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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5200 vote 0 2017.05.22 (17:02:29)

     

    31. ‘왜 사나?’ 라는 질문이 들 때


    중학교 때 신해철 팬을 하며 콘서트 따라다닌거 빼고 몰입한 적이 없다. 성인이 되어 몰입과 거리가 먼 삶을 산다. 흥미진진한 연애이야기도 심드렁하다. 왜 사는지 모르겠다. 왜 사나? 어떻게 이 고독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강신주 답변은 그런 질문 하지마라. 철학하지 마라. 이 순간에 집중하라. 삶의 의미를 안다고 말하는 인간을 죽이고 싶다.


    삶의 의미 같은거 찾지 마라. 오늘 마신 커피맛이 좋았는지만 표현하라. 인생의 의미 따위 묻지 마라. 자기 감각을 믿어라. 감각을 부정하고 행복해진 사람은 없다. 혼밥 먹지 마라. 혼밥은 밥이 아니라 사료다. 그러다가 추해진다고. 뭐 이런 강신주식 개똥같은 소리나 하는 쓰레기들은 많다. 말했듯이 이발소 그림은 그림이 아니고 뽕짝은 음악이 아니다. 


    강신주 개소리는 철학이 아니라 개사료다. 왜 사느냐는 질문은 자기 내부에 질서를 만들어 가자는 것이며, 자기 안에 사건의 기승전결을 세팅하자는 것이다. 인간은 쾌락을 탐하는 존재가 아니며, 인간은 행복을 탐하는 존재가 아니다. 인간을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것은 권력의지다. 권력은 집단에서 나온다. 혼자는 권력이 없다. 질서가 없으면 권력은 없다. 


    자연인이 혼자 살아도 개는 키운다. 사람과 개 사이에 질서가 있다. 농부가 봄에 씨를 뿌리면 가을에 파종할 수 있다. 그 안에 자연의 질서가 있다. 농부가 감자를 심었는데 밭에 심어진 감자가 밤중에 살살 기어나와 잠든 농부의 목을 조르며 헤드락을 건다거나 혹은 관절기를 구사하여 팔다리를 꺾으려든다면 피곤하다. 그건 무질서다. 자연은 말을 듣는다.


    농부와 감자 사이에는 질서가 있다. 밤중에 살살 기어나와 헤드락을 거는 감자를 나는 본 적이 없다. 은밀히 접근하여 관절기를 구사하는 감나무도 본 적이 없다. 어디든 질서가 있다는 말이다. 소년과 고양이 사이에도 질서가 있다. 그래서 개를 키우고 또 고양이를 키우는 거다. 왜냐하면 개는 말을 들으니까. 고양이는 질서를 지키니까. 계획이 가능하니까. 


    왜 사느냐는 질문은 나는 어디서 권력을 찾을 수 있는지다. 내가 주도하여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지다. 에너지를 어디서 조달하고 배후지는 어디서 확보하는지다. 산 속에 혼자 사는 자연인은 꽃을 심고 나물을 뜯고 약재를 찾는다. 그 안에 권력이 있다. 혼자처럼 보이나 혼자가 아니다. 철학자는 이기는 팀에 든다. 그 안에 권력이 있다. 악사는 연주한다. 


    그 안에 권력이 있다. 삑사리가 나면 권력실패다. 쿠데타가 일어난 것이다. 도무지 말을 들어먹어야 한다. 악단은 지휘자의 지휘를 따라야 한다. 신해철 팬으로 따라다녀봤자 권력이 없다. 사생팬 노릇을 하면서 ‘쓰레기통을 뒤져봤는데 신느님이 빨간팬티를 버렸더라.’ 하고 떠들면 소년들이 모여들어 3초간 탄성을 지른다. 그 권세가 몇 개월 가겠는가? 


