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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926 vote 0 2021.03.01 (20:48:38)

    인생은 기세다


    인생의 정답은 운도 아니고 노력도 아니고 기세다. 자신이 준비한 것과 환경의 변화가 일치할 때 기세가 오른다. 손패와 더미패와 바닥패가 맞아떨어져 양의 피드백에 의한 선순환이 일어난다. 처음은 환경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환경변화가 뒤통수를 친다. 


    애써 모아놓은 것이 한 방에 날아간다. 노력한 보람이 없다. 내게 유리한 쪽으로 환경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운이다.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면 늦고 자신이 직접 변화를 설계해야 한다는데 인생승부의 묘미가 있다. 내 사건을 일으키고 내 환경을 내가 조성해야 한다. 


    내가 게임의 주최측이 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인생의 원칙이 있어야 한다. 스트레스받지 않으려면 말이다. 좌충우돌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자체 모순을 피하려면 말이다. 기껏 정상에 올랐다가 '이 산이 아닌게벼.' 하고 도로 원점으로 후퇴하지 않으려면 말이다.


    누구도 운명을 피할 수는 없다. 인생은 맞춰 사는 것이다. 거북이 등껍질을 벗어던지지 못한다. 인간은 그저 주어진 조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존재다. 그런데 이쪽에 맞추면 저쪽과 틀어진다. 나와 맞추면 환경과 틀어진다. 일단은 나와 맞춰봐야 한다.


    그것은 자기다움이다. 캐릭터를 얻는다. 그런데 나다우려고 하면 환경과 틀어진다. 내가 고집을 피우면 동료가 떠난다. 동료에게 맞춰주면 내가 상처 입는다. 부단히 새로운 게임으로 갈아탈밖에. 새로운 게임에선 승부가 나지 않았으므로 다치는 사람이 없다.


    고스톱을 쳐도 손패와 더미패와 바닥패가 있다. 내게 맞추는 것은 손패를 확인하는 것이요, 환경에 맞추는 것은 바닥패를 확인하는 것이다. 뒤패가 붙어야 성공한다. 그것은 노력으로 안 되고, 운으로도 안 되고, 기세로 되는 것이다. 흔들고 쓰리고에 판쓸이한다.


    1) 나답게 살아야 한다.

    2) 환경에 맞춰 살아야 한다.

    3) 나와 맞고 환경에도 맞는 것은 변화다.

    4) 맞지 않으면 새로운 게임으로 갈아타야 한다.

    5) 인간은 그저 할 수 있는 것을 할 뿐이다.

    6) 이기는 싸움을 해야한다.

    7) 행복이나 쾌락, 사랑, 정의, 도덕처럼 남들 앞에 보라고 전시하는 허구의 관념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8) 장기전을 해야 한다.

    9) 일관성을 가져야 한다.

    10)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11) 출발점에서의 원칙을 양보하면 안 된다.

    12) 내가 옳다면 옳은 거다.

    13) 나의 생각인지 외부에서 주입된 생각인지 호르몬의 영향인지 분별해야 한다.

    14) 게임의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15) 내가 설계한 게임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16) 주도권을 잡으려면 나의 캐릭터를 고정시키지 말아야 한다.


    나를 찾아야 한다. 그것이 나다운 것이다. 캐릭터를 만들어야 한다. 그럴 때 자연스럽다. 그러나 내 안에도 내가 없고 내 밖에도 내가 없으며 너와 나의 부단한 상호작용 속에 진정한 내가 있다. 나답다는 것은 타인에 의해 규정된 가짜다. 넌 남자니까 이래야 해. 


   주입된 것이다. 인생은 나를 찾는 것이며 그것은 나를 버리는 것이다. 껍데기를 버려야 알짜배기가 나온다. 단이 있다. 단에 위치하면 내가 가만있어도 타인이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럴 때 내가 게임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 찾아야 할 진정한 나는 그곳에 있다. 


    타인에 의해 규정된 나는 가짜다. 남들 앞에 전시된 나는 가짜다. 쾌락이니 행복이니 선악이니 정의니 도덕이니 하는 식의 언어는 전시용이다. 타인에게 나의 캐릭터를 설명할 때 쓰는 말이다. 진정한 나는 단에 있다. 단은 사건의 단서가 되며 일의 실마리가 된다. 


    자동차는 운전석이 단이다. 단에 있으면 이 버스 노량진 가나요? 하고 지나가는 사람이 물어온다. 타인이 먼저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럴 때 내가 주도권을 쥔다. 보석을 갖고 명품을 사는 이유는 단을 차지하려는 것이다. 타이틀을 붙이고 간판을 달고 명찰을 단다.


    단은 시작점이다. 원자든 이데아든 사단칠정이든 음양오행이든 고집멸도든 삼위일체든 단을 세우려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꾸며낸 거짓 단이다. 시작점은 새로운 게임에 있다. 낡은 게임은 단이 없다. 기승전결의 기에 서는 것이 단이다. 사건의 원인에 서야 단이다. 


    단은 원자와 같다. 작고 단단하며 변하지 않으면서 모든 변화의 주인이 된다. 그것은 게임의 룰이다. 단을 완성하고 단을 지배해야 한다. 단을 얻으면 기세를 얻는다. 인생의 정답은 기세다. 그런데 기세는 사건의 기에 없고 승에 없고 전과 결에 있다. 끝단에 있다.


    그러나 끝단에는 기세가 없다. 전과 결에는 올라탈 수 없다. 가담할 수 없다. 초대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관중이 된다. 이미 진행 중인 시합에 선수로 뛰겠다고 나서는 격이다.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이 없다. 단은 꼭대기에 있다. 그러나 단은 꼭대기에 없다. 


    기세는 꼭대기에 있다. 그러나 꼭대기에는 기세가 없다. 기세는 기슭에 있다. 그러나 기세는 기슭에 없다. 기에 가담해야 승을 거쳐서 전에 이를 때 기세가 오른다. 산꼭대기에서 굴리는 바위가 기슭까지 도달해야 기세가 오른다. 기슭에서는 바위를 굴릴 수가 없다.


    단을 차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단은 정상이다. 정상에서 눈덩이를 굴려야 기세가 있다. 그러나 기세는 정상에 없다. 정상에서 기슭까지 내려오는 과정에 있다. 방향성에 있다. 정상에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 올리고 단을 이루지 않으면 결코 기세를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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