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의 다양한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디자인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모습에 홀딱 반했는데, 건축물도 다양하며 상점마다 디자인 소품을 많이 파는게 확실히 여타 도시들과 달랐다. 원래는 2~3일 정도만 있으려 했으나 어쩌다보니 이미 6일째에 접어 들었다.
카우치서핑을 시도 했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실패했다. 4명에게 요청을 보냈고 그 중 3명에게 답이 왔다.
첫번째 사람은 내 얼굴을 보고 결정하려 했는지 카우치서핑 지역 모임(종종 이런 모임은 세계 각국에서 생긴다.)에서 일단 만난 후에 결정을 하자고 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상당한 거리의 모임에 나가기 위해 시간과 돈을 쓰는게 부담이었지만, 일단 다른 호스트들이 대답이 없었으므로 나가게 됐다.
호스트는 잠시 앉아 나와 몇마디를 나누다 이내 다른 약속이 있다며 가버리고는 다음날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결국 일정이 있어서 안된다는 말을 했다. 눈치상 나를 호스팅 하기 싫어하는 것으로 보였다. 낯선 사람을 자기 집에 들이는 부담은 이해가 됐지만, 기분이 좀 나빴던게 평가받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소개팅 나갔는데 얼굴만 보고는 커피 한잔도 안하고 여자가 도망간 기분이었다.
두번째 사람은 이미 다른 사람을 호스팅하고 있어서 7월 1일부터 할 수 있다고 하는데 그때까지 내가 이곳에 머물수는 없기 때문에 불발.
세번째는 케냐에서 넘어온 흑인이었다. 흑인에 관심이 있었고 위의 두사람이 불발됐기 때문에 여기에 살고 있다는 그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 흑인 특유의 이해하기 어려운 발음과 문법은 개나줘버리는 문장에도, 마지막 사람인데다 아이 사진이 있는 그의 프로필에 희망을 가지고 일반적인 것보다 훨씬 어렵게 전화를 하며 만날 장소로 가게 됐다.
원래는 7시에 만나기로 했으나 8시로 바꿨음에도 기다려 봤지만 마지막에는 9시 반으로 일방적으로 시간을 바꿔버렸다. 안그래도 길에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빌려 이 놈한테 전화를 할 때 독일 번호(해외번호)라서 사람들이 전화하길 꺼려했었던게 좀 이상하다 생각했는데,(유심카드가 없다보니 길에서 사람들에게 전화를 빌려서 함. 공중전화비용이 한통화에 30센트{500원})
시간까지 자꾸 늦은 시간으로 잡는것과 약속장소가 쇼핑센터라고는 하나 상대적으로 외곽에 위치하고 있었고 다른 곳과 달리 이민족의 양아치로 보이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돌아다니는 것으로 보아, 범죄 냄새가 나서 안되겠다 싶어 더이상 기다리지 않고 도망을 왔다.(이민족 애들이 길에서 담배를 피는 등)
도망오는 길에 오스트리아와 같은 나라에서 흑인이 가지는 사회적 지위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간단했다. 10명의 사람이 이 나라에서 살고 있는데 7명은 오스트리아인이고 2명은 아시아나 중동 계통, 1명은 아프리카에서 넘어온 체류자라고 치자.(불법이건 합법이건) 인종차별의 관점을 빼더라도 이 중에서 누가 가장 범죄자의 확률이 높겠는가?
당연히 흑인이다. 흑인들도 성실하게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백인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서 생활의 여유가 없을 확률이 상당히 높다. 카우치서핑은 문화생활정도로 보면 되는데 수중에 가진 돈이 많건 적건 먹고사니즘을 초월한 사람들이 대개 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흑인은 카우치서핑에 해당이 되질 않는다. 미국에 있는 한인이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할까? 안한다. 소수민족은 해당 사회에서 포지션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일본인은 자신이 소수민족이라는 생각을 안해도 될 정도로 출신 국가가 받쳐주기 때문에 한인과 다르다.
실제로 세쎈(무슬림 터키 아가씨)와 길거리를 돌아다녀본 결과 터키인들은 대개 상점에서 물건 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세탁소나 슈퍼 하는 것과 비슷한 양상인데 물건 파는 것은 그보다 못한 레벨이다.(자본금이 적게 드는 것만 하고 있었음)
그렇다면 흑인은 뻔한거다. 인종차별의 관점을 초월하고자 만나보려고 했으나 이 나라에서 흑인을 만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것임을 알게되었다. 결국 비가 오지만 오늘도 노숙!! 차라리 노숙이 안전함! 숙면은 어렵지만. 참고로 비올 때 노숙이 도심에선 더 안전하다. 귀찮은 찌끄래기들이 길에 덜 돌아다니기 때문이다.
아란도
wisemo
벌써 철이 바뀌었군요.
정말 버티기가 가능한거요?
오스트리아 하면 린쯔, 그라쯔, 잘쯔부르그, 비엔나등... 유럽의 내륙으로 살기는 잘 사는 곳, 경제는 독일의 한 주(아마 정치적으로도 그렇지 싶소만... 언어도 같고... 암튼 풍요으 나라, 요즘은 이민자 받기를 거의 거부하는 수준이라고 듣습니다만)나 다름없었던 곳. 89/90/91년도를 비엔나서 보내며 독일 통일을 가까이서 지켜봤던 기억나오.
지금쯤은 반 성인이 되어있을 차우님,
부디 건강하시고 목표 완주할 때까지 힘 내시길.
혹시 긴급 노자 필요하면 주저마시길...^^
차우
두 분 격려 감사합니다.
묘한 긴박감도...
글에서 읽는이의 긴장을 조성하니...
리얼리티 만빵...
차우님의 걸음걸이가 글에서 느껴지오...
내용의 신빙성은 내가 따질수도 없는 것이고...
어쨌든 유럽 사회의 현실이고 딜레마이므로...
해서...이 글은 참 좋은 글이오...
글 자체만으로 보았을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