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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62 vote 0 2021.02.11 (14:19:29)


    구조론적 세계관


    대화가 안 통하는 사람이 있다. 세계관이 비뚤어진 자들이다. 봉건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과는 대화할 수 없다. 눈앞에 있는 컵을 보고 '여우가 둔갑한게 아니라는 보장이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과는 대화를 포기하는게 맞다. 라디오를 보여주면 그 안에 요괴가 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고 확신을 가져 버린다.


    종교 믿는 사람과는 진지한 대화가 불가능하다. 점 보러 다니는 사람, 삼재가 들었다느니, 손 없는 날이라느니 헛소리하는 사람과는 대화가 불가능이다. 사주명리학이 어떻고 주역이 어떻고 개소리하는 사람은 상종하지 말자. 맞는 말 해봤자 어차피 못 알아듣는다. 생각이 틀린게 아니고 생각의 자궁이 틀렸다.


    가르쳐 주면 알아듣는 척하지만 도로 원위치 된다. 근본이 틀어져 있으므로 말단부를 교정하는 대증요법으로는 완치가 안 된다. 원자론이 그나마 낫다. 원자는 변하지 않는다. 갑자기 여우가 둔갑하거나, 요괴가 출현하거나, 운명이 사주팔자로 결정하거나 하는 돌발상황은 일어날 수 없다. 음모론 따위 믿지 않는다. 


    원자의 고유한 속성 때문이다. 사주팔자가 운명을 정하려고 해도 원자에 막힌다. 원자는 엄청나게 많은데 그 많은 원자를 어떻게 일일이 개조한다는 말인가? 노가다가 많이 든다. 일당이 안 나와준다. 요괴도, 사탄도, 주술도, 음모도 원자 특유의 고집불통과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인해전술에 막혀서 실패한다. 


    과학을 배우면 알게 된다. 세상은 의외로 만만치 않다는 사실을. 쉽게 그렇게 잘 안 돼. 이상한 짓 해봤자 실패한다구. 우주는 튼튼한 소재로 건축된거야. 요괴 따위가 건드릴 수 있는 수준이 아냐. 음모를 꾸며봤자 생각대로 잘 안 돼. 문제는 원자론의 고집이다. 원자는 막강해. 쪼개지지 않아. 고유한 성질이 있어. 


    세상은 잘 안 변해. 혁명은 잘 안 돼. 세상이 만만한 줄 알아? 너희들이 기득권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애? 재벌의 거대한 힘을 너희 애송이들은 상상도 못 해. 감히 검사를 건드려? 너희들이 기레기 무서운 줄 모르는구나. 이런 식으로 고집불통이 되는 것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기죽어 있다. 위축되어 소심해져 있다. 


    이들의 고집은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요즘은 극우고집, 좌파고집, 페미고집이 유명하다. 극우고집은 윤서인 같은 자들인데 원자론적 사고에 굳어서 세상은 절대 변하지 않으며 돈을 벌려면 원래 부자로 태어나거나 아니면 엄청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믿는다. 죽도록 일해야 한다. 가난은 타고난 게으름 때문이다. 


    수소와 산소가 다르듯이 일본인은 원래 근면하고, 유태인은 원래 대단하고, 부자는 원래 우월하며, 한국인은 원래 단결이 안 되는 족속이라 조선놈은 그저 몽둥이맛을 봐야 말을 듣는다는 식의 비뚤어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변화와 진보의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오직 힘의 논리 하나만 받아들인다.


    금은 무겁고 알루미늄은 가볍다. 원래 그렇다. 믿을 수 있다. 변화는 없다.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는 회의주의자가 되어 있다. 문제는 좌파꼴통이다. 이들 역시 원자론의 절대성을 따라 고집불통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혁명을 하려면 오로지 마르크스의 가르침을 따라야 하고 다른 방법은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재벌은 무조건 죽여야 하고, 자본은 무조건 나쁜 것이며, 돈은 원래 나쁘고, 정부도 나쁘고, 군대도 나쁘고, 육식은 나쁘고, 원전은 다 파괴해야 하고, 사대강 보는 다 철거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면 인류는 다 죽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완벽한 절망밖에 없다.


    왜 이들은 절망에 빠졌을까? 원자가 그렇기 때문이다. 쪼개지지 않는다. 고유한 성질이 있다. 어떻게 해볼 수가 없다. 방법이 없다. 너죽고 나죽기다. 결국 이들은 문명의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인간은 벌거벗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다. 인간에 대한 불신이다. 일부는 타협하는데 주사파가 그들이다.


