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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87 vote 0 2022.09.20 (19:37:15)

    근대와 현대를 구분하는 구분선은 엔트로피다. 양질전화는 없다는게 엔트로피다. 무한동력 아저씨들이 하고 있는게 양질전화다. 러시아군이 고전하는 이유는 근본 철학이 비뚤어졌기 때문이다. 양질전화 착각 때문이다. 양이 많으면 질이 변한다는 마르크스 헛소리 말이다.


    양은 절대 질이 되지 않는다는게 엔트로피다. 문제는 2차대전 시기에 소련이 양으로 승부해서 재미 본 적이 많다는 점이다. 그런데 그게 과연 량인가? 독일은 질이 우수한 티거를 만들었고 러시아는 속도가 빠른 T34를 만들었다. 교환비가 불리해도 물량을 많이 찍어내면 된다. 


    잘못된 비교다. T34는 질이 우수한 전차다. 따발총이든 카츄샤 로켓이든 소련은 작고 빠른 것을 많이 만들어 1회용으로 쓰고 버리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착각이다. 그것을 량이라고 생각하는게 막연한 느낌이다. 피상적 관찰이다. 러시아가 이긴 것은 공군력 덕분이다.


    공군도 한때 삽질을 했다. 초반에 스탈린의 잘못된 생각을 때문에 후방사수가 없는 전투기를 만들었다. 당연히 대멸망. 나중에 후방사수 태우고 튼튼한 전투기를 만들어서 독일을 이겼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 번 아이디어로 재미 보면 거기에 빠져서 미친 짓을 하는 거다.


    보통 사람은 스탈린식 오판을 한다. 스탈린도 나름 천재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많이 냈다. 지도자가 천재다? 그게 고스란히 리스크로 돌아온다. 보통은 한 가지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상대가 그 한 가지 단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거다. 


    러시아는 전차도 인원을 적게 태우고 최대한 작게 만든다. 반면 미국은 인원을 많이 태워서 전고가 높다. 그 철학이 아직까지 이어져서 러시아 전차는 납작하고 미국 전차는 우뚝하다. 한 번 삽질이 영원한 삽질로 간다. 스탈린과 같은 생각으로 만든 것이 일본 전투기 제로센.


    양철판으로 만들었다. 미군 전투기가 편대비행을 도입하자 제로센은 형편없이 깨졌다. 선회력이 좋은 기발한 전투기를 만들었는데 최악의 결정이다. 제로센의 뛰어난 선회력을 써먹을 수 있는 에이스 조종사는 미드웨이에서 죄다 가라앉았다. 인명경시 사상에 조종사 부족.


    구조론으로 보면 질, 입자, 힘, 운동, 량을 다 갖추어야 하는데 우리는 질이 안 되니까 입자만, 기술이 안 되니까 정신력을 외치면서 스스로 자신의 한 팔을 꺾으며 죽을 자리로 기어들어 가는게 보통. 외교로 이길 수 있다는 체임벌린 멸망이 대표적. 외교만 믿다가 문약해진다.


    비스마르크는 외교를 중시했지만 보불전쟁은 죽기살기로 했다. 이것만 하면 된다고 기발한 아이디어에 꽂히는게 미친 거다. 윤석열이 문재인만 까면 된다고 믿거나 한동훈이 수사만 하면 다 된다고 믿는게 그런 외통수 사고다.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한 사람이 이런 짓한다.


    멸망한 국가의 공통점은 우리는 요것만 하면 된다며 스스로 한 팔을 꺾고 사지로 기어들어 갔다가 환경변화에 치이는 것이다. 프랑스 청년학파의 삽질이 대표적이다. 보불전쟁 지고 독일에 막대한 전쟁 배상금을 물어준 프랑스는 예산이 없으니 대형 전함을 건조할 수 없었다.


    열강의 거함거포주의에 합류하지 못하고 작은 어뢰정만 잔뜩 만들었는데 영국이 구축함으로 대응하자 200척의 어뢰정은 못 쓰게 되어 그냥 버렸다. 나름 괜찮은 아이디어였는데 문제는 영국이 맞대응을 한 거다. 바보들의 공통점은 상대의 맞대응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랑스는 잔꾀 부리다가 전함 건조기술을 잊어버려서 영원히 해군이 망했다. 미국의 브래들리 보병전투차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다. 수십 년 걸려 온갖 시행착오 끝에 만능전투차를 만들었는데 이걸 비난하려고 만든 영화가 펜타곤 워즈. 한때 발췌된 영상이 널리 알려졌다.


