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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2640 vote 0 2007.03.29 (21:48:52)

'엄기봉씨라면 전여옥도 용서할 것'


아래 링크한 연합 블로그는 이 글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소.

http://blog.yonhapnews.co.kr/dmzlife/post/107838/

세계 어린이들의 우상이었던 호주의 악어사냥꾼 ‘스티브 어윈’이 노랑 가오리의 독침에 찔려 죽자.. 여권운동가인 그리어 교수가 ‘동물의 세계가 어윈에게 복수한 것’이라는 칼럼을 써서 문제가 된 일이 있었소.

과연 스티브 어윈은 신성한 동물세계를 함부로 유린한 것일까요? 동물과 접촉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이 동물을 존중하는 태도일까요?

http://www.ohmynews.com/articleview/article_view.asp?at_code=358555

독일에서 인기스타가 된 아기곰 크누트 이야기를 들었을지.. 어떤 환경주의자가 어미를 잃고 고아가 된 북극곰 크누트를 법대로 안락사 시키는 것이 옳다고 주장해서 문제가 되었다 하오.

자연상태라면 죽었을 동물을 억지로 살려내어 인간사회의 노리갯감으로 만드는 일이야 말로 동물학대라는 주장이라오. 어떻게 생각하오?

http://blog.naver.com/kimmijung519?Redirect=Log&logNo=20035324177

아프리카 원주민 부족이나 아마존의 인디오들.. 문명의 발길이 미치지 않았을 때 그들은 행복했소. 문명사회가 그들을 불행하게 만든 것이오. 저들끼리 자연스럽게 살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옳을까요?

맹목적인 환경운동, 극단적인 자연주의는 위험하오. ‘유나 바머’의 예가 그렇소. 반문명주의자였던 수학자 시어도르 카진스키 교수.. 수염이 텁수룩한 그는 성자처럼 생겼으나 10여년간 대학가를 공포에 떨게 한 테러리스트였소.

그는 인간이라는 존재를 신뢰하지 않았소. 어쨌든 그는 문명사회에 경종을 울리려는 선한 의도를 갖고 있었소.

선한 의도를 가진 악당.. 미져리를 연상케 하는.. 미져리의 간호사 애니 윌크스도 처음에는 선한 의도로 조난당한 소설가 폴 셀던을 구했을 것이오.

얀 마텔의 소설 ‘파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가 있소. 작은 나룻배에서 벵골 호랑이 한 마리와 227동안 동거하며 태평양 바다를 표류한 소년 이야기. 호랑이와 친구가 된 것이 아니라.. 언제 잡아먹힐지 몰라 불안해 하며 긴장된 하루하루를 보낸.

좁은 배 안에서 호랑이와의 지옥같은 동거. 호랑이를 무서워하고 미워했지만 여행을 끝내고 돌이켜 보니 그래도 호랑이 덕분에 그 227일을 견뎌올 수 있었다는.. 그렇지만 육지에 도착하자마자 호랑이는 표표히 숲으로 떠나버리는데.

파이에게 호랑이는 친구였을까 적이었을까? 친구이면서 적이었을까? 호랑이에게 고마워해야 할까?

호랑이에게 고마워 할 필요는 없소. 미워할 필요도 없고. 중요한건 어떤 경우에도 길들여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오. 그리고 정신 바짝 차려야 하오. 긴장해야 하오. 호랑이에게 잡혀먹히지 않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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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보도는 ‘맨발의 기봉이 그 불편한 진실’이라는 제목이오. 무엇이 불편한 진실이란 말인가? 무엇이 불편하오? 나는 MBC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소.

누가 잘못했소?

● 최초로 보도하고 나몰라라 한 KBS 인간극장?
● 열몇평짜리 작은 집 한채 건축비만 달랑 던져주고 발뺌한 영화사?
● 도움을 주었으나 결정적으로 300만원에 눈이 먼 이장님?
● 엄마를 양로원에 보내고 돈을 엉뚱한 데 쓴 여동생?
● 여동생을 꼬드겨 돈을 뜯어낸 목사부부?
● 전형적인 사기꾼 찰스박?
● 일이 이렇게 되도록 뭐 하고 있었나 노무현?
● 여동생과 목사부부를 욕하는 리플 하나 남겨놓고 자기 할 일 다했다고 믿는 대다수의 선량한 네티즌?