    허무하다. 남의 연애이야기도 심드렁하다. 그것이 운명의 연애가 아니기 때문이다. 연애를 할라치면 적어도 문재인과 김정숙 커플 정도는 되어줘야 한다. 최루탄 먹고 기절한 학우를 밤새 간호해주는 정도 스토리는 기본 나와줘야 한다. 빵집에서 소개팅을 했다느니 하는 식으로는 권력창출이 불가능하다. 눈 튀어나올 일대사건을 일으켜야 한다. 왜 사냐고? 


    권력에 사는 것이다. 쾌락은 불안의 증거일 뿐이다. 젊은이는 항상 불안하다. 그래서 쾌락을 탐한다. 여친에게 들이대다 싸대기 맞을까 불안한 만큼 쾌락이 있다. 쾌락은 호흡의 교란이다. 인간은 긴장하면 숨을 쉬지 않는다. 긴장이 풀리면 굳었던 근육이 용수철처럼 튕기며 발작적으로 호흡하는 것이 웃음이다. 쾌락은 그 안에 있다. 숨을 참다가 터뜨린다.


    권력은 질서에 있다. 그림에는 그림의 질서가 있다. 인상주의는 그림이고 아카데미파는 그림이 아니다. 음악에는 음악의 질서가 있다. K팝은 음악이고 뽕짝은 음악이 아니다. 어디를 가든 그런 식의 내부질서가 반드시 있다.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가 있다. 주전과 후보가 있다. 인생에도 그런 질서가 있다. 집단이 상부구조라면 개인은 하부구조이다. 


    집단과의 관계가 상부구조를 이루고, 쾌락과 행복이 하부구조를 이룬다. 권력은 상부구조에서 유도된다. 복제하여 가져오는 것이다. 천하의 질서에서 내 가정의 질서가 복제되는 것이다. 천하가 평등하면 가정도 평등하고 천하가 차별하면 가정도 차별한다. 에너지는 상부구조인 외부에서 끌어온다.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데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거다. 


    무의식을 훈련시켜놓아야 한다. 전두환을 매우 미워해야 한다. 평소 불의를 미워하지 않으면 운명의 한 순간에 절대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지 않는다. 문득 찬스가 와도 결행할 수 없다. 운명의 사람이 갑자기 당신 앞에 나타났다면 어쩔 것인가? 훈련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운명의 그 사람이 '도와줘.' 하고 손을 내밀었는데 비겁하게 도망친다면?


    미인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 여자는 꽃을 보면 눈이 돌아가고 남자는 동물을 보면 눈이 돌아간다. 사대강 파헤친 것을 보면 화가 솟구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개는 미인을 봐도 멍이요. 고양이는 미인을 봐도 야옹이니 그들은 반응하지 않는다. 아는 만큼 보인다. 생각을 쌓아둔 만큼 반응한다. 당신이 시큰둥한 것은 당신의 뇌가 비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안했기 때문이다. 여성은 명품백을 보면 흥분하고 남자는 슈퍼카를 보면 심장이 마구 뛴다. 평소에 생각을 쌓아둬야 한다. ‘나는 슈퍼카를 봐도 심장이 안 뛰는뎅?’ <- 환자다. 인간은 자기 내부에 질서를 만들어두어야 한다. 정사正邪를 미리 판단해두어야 한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전략과 전술을 구분해야 한다. 대칭과 호응을 조직해야 한다.


    축을 정하고 방향판단 해야 한다. 엔트로피를 따라가야 한다. 에너지를 유도하고 결을 조직해야 한다. 언제든 필요할 때 심장을 뛰게 할 수 있어야 한다. 나른하다고 잠들면 곤란하고 즉시 일어나 쓸개를 씹고 가시나무로 등을 채찍질하며 와신상담 3초 안에 몸을 데워야 한다. 복수닷! 하고 벌떡 일어나야 한다. 눈에 핏발이 서야 한다. 문재인 호랑이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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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이 없고 권력이 없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면 이미 죽어 있는 것입니다. 언제든 3초 안에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한겨울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전두환 싸대기 한 대 갈겨주고 옷통을 벗어제칠만큼 체온이 올라가줘야 합니다. 그것은 연습해야 합니다. 미워할놈을 미워해야 사랑할 사람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를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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