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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주관은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객관적으로 존재합니다. 아름다움 역시 객관적으로 존재합니다.

'미'라는 것은 두 개의 개별자가 만나는 방식에서의 최적화를 의미합니다. 즉 미는 수학적으로 산출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미는 주관적인 감정의 영역이라고 표현하기를 좋아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의사소통의 문제에 있습니다.

우리는 '언어'라는 기호를 통하여 의사소통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의사를 유발하는 것은 대개 감정입니다.

인간이 가진 의사가 100일 때 언어로 표현되는 부분은 10이나 20에 불과한 것입니다. 우리가 말하는 '주관적인 감정의 영역'은 실은 대상으로 존재하는 미의 문제가 아니라, 그 주체로서의 인간의 문제이며, 인간의 의사소통에 관한 문제인 것입니다.

'미'가 객관적 실체가 없는 듯이 말해지는 것은 실은, 그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의사가 객관화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인간의 의사가 객관화되기 어려운 것은, 그 의사를 남는 감정과 의식과 의지와 정서가 너무나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100명의 사람들이 모나리자를 보고 있습니다. 이때 100개의 시선에, 100가지 미가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실은 그 미를 본 인간들의 정서와, 의지와, 의식과, 감정에 100가지 의사가 있는 것입니다.

미는 하나뿐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미는 절대로 하나 뿐입니다. 그러나 그 미를 추구하는 인간의 감정은, 의지는 무한대입니다. 즉 인간의 의사가 무한대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사과 1개가 있다고 합시다. 이를 숫자로 표현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있다고 합시다. 사랑을 숫자로 나타내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아니 애초에 사랑은 숫자로 나타내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사과'는 객관화 됩니다. 여기서 객관화 되는 것은 사과의 수량입니다. 양이 객관화될 뿐 그 질은 객관화 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객관화되지 않습니다. 사랑은 수량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주관의 영역에 남는 것은 결국은 인간의 감정과, 정서와, 의지와, 정신입니다. 이는 의사소통의 도구들 중의 하나인 언어의 한계입니다.

언어는 진실을 전달할 수 없습니다. 언어는 약간의 기능을 가진 보조적인 수단에 불과합니다.

모나리자의 미를 언어로 나타내어 타인에게 전달할 수 있을까요? 불능입니다. 어떤 경우에도 불능입니다.

여기까지에서 드러난 것은 '미의 주관성'은 결국 의사소통의 문제이며, 이는 미를 언어로 표현하려는, 혹은 숫자나 기호로 표현하여 타인에게 전달하는 데 실패한다는 의미입니다.

객관화되지 못하는 것은 객관적 존재인 '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미를 타인에게 전달하는데 소용되는 도구 중의 하나인 언어인 것입니다. 이 점을 분명히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어떤 경우에도 언어는 보조적인 수단일 뿐 언어로 미를 전달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언어도단입니다.

제가 방금 맛 본 사과맛을 언어로 표현하여 전달할 수 있습니까? 불능입니다. 미가 주관의 영역에 속한다는 식의 표현은 결국 언어라는 기호로는 객관적 사실을 십분 전달할 수 없다는 말입니다.

'미'란 무엇인가? '미'라는 것은 두 개의 개별자가 만나는 방식에서의 최적화를 의미합니다. 잘 이해가 안되나요?

두 사람이 만났습니다. 내 의사를 상대방에게 얼마만큼 전달할 수 있을까요? 아니 그 전에 내 의사라는 것이 있기나 한가요?

여기서 조건
1. 계급과 문화, 생활영역 등에서 일치해야 한다.
2. 정서적으로 공통되는 면에서 친숙해야 한다.
3. 같은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4. 기타등등 ...

여기서 많은 것들이 일치할수록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다르다면 만나도 만나지 않은 것입니다. 마음이 통해야 통하는 것입니다. 통하는 만큼 만나는 것입니다.

최적화라는 개념은 여기서 100프로의 일치는 불가능하므로 가능한 많은 면에서의 일치를 지향한다는 점입니다.

자연상태에서 정보전달은 주로 시각과 청각, 미각, 후각 등을 통해서 일어납니다. 그러므로 미라고 하면 시각적인 부분을 연상하기 쉬운데, 미학적인 견지에서 미는 의미의 전달입니다.

우리가 시각적으로 예쁘다거나 후각적으로 향기롭다거나 하는 것은 이러한 다양한 면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본질에서는 의미의 전달이 미입니다.

본질에서 미학의 문제는 의미가 전달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그 전달되어야 할 의미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대개 5가지가 있습니다. 그것은 근접도, 완성도, 균형도, 속도, 정확도입니다. 여기서 세부적인 내용을 다루기로 하면 끝이 없고 중요한건 최적화라는 개념입니다.

이건 딱 부러지게 맞아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100퍼센트에 근접하여 간다는 것입니다. 디지털이 아니라 아날로그라는 이야기입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주관적이라는 것은 막연하고 추상적인 표현입니다. 이는 인간의 미의식이 주로 시각, 청각, 후각 등 신체감관을 통하여 표현되기 때문인 바 감각은 정보전달의 수단에 불과하고 미의 본질은 의미입니다.

예컨데 소설의 미학이라 하면 그 소설이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바 주제의식이 어떻게 잘 전달될 수 있느냐 하는 거지 시각이나 청각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지요.

정리하면 주관이란 말은 정보전달의 난점,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용어입니다.

시험을 친다면 객관식이 있고 주관식이 있습니다. 객관식으로 문제를 낸다면 많은 부분들에 있어 문제를 출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암기위주의 문제만 잘 출제됩니다. 추상적인 사고를 요하는 부분은 출제가 가능하지 않습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 때문입니다. 주관식문제라 해서 여러개의 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은 하나의 답을 표현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뿐입니다.

이상의 내용을 오해해서 안됩니다. 하나의 미가 있다 해서 모나리자에는 미가 하나 뿐이구나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서 안됩니다. 물론 모나리자에는 무한대로 많은 미가 있지만 하나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티코와 그랜저의 장단점은 100가지도 넘게 비교할 수 있지만 하나의 기준으로 압축하여 말한다면 어떤 경우에도 그랜저가 티코보다 낫습니다. 압축이 가능하다는 뜻이지 하나밖에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간의 욕망은 무한대이지만 의사전달에 있어서는 하나로 압축가능합니다.

미 그 자체는 객관적 실체가 있는 사물의 속성이며 그 속성은 근접도, 완성도, 균형도, 속도, 정확도이며 이는 주로 의미의 전달 측면에서 관찰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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