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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552 vote 0 2014.07.16 (18:3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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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사람들은 ‘Good Idea’를 두고 신비한 것, 예언할 수 없는 것, 신성한 것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데이비드 버커스에 따르면, 우리가 그간 믿어왔던 ‘창조성’에 대한 관념이 모두 다 옳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버커스의 저서 <창조성에 관한 신화>에서 흔히 생각하는 독창성에 관한 잘못된 믿음에 대해 밝힌다.  


1. 아이디어는 ‘불쑥’ 나타난다?

아이작 뉴턴에 관한 유명한 일화가 있다. 뉴턴은 어느 날 나무 밑에 앉아 휴식을 취하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중력의 법칙을 발견했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훌륭한 아이디어’가 어디선지 모르게 '불쑥' 나타난다는 믿음에서 생겨난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창조적인 생각’은 충분하고 깊이있는 ‘사고력’의 끝에서 탄생한다. 충분한 숙고 없이 ‘새로운 생각’이 ‘갑툭튀’하는 일은 결코 없다.


2. 창조성은 선천적이다?
창조성은 유전적인 것일까, 아니면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독창성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창조성이 선천적이라는 과학적 근거는 전혀 밝혀진 바 없다. 버커스 교수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다듬는 기술만 배울 수 있다면, 누구든 창조적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3. 창조적인 것은 '오리지날'이다? 

창조적인 생각은 ‘진품’이라는 생각을 하는 동안, 최고의 훌륭한 아이디어는 ‘다른 아이디어를 발판으로 삼는다’. 이미 나와있는 훌륭한 아이디어들을 차용하는 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하고, 다양한 것들을 혼합함으로써 전혀 새로운 것들을 탄생시킨다. 버커스 교수는 다양한 예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셰익스피어의 <헨리 Ⅵ> 연극은 동시대의 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의 작품 <탬벌레인 대왕>에 대단한 영향을 끼쳤다. 말로의 작품은 당시의 유명세를 탔던 페르시아와 터키의 역사서 플롯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 또한 빈센트 반 고흐는 당대의 영향력 있던 에밀리 베르나르, 유진 들라쿠르아, 장 프랑수아 밀레 등의 화풍을 따라한 적이 있으며, <스타 워즈>의 감독 조지 루카스는 아키라 구로사와의 사무라이 영화에 서구인의 특성을 혼합했다.

 

4. 전문가들은 모두 옳다? 

사람들은 전문적인 지식이 자신들의 작업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에 버커스 교수는 창조적인 생각을 방해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의심하라고 말한다. 그는 저서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문제점들을 발언해야만 좀 더 창조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밝힌다. 권위있는 전문가들에 대한 도전이야말로 창조성을 배가시키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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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utterstock



5. 동기부여가 창조성을 끌어올린다? 

 창조성의 수준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개인적인 동기에 크게 좌우된다. 그러나 당신이 누군가의 창조성을 장려하기 위해 포상을 늘린다 하더라도 이는 본질적으로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는 창조성이 오로지 자신의 개인적인 흥미와 열정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임을 의미한다.


6. 창조성은 외로운 발명가의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발명가의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그 뒤에 있던 팀 보다는 단 한명의 창조적인 사람에 대해 더 주목하게 만든다. 전구를 발명한 토마스 애디슨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러나 버커스는 에디슨의 전깃불 발명이 결코 그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실 에디슨은 그들 스스로 “촌스러운 사람”이라고 불렀던 엔지니어, 기계공, 물리학자 등으로 이루어진 팀에 소속되어 있었고, 그들이야말로 에디슨의 발명에 지대한 공헌을 한 인물들이다.


7. 브레인스토밍이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든다?

보통 우리는 더 나은 아이디어를 위해 브레인 스토밍 훈련을 하지만,  사실 최고의 집단은 브레인스토밍을 하지 않는다. 워싱턴 대학교의 심리학자 키스 소여는 자신의 연구에서 브레인스토밍의 과정은 사실 필요없다고 결론지었다. 키스 소여는 실험을 통해 브레인스토밍을 하는 집단은 혼자 생각하고 나중에 아이디어를 한데 모으는 같은 수의 사람들보다 훨씬 적은 수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8. 비판은 자기검열만을 만들 뿐이다?

일반적으로 효과적인 브레인스토밍을 위해서는 비판은 줄이고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의 비판에 휘둘리지 않고 아이디어를 생각하기 위해서는 팀원들이 공격받지 않고 발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하지만 눈에 띄게 창조적인 팀은 단결이 아니라, 신뢰를 바탕으로 한 대립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 생산적인 비판은 온화한 단결력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9. 통제는 창조성을 방해한다?

통제가 창조성을 막는다는 관념은 유명하다. 하지만 버커스는 이 의견에 진심으로 반대한다. 그는 “창조적인 사람들의 풍요로운 아이디어는 사실 숨막힐 듯 한 빈 슬래이트 지붕 아래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모든 창조성은 적당한 통제를 필요로 한다. 사실 모든 훌륭한 예술가들은 정해진 구조를 필요로 한다. 가장 창조적인 시 작품은 고전적인 형태로부터 시작된다. 마치 일본의 하이쿠나, 영문학의 소네트처럼.”


10. 아이디어만 좋다면 성공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버커스는 "쥐덫의 오류"에 대해 설명한다.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다 하더라도 그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다른 필요한 것들을 무시해버린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버커스는 “당신의 아이디어가 얼마나 더 창조적으로 변화하고, 실현 가능해질지 설득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아이디어를 거절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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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하는 방법에서 밝힌 바 있는 구조론의 주장과 흡사합니다. 이 분은 구조론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1. 아이디어는 뇌 속에서 진화한다.

