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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4751 vote 0 2017.08.07 (16:22:57)

     

    언어의 수준


    대략 3분만 대화해보면 견적이 나온다. 대화할만한 상대가 되는 사람인지 그렇지 못한 사람인지다.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초딩인데 이들은 독특한 어법을 구사한다. 초딩일기가 나는 오늘로 시작하듯이 자기중심적인 말투를 쓰는 것이다. 쪽팔리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난 이렇게 생각해 하며 자기 개인의 감상을 함부로 내던진다. 누가 니 생각 물어봤냐고? 지식인이라면 자기 생각이 아니라 인류의 생각을 대표하여 말해야 한다. 진리의 생각을 빌어 말할 뿐 개인의 사사로운 입장을 드러내면 안 된다. 왜? 쪽팔리잖아. 그것은 어색하고 부자연스럽다.


    예컨대 이런 거다. 사과에 대해서 논한다 치자. 난 이 사과가 좋더라. 이렇게 말하면 사과라는 리트머스 시험지에 자기가 테스트 당하는 거다. 그것은 사과에 대한 논의가 아니라 자기자랑이다. 이런 류의 사람은 지식인이 못 되니 어른들의 진지한 대화에 끼워주지 않는 것이 맞다.


    그런데 유심히 관찰해보면 거의 대부분 이렇게 말한다. 사실이지 인류 대부분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충격받을 일은 아니다. 누가 이런 거 알려주기나 했냐고. 모르는 게 당연하다.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그냥 알게 되지만 말이다. 이들은 논쟁할 때는 권위에 의존하기 어법을 쓴다.


    유딩 때는 울엄마가 그러던 데를 써서 또래를 제압할 수 있다. 초딩이 되면 선생님이 그러더라 혹은 TV에 나오더라를 주로 써먹는다. 그중 나은 녀석들은 신문에 나오더라 혹은 잡지에서 봤다를 쓰기도 한다. 책에서 봤는 데를 구사하는 기특한 녀석도 있다. 권위에 호소하기 논법이다.


    초딩의 전매특허인 자기소개어법과 권위에 호소하기 논법의 공통점은 관측대상 자체에 천착하지 않고 관측자인 사람을 끌어들이는 거다. 이는 유아틱한 태도이다. 왜 언어에 사람을 끌어들일까? 서열의식 때문이다. 이명박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어법과 안철수의 갑철숩니다 논법이다.


    안철수의 갑철숩니까는 문재인의 권위에 호소하려는 것이다. 권위가 있는 문재인이 인증해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어린이들이 그렇다. 뭔가 신기한 것을 보기만 하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엄마에게 보고하여 점수 따고 서열 올린다. 이명박의 내가 해봐서 아는데 어법도 서열의식이다.


    졸병이 대장 앞에서 내가 해봐서 아는 데를 쓰다가는 쪼인트 까인다. 이명박은 똥개처럼 서열을 과시한 것이다. 서열 1위만 쓸 수 있는 어법이니까. 안철수의 갑철숩니까도 문재인에게 사랑받고야 말겠다는 무의식적 아부행동이다. 이는 미처 인간이 못되어 동물의 습성을 노출한 것이다.


    이들은 매사에 긍정적이다. 개는 아무리 나쁜 주인이라도 충성한다. 의심하거나 비판하지 않는다. 초딩이 엄마의 정체를 의심하면 집에서 쫓겨나는 수가 있다. 긍정은 좋으나 이들의 긍정주의는 노예의 맹목적인 긍정이다. 이들의 행동은 동물의 서열경쟁 본능에 따라 권력지향적이다. 


    이들은 사과나 복숭아를 두고 토론하지만, 사실은 사과에도 관심이 없고 복숭아에도 관심이 없다. 오직 서열확인에만 관심이 있다. 권위에 복종할수록 서열이 안정된다. 두목에게 재떨이로 얻어맞으면 얻어맞는 서열이 되는데 보통 서열 3위다. 서열이 꽤 높다. 얻어맞으면 좋아한다.


    * 초딩의 서열본능 특징
    1. 말할 때는 자기소개 어법을 쓴다.
    2. 논쟁할 때는 권위에 호소하기 논법을 쓴다.
    3. 권위에 복종하여 서열을 높이는 긍정적 사고방식을 가진다.


    조금 나은 사람은 객관적 말하기 방법을 쓴다. 객관적 말하기는 비교판단이다. 이들은 어떤 둘을 비교하여 이건 좋고 저건 나쁘다는 식의 말하기를 즐겨 구사한다. 곧장 양비론으로 가게 된다. 이들은 명확한 결론을 내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들은 매사에 반항적이고 도전적이나 흐릿하다.