    주사파의 품성론은 원자를 개량하자는 주의다. 인간은 원자처럼 고유한 품성에 지배되므로 품성이 우월한 자를 골라 모으면 된다. 은을 금으로 바꾸기 어렵고, 금을 모은 다음 지도자로 선출하면 되는데 금 중에 백금은 이석기다. 이석기는 아무리 욕을 먹어도 웃는다. 하느님 같은 자애로움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석기는 원자가 다르다. 이런 식으로 비뚤어져 있다. 정리하자. 두 종류의 또라이가 있다. 괴력난신을 추종하고, 음모론을 따르고, 귀신과 천사와 내세와 요괴와 둔갑술을 믿고, 주역과 사주와 점술과 팔자를 믿는 봉건 또라이다. 이들은 믿음이 없어서 불안하다. 신을 믿는다지만 믿음의 부재를 들키는 행동이다. 


    불안해서 종교를 믿는 것이고 불안한 이유는 세상에 믿을 구석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쉽게 배신하고 기본적으로 사람을 믿지 않는다. 한 번 믿기 시작하면 맹종하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인간이 요괴를 이길 수는 없으므로 힘센 대상에 복종하는 것이다. 그것은 믿는 것이 아니라 굴복하는 것이다.


    원자론 또라이도 고약하다. 이들은 변화를 믿지 않는다.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며 보수꼴통이 되거나 아니면 바꾸려면 다 바꾸어야 한다며 극단적인 좌파가 된다. 좌파꼴통은 입으로만 변화를 주장할 뿐 실제로는 변화를 반대한다. 이들은 신곡을 듣지 않는다. 새로운 패션이나 유행이나 트렌드에 관심이 없다.


    혁명을 팔아먹을 뿐 실제로는 변화를 싫어한다. 원자가 쪼개지지 않듯이 이들의 마음은 닫혀 있다. 그래서 열린민주당이 이들 마음에 굳게 닫혀 있는 자들과 차별화할 목적으로 열린이라는 말을 쓰는 것이다. 열려 있는 구조론의 세계관으로 갈아타야 한다. 구조론은 원자를 부정한다. 깨지지 않는 것은 없다. 


    고유한 것은 없다. 있는 것은 관계다. 관계는 순식간에 변한다. 잉꼬부부가 하루아침에 헤어지는 것은 흔하다. 앙숙이다가도 갑자기 친해져서 커플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의외로 관계는 변하지 않는다. 환경과의 관계 때문이다. 선진국은 계속 선진국이고 후진국은 계속 후진국이다. 그게 다 관계 때문이다.


    부자는 계속 부자고 빈자는 계속 빈자다. 선진국은 선진국과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고 부자는 친구도 부자이기 때문이다. 관계를 바꾸면 순식간에 변하지만 관계를 바꾸기 쉽지 않다. 구조론은 음모론을 부정한다. 프리메이슨이니 일루미나티니 이런거 안 된다. 음모나 계획이나 야망이나 의지나 잘 안 된다.


    히틀러는 걸핏하면 의지를 주장한다. 안 된다. 해봐라 되나? 관계가 바뀌지 않으면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음의 피드백이 걸리면 의지가 강할수록 수렁은 더 깊어진다. 반대로 양의 피드백을 타면 범선이 순풍을 타고 가듯이 술술 잘 간다. 나치는 의지로 된 것이 아니고 당시 좋은 흐름 때문에 된 것이다.


    전쟁을 해서 친구를 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51이 49로 바뀌는 순간 나쁜 흐름을 타서 음의 피드백에 걸려 계속 나빠진다. 나쁜 흐름에서는 무조건 나빠지고 좋은 흐름에서는 지갑을 계속 줍는다. 문재인은 여전히 지갑이 대문으로 들어온다. 대부분 가난한 나라들은 항구가 없다. 아르메니아가 고생하는 이유다. 


    반면 이웃 나라 조지아는 항구가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싸우고도 요즘 나름 잘 나가고 있다. 조지아나 아르메니아나 거기서 거긴데 왜 하나는 남한처럼 풀리고 하나는 북한처럼 막히는가? 외교를 잘못해서다. 아르메니아 학살 때 꼬였다. 북한은 미국의 폭격 때 꼬였다. 피해자가 계속 피해자 포지션으로 있다.


    극단적 페미니즘도 피해자 포지션을 고집하므로 아르메니아 되고 북한이 된다. 한 번 꼬이면 계속 꼬인다. 관계가 끊어지면 망하고 연결되면 흥한다. 열려야 관계가 연결된다. 그래서 열린우리당과 열린민주당의 열린주의다. 관계가 단절되면 노력을 해도 망하고 관계가 회복되면 게으런 자도 흥분해서 흥한다. 


