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576 vote 0 2014.09.22 (18:16:45)


    [최효찬의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읽기'](53) 다윈의 '종의 기원'..종은 변한다는 가설로 창조론에 도전


    http://media.daum.net/series/112582/newsview?newsId=20140901115105289&seriesId=112582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내용이 얼마나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지에 대해서 가시처럼 걸리고, 찔리고, 아파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글을 쓴 어떤 머저리처럼 아무런 위화감, 저항감,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술술 읽어낸다. 다 읽고 눈만 꿈벅한다. 그래서 나는 절망한다. 대화가 되냐고? 하늘아래 70억이 있다는데 기초적인 대화가 되는 사람이 한 넘도 없다.


    첫 번째 수렁은 기독교의 수렁이다. 다윈의 언설이 기독교 세계에서 파란을 일으킨 것은 정치, 사회적인 지평일 뿐 진화의 본질과 거리가 멀다. 더욱 과학과 무관하다. 마녀사냥이나 일삼던 부패한 기독교를 쳤으니까 그래서 다윈이 옳다는 근거는 전혀 없다. 그런 판단은 정치적 평가다. 기독교는 기독교이고 진화는 진화다. 보통의 상식적인 대화라면 진화가 뭔지 정의부터 할 것이다.


    그 정의가 없다. 종이라는 것은 하나의 관념일 뿐 실체적 근거가 없다. 종이 아니라 유전자가 진화하는 것이다. 늑대와 개는 종이 다르지만 과가 같아서 교잡하므로 헷갈리는데 이런걸 분명하게 구분해줘야 한다. 인간의 조상이 원래 흑인이었는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백인만 살아남고 흑인이 죄다 죽었다면 인류는 진화한 것인가? 아니다. 막대한 유전자 자원을 손실한 것이다.


    그러나 다윈의 종 개념은 흑인에서 백인으로 바뀌는게 진화라는 식이다. 그런데 그거 진화 아니다. 종이라는 개념은 위험하다. 남자는 우월하고 여자는 열등하므로 여자를 죽이자는 식의 막가파 논리다. 애초에 경쟁은 없고 그러므로 우월함도 없고 열등함도 없다. 생존경쟁 자체가 환상이다. 왜냐하면 진화의 기초는 유전자이기 때문이다. 종은 진화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진화했으므로 종이라는 다윈식 발상은 후건긍정의 오류다. 아이패드를 던졌더니 고장이 나서 라디오로만 쓸 수 있게 되었다. 다윈이 뭐라고 하는가 하면 아이패드가 라디오로 진화했다고 우기는 거다. 그게 진화한 거냐? 그거 퇴화다. 이건 뭐 초딩도 알아챌 수 있는 논리의 무지다. 과학은 반드시 에너지가 들어오는 원인측을 관찰해야 한다. 의사결정 지점을 본다.


    종은 선택되는 것도 아니고 경쟁되는 것도 아니며, 상호작용하여 최적화 된다. 지구를 망라하여 하나의 커다란 어미 유전자가 존재할 뿐이며 나머지는 파출소다. 종이라 불리는 것은 모체로부터 파견나온 지대나 분견대와 같은 것이다. 상호작용으로 보면 유전자는 전부 연결되어 있다. 인간은 한 개인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단위 의사결정그룹에 종속된 존재이다.


    하나의 인류가 있을 뿐이며 개인은 하나의 모체로부터 파견된 하나의 세포에 지나지 않는다. 세포 하나가 다른 세포와 경쟁하여 살아남고 어쩌고 간에 모든 세포는 예외없이 죽는다. 모든 세포는 죽고 모든 개체는 죽는다. 살아남는다는 논리는 죽음의 두려움에 의한 허구의 관념이며 이런건 애초에 과학이 아니다. 그게 과학자가 막 써도 되는 단어가 아니다. 장난하냐?