    이들은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신문에서 봤는데나 TV에서 봤거덩 혹은 울엄마가 그러던뎅을 쓰는 게 아니라 반대로 도대체 누가 그딴 소리를 하던? 하고 되물어서 상대방을 곤혹스럽게 만들어놓고 좋아한다. 이들은 헐뜯고 비판하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언제나 긍정이 아니라 부정만 한다.


    이들은 노자와 장자를 좋아하고 상대주의에 빠져 있으며 허무주의 회의주의 혹은 불가지론을 주장한다. 이들은 어떤 견해도 받아들이지 않고 상대방의 약점을 추궁할 뿐 자기주장은 절대로 없다. 이들은 세상을 생존경쟁의 장으로 보고 잘살면 된다는 식의 극단적 이기주의에 빠져 있다.


    어린이들은 똥개처럼 서열경쟁을 하지만 중딩만 되어도 제법 평등해져서 서열경쟁을 하지 않는다. 어린이는 엄마의 자식 세 명 중에서 서열을 높이려고 하지만 중학생은 한 반에 30명이나 있어서 서열을 높일 수 없다. 서열높이기로 선생님께 잘 보이려고 하는 범생이는 왕따되기에 딱 좋다.


    개는 충성스럽지만 사람은 충성스럽지 않다. 어린이는 권위지향적이지만 중딩은 그렇지 않다. 패거리를 규합할 의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평등한 집단을 만들고자 한다. 그러므로 잘난 사람의 존재가 부담스럽다. 뭐든 반대하고 뭐든 부정하고 마이너스를 시켜야 평등한 집단이 조직된다.


    * 중딩의 패거리본능 특징
    1. 말할 때는 둘을 비교분석한다.
    2. 논쟁할 때는 지도자의 권위를 부정한다.
    3. 권위를 부정하고 대중에게 아부하는 부정적 사고방식이다.


    이중의 역설을 배워야 한다. 부정을 거친 긍정이라야 한다. 자기소개어법도 곤란하지만 비교분석어법도 좋지 않다. 비교 좋아하는 자는 양비론으로 빠지기 쉽다. 이들은 서열경쟁에 치인 노예상태에서 벗어나 따로 독립하려는 의지를 갖추고 있으나 자기 부하나 제자는 없다. 세력이 없다.


    이들은 청년들이며 무리를 이룰 뿐 독립하지는 못했다. 단지 권위를 부정하기만 해서는 자기세력을 만들지 못한다. 자식을 낳고 회사를 창업하고 리더가 되면 부정의 수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체 에너지를 가져야 한다. 결 따라가야 한다. 패거리에 기대지 말아야 한다.


    A와 B를 비교하는 게 아니라 A와 B를 연속선상에서 봐야 하고 사건의 기승전결로 봐야 하고 에너지에 태워서 봐야 한다. 그럴 때 진정한 긍정으로 돌아오게 된다. 긍정할 수 있는 자에게 에너지가 있다. 냉소하고 풍자하는 것으로 대중에게 아부하여 반짝인기를 얻을 수는 있지만 한계다.


    역시 자유롭지 않다. 내부서열경쟁에 빠진 초딩의 과잉충성과 유아틱한 태도, 좋지 않고 권위를 부정하는 대신 대중에게 아부하고 패거리의 눈치를 보는 중딩병, 역시 좋지 않다. 조금 아는 지식인 중에 중딩병 많다. 뭔가 주장하는 듯하지만 대부분 대중에게 아부한다. 진보지식인을 자처한다.

  

    그게 패거리에 아부하려는 것이다. 김규항의 B급타령이 그렇다. 자신을 B급으로 낮추고 상대방을 A급으로 올리되 귀찮은 노빠들을 C급으로 매도 쳐서 조지는 방법으로 패거리에 아부하는 짓이다. 더러운 소인배 짓이다. 이들은 냉소적이고 비판적이지만 진리 그 자체에는 조금의 관심도 없다. 


    진리는 원래 독재자다. 진리는 권위가 있다. 진리는 에너지가 있기 때문이다. 진리는 구조를 복제한다. 구조를 복제하면 효율을 얻는다. 모든 에너지는 복제의 효율에서 나온다. 원본과 복제본 사이에 에너지 낙차가 있다. 질서가 있는 것이다. 그 질서를 긍정해야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다.


    * 깨달음의 특징
    1. A면 B다를 구사한다.
    2. 논쟁은 에너지의 결을 따른다.
    3. 긍정적 사고방식이되 팀의 긍정이다.


