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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1992 vote 0 2007.03.19 (23:16:14)

덫에 걸린 한나라
‘손학규, 동태보다는 낫네’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게 되었다. 이제 이명박 목숨은 박근혜에게 달렸고 박근혜 목숨은 이명박에게 달렸다. 집구석이 이렇게 되면 반드시 칼부림이 일어난다. 이제 좀 볼만해진 것이다.

손학규가 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손학규의 완충 역할이 있었던 것이다. 무엇인가? 2002년 민주당 경선 때 김근태가 재뿌리고 나갔어도 정동영이 끝까지 완주해 주었듯이.. 누군가 한 사람은 경선지킴이를 해주어야 한다.

손학규가 나가면 박근혜가, 박근혜가 나가면 손학규가 경선지킴이를 해야한다. 경선지킴이를 하는 쪽은 차기를 약속받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손학규가 나갔다. 이제 딴나라에 경선지킴이는 없어졌다.

손학규가 끝까지 붙어 있었다면? 박근혜가 나가도 남은 둘이 대통령과 총리로 지분 나눠먹고 세세세 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손학규가 나갔기 때문에.. 박근혜든 이명박이든 불리한 쪽이 탈당한다며 상대를 협박할 수 있게 되었다.

서로의 목에 칼을 겨누게 된 결과로.. 불신의 장벽은 높아졌다. 지분 나눠먹기도 어려워졌고 차기 약속도 어려워졌다. 손학규가 없는 지금 이명박 입장에서 박근혜에게 지분을 줄 이유도 없고 차기를 약속할 이유도 없다.

솥발은 셋으로 버틴다. 그 중 하나가 나가면 솥은 결국 자빠진다. 입술이 없으니 이가 시리다. 서촉이 망하면 동오도 망한다. 이미 손학규가 나갔기 때문에 경선에서 불리한 쪽이 막무가내 횡포를 부려도 억제할 방법이 없다.  

박근혜와 이명박.. 두 사람의 손에 동시에 상대방을 죽일 수 있는 흉기가 쥐어진 것이다. 판은 살벌해졌다. 어린애 손에 칼을 쥐어주면 반드시 휘두른다. 둘은 바보이기 때문에 결국 그 칼을 사용하고 만다.

우리당처럼 후보가 여럿이면.. 하나가 나가도 흔적이 남지 않는다. 그러나 박근혜에 이명박이면 다르다. 권위주의로 먹고 사는 그들은 다르다. 이미 분열된 우리당과 뭉쳐있는 한나라당은 입장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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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필자가 우리당의 경선시기를 되도록 늦추어야 한다고 줄기차게 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딴나라당의 경선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다. 딴나라를 확실하게 사지로 몰아넣기 위해서였다.

원래 경선은 6월 이전에 하는 것이 정상이다. 일찌감치 대세를 장악하고 바람몰이를 하는 것이 맞다. 누가 경선에 불복해도 조순급 제 3세력 영입해서 공백을 메우면 된다.(조순 비슷한 인간은 막판에 항상 나타난다.)

그런데 그들은 왜 어리석게도 경선을 8월 20일로 늦추었을까?(19일 또는 20일)

가위바위보는 늦게 내는 쪽이 이긴다. 우리당이 후보를 늦게 내려고 하니 한나라당이 우리당 보다 더 늦게 내기 위해 경선시기를 고의로 늦춘 것이다.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결정이다.

지난 서울시장 경선이 그렇다. 한나라가 맹형규, 홍준표로 버벅거릴 때 우리당이 강금실을 늦게 내어 이길 뻔 했다. 오세훈을 더 늦게 낸 한나라가 결국 이겼다. 그래서 그들은 교훈을 얻었다.

‘후보를 늦게 내는 쪽이 이기는 게임이로구나.’

과연 그럴까?.. 천만에! 전혀 그렇지 않다. 한나라는 경선을 먼저 하는게 맞다. 아니면 경선불복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8월 20일.. 참으로 절묘하다. 빼도박도 못하는 시점이다. 꼭 죽는 날자다.