    이런 단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엄격함을 가져야 비로소 과학가의 자격이 있는 것이다. 살아남는다는 관념은 죽음의 공포가 연출한 종교적 환상에 불과한 것이며 유전자를 남긴다는 것도 역시 종교적 환상에 불과하다. 남기는거 없다. 유전자는 숫자나 기호에 불과하다. 화학물질에 불과하다.


    역시 허구적인 관념일 뿐이다. 일찍 죽은 자도 상호작용에 기여함으로써 유전자의 최적화에 기여한다. 자식을 많이 남기겠다고 대리모에게 자기 정자를 대량으로 납품한 어떤 일본 남자와 같은 것이다. 상태가 안 좋다. 이런 자는 병원에 가 봐야 한다. 그 유전자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어차피 남긴 것은 화학물질에 불과하다. 경쟁은 없으며 상호작용이 있을 뿐이다.


    파일이 업그레이드 되는게 아니라 OS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공룡이 멸종한 것은 생존경쟁에 패배했기 때문이 아니라 OS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공룡은 멸종하기 이전부터 유전적 다양성을 잃어왔다. 조류에게 지속적으로 환경을 양보한 결과로 막대한 유전자 자산을 손실한 거다. 공룡이 패배하고 조류가 승리한게 아니라 공룡에서 조류로 유전자 바톤이 넘겨진 거다.


    진리는 보편성을 가져야 한다. 경쟁하려면 부모와 자식 간에도 경쟁해야 한다. 어미는 자식을 낳자마라 잡아먹어야 한다. 그러나 자식을 먹는 어미는 없다. 그런건 그리스 신화에나 나오는 것이다. 왜 자식을 먹지 않을까? 왜 동료를 먹지 않을까? 그것은 경쟁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형제간, 골육간에 경쟁하지 않는데 타인과는 경쟁한다고? 이건 진리의 보편성에서 벗어난다.


    진리는 공변된 것이며 예외가 없다.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고 이런 식으로 열외시켜주는게 있으면 진리가 아니다. 사슴이 풀을 먹으면 풀은 죽는다. 풀은 독을 내뿜어서 사슴을 죽이면 되는데 왜 그렇게 하지 않을까? 사슴의 똥이 도움이 되기 때문에? 옛날에는 미생물도 없었다. 그래서 석탄이 축적되는 거다. 사슴이 풀 씨앗을 옮겨주기 때문이라고? 장난하나?


    친구가 죽었는데 자신만 살아남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게다가 그렇게 살아남아봤자 금방 죽는다. 자웅선택도 마찬가지다. 암컷은 수컷을 고르지만 수컷은 암컷을 고르지 않는다. 문명사회의 인간은 여자의 미모를 따지지만 부족민은 미모에 전혀 관심이 없다. 원시 부족민은 자기 부족이 아니면 곧바로 죽여버리므로 오직 어느 부족인지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부족민이 문신을 하거나 뽀뚜루를 끼거나 하는 것은 부족을 구분하기 위한 표지다. 미모는 관계가 없다. 부족민이 문신이나 뽀뚜루를 해서 예뻐지는 일은 없다. 입술에 접시를 끼워서 미인이 되는 일은 없다. 미모에 대한 기준이 다른 것도 아니다. 찢어진 눈을 한 중국계 여배우가 인기있는 것은 섹시하기 때문이지 미인이라서가 아니다. 미의 판단은 한국과 완전히 같다.


    단지 일본인은 귀여우면 쳐주고, 서구인은 섹시하면 쳐주고, 한국인은 우습잖게 청순하면 쳐주는데 이는 문화적 습속일 뿐이다. 눈으로 보는건 같다. 아프리카 사람이라서 뚱뚱한 여자가 미인으로 보이는건 전혀 아니다. 미에 대한 관심이 적은 문화일 뿐이다. 인류가 미모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한 명의 여자와 살림을 하게 된 때문이며 이는 길어야 1만년 이내의 일이다.