    서열본능 초딩은 강자에게 아부하여 권위에 복종하고, 패거리본능 중딩은 집단에 아부하여 권위에 반항하고, 진정한 자는 진리를 대표하고 인류를 대표한다. 자기 생각을 말하지 않고 인류의 생각을 대표하여 말한다. 사과와 복숭아를 비교하지 않는다. 어느 게 좋다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좋다 나쁘다는 식의 비교판단은 이미 집단을 의식한 것이며 왜곡된 것이다. 사과는 이렇게 요리하여 먹고 복숭아는 저렇게 요리하여 먹는다고 말한다. 사과와 복숭아를 비교하면 사과와 복숭아의 다른 점만 포착된다. 진짜 알아야 할 것은 일의 다음 단계다. 사과와 복숭아의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깨달음은 자동차와 도로가 어떻게 같은지로 통합한다. 자동차를 안다는 것은 도로를 안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도로는 연속적이다. 기승전결로 이어진다. 자동차의 기에서 도로의 승이고 경유의 전이며 도착지의 결이다. 비교판단을 배제하고 좋고 나쁘고를 배제하고 연속적인 흐름을 따른다.


    사실 사과와 복숭아는 관계가 없다. 둘 사이는 끊어져 있다. 비교하려는 자들의 인식은 파편화되어 있다. 무뇌좌파들 중에 특히 많다. 모든 것을 대립적으로 보고 비판적으로 보고 대항하려 할 뿐 통제가능성에 대해서 개념이 없다. 그들은 재벌을 비판할 뿐 재벌을 통제하려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권력에 맞설 뿐 집권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새누리를 반대하지만 노무현도 반대한다. 그들은 약자를 동정하지만 계속 약자의 상태에 머물러 있도록 발목을 잡는다. 그들은 약자가 강해지는 것을 겁내며 약자에게 알량한 동정심을 팔아먹기를 원한다. 그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들은 집단의 중심으로 쳐들어가려 할 뿐 절대 집단을 대표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여전히 미숙하다. 그들은 결국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은 것이다. 그들은 무의식의 지배를 받으며 집단의 어그로를 끌고 과시하려 하며 우쭐대려 하며 무의식의 명령에 따라 결국 집단을 위해 희생하게 된다.


    그러고도 자신이 희생했다는 사실을 모른다. 집단에 끼어 있으면서 스트레스를 회피하면 이미 집단에 낚여 있다. 그들은 이기적이며 실용주의를 주장하고 단기전을 지향하며 집단을 이용하려고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집단에 이용된다. 스트레스에 지배되므로 집단에 유리한 행동을 하게 된다. 


    우쭐대려 하거나 위세를 부리는 것이 사실은 리스크를 높이는 비합리적인 행동이다. 실용주의는 리스크를 높인다는 점에서 전혀 실용적이지 않다. 안철수가 극중타령하며 중도실용을 표방했지만, 사실은 그게 극단적인 도박이다. 신뢰를 깎아 먹는다는 점에서 실용적이지 않고 중도가 아니다.


    그들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집단에 이롭고 개인에게 불리하다. 진짜 이기주의자라면 이명박이나 전두환처럼 나대지 않는다. 그건 위험하니까. 대부분 매를 벌다가 인류의 진보에 치어 희생된다.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다. 패거리에 영합하는 즉 망해있는 것이다. 집단무의식을 벗어나야 한다.


    결 따라가야 한다. 3초 안에 알 수 있다. 나는 어쩌구 들어가면 초딩이고 비교하여 좋고 나쁘고 선악을 말하면 중딩이며 에너지 낙차를 조직하여 결 따라가면 아는 사람이다. 기면 승이고 승이면 전이며 전이면 결이다. 이것이 결 따라가는 것이다. 정치를 논한다면 여당과 야당을 비교하지 말라. 


    정치 자체의 동력을 논해야 한다. 대뜸 민주당이 어떻고 자유한국당이 어떻고 한다면 비교하는 짓이다. 비교하려 들면 일단 아웃이다. 정치는 집단의 의사결정구조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집단의 방향성을 논해야 한다. 인간이 바보됨을 들키지 않고 아는 사람처럼 말하기에는 훈련이 필요하다.


    인간은 원숭이 시절에서 그리 멀리 떠나오지 않았다. 서열경쟁 초딩본능 극복하고 패거리가담 중딩본능 극복해야 한다. 그게 동물적 본능임을 알아야 한다. 나만 살겠다는 얌체짓이 사실은 집단에 의존하는 심리다. 얌체짓이 집단을 사건에 개입시켜 집단에 의사결정을 위임하는 결과로 된다.



구조론 까페 http://cafe.daum.net/gujoron에 정리할 목적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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