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론의 우주관 구조론은 의사결정의 관점에서 본다. 의사결정이 일어나는 최초지점을 규명해야 한다. 그 지점은 한 점이어야 한다. 그 지점을 어떻게 도출하느냐다. 보통은 ‘작다’라는 단어 속으로 도피한다. 그 지점은 매우 작으니까 물질을 잘게 쪼개보면 될 것인데 아마도 더 이상 쪼갤 수 없을 정도로 작지 않겠는가 하고 대략 얼버무린 데서 나온 개념이 원자설이다. 양자가 원자를 대체하면서 그 작은 지점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구조론으로 보면 그 지점은 원리적으로 있을 수 없다. 그게 있으면 안 된다. 원자가 더 이상 쪼개지지 않는다는 식은 인간의 편의적인 표현이고 하느님은 쪼갤 수 있다. 그것은 얼버무리는 말이며 과학의 언어가 아니다. 어쨌든 그 지점은 있어야 한다. 어떻게 그 지점을 도출할 것인가다. 원자가 딱딱한 알갱이라는 것은 편의적인 발상이고 고래로부터 그것은 부드러운 것으로 짐작되어 왔다. 탈레스의 물 일원론이나 동양의 음양론이 그러하다. 의사결정이라는 건 방향을 바꾼다는 것이므로 당연히 부드러워야 한다. 딱딱한 대포알이 날아가면서 방향을 바꾸는 것을 나는 보지 못했다. 부드러운 물이 방향을 잘 바꾼다. 물보다도 부드러운 것은? 그것은 무無여야 한다. 그러면서도 유有라야 한다. 딱딱하게 버티고 있어도 곤란하고 흩어져 없어도 안 되는 것은? 빛은 양떼와 같다. 매우 부드럽다. 그렇다면 양치기는 누구인가? 양치기가 그 한 지점이 된다. 양떼의 진로를 바꾸는 것은 양치기다. 양치기는 공간의 대칭에 의해 순간적으로 도출되는 것이며 외부에서 간섭하면 쉽게 양치기가 도출된다. 빛을 관측하면 틀리게 된다. 외부에서 건드려서 그 한 점을 억지로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늑대가 나타나서 양떼를 몰아붙이는 것과 같다. 양치기가 잠시 자리를 비웠더니 늑대가 양치기 노릇을 하고 있다. 늑대는 외부의 존재다. 양치기 개도 양떼 바깥에서 맴돈다. 존재의 양치기는 반드시 양떼 안에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외부와 교감할 수가 있어야 한다. 운전석은 자동차의 앞에 있다. 가운데 끼어 있으면 전방 시야가 차단되어 방향전환을 못 한다. 운전자의 눈은 언제라도 바깥을 보고 있다. 안에 있으면서 동시에 외부와 연결하는 경계면에 있어야 한다. 안도 밖도 아니어야 한다. 구조론에서 그 한 점을 도출하는 방법은 대칭이다. 물질은 내부에서 스스로 방향을 틀어서 대칭을 자체적으로 조달한다. 빛이 진행한다는 것은 지속적으로 방향을 트는 것이다. 각운동량을 성립시켜 가속도가 작동하고 있다. 빛이 그냥 물 흐르듯이 술술 진행한다는 건 인간 생각이고 매 순간 방향을 바꾸고 있다. 정확히는 A에 B로 갈 때 B에서도 A로 와서 가운데서 그 축을 도출해내고 있다. 부단히 상호작용하고 있다. 물질이 매 순간 방향을 틀어 공간을 생산해내는 것이다. 게다가 스핀이 걸려 있다. 예컨대 4회전마다 한 번씩 대칭이 도출된다던가 하는 씩으로 짝수로 나가는 게 양자다. 방향을 틀어서 대칭을 조달하는 게 공간이고 회전운동으로 스핀을 조달하는 게 시간이다. 일정한 시간 간격마다 한 번씩 대칭이 조직되므로 시간의 간격이 생겨났다. 우주는 쭈욱 연결된 게 아니라 시공간의 간격을 두고 툭툭 끊어져 있다. 대칭의 각도를 틀거나 호응의 간격을 조절하여 서로 틀어진 것을 맞추게 되어 있다. 맞지 않으면 에너지로 돌아간다. 열이 발생한다. E=MC제곱이라는 것은 곧 핵분열이 에너지를 낸다는 것은 물질이 내부에서 계속 방향을 틀고 있다는 말이다. 자기 안에서 방향을 틀다가 외부로 방향을 틀면 핵이 터져서 열을 낸다.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미끄러진 거다. 우주의 근본문제는 일치의 문제다. 5일치를 일으켜야 한다. 공간과 시간이 존재하는 이유는 일치와 불일치가 있으며 일치하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빛은 진행을 통해 일치를 조달한다. 물질은 자기 자신과 일치를 조달한다. 내부에서 계속 방향을 틀어대고 있다. 탭댄스를 추고 있다. 훌라춤을 추고 있다가 미끄러지면 핵분열로 에너지를 외부로 유출시킨다. 공간의 대칭과 시간의 호응으로 일치시켜야 하며 시간이 느려지고 공간이 휘어진다는 표현은 그저 표현일 뿐이고 시공간은 느려지거나 휘어지는 게 아니라 만들어내는 것이다. 각자 자기의 시계를 갖고 있으므로 다른 사건에 속하면 당연히 시계가 맞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주의 다른 영역에 있는 외계인과 정확한 약속을 잡기는 원리적으로 불능이다. 그러나 그 오차를 확인하면 시계를 조정하여 맞출 수도 있다. 미사일이 처음부터 정확한 목표를 입력하기는 불능이지만 날아가면서 방향을 바꾸면 정확하게 때릴 수 있는 것과 같다. 우주가 하나의 엔진이라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 물질은 엔진이다. 시공간은 있는 게 아니라 만들어낸다. 의사결정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 결정하려면 가운데를 비워야 한다. 비워두었다가 대칭을 작동시켜 순간적으로 그 지점을 도출하므로 우주는 시계의 톱니바퀴처럼 꽉 물려있지 않고 간격을 두어 띄엄띄엄 있다. 우주는 매우 허술하게 조직되어 있다. 물질은 생각보다 지저분하다. 유전자 속에는 많은 쓰레기가 있다. 사회에는 많은 백수가 있다. 그것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모두가 취직해 있으면 창업은 누가 하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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