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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8262 vote 1 2014.10.07 (23:55:11)

    철학의 모든 문제는 자유의지의 문제 하나로 환원된다. 보통은 자유의지가 있느냐 없느냐를 논한다. 그런데 과연 그것이 있고 없고의 문제일까? 양반이나 상놈의 신분처럼 인간은 자유의지를 타고나는 것일까? 아니다.


    자유의지는 돈과 같다. 다만 자유의지는 돈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돈을 버느냐 못 버느냐가 중요하다.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부잣집 자식들은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자유의지는 벌어야 한다.


    ◎ 자유의지(自由意志, free will)는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조절·통제할 수 있는 힘·능력이다. (위키백과)


    머리가 좋은 사람은 더 많은 자유의지를 가질 것이다. 잘 생기고 힘이 센 사람이 더 많은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인내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 교육받은 사람은 자유의지가 크다. 과연 그럴까?


    그렇다면 자유의지는 지능과 신체적 능력의 문제인가? 아니다. 우리가 그런 것을 논하려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자유의지는 돈과 같아서 열심히 벌어야 하지만, 돈과 달리 대여하거나 상속할 수 없다. 빌려쓸 수 없다.


    자유의지는 신분처럼 상속되는 것이 아니며, 지능이나 외모처럼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돈처럼 빌려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본인이 부지런히 벌어둬야 한다. 자유의지는 권權이다. 권력은 부자간에도 나누지 못한다.


    그러므로 자유의지는 상속되지 않는다. 자유의지는 인권이나 기본권처럼 집단으로부터 주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선점권이나 특허권, 소유권처럼 본인이 잽싸게 챙겨야 한다. 더 많은 권리를 벌면 많은 자유의지가 있다.


    그런데 만약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개나 돼지에게도 자유의지가 있을 것이다. 동물에게는 없는 것이 인간에게만 있다면 그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그러나 인간은 동물과는 무언가 다르다고 믿고 싶어 한다.


    그것은 새로움이다. 동물에게는 없고 인간에게 있는 것은 문명이다. 인간은 원래 세상에 없던 많은 것을 새로 만들어냈다. 그것은 진보다. 진보주의자에게 자유의지가 있다. 진보하지 않는 동물은 자유의지가 없다.


    자유의지는 1인청 주체적 관점에서 얻어진다. 애초에 환경을 통제할 의도가 있어야 한다. 그냥 내 한 몸만 살아남겠다는 식의 소극적인 방어로는 자유의지가 없다. 몸을 던져 세상을 격동시키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자유의지는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조절·통제할 수 있는 힘이라고 한다. 그런데 자신이라는게 무엇인가? 상호작용이다. 자신을 통제하는게 아니라 환경을 통제해야 도리어 자신이 통제된다. 환경은 무엇인가? 이웃이다.


    집단이 옳게 통제될 때 개인이 통제되는 것이다. 개인이 어떻게 집단을 통제할 수 있을까? 힘으로? 권력으로? 돈으로? 미모로? 재주로? 아니다. 집단은 성장의 흐름을 탈 때에 한해 통제된다. 나무는 자랄 때 통제된다.


    말떼는 달릴 때 통제되고, 비행기는 뜰 때 통제되고, 물고기는 헤엄칠 때 통제된다. 사회의 성장과 발전, 개인의 성숙으로만이 통제된다. 자유의지는 인간이 능동적으로 문명의 진보를 결정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결국 인간에게 자유의지가 있느냐는 질문은 인간이 집단의 일원이며, 그 집단이 성장하는 집단이며, 그 집단 안에서 인간이 능동적인 의사결정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는 말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역주행은 안 된다.


    인간은 성장하는 존재이며 개인의 의사결정이 집단의 성장방향과 일치할 때만 자유의지를 벌어들일 수 있다. 경제가 고도성장의 흐름을 탈 때 돈을 벌 듯이 사회가 성숙하여갈 때 개인은 많은 자유의지를 벌 수 있다.


    집단과의 불일치, 성장과의 불일치, 진보와의 불일치, 자연과의 부조화, 환경과의 불협화음을 일으킬 때 자유의지는 꺾인다. 그럴 때 인간은 고립되고 배척되고 소외된다. 1인칭 주체적 관점으로 그 흐름을 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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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S. 