앞으로 5개월이라는 장구한 시간.. 이명박이 망가지기에는 충분한 시간.. 그리고 경선후 4개월이라는 촉박한 시간. 세력과 시스템이 아닌 인물 중심으로 움직이는 딴나라에겐 죽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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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집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키가 작은 씨름꾼이 쓰는 기술이다. 털보 이승삼이 람바다 박광덕을 뒤집기로 제압할 수 있었던 것은 박광덕 보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우리당이 딴나라보다 키가 작다.

딴나라가 우리당을 흉내내면 안 된다. 권위주의 하는 당은 대세론으로 가야 한다. 이회창 식으로 가야한다. 나이도 있고 경륜도 있고 카리스마도 있는 완고한 가부장 같은 인물을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탈권위주의 하는 우리당은 산개해야 한다. 흩어졌다가 막판에 통합해야 한다. 20, 30대 젊은 유권자들을 상대로 딱 한 달만 바람몰이 하면 대세를 장악할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 지지자의 주류인 50, 60대는 다르다.

기병은 빠르므로 흩어져야 살고 중갑보병은 느리므로 뭉쳐야 산다. 몽골기병은 대오도 갖추지 않은 채로 너른 들판에 흩어져 도망가다가 그들을 추격해간 독일-폴란드 연합군 오만명을 역으로 포위해서 몰살시켰다.

발이 빠른 20대 30대는 흩어져야 살고 발이 느린 50대 60대는 뭉쳐야 산다. 정보의 전파속도가 느린 한나라당이 8월 하고도 20일에 경선을 하기로 한 것은 최악의 결정이다. 제대로 덫에 걸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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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와 이명박.. 이제 둘이 서로의 목숨줄을 움켜쥐게 되었다. 앞으로 5개월 남았다. 5개월이면 이명박이 망가지기에 충분한 시간. 그러나 일찍 경선한다면 망가져도 수습할 여유가 있다.

이명박의 약점이 지금 노출되면 조순급 중간세력 대거 영입해서 세불리기로 만회할 수 있지만 8월 이후에 약점이 노출되면 막판이라 수습이 불가하다.

2002년 노무현 후보도 약점이 노출되었지만 4월에 경선했기에 후단협의 태클에도 불구하고 수습할 시간여유가 있었다. 어리석은 한나라당은 그 시간여유를 제발로 걷어차 버린 것이다.

경선불복을 못하게 법으로 묶은 것은 최악의 자충수가 되었다. 결국 막판 승부는 영입에서 난다. 딴나라가 경선불복을 차단하고 경선시기를 늦춘 것은 막판 영입의 기회를 제 발로 걷어차버린 것이다.

● 1997년 이회창은 조순 영입했고 DJ는 JP를 영입했다. DJ 승.
● 2002년 이회창은 뛰쳐나간 박근혜를 재영입했고 노무현은 몽을 작업했다. 노무현 승.

권위주의로 먹고 사는 딴나라는 조기경선해서 대세론 띄우고 고건류, 정운찬류 퇴물들 싸그리 영입해가는게 맞다. 권위주의 정당은 큰 인물이 큰 정치를 해야 막판 인재영입이 가능하다.

이명박, 박근혜 쫌생이들이 큰 정치를 못한다. 왜 손학규가 나왔겠는가? 나오는게 이익이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이명박이든 박근혜든 나눠먹기 할 그릇도 안 된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에.

손학규.. 어차피 딴나라에서 승산없다. 우리당으로 온다해도 역시 승산은 없지만 그래도 잔재주를 피우면 지분확보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고 나온 것이다.

결론은 손학규가 뛰쳐나온 것이 이 사태의 본질이 아니고.. 이명박 박근혜가 손학규 하나를 통제하지 못할 정도로 소인배였다는 사실이 이 사태의 본질인 것이다. 이회창은 박근혜를 불러들였고 DJ는 JP를 묶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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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분열은 후보간 분열이 아니다. 지지층 분열이 진짜다. 권위주의로 먹고 사는 한나라당이 8월, 9월에 분열된 지지층을 10월, 11월에 통합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시일이 너무 촉박하다.

그러나 20, 30대가 주축인 우리당은 다르다. 딱 한달이면 대세장악이 가능하다.

