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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195 vote 1 2021.03.06 (20:53:14)

      
    비열한 윤석열     


    한국 남자들은 대부분 군복무를 했다. 입대해서 제일 먼저 배우는 것은 직속상관을 배반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간부는 사병의 주적이라는 말이다. 간부는 간부끼리 서열이 있고, 부사관은 부사관끼리 위계질서가 있고, 사병은 사병끼리 고참과 신참 간의 역할분담이 있다. 


    간부는 부사관을 함부로 대할 수 없고, 하사가 화장실 뒤로 끌려가서 병장들에게 몰매 맞는 일은 흔히 있고, 문제가 있으면 사병들끼리 의논한 후 간부에게 보고하고, 소대 안에서 의논한 후 중대에 보고하고, 중대장에게 보고한 후 대대장에게 알리는 순서가 정해져 있다. 


    그렇게 해야지만 일이 돌아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가끔 개념 없는 병사가 사병 간의 일을 간부에게 꼰질러서 소동을 일으키곤 한다. 간부에게 알리더라도 선임에게 먼저 말을 하고 다음 분대장이나 내무반 왕고를 거쳐서 소대장에게 보고하는 것이다. 단계를 밟아야 한다. 


    사병과 부사관과 장교들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다. 이게 중요하다. 병들은 같은 병사들끼리 내무반 안에서 직접 신체접촉을 한다. 밤중에 라면을 끓여먹기도 하고 소주를 까기도 한다. 그 과정에 일어나는 문제는 간부들 빼고 병사들 세계 안의 신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다. 


    왜 이게 문제가 되느냐 하면 병사들은 24시간 같이 살을 부대끼고 살아야 하는데 간부들은 6시만 지나면 퇴근하기 때문이다. 간부들도 24시간 병과 같이 생활한다면 간부에게 보고하는게 맞다. 그런데 퇴근하고 없잖아. 이게 문제가 된다. 옆에서 방귀를 먹어보지 않는다.


    쟤가 너무 독한 방귀를 뀌는데요? 이건 24시간 같이 생활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부부간의 문제도 그렇다. 외부인이 참견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같이 생활해보지 않았잖아. 윤석열이 법무부 장관을 칠 때만 해도 국민들은 사병과 부사관의 흔히 있는 마찰로만 알았다.


     법무부와 검찰의 영역싸움은 1중대와 2중대의 신경전처럼 흔히 있는 일이지. 뭐 그럴 수도 있지. 하고 넘어가려 했는데 처음부터 직속상관인 대통령을 노리고 저격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그는 타고난 배반자였던 것이다. 한국인들은 이런 배반자를 용서한 적이 없다. 


    그는 정치발언을 할 구실을 잡으려고 있는 대로 털어서 건수를 잡았다. 털어서 나오지 않으면 나올 때까지 터는 거다. 목표는 매를 버는 것이었다. 대가리를 디밀며 때려봐 때려봐 때려봐! 이러다가 한 대 얻어맞고 재인이 형아가 나를 때렸어요 엉엉엉 이러고 나자빠졌다.


    꼬투리를 잡으려고 잡은 것이다. 친족에 대한 범죄를 강하게 처벌하는 나라가 한국이다. 아버지를 찌른 패륜범죄를 국민이 용서할 리가 없다. 믿고 신임했는데 신의를 깬 것은 천인공노할 만행이다. 검찰개혁을 어떻게 하느냐는 방법론에 불과한 것이다. 중요하지도 않다.


    정치권이라는 내무반 막사 안에서 사병끼리의 다툼인데 오류가 있어도 상호작용 과정에서 용해되는 것이다. 윤석열은 그 문제를 내부에서 논의하지 않고 다른 중대에 가서 간부들에게 호소한 셈이다. 아버지의 잘못을 이웃집에 가서 폭로한 격이다. 친족의 의리를 버렸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내부에서 논의하는게 한국인이 배운 윤리다. 외부에서 개입하면 사적영역이 아닌 공적영역이 되고 관례를 깨는 하나의 선례가 되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응해야 한다. 그래서 문제가 더 꼬이는 것이다. 부부싸움을 하다가도 화해하곤 한다.


    그러나 외부에서 개입하면 화해할 수 없다. 화해하려면 서로 한 가지씩 양보해야 하는데 외부에서 개입하면 서로 내가 더 양보했다고 판단하게 된다. 내가 보는 것과 남이 보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다. 옆에서 방귀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알 수 없는 부분이 있는 거다.


    서로 상처 주게 된다. 누구도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 윤석열 패거리만 모르고 한국인들은 다 아는 상식이다. 불만이 있어도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과 두 사람의 신의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 그런데 애초부터 말썽을 부릴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 왜? 민주정부를 물로 보니깐.


    필자가 노무현 대통령 때 공안통치라는 말이 나오도록 강하게 기강을 잡아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문재인 초기에도 마찬가지. 민주주의는 각자 알아서 해먹는 개판상황이라고 믿는 자들 있다. 국정원 민간인 사찰도 없고 검찰도 손 놓았고 국토부 공무원들처럼 해먹자? 


    기레기들이 제일 먼저 해먹었다. 개판 쳤다. 남산에 끌려가서 코렁탕을 먹을 일도 없겠다. 겁나는게 없다. 이런 일은 예견되었어야 했다. 역사책을 한 줄이라도 읽어본 사람은 안다.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민주주의가 독재보다 무섭다는 사실 보여줘야 한다. 


    왜 프랑스 혁명정부가 공포정치를 했는지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선진국은 어떻게 하는가? 만인이 만인을 감시한다. 할머니들이 2층 베란다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동네를 감시하다가 정유라가 말 타고 무슨 수상한 하는지 의심되면 신고한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한다. 


    공사구분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부부간에 장난치다가 한 대 때렸다. 너도 한 대 때려. 이러고 넘어가려는데 외부에서 제 3자가 개입하면? 한 대 때려서 문제가 되면 한 대 맞아주면 된다? 이게 관례가 되면? 타이슨이 마누라를 한 대 때렸는데 마누라도 한 대 때리면 되는가? 


    사적공간에서는 상호작용 과정에서 용해될 수 있는 문제가 공적공간에서는 치명적인 문제로 된다. 공사구분이 안 되는 자는 상종하지 말아야 한다. 공적공간에서 규칙을 정할 때는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극단적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이슨은 극단적 경우다.


    모든 국민이 타이슨은 아니다. 그러나 공적 공간에서 룰을 정할 때는 모든 국민이 타이슨이라고 가정하고 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뒤탈이 난다. 누구도 납득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일은 커져 버리고 수습이 안 된다. 한국인들은 유교교육을 받아서 이런걸 안다. 


    공자가 말했다. 우리 마을에 정직한 이가 있는데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숨겨주고 아들은 아버지를 위해 숨겨주니 정직은 그 가운데 있다고. 70군데 압수수색으로 아버지의 허물을 뒤져 국힘당에 꼰지른 자가 있다. 애미애비도 없는 호로새끼라는 말은 이런 때 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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