    의사결정학이 새로 나왔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책과 다른 점은 자동차의 제작이 아니라 운전이라는 점입니다. 구조론 자동차를 만들고 조립하기는 어려워도 운전하는 것은 쉽습니다. 하라는대로 하면 됩니다. 첫 번째 패를 바꾸면 됩니다.


    세상을 성장과 진보의 흐름에 올라타고 연주하는 자세로 보는 1인칭 주체적 관점을 얻으면 됩니다. 공자나 예수나 석가를 뭔가 골치아픈 것을 가르쳐준 교사로 보지 말고, 인류라는 악기를 연주한 예술가로 보면 됩니다. 예술은 통하잖아요.


    맹상군의 3천식객 이야기처럼 남의 백가지 단점보다, 한가지 장점을 보는데 주력해야 합니다. 그 장점이 인류를 격동시키고, 시대에 한 방 먹이는 능력이라면 말입니다. 뛰어난 솜씨는 필요없습니다. 오직 먹히는 한 방이 필요할 뿐입니다.


    물론 전두환의 장점, 일베충의 장점, 조중동의 장점 같은건 필요없습니다. 그들은 인류라는 악기를 연주하려는 예술가의 의도가 없기 때문입니다. 착한 사람도 필요없고, 뛰어난 사람도 필요없습니다. 오직 의도있는 사람이 진짜배기입니다.


    누가 더 낫다. 뛰어나다. 훌륭하다는 관점을 버리세요. 필요한건 우리편입니다. 우리편이 모여야 이 시대에 큰 거 한 방을 먹일 수 있습니다. 좋은 사람 만나 배우려는 자세를 버리세요. 멋진 연주자를 만나 함께 어우러지려는 자세가 답입니다.


    자유의지는 인류라는 악기를 연주하는 능력입니다. 말은 길들이면 탈 수 있고, 자동차는 시동 걸면 탈 수 있고, 인류가 진보하면 연주할 수 있습니다. 석가도 했고, 예수도 했고, 공자도 했던 것 말입니다. 공자, 석가, 예수를 쳐다보지 마세요.


    인류라는 악기가 훌륭한 겁니다. 공자나 석가나 예수는 그 악기에서 좋은 소리를 끌어냈을 뿐입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됩니다. 혼자로 안 되면 함께 하면 됩니다. 진보의 편에 들고, 우리편에 들면 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수원나그네

2014.10.08 (00:02:51)

두권 구입이오

[레벨:15]오세

2014.10.08 (00:21:32)

또 하나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나왔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18]차우

2014.10.08 (01:17:59)

드뎌 10권이네요. 축하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부둘

2014.10.08 (03:22:40)

우아~ 벌써!!! 축하합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2]이상우

2014.10.08 (07:11:30)

학문의 영역을 새로 확정한 책이군요.
늘 감사드립니다. 공부하고 적용할 일만 남았군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3]의명

2014.10.08 (09:01:58)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4.10.08 (09:47:52)

신인류의 출현이 여기부터..

[레벨:7]새벽이슬2

2014.10.08 (10:54:54)

축하드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4]꼬치가리

2014.10.08 (11:25:58)

2권이상이면 권당 2만원인가요?

 

글타치고,

일단 입금완료!

 

김선생님,

집필하시느라 수고 마이 하셨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4.10.08 (11:43:57)

앗싸 깔끔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4.10.08 (11:44:33)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슈에

2014.10.08 (13:01:51)

실전용이라니 기대되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20]아란도

2014.10.08 (16:23:22)

 

 

 

 

축하드립니다.^^

 

 

 

 

첨부
[레벨:11]큰바위

2014.10.09 (08:36:25)

매일 축배를 들라!

프로필 이미지 [레벨:9]무득

2014.10.09 (10:51:05)

동렬님의 집필 능력은 본능의 깨어있는 신비가 아니가 생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6]id: id: 우야산인

2014.10.10 (11:47:14)

수고하셨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2]질문술사

2014.10.10 (16:00:59)

의사결정학.JPG


책 방금 받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기대됩니다. 잘 읽어보겠습니다. 

첨부
[레벨:1]사나리

2014.10.12 (15:21:27)

진보의 편, 우리편에 들고 싶습니다.

아자잣!

프로필 이미지 [레벨:22]id: 담 |/_담 |/_

2014.10.14 (19:14:08)

축하 & 감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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