개혁은 노선따라 항상 분열해 있기 때문에.. 공동의 적 앞에서 언제라도 통합이 가능하지만.. 저들은 항상 통합되어 있기 때문에 분열되면 끝이다. 손학규를 빨갱이라고 부르는 자들이 저들 속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엇인가? 진보세력은 권력욕이 엷다. 20대 30대는 더욱 권력욕이 없다. 그 때문에 평소에는 분열되고 위기에는 통합된다. 분열하는 이유는 자존심 때문이고 통합되는 이유는 권력욕이라는 장애물이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는 어떤가? 자존심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는 한테 엉켜붙어 있다. 권력욕이 있기 때문에 막판에는 분열한다. 심지어는 이명박도 빨갱이라고 부르는 지만원들이다. 지금 뉴라이트가 방방 뛰는 이유도 권력욕 때문이 아니겠는가.

무엇보다도 박근혜, 이명박을 우경화 시킨 것이 조중동의 지나친 권력욕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나라가 손학규로 분열된 이유는 조중동 때문. 한나라당이 막판 영입레이스에서 패한다면 역시 조중동 때문. 1997년과 2002년 영입경쟁에서 패한 이유도 조중동 때문. 집안에 악독한 사람 하나 있으면 딱 이렇게 된다.  

진보는 명예를 원하므로 자존심만 충족되면 양보하지만 수구는 권력의 독점을 원하므로 전부 아니면 전무로 간다. 막무가내로 간다. 막판에 또라이짓한다. 지만원, 조갑제들의 욕망이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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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탈당전력이 있는 박근혜의 탈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이 많지만 딴나라당의 내부구조를 아는 사람이라면 뜨내기 집단에 지나지 않는 이명박 세력의 탈당가능성도 높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딴나라의 핵은 대구경북이다. 이들에게 한 번 호되게 당한 적이 있는.. 비싼 수업료를 지불하고 된통으로 신고식을 치른 박근혜 입장에서 볼 때.. 대구경북을 놓치는 것은 정치적 사망선고를 당하는 일이다.

이명박 떳다방 세력은 아직 매를 맞아본 적이 없다.

필자가 늘 강조하는 50대 50의 법칙은 딴나라 내부 경선에도 적용된다. 8월까지 이명박과 박근혜의 지지율 차이는 3프로 이내로 좁혀진다. 이인제가 막판에 탈당한 이유도 자신의 지지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의 지지율 차이가 3프로 이내로 좁혀지면 당권을 장악한 쪽이 유리하다. 박근혜가 강재섭을 움직여서 농간을 부려도 이명박이 막을 방법이 없다.

선거는 싸워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겨놓고 싸우는 것이다. 박근혜가 사전에 이겨놓고 싸우기로 작심한다면?

이회창이 수구화 된 이유는 보물단지 대구경북을 잡으려 했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수구화 된 이유도 그렇고 이명박이 수구화 되어가는 이유도 그렇다. 딴나라 내부에서 수구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미 대구경북을 잡은 박근혜보다 아직 대구경북을 잡지 못한 이명박의 탈당가능성이 높다. 대구경북 없이 정치적 생존이 불가능한 박근혜 보다 대구경북 없이도 살 수 있다고 믿는 이명박이 더 이인제다.   

김근태 정동영은 손학규라도 본받아라

손학규의 골통짓.. 이명박이 수구표, 지역표, 보수표를 중립지대로 끌어내어 부동표로 만들었듯이 고건과 정운찬이 갈곳없는 부동표를 잠시 머무르게 하는 징검다리가 되어주듯이 아쉬울 때 징검다리가 나타나 준 것이다.

손학규 징검다리 역시 밟고가면 된다.

김근태 정동영.. 손학규는 혈혈단신 시베리아로 얼어죽으러 간다는데 왜 동태는 아직도 안나가고 뭉개고 있을까? 나간다 나간다 했으면 얼른 나가야지 왜 궁시렁거리고만 있는가?

화상아! 갈굴 때 나가라. 챙피하지도 않냐? 니들은 손학규 따라 시베리아로 가라. 손학규, 정동영, 김근태 셋이서 부둥켜 안고 곱게 얼어 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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