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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55 vote 0 2025.06.07 (19:57:47)

    구조론은 세상을 변화로 보고, 유체로 보고, 집합으로 본다. 구조론은 원자론과 반대된다. 원자론은 세상을 불변으로 보고, 강체로 보고, 원자로 본다. 원자는 개체다. 어떤 하나의 개체는 변할 수 없다. 변화에 드는 비용을 조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원자론은 변화를 설명할 수 없다. 


    어떤 둘이 연결되어 집합을 이루면 연결의 접점을 공유한다. 공유의 효율성을 이용하는 자발적 변화가 가능하다. 변화는 에너지의 방향전환이다. 에너지는 파동이고 파동은 유체다. 우주는 유체다. 원자는 강체다. 강체는 스스로 변할 수 없다. 강체가 변하면 형태가 깨지기 때문이다.


   변화에는 방향이 있다. 변화는 언제나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 전체는 변화에 드는 비용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지만 부분은 변화에 드는 비용의 조달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닫힌계 안에서 전체가 부분으로 나눠질 수는 있어도 그 역은 없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으로 증명된다. 


    우리의 일상적인 사고는 부분에서 전체로 가는 것이다. 우리의 사고방식은 자연법칙과 맞지 않는 잘못된 사고방식이다. 우리는 부분이 모여서 전체가 된다는 귀납적 사고의 오류에 갇혀 있다. 귀납은 인간의 착각이며 자연에 귀납은 없다. 모든 귀납은 외부에서 개입한 거짓 논증이다.


    전체가 깨져서 부분이 된다는 연역적 사고로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인과율을 알고 있다. 원인이 결과에 앞선다. 모든 사건의 모든 원인은 전체다. 그러나 우리는 부분에서 답을 찾는다. 우리가 부분 위주의 잘못된 사고를 하는 이유는 인간이 사건에 개입한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닫힌계를 설정하여 인간의 개입을 배제하고 계 내부의 원인에 의해 일어나는 자발적 변화를 추적하면 사건은 언제나 전체에서 부분으로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거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부분이 모여서 전체가 된다는 귀납오류의 대표적인 예는 진화론의 잘못된 해석이다. 


    라마르크의 용불용설이 틀렸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진화의 설명은 전부 용불용설과 같은 귀납논리로 되어 있다. 학이 추워서 체온을 절약하려고 한쪽 다리로 선다고 생각한다. 조류는 원래 한쪽 다리로 서게 되어 있다. 신체구조는 전체다. 전체가 먼저다.


    원숭이의 등이 조금씩 펴져서 마침내 직립하게 되었다는 유명한 그림도 있다. 이게 잘못된 생각이라는 사실은 진작부터 알려졌지만 아직도 고대 인류의 모습을 잘못 그리고 있다. 배가 볼록하고 허리가 굵으면 어깨를 회전시킬 수 없어 석기를 제작할 수 없다. 도구를 사용할 수 없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먼저 직립하고 다음 뇌용적이 커지고 그 다음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점진적 진화는 폐기된 라마르크의 설이다. 기린은 처음부터 목이 길었다. 나뭇잎을 먹기 위해 조금씩 목을 늘린게 아니다. 목을 늘려봤자 풀을 먹기에 불편해 아무런 이득이 없다. 

    

    괴베클리 테페 유적은 인류가 전쟁을 하면서 대규모 인원동원을 필요로 했고 제사를 지내면서 부족을 결속시켜 대집단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한다. 전쟁이 문명의 출발점이다. 전쟁이 대집단을 만들었고, 종교가 대집단을 유지했고, 농업이 종교의 집회를 가능하게 도왔다.

 

    클라우스 슈미트가 그냥 문명이 생각보다 일찍 시작했구나 하고 끝냈다면? 종교가 농업에 앞선다는 결론을 끌어내지 않았다면? 해석이 중요하다. 클라우스 슈미트는 약했다. 거시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전쟁이 종교를 만들었다는 점을 생각해야 했다. 전체가 먼저다. 전쟁이 전체다.


