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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아제
read 3288 vote 0 2014.12.30 (07:21:22)

"답은 무엇인가?"

"A rose is a rose is a rose."

 

마치 문답 같다. 선문답 같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러트루드 스타인. 그,혹은 그녀의 어록이다.

(스타인의 일차적 성징은 여자이나..피카소를 비롯한 지인들의 초상화, 혹은 일화에서 그녀는 남성같다.)

 

위의 문답은 내가 설정한 것이고 실제론 바뀌었다.

그는, 혹은 그녀가 먼저 말한 것이 로즈이즈로즈이즈로즈이고,

답은 무엇인가? 라는 말은 나중에 그녀가 임종 시에 눈을 번쩍 뜨고 좌중에게 물었다는 것.

철저히 전위예술이다.그 삶이.

 

러트루드 스타인은 누구인가..

요즘 나온 영화를 한번 보자.ㅋㅋ 요즘이라?..(시간을 지칭하는 부사란 얼마나 사기적인가.)

각설하고,

 

영화 제목은 <Midnight in Paris.>

파리를 그리워 하는 작가 지망생.20년대의 파리를 동경. 우연히 시간여행을 한다.

거기에 무엇이 있길래? 그 날 그 곳 파리에선 예술이 도떼기 시장처럼 북적거렸다.

 

영화에선 러트루드 스타인이 주인공이 아니다.아니, 스타인은 주인공 아닌 주인공이다.

주인공을 만들어 내는 場마당을 여는 자, 그런 사람이 실재적인 주인공이다.

그렇다. 그녀는 뚜마담이다. 왕언니다.발굴자다.증폭자다.

20세기에 파리로 몰려드는 예술적 에너지는 러트루드 스타인에 의해 관리되었다.

 

심지어는 헤밍웨이의 문체까지 스타인이 조정했다.

답은 무엇인가. "A rose is a rose a rose."

헤밍웨이는 여기서 배웠다. 간결성.간결성은 한마디로 "조까"이다.

 

아하, 그렇다.20세기 초는 조까의 암울한 시기였다. 시가 필요하다.문학이 필요하다.예술이 필요하다.

외로운 것들 끼리의 모임이 필요하다. 그런 마당이 필요하다.예술적 영혼들의 로비가 필요하다.살롱이 필요하다.

러트루드 스타인은 미국에서 파리로 건너가 세계의 마담이 되었다. 그는,그녀는 예술 살롱의 마담뚜가 되었다.

 

있는 것을 연결하는 장사꾼이 아니라 스타인은 가능성을 발굴해 키우는 시대정신의 유모가 되었다.

컬렉터~. 그녀가 말했다. 예술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스타인은 깜깜한 곳에서 빛을 찾아내는 빛의 컬렉터~다.

 

스타인은 찾아냈다.

우리들이 알고있는 그 고수들은 스타인이 발굴해 낸 그 사람들이다.

파블로 피카소.고갱.헤밍웨이.마티스.장꼭도.스캇.달리....20세기에 들어 선 모든 예술가들이 파리로 모였다.

가장 암울한 시기가 지나고 보면 "황금시대"가 되는 것이 예술과 시대정신이라는 분야이다.

 

영화는 과거다. 간혹 미래다.

필림을 중단하고 커튼 열고 불을 켜자.백남준이 이미 그녀를 찾아냈더만.제목 "러트루드 스타인"

 

장면 바꾸고...

 

"A rose is a rose is a rose."

 

뭐야?

뭐긴, 도발이다.한번 해보자란 이야기.

화두다.이 의미없음을 풀어보란 것.

 

러트루드 스타인은 세계의 예술가를 파리로 불러 모았다.

품었다. 그리고 말했다. 독설이다. 이 시대의 사생아들아!

그래서 한 말이 "  Lost Generation ". 그녀의 측은지심이다.

 

하지만 예술은 절망에서 희망을 찾아낸다.

너희는 로스트제너레이션이지만 동시에 아방-가르드이다.

아방가르드..이건 군사용어다.

한편으론 총알받이. 한편으론 선발대. 슬프고도 거룩한 그 이름. 아방가르드.

 

이 총알같은 한마디에 20세기의 예술은 격발되었다.파리다.인사동이나 명동의 1920년대다.

예술은 사실 아방가르드. 전투의 최일선이다. 아방가르드는 우리말로 전위예술이다. 전위는 돌격대의 위치다.

아방가르드 예술은 돌격대다. 돌격대에겐 어떤 규범도 통하지 않는다.옛날 것, 오래 된 잔소리, 씨부리지 말라는 것이다.

 

좆까! 씨발~

그 뜻이다.예술은.

"A rose is a rose is a rose."

 

그녀가,혹은 그가 무덤에서 벌떡 일어나 물어본다.

 

"답은 무엇인가?"

 

 

 

 

================================

 

장미는 장미이고 장미이다.

 

러트루드 스타인은 절대성을 말하고 있다.

 

언어를 사용하여 절대성을 이야기하는 이 흔치않다.

 

왜냐하면 언어가 상대성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언어는 원래 풀어내는 것이다.

 

풀어내지 않고 오히려 감아간다? 詩다.

 

답을 내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만든다? 이러면 언어가 예술이 된다.

 

오해마라. 쓸데없이 비비꼬고 문제를 만들고 사고치는 것이 아니다.

 

피카소가 쓸데없이 또라이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다.

 

진정한 예술가는 그것을 초월하려 한다.

 

러트루드 스타인이 말한 것이 그것이다.

 

절망,막막,의미없음,허무. 그것을 넘어가려 하는 것이다.

 

화가는 시각에서 해방되려 하고

 

음악가는 소리에서 해방되려 하고

 

시인은 언어에서 해방되려 하는것이다.

 

진짜 인간은 이 지겨운 삶을..이 절망에서 해방되어 초월하려 하는 것이다.

 

"A rose is a rose is a rose."

 

장미를 언어에서 해방 시키려는, 그래서 온전히 장미이게 하려는

 

시인의 사랑이 보인다.

 

"야이 씨바~ 장미 좀 내버려 둬!"

 

2014년 나는 이렇게 들었다.

 

如是我聞.

 


프로필 이미지 [레벨:30]ahmoo

2014.12.30 (10:08:28)

깨달음을 위한 나라는 없다.

나라가 그 안에 들어갈 순 있지만..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4.12.30 (20:38:29)

좀 엉터리인듯 ㅎㅎ

의미없음이 아니고 구조있음.


요지는 문학은 실내장식이 아니고 건축이라는 헤밍웨이의 가르침.

헤밍웨이야 말로 지대로 된 문학의 구조론자였다고. 


옛날그림.. 그림은 실내장식이다.

인상주의.. 그림은 건축이다.


고흐의 그림을 보고 '뭐 이게 건축이라고?' <- 일케 말하는 넘은 일단 500방 맞아야 함.

장미는 사람이다. 그 사람은 장미꽃이다. 그 장미꽃은 사람이다.


로즈라는 여인이 있다. 로즈라는 여인은 장미꽃과 같다. 장미꽃과 같은 그 여인은 로즈다. 

아제는 아제스러운 아제다. 아무는 아무나 아무다.


이것은 언어의 건축이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다. <- 이것은 건축이다.


뭐 이게 건축이라고? <- 일단 500방 맞자.

구조는 건축이다.


한번 역설은 예술이고 

이중의 역설은 건축이다.


실내장식은 입자이므로 건물 안에 갇혀 있고 

건축은 사건이므로 실외로 뻗어나간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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