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판다는 원래 곰이었다. 400만 년 전부터 고기맛을 잊어버리고 대나무를 먹게 되었다. 우리는 진화가 우리에게 필요한 형질을 획득하는 플러스 변화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무언가를 잃게 되는 마이너스 변화다. 판다는 고기맛을 느끼는 아미노산 수용체를 잃었다. 플러스 변이로는 진화할 수 없다. 내부 밸런스를 깨기 때문이다. 이것이 구조의 모순이다. 하나가 변하면 전부 변해야 한다. 전부 변하지 못하므로 하나도 변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진화는 짧은 시간에 일어나고 금방 멈춘다. 우리가 신종을 관찰하기 어려운 이유다. 진화의 트리거가 있다. 그것은 무언가의 손실 형태로 존재한다. 진화의 뇌관은 구조의 비가역성이다. 늑대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인간의 손을 탄 개는 늑대로 돌아가지 못한다. 남미 원숭이는 아프리카에서 왔다. 지리적인 격리에 의해 아프리카로 돌아가지 못한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었을까? 사냥설, 도구설, 직립설, 지능설 등이 있다. 틀렸다. 판다가 미각을 잃었듯이 인간은 500만 년 전부터 풀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 되돌아갈 수 없다. 잎을 먹을 수 없으므로 나무를 떠났다.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 잡식을 하게 되었다. 잎을 먹지 못해서 나무를 떠난 인류의 조상은 먹을 게 없어서 굼벵이와 지렁이를 먹었다. 지렁이를 먹으려면 막대기로 땅을 파야 하고 굼벵이를 먹으려면 돌멩이로 썩은 나무를 부숴야 한다. 도구의 사용이다. 직립하지 않으면 하체 힘을 쓸 수 없으므로 채집을 못 한다. 인간은 유인원에 비해 하체가 길다. 긴 하체는 지렛대의 긴 손잡이다. 두 다리로 서지 못하는 원숭이는 통나무를 옮기고 돌을 들어 올릴 수 없다. 땅을 팔 수 없다. 일은 손으로 하지만 지렛대는 하체다. 역도선수는 하체 힘으로 역기를 든다. 직립보행은 자동으로 된다. 사냥가설은 틀렸다. 고대 인류가 하루 종일 사슴을 쫓아가서 사슴을 지치게 만들어서 사냥했다고 하지만 사슴을 해체하지 못한다. 침팬지의 팔힘만으로는 못한다. 하체의 힘을 써야 한다. 사슴사냥의 플러스는 거짓이고 풀을 소화시키지 못하는 마이너스가 진짜다. 마이너스는 강제하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잃으면 궁하다. 궁즉통이 되어 방법을 찾아낸다. 플러스는 강제하지 않는다. 그냥 풀을 먹지 왜 힘들게 사냥을 하지? 원숭이가 먹는 풀과 과일은 지천으로 널려 있다. 건조해져서 사막이 되었다고? 풀을 찾아 이동하면 된다. 변이로 인해 인류의 조상은 풀을 먹지 못하게 되었다. 풀을 소화시키는 것은 장내 미생물이다. 초식을 하려면 장이 길어야 한다. 장이 짧으면 허리가 날씬해져서 하체 힘을 쓸 수 있다. 하체 힘을 써야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초식을 버리면 도구와 직립은 자동이다. 지능의 발달은 중요하지 않다. 지능은 같은 고대 인류 간의 경쟁에 의해서 발전했다. 호주나 태즈매니아에 고립된 부족민은 지능이 낮다. 안다만 제도에 고립된 부족민은 불을 사용하지 않는다. 퇴행한 것이다. 전쟁을 하려면 협력이 필요하므로 지능이 높아야 한다. 인류의 진화는 풀을 소화시키는 능력의 상실 > 내장의 축소 > 날씬해진 허리 > 하체 힘의 사용 > 도구의 사용 > 직립보행 > 장거리 추적 사냥 > 언어의 등장 > 전쟁의 등장 > 사회성 발전 > 대집단의 출현 > 종교의 출현 > 농업의 출현으로 일어났다. 대략 이 순서다. 도구의 사용보다 중요한 것은 채집을 하면서 땅을 파고 통나무를 들어 올리고 뼈다귀를 부수고 돌을 치우는 것이다. 당기는 힘이 아니라 미는 힘을 쓰게 된다. 미는 힘에 맞게 신체구조가 변하고 마침내 도구를 쓸 수 있게 되었다. 직립보행은 미는 힘을 사용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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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양손이 사고로 없어지면 양발로 이것저것 다하게 되는데
결국 어떤 상황 때문에 앞발을 못써야 잠시나마 2족 보행이 됩니다
https://www.youtube.com/shorts/5VR_bQ8qKzY
(팔 하나가 없으니 2족 보행을 하는 원숭이)
이거 말고 다른 동물들도 보면 다람쥐가 뭔가를 먹을 때 앞발을 손처럼 활용하니깐 일시적으로 2족 상태가 되고
https://www.youtube.com/shorts/fZpDMYlpQBM
(킥보드를 타는 곰)
앞발로 핸들을 잡으니깐 2족 상태가 됩니다
미어캣은 보초를 설 때 2족 상태가 되고
고양이는 싸울 때 2족 상태가 되고
펭귄은 앞발이 아예 없으니깐 2족 보행
캥거루는 앞발을 손처럼 사용해서 뭔가를 먹고 싸우고 하니깐 2족 보행
사람이 도구를 쥐면 앞발을 사용을 못 하니깐 2족이 강제된다고 볼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