    인간 역사 300만년 중에 최근의 일이다. 남자 입장에서 여자에게 유전자를 남기는 것은 다다익선이며, 여자 입장에서도 육아는 부족 공동의 일이므로 무방하다. 아마존의 조에족만 해도 누구의 아이라는게 없다. 공동으로 키운다. 내자식 네자식 구분이 없다. 게다가 열 살만 되면 집에서 쫓아낸다. 어차피 금방 쫓아낼 넘인데, 게다가 내가 키우는 것도 아닌데 유전자가 무슨 상관이랴?


    부족민은 원래 남의 애를 잘 키운다. 인디언이 백인 고아를 차별없이 키운 이야기는 흔하다. 부족민은 근친혼을 해서 얼굴이 전부 닮았기 때문에 부모와 자식 간에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모른다. 아기가 왜 생기는지 모른다. 섹스와 아기의 연관성을 추리해낼 정도로 인류는 똑똑하지 않다. 섹스는 섹스고 아기는 아기라고 여긴다. 인과관계를 생각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인간이 섹스와 아기의 관계를 이해해게 된 것은 유목민이 동물을 사육하게 되면서부터다. 사냥과 채집으로 살아가는 부족민들은 모르는 첨단지식이다. 원시 부족민 사이에서 아기는 신의 선물로 되어 있다.


    1, 진화를 추동하는 것은 에너지다.
    2, 에너지는 토대를 균일하게 만들려는 압박이다.
    3, 에너지는 지구환경을 기본 베이스로 태양에서 조달된다.
    4, 생물의 진화결과로 남극에서 북극까지 지구환경은 균일해졌다.
    5, 유전자는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지속적으로 환경을 균일하게 한다.
    6, 생태계에서 어떤 불균일이 포착되면 그것을 메꾸는 진화가 일어난다.
    7, 인간의 문명은 생태계의 불균일을 증대시켜 진화재앙을 유발한다.
    8, 반대로 인간활동이 공룡의 멸종과 같은 격변확률을 낮춘 점도 있다.
    9, 인간의 활동은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을 감소시킬 수 있다.
    10, 인류 전체의 균일화 압력이 문명진보의 본질이다.
    11, 빈부격차 등으로 불균일해지면 계는 예민한 상태가 된다.
    12, 예민한 상태에서 작은 변화도 파급력이 크며 그런 일은 일어난다.
    13, 예민하지 않고 파급력이 작은 일은 자연적 확률보다 낮게 일어난다.
    14, 문명이 서구에서 일어난 이유는 그쪽이 더 예민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15, 발견과 발명, 신종의 출현은 국부적으로 엔트로피를 감소시킨다.
    16, 국부 엔트로피 감소는 계에 스트레스를 증대하여 예민하게 만든다.
    17, 복원력에 의해 엔트로피를 증대시키는 것이 진화를 추동하는 에너지다.
    18, 엔트로피 복원은 생물, 문명, 자본, 문화 등에 보편적으로 적용된다.
    19, 국부 엔트로피 감소로 인한 엔트로피 증대압력이 진화의 원인이다.
    20, 이상은 과학의 언어로 설명된 진화의 원리다.
    21, 진화의 원인은 엔트로피의 법칙이다.


    진화는 지구 본래의 환경적 다양성에 따른 엔트로피 격차 또는 태양의 지속적 에너지 공급에 따른 환경의 불균일에 의한 엔트로피 격차≫변이에 의한 국부적인 엔트로피 감소≫엔트로피 증대방향으로의 에너지 압력≫계에 스트레스가 팽배한 민감한 상태≫상호작용 총량증대에 따른 변이의 급속한 전파≫신종의 출현에 의한 엔트로피 증대로 균일화된 상태로 일어난다.


