 아닌가 하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3.14 (21:07:14)

피해가 있으면 죄가 되고 

피해가 없으면 죄가 안되고 하며 


물리적으로 정해지는게 아니라

동물학대죄처럼 사회가 진보하는 방향성을 보고 판단하는 겁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은 먹어도 된다.

개고기는 안 된다.

일베 곤충학대는 되지만 동물학대는 안 된다. 


이런건 사회가 합의해서 정한 겁니다.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핵가족 시대라 애완견의 권리가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므로 개고기는 안 된다고 미래를 헤아려서 정하는 거죠.


남매가 합의했다 해도 

내가 키우는 개는 새디스트 개라서 매맞는 것을 좋아한다는 주장과 같은 겁니다. 

근데 실제로 매맞는 것을 좋아하는 개가 있을 수도 있어요.

그렇게 훈련시키면 되니까.


평생 일만하는 소는 일하고 싶어합니다.

평생 그렇게 해왔으니까.

썰매개는 죽을때까지 썰매를 끌다 죽으려고 하죠.

그렇다고 해서 썰매 끌다가 죽게 하면 동물학대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챠우

2015.03.14 (21:19:39)

그런데 만약 여성의 사회적 권력이 남자와 동등해지는 시대가 온다면,

서로 치고 받은게 될텐데, 그럴 땐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동성동본 결혼이 사회적으로 합의가 된 현 시점에서,

미래에는 남매간 관계도 합의가 된다고 볼 수 있을까요?


한편 성관계에서 남녀간 평등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것인지 헷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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