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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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6386 vote 0 2008.12.30 (23: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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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는 해독되고 있는가? 21세기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인간들은 무리지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이 문명의 종착역은 어디인가? 산업화에 이어 정보화로 간다면 정보화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세기가 혁명의 세기라면 혁명 다음에 오는 것은 무엇인가? 실존주의 등장, 구조주의 철학, 칼 포퍼의 열린사회, 포스트모더니즘 담론, 인상주의 화풍, 대중문화의 등장, 매스미디어의 출현. 양차 세계대전 후 나타난 새로운 징후들이다. 확실히 이전시대와 차별화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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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한 줄에 꿰어 보이는 것이다. 하나의 기준으로 일관되게 설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지적 관점이 필요하다. 전지적 관점에서는 연역추론을 전개할 수 있다.

이 글은 연역적 구조로 되어 있다. 80자 안팎의 문단들이 자체 완결성을 가지고 사슬처럼 연쇄적인 고리로 이어진다. ‘아브라함은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를 낳고......’처럼 계속 이어간다.

자연이 인간을 낳고 인간이 공동체를 낳는다. 자연의 진리가 인간의 깨달음을 낳고, 인간의 깨달음이 공동체의 이상주의를 낳는다. 이 논리가 일반명제를 이루어 커다란 하나의 동그라미가 된다.

‘자연-인간-공동체≫진리-깨달음-이상주의’라는 큰 동그라미 안에 같은 패턴의 작은 동그라미들이 무수히 들어 있다. 이렇듯 연쇄적인 고리로 한 줄에 꿰어내는 연역추론의 방법론을 소개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잘 읽어지는 글은 아니다. 내용을 최대한 압축하여 교과서처럼 엮었다. 연역적 구조의 맥락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의 중복이 많다. 또 일반적인 쓰임새와 다르게 필자가 임의로 개념을 규정한 어휘들도 많다.

내가 목격한 사실을 알리는 글이 아니라 내가 바라본 지점을 알리는 글이다. 그래서 각주도 없고 참고문헌도 없지만 인터넷에 올려진 많은 글에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하여 두어 페이지로 요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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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눈과 귀와 코를 비롯한 신체감관으로부터 얻은 무질서한 정보들에서 일정한 규칙성을 발견하는 방법으로 인식을 성립시킨다. 그 신체감관으로 얻은 무질서한 정보들을 한 곳으로 모을 수 있게 하는 연결고리가 구조다.

학문은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구조적 접근은 학문적 성과의 유도과정을 밝히는 것이다. 어떤 새로운 지식을 설명하되 왜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는지 구조의 고리들을 추적하여 인식의 접근경로를 해명하는 것이다.

인식의 유도과정을 추적하면 인간의 인식이 대부분 연역적으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역법(deduction)은 일반명제를 앞세운 다음 이를 뒤(de-)로 당겨 개별적인 사실에 적용하는 추론방법이다.

연역법이 교육(education)과 어원이 같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교육은 라틴어 educatio에서 유래한 말로 인간의 내부에 감추어진 재능을 밖으로 끌어낸다는 의미다. 연역과 교육은 어원이 같은 만큼 원리도 같다.

교육은 인간 내부의 잠재성으로부터 끌어내고 연역은 자연의 완전성으로부터 끌어낸다. 인간 내부에 그 끌어낼 잠재성이 있어야 교육할 수 있고 자연의 내부에 그 끌어낼 일반명제가 감추어져 있어야 연역할 수 있다.

연역을 위해 자연에서 찾아낸 무오류의 일반명제가 진리의 완전성이다. 마찬가지로 인간의 내부에도 고유한 완전성이 존재한다. 그것이 자연의 완전성과 감응하는 능력으로서의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인식할 수 있다.

일반에서 개별로 가는 연역원리에 따라 인간의 인식은 보편에서 특수로 가고, 전체에서 부분으로 가고, 완전에서 불완전으로 간다. 그리고 인간의 일상적인 인식과 판단은 대부분 연역적 직관에 의해 이루어진다.

그러나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이나 과학의 성과들은 대부분 귀납추론으로 얻어진다. 대부분의 오류는 바로 이러한 연역과 귀납의 혼선 때문에 일어난다. 귀납적 지식을 연역적 지혜로 전환시켜 인식해야 바르다.

