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은 단서다. 추론해야 한다. 마음은 비유다. 정신과 물질의 이항대립은 주인과 노예의 권력관계에 비유한 것이다. 유심론은 유물론이 앞세우는 물질이 추론의 단계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답이 될 수 없다고 보고 대체재를 찾으려는 모색이다. 인간은 있다. 우주도 있다. 둘은 연결되어 있다. 그것을 연결하는 것이 있다. 어떤 것이 있는 이유는 그것이 있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있는 것을 있게 하는 그 이전의 존재는 무엇인가? 그것은 신이다. 신의 존재를 알 뿐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 판 구조론이 정립되기까지 베게너의 대륙이동설은 잘 설명되지 못했다. 뉴턴의 중력이론이 정립되기까지 지동설은 잘 설명되지 못했다. 설명이 매끄럽지 못하다고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 잃어버린 고리를 핑계로 진화를 부정할 수는 없다.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변화가 하나의 소실점에 모인다. 그것을 신이라고 말하면 어폐가 있지만 내가 임의로 다른 이름을 붙일 수도 없다. 신의 의미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또 변해야 한다. 발명된 신은 우상이다. 신을 발견해야 한다. 메커니즘 우주는 액션이다. 액션은 방향전환이다. 추론의 근거는 방향전환의 단위가 되는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은 부름과 응답이 연결되어 의사결정의 단위를 이룬다. 존재는 정靜이 아니라 동動이다. 물질은 정靜이다. 정은 인간의 관측에 붙잡힌 것이다. 물질은 인간이 관측할 수 있는 상태로 존재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자연이 인간을 위해 특별히 관측하기 좋은 상태로 존재할 리는 없다. 물질은 존재의 일부 성질을 반영할 뿐이다. 존재의 동動은 메커니즘의 추적으로 파악된다. 존재는 메커니즘이다. 메커니즘은 부름과 응답의 연결이다. 유물론은 응답 측면에 주목한 것이며 유심론은 반대로 부름 측면에 주목한다. 한쪽만 보려고 한다. 유물론은 부분적 진실이고 유심론은 유물론에 대한 의심이다. 우주에 방향전환이 있을 뿐이다. 액션과 그 액션을 결정하는 의사결정의 단위로 설명해야 한다. 동動 정靜 동動은 정靜이 될 수 있지만 정靜은 동動이 될 수 없다. 동은 움직이므로 충돌하여 나란해진다. 나란한 것이 멈춘 것이다. 정은 움직이지 않으므로 계속 정에 머물러 있다. 우주는 동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궁극적으로 우주에 액션이 있을 뿐이다. 근대인의 물질중심적 사고, 원자론적 사고, 원소론적 사고는 정靜의 사유다. 존재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그 머무르는 자리를 물질이라고 하고, 원자라고 하고, 원소라고 한다. 그래야 인간이 관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막연히 자연은 인간이 관측하기 좋은 상태로 존재한다고 우긴다. 그 전제가 틀렸다. 물질은 존재가 공간에 붙잡힌 모습이다. 붙잡는 것은 매개다. 물질은 매개하는 형식이다. 매개는 공유다. 매개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인간이다. 인간의 관측이다. 인간에게 만져지면 물질이다. 만져지는 성질의 반은 인간의 사정이다. 인간의 관측은 왜곡된다. 존재가 존재를 관측해야 한다, 다이아몬드로 다이아몬드를 자르는 것과 같다. 만질 수 없는 부분을 알아내려면 자체 메커니즘으로 파악해야 한다. 유물론, 원자론, 원소론은 인간 중심의 사고에 의한 왜곡이다. 자연이 인간을 위해 특별히 관측하기 좋은 형태로 서비스할 리가 없다. 사실 누구나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그러므로 물질의 반대편을 보려고 한다. 유심론이 나온다. 역시 어거지다. 물物 심心 물질은 위치를 지키므로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원자든 원소든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고유한 성질이 있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간다. 고립된다. 정신은 연결된다. 마음은 외부의 영향을 받는다. 마음은 갈대처럼 바람에 흔들린다. 유물론은 물질의 고유한 성질에 의해 고립되고 유심론은 마음을 외부에서 붙잡아주므로 연결된다. 외부에서 붙잡는 것은 사회의 권력이다. 유심론은 자연의 존재를 인간 사회의 권력관계에 비유한다. 영혼이 주인이면 육체는 노예다. 유심론은 특별히 주장하는 것이 없다. 고립되어 왜소해진 유물론을 못마땅해하고 의심할 뿐이다. 창조설이 진화론에 흠집내기를 시도할 뿐 자체 논리가 없는 것과 같다. 논리가 없으면 상대 실수에 반사이익을 얻는 정치술을 쓴다. 상대편 주장에 부분적 오류가 발견되면 전체가 다 틀렸다고 우기는게 정치인의 흠집내기 기술이다. 과학을 정치로 하면 안 된다. 유심론은 유물론을 의심하고 오류의 가능성을 암시한다. 거기서 더 나아가려면 차원 도약이 필요하다.
물질이 집합되면 크기가 있고, 정신이 연결되면 권력이 있고, 메커니즘이 완성되면 단위가 있다. 액션은 가장 높은 단위에서 격발된다. 최초 격발자는 신이다. 인간이 있고, 우주가 있고, 연결되어 있으므로 신은 있다. 그 이상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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