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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159 vote 0 2007.03.20 (20:47:59)

노무현 대통령은 왜?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의 한 마디로.. ‘아쉬운데 손학규라도’ 하며 손을 내밀려던 여권과 탈당파는 머쓱해졌다. 어색한 환영의 분위기에 찬물 한 바가지 퍼부은 것이다.

손학규는 손해볼 것 없다. 일단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만으로 대성공이다. 어차피 본인 스스로 죽을 길을 선택했으니까. 곧 죽을 넘이 한 대 맞고 죽으나 그냥 죽으나 매 한가지.

손학규는 대통령께 꾸지람 들은 것을 영광으로 알아야 한다. 대통령이 이렇게 꼭 찍어서 특정인에게 가르침을 베푼 적이 없다.

최대 피해자는 당연히 이명박이다. 검증론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셈이니. 결국 이명박에 대한 고강도 검증론으로 발전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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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는 패를 맞춰 먹고 고수는 상황을 맞춰 먹는다 했다.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손학규.. 제 입으로 ‘죽으러 간다’ 했으니 매 맞는거야 당연하고.. 그 첫 번째 매를 누구에게 맞느냐가 중요하다.

중요한 것은 그 ‘먼저 맞을 매’를 딴나라가 아닌 대통령이 때렸다는 사실. 뉴라이트와 딴나라가 방방 뜨기 전에 말이다. 이쪽에서 먼저 매를 들어서 그 반대쪽에서 주먹을 치켜 드는 딴나라를 뻘쭘하게 만든 것이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낫다는데 손학규는 매를 먼저 맞는 대단한 이익을 누렸다. 대통령께 큰 절 한번 더 해야 한다.

(손학규는 지금 대통령께 대든다며 저러고 있지만 그런 발언기회 한 번 던져준 것 자체가 큰 은혜다. 정치판에서 마이크 한 번 잡아보기가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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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정치 해야 한다. 정동영은 권노갑을 찔러서 떴다. 손학규는 한나라를 찔렀으니 잘 하면 뜰 수 있다. 애시당초 킹이 되기는 글러먹은 일이고.. 잘 하면 킹 메이커 정도는 할 수 있다.

찌질한 민생쇼 하며 ‘작은 정치’로 바닥을 기던 손학규가 ‘큰 정치’를 하며 중앙무대로 뛰어든 것이다. 큰 판을 벌였다. 대통령의 추임새가 빠질 수 없다. 일단 여기까지는 성공.. 그 다음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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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뭔가? 함흥차사 요절내는 태조 이성계를 연상시킨다. 외부선장 데려올 수 있다고 말 한 사람은 대통령  본인이다. 그래서 데려온 외부선장감 판판이 퇴짜 놓는다. 왜?

● 외부선장 데려올 수 있다.
● 그런데 고건은 깜이 아니다.
● 물론 정운찬도 깜이 아니다.
● 손학규는 정치인 자격도 없다.

어쩌란 말인가. 결론은.. 함흥차사 수법으로 태조가 태종의 권력승계를 용인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과를 보고 이야기하라는 말이다.

패를 맞춰먹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맞춰먹는 것. 눈 앞의 패를 보지 말고 주위의 상황을 보라. 대통령은 정국에 긴장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태조 이성계는 왜 함흥차사를 차례로 죽였을까?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긴장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긴장이 해이되면?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난다.

무엇인가? 당시 태종 반대세력은 도처에 있었다. 그들이 반발하기 전에 태조가 먼저 선수를 쳐서.. 본인이 직접 태종반대의 선두주자로 나서서 물타기 살짝 해 놓고.. 정국에 고도의 긴장을 조성하여 은근슬쩍 권력승계를 용인해 버린 것이다.

여기에 고도의 노림수가 숨어 있다. 결론적으로 태조와 태종은 짜고 쳤던 것이다. 싸우는 척 하면서 은근슬쩍 권력이양한 것이다.

● 태종의 쿠데타- 반태종 분위기 형성- 태조 선제공격으로 이목집중 - 태조의 징벌에 관심이 쏠려 반태종세력 결집실패 - 권력승계 용인.  