연역추론을 전개하려면 전체과정을 한 줄에 꿰어내는 전지적 관점을 획득해야 한다. 역사이래 전지에 이른 사람이 없으므로 전지적 관점으로 세상 모든 것을 한 줄에 꿰어 일관되게 설명하는데 성공한 사람은 없다.

귀납적 지식을 연역적 지혜로 전환시키는 것이 깨달음이다. 깨달음은 내 안의 완전성으로 자연의 완전성과 감응하여 자연의 연역원리와 나의 인식원리를 일치시키는 방법으로 전지적 관점을 획득하기다.

전지적 관점에 기초하여 세상의 모든 지식을 한 줄에 꿰어 하나의 기준으로 일관되게 설명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세계의 모든 움직임을 그 다양성을 다치지 않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하나의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

전지적 관점으로 보면 세상은 질서와 가치로 이루어져 있다. 에너지는 질서로 나타나고 정보는 가치로 나타난다. 현대과학은 에너지의 질서를 규명하고 있을 뿐 여전히 정보의 가치를 해명하지 못하고 있다.

정보로 보면 세상은 하나의 근원적인 맞섬 그리고 그 맞섬에 의한 다양한 형태의 2차적인 유도와 그에 따른 무수한 전개로 되어 있다. 작용과 반작용이라는 근원의 맞섬이 내부에 숨겨진 구조를 끌어내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인간의 삶이 유도되는 과정을 해명할 수 있다. 인간은 주어진 환경에 인식으로 맞서 판단을 유도하고 행동을 전개한다. 환경과 인간 그리고 인식과 판단, 행동이 1 사이클의 동그라미를 완성시킨다.

인식이 철학을 성립시키면 판단이 사상을 유도하고 행동은 이념으로 전개된다. 이념은 공동체 안에서 행동의 일치를 요구한다. 그것을 가능케 하는 것은 소통이며 소통을 위해서는 양식이라는 무형의 언어가 필요하다.

인간은 언어로도 소통하지만 양식에 의해 근원적으로 소통한다. 양식의 완성을 위해서는 이상주의가 필요하다. 깨달음은 개인을 타자와 소통하는 강한 개인으로 완성시키고 이상주의는 공동체 내에서 소통의 양식을 완성시킨다.

개인이 전지적 관점을 얻는 것이 깨달음이면 공동체가 전지적 관점을 획득하는 것이 이상주의다. 그러므로 진정한 학문의 역사는 이상주의 역사이다. 이상주의 관점에서 학문의 역사는 재조명되어야 한다.

학문은 질서를 추구하는 역학과 가치를 추구하는 미학으로 구분된다. 가치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미다. 미학은 양식학이다. 미학이 소통의 구조를 구축한다. 그것이 우리시대가 요청하는 현대성이다.

19세기 계몽의 시대를 넘어 20세기 투쟁의 시대를 거쳐 21세기 소통의 시대로 간다. 생산력의 진보가 생산관계를 변화시키고 생산관계의 역전이 인류의 삶의 양식을 바꾼다. 이것이 인류 역사의 최종결론이다.

지식계급이 주도하는 생산력 변화가 19세기의 계몽이면 그에 따른 생산관계 역전이 하층계급의 상승으로 나타난 것이 20세기의 투쟁이고 그 결과로 상승한 대중이 주도하는 새로운 삶의 양식이 21세기 소통의 문화다.

광야에 흩어져 무질서하게 나아가던 군중이 갈림길 앞에서는 하나로 모인다. 그 갈림길 앞에서 계몽으로 인식을 공유하고 투쟁으로 두 갈래 길 중 하나를 선택하며 마침내 소통으로 어깨동무하고 그 길을 가는 것이다.

인식≫구조≫자연≫진리≫일반명제≫깨달음≫소통≫집단지능≫이상주의≫현대성

이러한 전개는 하나의 유도원리에 의해 처음부터 끝까지 한 줄로 이어져 있다. 인간의 인식원리로부터 자연의 구조원리를 유도하고 그로부터 모든 가치판단의 기준이 될 하나의 일반명제를 유도한다.

그 하나의 일반명제로부터 연역하여 유도된 개인의 깨달음이 인류의 집단지능과 접속하여 공동체의 이상주의로 발전한다. 공동체의 이상주의가 개개인의 삶에 투영될 때 현대성이라는 새로운 양식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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