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부모님과 어린 남동생이 있다. 어려서부터 가족들과 너무 달랐다. 가치관, 취향, 식습관까지. 생각의 차이로 늘 갈등이 있다. 부모님은 내게 이상하다, 이기적이다는 말을 매일 했다. 나는 내 생각대로 살고 싶었을 뿐인데. 부모님은 내가 가족들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신다. 집에서 나만 겉도는 느낌이다. 나도 인정받고 싶고 칭찬받고 싶은데 고독하고 외롭다. 가족도 중요하지만 가족을 위해 나 자신까지 버리고 싶지는 않다고. 이에 대한 강신주 답변은 가출하라. 와! 넘 세다. 강신주는 고 2때 어머니가 학교로 쳐들어와서 강제로 문과에서 이과로 바꿨다고. 문과 가면 밥 굶는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거. 부모가 자식에게 돈을 대는 이상 자식과 진로를 상의하지 않는게 당연하다고. 거 참 이상한 집안이네. 말이나 돼? 필자의 어머니는 내 막내동생 두는 문제까지 나와 상의했는데 말이다. 자식과 상의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모가 자식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상담을 받아야 할 사람은 강신주가 아닌가? 강신주의 가출하라는 말은 내담자의 질문과는 상관없이 강신주 본인의 세상에 대한 콤플렉스를 들킨 거다. 구조론에서 하지 말라는 자기소개가 되는 셈이다. 내담자의 나이가 나와있지 않지만 충분히 독립할 나이로 짐작한다. 그렇다면 강신주 말대로 독립을 고려하는게 맞다. 그런데 어린 남동생이 있다고 하니 본인이 가족을 챙기고 싶으면 챙기는 거다. 강신주 답변은 내담자의 의지와 상관없는 엉뚱한 답변이다. 강신주 본인의 경험을 함부로 투사하고 있다. 여성인 내담자가 자취방을 구하는 일부터 쉽지 않은데. 내담자의 문제는 왜 그 나이에 부모에게 인정받을 생각을 하느냐다.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다. 이는 공부를 안 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열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과의 일대일을 겪어보지 못했다. 타자성의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나와 남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거다. 여자든 남자든 나이가 열일곱이면 어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누구에게 인정받고 칭찬받는 사람이 아니라, 거꾸로 남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가 내담자를 이상하다, 이기적이다 한 것은 그런 면에서 철이 안 들었다는 말이다. 어쨌든 가족들이 ‘넌 이상해.’라고 말한다면 철학에 소질이 있다. 세상과 매끄럽게 맞물려 돌아가는 사람은 철학자가 못 된다. 어딘가 삐끄덕거고 불화하는 사람이 철학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독특한 시점을 얻으면 철학할 자격이 있다. 내담자가 아직 그 시선을 얻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외눈박이 세상에서 두눈박이로 살아가려면 먼저 뜻을 세워야 한다. 지사가 되어야 한다. 지사는 큰뜻을 품은 사람이다. 예컨대 독립지사라면 그의 가는 길을 누가 말릴 수 없다. 큰뜻이 선 다음에 출가를 결행할 수 있다. 홧김에는 아니다. 스님도 초발심을 얻어야 출가할 만하다. 물론 배 곯던 시절에 입 하나라도 줄이려고 출가시키는게 보통이었지만 말이다. 뜻이 없는데 길이 있으랴. 먼저 공부하여 뜻을 얻을 일이다. 부모에게 인정받으려는 치기어린 생각을 극복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을 걱정하는 어른의 마음이 되려면 역시 진리의 편, 역사의 편, 진보의 편, 신의 편에 들어 결을 닦아야 한다. 타자성을 이해하고 세상과 크게 각을 세워야 한다. 그때부터 자신의 독립적인 의사결정영역이 확보되는 것이며 가출은 그다음이다. 어쨌든 강신주가 대뜸 ‘가출해’ 하고 외치는 패기를 보여준 점은 기특하다. 그러나 상담받아야 한다. 강신주는 여전히 인격적으로 미성숙하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시선이 없다. 막 반항하고 대들고 그러는건 중이병이다. 사람이 나이 열일곱이면 가장노릇을 해야한다. 필자는 중학생 때부터 집안대소사를 챙기며 가장 비슷하게 해서 그런지 몰라도 강신주 이야기가 납득되지 않는다. 공부를 해서 뜻을 세우는게 먼저다. 세상을 바라보는 자기만의 시선을 획득해야 한다. 그게 된다면 부모와 한 집에서 같이 살든 혹은 독립해서 혼자 살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든 상관이 없다. 가출해야 할 사람은 강신주다. 가출은 집을 나가는게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가출을 뒤집으면 출가다. 출가는 집을 나가는게 아니라 불문에 들어가는 것이다. 처녀가 시집가듯이 불교 승단의 일원으로 소속되는 거다. 생가를 나와 승가로 가를 갈아타는 거. 군입대와 비슷하다. 영장들고 찾아오는 공익아저씨는 쉽게 ‘입대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탁발하러 찾아온 스님은 쉽게 ‘출가해’ 라고 말할 지도 모른다. 그게 이 호랑이 아가리에서 나와 저 호랑이 아가리 속으로 들어가는 것임을 깨달을 일이다. 가족에게 인정받으려는 사람은 사회에 나가도 여전히 인정받으려 한다. 가출 안 해도 된다. 중요한건 세상 앞에서 을이 아니라 갑이 되는 것이다. 칭찬듣는 사람이 아니라 칭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에게 허락맡는 사람이 아니라 부모가 의지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부모에게 이기적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부모의 판단이 틀렸거나 혹은 내담자가 철이 없거나 둘 중에 하나다. 필자가 보기엔 내담자가 철이 없다. 부모의 가로부터 독립하여 자신의 가를 출범시킬 준비가 안 되어 있다. 철학을 공부해야 한다. 뜻을 세우는게 먼저고 독립은 그 다음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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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마음이 되려면 역시 진리의 편, 역사의 편, 진보의 편, 신의 편에 들어 결을 닦아야 한다.]
구조론에서는 늘 이렇게 강조하지만 지인들에게 쉽게 추천하지 못하고 있다.
나도 늘 핀트 못맞춰서 한소리를 계속 듣지만 여기만의 독특한 시각에 나도 모르게 끌리게 된다.
너무 신선하기 때문이다.
쉽다고 말하지만 나에겐 어렵다. 질문하고 쉽은 것은 많지만 못하고 있다.
몇권 책을 사서 읽었지만 내가 지능이 떨어져서 이해 못하고 있다.
사이트 한편에 초보자나 나처럼 띨빵한 사람을 위해 어떤 질문을 해도 끝까지 화내지 않고
대답해줄 배너하나 넣어 주시면 어떨까요?
그곳에서 훈련, 연습을 해서 기본을 닦고 난 후 본페이지로 오면 어떨까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넘 욕심인가요?
위플레스 같은 스승도 필요하지만,
어머니 같은 스승도 필요할 것 같아서요.
이 질문도 많이 고민하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