    영화에서는 공무원 삽질로 보병수송차 만들려다가 인원은 6명밖에 탑승 못해서 수송 실패, 험비 타야 되고, 정찰용도로 쓰려다가 포탑을 높이 달아서 눈에 잘 띄므로 정찰도 못 하고, 괜히 미사일까지 달아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괴물이 되었다고 주장했지만 영화의 헛소리다.


    브래들리는 좋은 무기다. 현대전을 이해하지 못하고 영화가 삽질한 것이다. 소련이 절대 따라오지 못하는 완벽한 괴물을 만들어서 군비경쟁으로 소련을 망하게 만들려는 미국의 계획은 성공했다. 푸틴이 망한 이유는 스탈린의 물량사상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AK소총은 내부가 헐렁하다. 소련의 기술이 안 되니까 일부러 그렇게 만든 건데 거기에 꽂혔다. 뭐든 헐렁해야 해. 대포도 헐렁하게 만들고 포탄도 헐렁하게 만들어서 명중탄이 안 나온다. 미국이 밀어주는 우크라이나 포병과 러시아 포병은 교환비가 10대 1이라는 말이 있다. 


    그 정도는 아니겠지만 러시아가 대충 아무데나 쏘는건 확실하다. 문제는 이러한 얼렁뚱땅 병이 우리나라에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는 거. 우리는 정의당이니까 요것만 하겠다. 나는 좌파니까 푸틴을 옹호하겠다. 우리는 지식인이니까 비판만 하겠다. 그런게 얼빠진 삽질이다.


    스스로 자신의 동선을 줄이고 보폭을 좁히고 어느 한 곳에 몰빵하면 죽는다. 환경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상대가 맞대응하기 때문이다. 할 건 다 해야 한다. 공격만 하거나 수비만 하면 죽는다. 토탈샤커 들어나 봤나? 원래 동네축구는 토탈샤커다. 벌떼축구 하는 거.


    실력이 늘면 포지션을 나누고 어느 하나에 올인한다. 전문 분야의 지식인이 잘 빠지는 함정. 대부분 보수꼴통은 이것 하나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만 하면 돼. 민영화만 하면 돼. 영어 몰입교육이 최고야. 강남에 똘똘한 한 채가 답이지. 이게 멍청한 짓.


    스스로 자기 역할을 좁힌다. 프로가 되면 다시 토탈샤커로 간다. 수비수는 공격가담, 공격수는 수비가담이다. 조금 안다고 껍죽대는 3류 전문가와 구조론의 차이. 어느 하나에 올인하는 자는 3류다. 프로는 모든 경우의 수를 체크한다. 상대의 맞대응과 환경변화를 고려한다.


    요거 하나만 하면 돼. 이런 소리 하는 자는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구석에 숨었다가 죽는다. 우리는 산업과 경쟁과 지식과 복지와 도덕성 중에서 하나도 버리면 안 된다. 오직 산업만, 오직 경쟁만, 오직 복지만, 오직 도덕만 찾는 행태는 자기가 죽을 자리로 들어가는 것이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면 바로 죽는다. 맞대응에 죽고 환경변화에 죽는다. 약점이 드러나면 상대는 그것만 줄기차게 물고 늘어진다. 


    ###


    연결된 2가 각자 따로 노는 1, 1을 이기는 것이 엔트로피다. 질은 연결되어 있고 양은 분리되어 있다. 양질전화 착각은 닫힌계를 적용하지 않은데 따른 오류다. 물이 100도에서 끓는 것은 외부에서 에너지를 공급한 것이다. 물을 많이 모아놓는다고 해서 소금이 되는 것은 아니다.


    결함 있는 다수가 완벽한 하나보다 낫다고 믿는게 양질전화 착각이다. 결함 있는 다수가 협력으로 이기는 수가 있지만 그게 바로 질이다. 장교단을 양성해야 결함 있는 다수가 협력을 한다. 장교가 없어서 협력이 안 되는데 쪽수로 밀어붙이다가 일방적으로 학살 당하는게 보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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