태조의 이상한 원맨쇼에 태종 반대세력은 여론결집 시도하지 못하고 태조 얼굴만 쳐다보고 있다가 기회를 놓쳐버린다.

태종은 이 방법을 나중 세종에게 써 먹는다. 양녕-효령-충녕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극도의 긴장을 조성하여 세종의 권력을 반석같이 든든하게 만든다.

대통령은 정국에 극도의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안이하고 나태하고 태평한 분위기에 찬물 한 바가지 퍼부은 것. ‘정신차려라 금뺏지들아’ 이런 거다. 결과는?

‘손학규 정도면 괜찮지 않아?’ 하고 안이하게 생각한.. 태만한 유권자들을 부끄럽게 만들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부끄러움은 이명박 지지자들에게도 전파된다.

최종적으로 이명박이 피해자가 된다. 왜?

고건아웃, 정운찬아웃, 김근태 정동영 쌍둥이 아웃, 손학규 아웃.. 검증의 강도를 갈수록 높여간다. 양녕과 효령을 차례로 아웃시킨 태종의 노림수와 같다. 그 여파는 딴나라에도 전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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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대통령 발언의 액면에 어떤 의도가 담겨있나에 관심을 가지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대통령의 발언 한 마디 한 마디에 숨은 꿍꿍이를 찾으려 해서 안 된다. 액면은 무시해도 좋다. 상황을 보라.

대통령의 발언은 일정한 방향성을 가진 것이다. 그 이전과 그 이후로 연결된다. 고건 아웃, 정운찬 아웃, 김근태 정동영 아웃과 연결되는 것. 손학규로 끝이 아니다.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 일관성을 읽어야 한다.

대통령은 유권자들 앞에서 미래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이제 국민과의 게임이 벌어진다. 게임은 자존심의 대결이다. 자존심도 없는 자들은 부끄럽게 된다.

국민 다수는 ‘손학규 정도면 준수하지’ 하고 안이하게 판단하고 있다. 대통령이 딱지를 놓는다. ‘손학규? 어림없지!’ 챙피당한 유권자들의 오기를 발동시킨다. 유권자들은 대통령을 이기기 위해 오기로라도 더 깨끗한 인물을 데려오려 한다.

대통령과 국민 간에 자존심을 건 오기대결이 벌어지면? 인물 검증하기 시합이 벌어지면? 그렇다면?

이명박 보다 낫다고 해서 데려온 고건 아웃.
이명박 보다 낫다고 해서 데려온 정운찬 아웃.
이명박 보다 낫다고 주장하는 정동영 김근태 아웃.
이명박 보다 낫다고 해서 데려오려는 손학규 아웃.

그렇다면
고건보다 못하고
정운찬보다 못하고
김근태 정동영 보다도 못하고
손학규보다 못한 이명박을 지지하는 무리들은 얼마나 부끄럽게 될 것인가?
그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이명박 지지자들은 손학규를 죽이기 위해 기를 쓴다. 그들의 소원대로 손학규는 아웃될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가 던진 말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최대 피해자는 이명박이 된다.

무엇인가? 결론은 인물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은 검증의 시스템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검증의 시스템을 작동개시한 것이다.

대통령이 한 마디를 던졌다. 거기에 언론이 한 마디를 보태고 지식인이 한 마디 더하고 모든 유권자들이 한 마디씩 더 보탤 때 거기서 거대한 흐름이 만들어진다. 격랑이 인다.

반대로 모든 사람이 함구하고 검증을 포기하면? 이명박 당선된다. 그러니 침묵하는 그 사람들 입을 열게 하는 것이 대통령의 목적.

반대로 모든 사람이 한 마디씩 하면? 눈덩이처럼 커져버린다.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전개된다. 검증대란이 일어난다. 가장 깨끗한 사람이 당선된다.

정치는 인물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하는 것. 그 시스템은 세력이다. 그 세력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진짜다. 검증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제시하여.

산 정상에서 눈덩이를 굴리면? 기슭에서 산사태가 일어난다. 결국 그렇게 된다. 그 산사태에 이명박은 깔려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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