    부지런한 사람의 특징은 잘 흥분하는 데 있다. 연결되면 흥분한다. 노력 필요 없고 될 때는 인맥으로 한 방에 된다. 구조론은 낙관주의다. 세상이 원자라면 성질을 바꾸기가 어렵지만 구조라면 부품 하나를 교체해서 성질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 기어를 R로 바꾸면 앞으로 잘 가던 자동차가 갑자기 뒤로 간다.


    원자론적 세계관으로 보면 부지런한 일본인과 지저분한 중국인의 성질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일본도 플라자 합의 한 방에 가고 중국도 WTO 가입 한 방에 뜬다. 관계가 바뀌면 순식간에 바뀐다. 관계가 유지되면 잘 변하지 않는다. 요즘은 중국인도 깨끗하다. 사람을 믿을 때는 주변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사람이 가진 관계를 믿어야 하고 사람을 의심해도 주변과의 관계를 의심해야 한다. 그 사람 주변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보면 그 사람의 본질을 알 수 있다. 조응천이 삽질하는 이유는 조응천 친구들이 죄다 그런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절대 사람을 보고 판단하지 말라. 그가 속하여 노는 물을 보고 판단하라. 


    그가 속한 그룹을 보고 판단하라. 사람은 변하지만 그룹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주의 근본은 효율성이다. 세상이 이 모양 이 꼴인 것은 그게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절대성이 아니라 상대성이다. 원자는 절대적이고 구조는 상대적이다. 목표에 도달하는 경로가 다양하다. 경쟁자를 반걸음만 앞서가면 된다.


    절대적인 답을 추구하는 좌파와 우파의 극단주의를 제압한다. 이기는 방법은 상대적이나 이겨야 한다는 본질은 절대적이다. 이긴다는 것은 의사결정이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것이다. 원자론으로 보면 절대적으로 우월한 자가 권력을 잡지만 구조론으로 보면 반대다. 열등한 자를 거느린 자가 쉽게 권력을 잡는다.


    진중권이 토라진 이유다. 우월한 자가 권력을 잡는 논리로 보면 진중권이 권력을 잡아야 하는데 무개념 문빠를 거느린 김어준이 권력을 잡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상대적인 에너지 낙차로 보면 김어준이 낙차가 크다. 더 많은 가속도를 거느린다. 사이비 교주가 그렇다. 바보들을 모아 쉽게 권력을 쥔다.


    에너지 낙차가 큰 쪽이 이긴다. 우주 안에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효율성이다. 진중권보다 김어준이 효율적인 구조를 가졌다. 현대는 모더니즘과 새로운 모더니즘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쓸데없이 모더니즘과 각을 세우느라 길을 잃었다. 모더니즘은 원자론적 사고다. 최종보스에게 절대권력이 있다.


    절대복종해야 한다는 사상이다. 양차 세계대전을 만났다. 뭔가 아니다 싶어서 모더니즘을 벗어나야 한다며 무조건 해체, 개판, 삽질을 주장하게 되었다. 주술의 봉건시대로 돌아간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반과학으로 질주한다. 여우가 둔갑해서 미녀가 되었다고 믿는 봉건시대 마녀사냥 수준으로 퇴행했다. 


    '얼른 뒤에 숨긴 꼬리를 내놓아라' 하고 윽박지르는 사태가 벌어진게 진중권 현상이다. 구조론으로 보면 최종보스, 절대권력은 없으며 상대적인 에너지 효율성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략은? 적을 죽이고 제거하는게 아니라 달고 가면서 반보 앞서가는 것이다. 달고 가며 에너지를 빼먹으면 이긴다.


    끝없이 신곡과 유행과 트렌드와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악을 제거하고 선을 세워야 한다는건 원자론적 사고다. 악보다 반걸음 앞서가면 선이다. 왜? 에너지는 쏠림현상을 일으키므로 1을 앞서도 백으로 변하기 때문이다. 양의 피드백이 걸리면 작은 차이가 점점 벌어져서 큰 변화가 된다. 세상이 다 바뀐다.


    긍정하고 낙관할 수 있다. 정답은 필요 없고 바보들보다 1프로만 이기면 된다. 흐름을 타면 1프로가 모여서 백프로가 된다. 방향만 바르게 판단하면 된다.


[레벨:30]솔숲길

2021.02.12 (11:53:49)

전쟁을 해서 적을 친구로 만들었기 때문에 => 친구를 적으로?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21.02.12 (12:00:04)

감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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