    도구가 인간을 직립하게 했다. 도구가 전체다. 도구의 사용에 맞는 골격과 근육과 신경과 뇌와 본능이 장착되었다. 도구의 사용에 맞게 신체구조가 척력 위주로 재편되어 손목과 발목이 가늘어지고 허리가 날씬해졌다. 배가 볼록하고 허리가 굵으면 돌을 던질 수 없기 때문이다. 


    식물을 소화시키면 내장이 길어서 배가 작아질 수 없다. 초식에서 잡식으로 바뀌고 배가 작아지고 손목과 발목이 날씬해지고 다리가 길어져서 직립하게 되었다. 도구사용이 앞서는 이유는 생태적 지위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먹이조달이 수렴진화가 작동하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이다.  


    인류의 조상은 우거진 정글과 메마른 사헬 중에 선택해야 했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는 생태적 지위를 얻어 도구환경에 맞게 수렴진화한 것이다. 처음에는 직립, 반직립, 나무 주위를 맴도는 불완전한 도구사용 등이 섞여 있었으나 수렴진화에 의해서 현생인류만 살아남게 되었다. 


    코끼리 코는 단번에 길어졌다. 코끼리 코가 1만년에 1센티씩 길어진 것은 아니다. 코는 단번에 길어졌지만 대신 코와 상아의 형태는 다양했다. 인간의 조상도 처음에는 직립과 반직립 등 다양한 형태가 있었겠지만 도구의 사용에는 한결같았다고 봐야 한다. 먹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총균쇠에 의하면 인간은 경도를 따라 수평으로 잘 이동하고 위도를 바꾸어 수직으로는 잘 이동하지 못한다. 먹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조상은 사헬에서 덩이뿌리를 캐고 맹수가 사냥한 초식동물의 두개골을 부숴 뇌와 골수를 빼먹고 땅을 파서 쥐, 토끼, 땅돼지를 사냥했다.


    지능? 필요없다. 보더콜리와 잡종개는 지능 차이가 크다. 침팬지는 인간을 흉내내어 작살로 물고기를 잡으려고 하지만 실패한다. 신체구조가 당기는 힘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투창을 못한다. 환경의 변화>먹이의 변화>도구의 사용>신체의 변화>직립보행>지능상승>언어발달 순이다.


     본질은 전체와 부분의 차이다. 전체가 먼저 변한다.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고 직립보행만 해서는 먹이를 구하지 못해 멸종을 피할 수 없다. 원숭이가 갑자기 잘 달릴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생존에 유리할까? 원숭이는 잘 달릴 필요가 없다. 나무 위로 도망치면 된다. 풀을 먹기 때문이다. 


    인간의 조상은 채집활동을 했고 채집은 넓은 지역을 배회해야 한다. 채집은 도구가 없으면 먹을 수 없다. 덩이뿌리, 동물의 사체 속 골수, 조개, 벌레, 지렁이, 땅 속의 작은 동물은 도구를 사용해서 채집해야 한다. 도구없는 직립보행은 이득이 없다. 도구없이 사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구를 사용하여 사냥해야 직립보행이 유의미하다. 인류의 조상은 주먹보행을 했다. 신체구조가 달라 도구를 잘 사용하는 원숭이가 있었다. 여전히 나무 주변을 맴돌았지만 도구로 땅을 파서 뿌리를 캐고 벌레를 잡고, 동물의 사체를 부수고, 조개를 깨며 넓은 지역을 돌아다녔다. 


     초식에서 잡식으로 먹이가 바뀌면 내장이 짧아져 허리가 날씬해지고 손목과 발목이 가늘어지고 근육이 달라진다. 도구에 특화된 원숭이가 차차 직립보행으로 바꾼 것이며 지능이 높아진 것이다. 도구와 지능은 관계가 없다. 언어를 사용하기 전에는 높은 지능이 큰 의미가 없다. 


    높은 지능은 집단의 결속에 사용된다. 서너 개체가 작은 무리를 이룬다면 지능이 높을 이유가 없다. 지능은 낮아도 도구사용은 가능하다. 단 골격이 척력 위주로 바뀌어야 한다. 원숭이도 관광객이 바바나를 주면 바나나를 손에 쥐고 두 발로 달린다. 도구사용이 직립을 격발했다.


