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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론은 통합형의 모형을 제시한다

세상을 어떻게 볼 것인가? 구조론은 세상의 여러 현상들을 바라보되 ‘개별 현상들의 열거’라는 모형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본적인 요소들의 집적으로 이루어진 커다란 하나의 체계라는 통합적인 모형으로 보는 것이다.

세상을 내다보는 안목의 규정이 있다. 열거형과 통합형의 모형들이 있을 수 있다. 구조론은 통합형의 모형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 통합의 단위가 되는 기본 요소가 있다. 그 요소를 ┻로 나타낼 수 있다.

구조론의 모형은 많은 ┻들이 집적하여 tree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나무처럼 점차로 가지를 치며 뻗어가고 있다. 무한정 전개하는 것은 아니다. 완성형이 있다. 입력에서 출력까지 1사이클의 동그라미가 있다.

구조는 외적으로 전개하면서 동시에 내적으로 완결된다. 시작과 끝이 있다. 우선순위가 있어서 시간개념을 반영하고 있다. 그 안에 성장성이 있다. 구조는 집적하여 시스템으로 자라나고 계로 완성된다.

원자론의 원자개념과 비교될 수 있다. 원자는 큰 집을 구성하는 작은 벽돌과 같다. 구조는 완성된 큰 집도 하나의 벽돌과 같다는 점에서 원자론과 다르다. 구조로 보면 하나의 세포도 한 명의 사람과 같다.

작은 가지도 큰 나무와 같다. 씨앗 속의 배아에 큰 나무의 모습이 그대로 들어 있다. 구조는 쪼개지지 않는 원자와 달리 무한히 쪼개진다. 한편으로는 무한히 커진다. 무한히 커져도 본래의 기능을 유지한다.  

원자는 성장하지 않는다. 입구도 없고 출구도 없다. 원자는 호흡하지 않는다. 원자는 딱딱하게 죽어 있다. 우주라는 집의 건축재료로나 사용될 뿐이다. 구조는 성장한다. 구조는 입구와 출구가 있고 드나드는 에너지의 순환이 있다.

구조는 우주라는 집의 건축재료이면서 동시에 그 집의 설계도다. 원자는 벽돌처럼 아무렇게나 쌓을 수 있지만 구조는 그 자체가 설계도이므로 구조가 지시하는 일정한 순서와 방향으로만 쌓을 수 있다.

구조는 결정을 내린다

구조론의 핵심은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어떻게든 ‘결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대상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통제한다는 것은 복잡한 구조를 단순화 하여 1로 환원시켜 입력과 출력을 직결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판단하여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고, 가부간에 어떤 결론을 도출할 수 있고, 의도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원하는 값을 얻을 수 있다. 임의대로 제어할 수 있다. 그것이 구조론의 평형원리다. 밸런스 원리다.

밸런스는 천칭이다. 천칭은 하나의 축과 두 접시로 이루어진다. 중요한 것은 통제가능성이다. 원하는 값을 얻어낼 수 있느냐다. 마주보는 두 저울접시가 평형을 이룰 때 저울축이 조금만 움직여도 저울은 특정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축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천칭의 기우는 방향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다.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 통제할 수 있다. 제어할 수 있다. 입력의 값을 조절하여 정확하게 원하는 값의 출력을 얻어낼 수 있다.

구조의 기본요소인 ┻는 천칭의 모양을 하고 있다. 이것이 하나의 단위가 되어 결정을 내린다. 원자는 공간상에 내던져진 채 수동적으로 존재할 뿐이지만 구조는 시간 상에서 적극적으로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 다르다.

구조는 조직과 기관과 시스템의 하부구조다. 신장이나 위장 혹은 간장과 같은 장기는 기관이다. 피부는 조직이고 신경계는 계다. 구조는 집적하여 조직이나 기관 혹은 계를 이루고 일을 한다. 어떤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신장이나 간장이나 위장이나 다 입력과 출력이 있고 그 안에서 일을 한다. 구조는 일을 하며 그것은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자연의 돌이나 흙이나 바위나 나무나 강이나 산이나 둥글고 모난 형태가 그러한 결정의 산물이다.

지구는 왜 둥근가? 역시 그러한 구조적 결정의 산물이다. 구조가 그렇게 결정하였으므로 지구는 둥근 것이다. 지구는 왜 태양을 도는가? 지구는 왜 중력을 성립시켜 물체를 낙하시키는가? 역시 그러한 구조적 결정의 산물이다.

자동차는 왜 달리는가? 역시 구조의 산물이다. 자동차의 키와 가솔린과 엔진과 점화플러그와 기어와 바퀴가 무수히 판단하고 결정한 결과로 달리는 것이다. 입력과 출력이 있고 에너지의 순환이 있다.

인간이 만든 조직이나 기관이라면 집단의 리더가 결정한다. 물체들은 작용반작용의 법칙이 결정한다. 작용과 반작용의 장 안에서 에너지 흐름이 결정한다. 입력과 출력 사이에서 저장과 제어와 연산을 결정한다.

야구공이 배트와 충돌하는 순간 배트가 뒤로 밀려 파울볼이 될 것이냐 아니면 공이 뒤로 밀려 홈런이 될것인가를 결정한다. 구조론의 평형원리가 결정한다. 그 작용과 반작용의 장 안에 저울이 하나 숨어 있다.

당신이 무엇을 결정하든 구조를 알아야 한다. 구조가 내부에 설계도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구조가 입력과 출력의 위치를 지정하기 때문이다. 나무가 결을 감추고 있어서 목수가 그 결을 따라 조각해야 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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