저의 모든 아이디어는 제가 한 살때부터 조금씩 발전시켜 온 것입니다. 아이디어는 심리적 충격에서 옵니다. 매우 어색하고 창피하고 불안한 상황을 겪으면 그 상황을 분석합니다.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면 그때의 기억을 반추하게 됩니다. 거기서 아이디어는 얻어집니다. 아이디어는 방아쇠처럼 격발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잠재해 있다가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을 포착하면 온 몸으로 전율하게 됩니다. 무의식 영역에서 격발은 일어납니다. 그 전율이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 뇌 속에서 계속 자라는 거지요. 저는 한살때부터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온 과정을 생물의 진화과정처럼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밑바닥에 깔린 아이디어의 베이스가 현실의 상황과 맞아떨어질 때 아이디어가 갑툭튀 하는 것은 맞습니다. 갑툭튀 하지만 뚝 떨어지는게 아니가 딱 맞아떨어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마음의 이상형을 그리고 있다고 현실에서 갑툭튀 하며 만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럴때 전율합니다. 아이디어의 상당부분은 무의식 속에서 생성되므로 자기 자신도 놀라는 일이 많습니다. 내 생각이 아니라 그냥 뇌 속으로 스며들어온 느낌이 듭니다. 의식적으로 생각하는건 핵심 아이디어가 떠오른 다음입니다. 


2. 창조성은 구조론에 있다. 

버커스 교수가 말한대로 구조론을 쓰면 누구나 창조성의 달인이 됩니다.


3. 창조성은 모듈을 공유한다.

모든 창의는 구조론에서 나오므로 인류의 집단지능 속에서 상호작용을 통해 진화하는 것입니다.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노력이 창의성을 생산하며 그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은 집단지능에 의해 연출됩니다.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두 수학자가 동시에 같은 정리를 생각해내는 일은 흔합니다. 그 때문에 뉴턴과 라이프니츠는 웬수가 되었구요.


4. 전문가는 항상 틀린다.

전문가가 틀릴 수 밖에 없는 법칙은 구조론이 늘 말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항상 반복된다는 전제를 깔고 들어가지만 창의성은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것입니다. 근데 보통 폭탄은 같은 자리에 두 번 안 떨어집니다. 환경의 간섭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전문가의 오류는 보나마나입니다. 다만 김성근과 양상문, 이영표는 좀 맞춥니다.


5. 동기부여가 창조성을 끌어올린다.

버커스는 동기부여를 잘못 이해하고 있습니다. 돈이나 명성은 동기가 아닙니다. 진정한 동기는 존엄이며 존엄은 높은 레벨의 의사소통그룹에 들려는 것입니다. 유태인과 같은 우월주의가 동기로 작동하는 일은 흔합니다. 버커스가 말한 개인적 흥미와 열정이 사실은 자부심에서 오는 것이며, 자부심은 높은 레벨의 의사소통그룹에 들려는 것, 최고의 팀에 들려는 것입니다. 정상의 경지에 오르겠다는 집념은 훌륭한 동기가 됩니다. 열정의 고향이지요. 개인적 열정이 개인에게서 나오는건 아닙니다. 보이지 않는 팀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6. 창조성은 팀플레이가 연출한다.

창의가 팀에 의해 작동한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외로운 발명가도 신문을 보고 인터넷을 하면서 팀을 주시합니다. 그 팀은 인류팀입니다. 스님처럼 산중에 고립된 상태로는 창조가 불가능합니다. 토굴에서 수도하는 스님도 실제로는 세간의 평판에 상당히 신경을 씁니다. 10년 면벽하는 수도승도 은밀히 숫자 세라고 동자승에게 말해 놓습니다. 


7. 브레인 스토밍은 쓰레기다.

이건 뭐 특별히 언급한 적도 없지만 속임수입니다. 딱 한 번 사기라고 언급했던거 같네요. 집단사고는 상상력을 위축시킵니다. 


8. 팽팽한 긴장이 아이디어를 생산한다.

아이디어의 자궁이 정신차리고 깨어있는 긴장상태라는 것은 누누이 말한 바 있습니다. 비판이 없으면 긴장이 없고 대칭을 찾지 못하고 소실점을 보아내지 못합니다. 비판을 통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비판하기 위한 비판은 쓰레기입니다. 진짜 비판과 비판하는 척 하는 정치적 포지셔닝은 다릅니다.


9. 유도가 창조성의 핵심이다.

강제적인 통제도 아니고 자유방임도 아니고 원천 소스를 던져준 다음 일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는게 정답입니다. 창의는 환경과의 대화에서 얻어지고 그 환경은 연출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적극적으로 팀플레이를 유도해야 합니다. 패스하라고 시켜야 패스를 합니다. 창의는 찔러주는 패스에서 나오지 단독드리블에서 안 나옵니다. 


10. 아이디어는 확률이다. 

아이디어 100개 중에서 하나 건지는 거지, 아이디어 그 자체가 가치있다고 여기는건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아이디어는 필요없고 아이디어의 자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성공시키는건 스티브 잡스의 추진력이지 아이디어 그 자체가 아닙니다. 아이디어는 제가 300개 가지고 있습니다. 쓸모가 없어서 탈일 뿐. 근데 추진력있는 사람을 만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레벨:17]눈내리는 마을

2014.07.17 (00:17:23)

An idea and its implementation are totally diffe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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