    결정적으로 화석증거가 나왔다. 클라우스 슈미트는 괴베클리 테페를 발굴하고 인류문명의 시원에 관한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과학자들은 330만년 전에 만들어진 석기를 보고도 당황해 할 뿐 새로운 해석을 내놓지 않고 있다. 330만년 전 석기는 의도적으로 제작한 도구이다.


    인류의 조상은 직립하지 않고 주먹보행을 하면서 가공되지 않은 막대기, 사슴뿔, 뼈, 돌멩이 따위를 도구로 사용했을 것이다. 그 시기는 500만년 전으로 봐야 한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단순 도구가 아니라 정교하게 제작된 석기가 사용되었다. 직립은 사냥에 필요하기 때문이다.


   도구를 사용한 채집이 먼저고 사냥은 나중이다. 사냥은 장시간 추적해야 하기 때문이다. 덩이뿌리를 캐고, 개구리와 물고기를 잡고, 조개껍질을 깨먹고 죽은 동물의 사체를 해체하는 데는 직립보행이 필요하지 않다. 채집활동이 특별한 것은 수확한 것을 운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초로 도구를 사용한 인류의 조상은 그 자리에서 먹어치울 뿐 운반하지 않았다. 채집한 것을 식구들이 기다리는 동굴까지 운반하면서 직립보행이 필요해졌다. 도구를 이용한 채집위주의 먹이활동에 무리가 커져서 운반과 사냥이 더해지면서 제대로 된 직립보행이 시작된 것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5.06.07 (22:5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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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에게 바나나를 주면 걷는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걷게 되었다. 걷기는 도구 위주의 먹이활동에 의해 강제된 것이다. 인간의 조상이 4년마다 새끼를 낳는 유인원과 달리 연년생으로 아기를 낳았다면 엄마가 두 아기를 한 팔에 하나씩 양팔로 안으면 자연스럽게 직립보행을 하게 된다. 즉 직립보행은 강제된 것이다. 도구의 사용, 채집활동에 따른 먹이의 운반, 털이 없어서 새끼가 매달리지 못하므로 엄마가 아기를 팔에 안는 동작은 직립을 강제한다. 결정적으로 330만년 전 올드완 석기의 발견은 적어도 500만년 전에 이미 도구가 사용되었다는 사실을 추론하게 한다. 단순 도구와 의도적으로 가공한 석기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500만년 전에는 직립보행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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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이미지 [레벨:4]추론이 철학이다

2025.06.08 (00:17:41)

진화에는 표현형 가소성이란 게 있습니다

곰이 추위를 견디면 되는데 땅굴을 파서 겨울잠을 자버립니다

환경에 대해 고정적으로 대응하는 게 아니라 유동적으로 대응해버리는데

이게 장점이 뭐냐면 춥다고 해서 추위에 최적화된 몸이 되어 버리면 더위에 대응하기 힘들어지지만

사람이 춥고 덥고에 따라 옷을 입어 대응하듯이 어떤 환경 변화에도 대응이 된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것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도 대응이 되기 때문에 진화가 잘 안 일어납니다 

철새는 추우면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해버리는데 이러면 추위를 회피하면 되기에 추위에 적합한 진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철새가 추위에 적합하게 진화가 되려면 이동을 못하거나 어디로 이동하든 추워야 됩니다

인류 문명의 발전을 보면 21세기에도 아마존 원주민들은 문명이 전혀 발전되지 못했습니다

표현형 가소성으로 해결할 수 없는 환경적 문제를 겪어야 문명이 발전하는데 그게 바로 전쟁입니다

아마존 원주민들은 따뜻한 수렵채집 환경에서 지냈기 때문에 농사와 종교와 전쟁이 발전할 이유가 없어 전쟁을 겪지 못했습니다

표현형 가소성이 처리하지 못할 급격한 환경 변화가 있어야 진화가 일어난다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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