    신종은 엔트로피를 증대시켜 일정기간 동안 불균일을 감추지만 에너지의 전달과정에서 변방으로 갈수록 에너지가 증폭되므로 격리된 주변부 환경에서 또다른 불균일을 만들어낸다. 막다른 곳에서 에너지가 축적되기 때문이다. 해안에 이안류가 생기는 원리와 같다. 주로 조직의 말단부에서 국부적인 엔트로피 감소가 발생한다. 진화가 추동되는 핫스팟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중국이 인구가 더 많은데도 문명이 늦게 일어난 이유나 대만, 홍콩, 일본, 한반도와 같은 격리된 주변부 환경에서 문명의 핫스팟이 생기는 이유도 같다. 중국은 엔트로피가 증대된 환경이며 중국을 정복한 청나라나, 독특한 복식을 디자인한 한국이나, 서구문명을 빠르게 받아들인 일본이 해운대 백사장에 이안류가 생기듯이 문명의 엔트로피가 감소되어 있었던 것이다.


   


[레벨:15]오세

2014.09.22 (20:22:23)

와. 다윈이 울고 가겠네요. 

확실히 진화론은 다시 쓰여야 할 것 같습니다. 유전자 중심으로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09.22 (20:42:14)

과학은 궁극적으로 엔트로피의 법칙과 연계하여 설명되어야 합니다. 

전체의 엔트로피는 항상 증대하지만 국소적으로는 엔트로피가 감소합니다.


다수 경상도 노인들이 속 편하게 살때 소수 서울 청년들은 속병이 드는 거. 

진화도 태양이 지구 생태계 엔트로피를 증대시킨데 따른 국소적인 엔트로피 감소현상. 


엔트로피가 감소되는 핫스팟은 에너지가 결집되어 이안류가 형성되는 변두리 막다른 지점. 

그 지점에서의 변이를 예측하여 적중시키면 구조론의 타당성이 입증되는 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9]무득

2014.09.23 (14:48:16)

진화가 아니라 최적화라는 말에 공감합니다.

변화된 환경에 유전자는 항상 최적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것.

늘 오판을 하면서도 인간이  최고의 결정을 하고 있다는 착각.


최적화와 진화는 전혀다른 내용이죠.

최적화는 퇴화와 진화를 다 포함한 내용이라는 것.


글 고맙습니다.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968 진리는 하나다. image 2 김동렬 2014-10-27 7204
2967 진화는 일대일이다. image 김동렬 2014-10-23 13724
2966 피케티와 빌 게이츠 1 김동렬 2014-10-22 7471
2965 양자적 관점 image 1 김동렬 2014-10-20 7136
2964 천지창조의 방법 image 김동렬 2014-10-19 7645
2963 천재는 어떻게 발명되는가? image 1 김동렬 2014-10-19 13602
2962 여성이여, 마녀가 되라. image 1 김동렬 2014-10-15 8264
2961 구조론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image 6 김동렬 2014-10-13 11215
2960 첫 번째 패는 무조건 바꿔라 image 2 김동렬 2014-10-10 8119
2959 의사결정학이 새로 나왔습니다. image 19 김동렬 2014-10-07 8263
2958 지적설계설의 아이러니 김동렬 2014-10-05 6693
2957 아멜리 노통브의 착각 image 3 김동렬 2014-10-01 10291
2956 점 선 면 입체 그리고 차원 1 김동렬 2014-09-30 8954
2955 오컴의 면도날 13 김동렬 2014-09-29 8972
2954 열역학 법칙이란 무엇인가? 4 김동렬 2014-09-26 7717
2953 첫 번째 패는 바꿔야 한다 5 김동렬 2014-09-25 12332
2952 자전거 여행 image 2 김동렬 2014-09-25 7116
2951 믿음의 문제 image 1 김동렬 2014-09-24 7178
2950 이야기의 5단계 3 김동렬 2014-09-22 8167
» 진화란 무엇인가? 3 김동렬 2014-09-22 65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