누군가의 책임으로 돌리려는 태도.. 바로 그것이 나의 책임을 면하려는 비겁한 심리임을 알아야 할 것이오.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 인용된 탈무드의 한 구절이 생각나오. 두 굴뚝 청소부 중 어느 누구도 그 굴뚝에서 깨끗한 얼굴로 나올 수는 없다는 사실.. 바로 이것이야 말로 알아야 할 불편한 진실이 아닐지.

http://bluezeek.egloos.com/685068

불편한 진실은.. 뫼비우스의 띠 처럼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는 사실(위 링크 참고).. 파렴치한 여동생과 사기꾼과 목사의 드라마같은 행태와 그 내막이 불편한 진실이 아니라.. 이 하늘 아래서 누구도 떳떳할 수 없다는 사실.. 이 진정 불편한 진실이라고 나는 생각하오.  

엄기양 이장이나 찰스박, 개념없는 목사부부, 어리석은 여동생 그리고 주변인물들 다 우리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이오. 특별히 사악한 인물이.. 전여옥 같이 생긴 인물만이 악을 저지르는게 아니라는 말이오.

이차대전 때 유태인을 학살한 나치 장교들.. 그들도 자기 가정에서는 착한 아빠였고 좋은 남편이었다는 사실. 평범한 사람들이 히틀러를 만나면 유태인을 죽이고 김일성을 만나면 무덤앞에서 통곡을 하고, 전두환을 만나면 학살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오.

그러므로 부디 이르노니 길들여지지 말아야 하오. 손에 쥔 호각(파이 이야기)을 잊지 말아야 하오. 모든 것은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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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 개념없이 이명박을 지지하고 선거때면 박근혜를 찍어주고 조중동이나 쳐보다가 엄기봉씨 돈이나 뺏고(자기 양심의 추궁에 대해서는 대신 관리해 주었다는 말로 자기를 기만할 것) 노무현 욕하며 하루를 사는 것이오.

대다수는 선량한데.. 극소수가 나쁘다는 잘못된 생각이 실패를 낳소. 나는 죄 없고 엄기봉씨 여동생만 나쁘다는 비겁, 흙탕물을 일으키는 한 마리의 미꾸라지가 문제라는 무책임이 실패의 원인이오.

대다수 기독교도는 선량한데 그 먹사부부가 나쁘다? 틀렸소. 대다수 기독교도는 시스템을 통하여 문제의 먹사부부를 관리할 책임이 있소. 아무나 목사가 될 수 있는(?) 기독교의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오.

기독교계 내부의 검증시스템은 어디로 갔소? 한 사람의 경찰이 잘못을 저지르면 아무 죄없는 경찰 전부를 싸잡아 비난해야 경찰이 스스로 시스템을 바로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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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았듯이 기봉씨 주변에 깨끗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소. 기봉씨가 운이 나빠서 하필 문제있는 인간들 속에 던져졌을까요? 그렇지 않소. 기봉씨 주변인물의 수준이 이 나라 대한민국의 수준인 것이오.

아름답지 못한 드라마가 되었소. 결국은 모두가 실패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오. 기봉씨 뒷얘기를 꾸준히 보도하던 오마이뉴스도 실패에서는 예외가 아니오. MBC도 예외가 아니오.

이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적나라한 모습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오. 바로 당신도 시험에 들면.. 만약 당신이 기봉씨 이웃에 살았다면.. 이장이나 목사부부나 여동생처럼 어리석게 행동하고 만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가끔 한번씩은 정신차리고 노무현을 찍는 기적도 연출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하오. 그렇게 정신 번쩍 차리게 해 주기 위하여 나타난 부처님이 우리의 엄기봉 형이라는 사실을 깨우쳐야 하오.

어쩌면 드라마는 아직 끝나지 않았소.

모든 실패 중에서 가장 큰 실패는.. 정작 엄기봉씨 본인은 누구도 징벌할 생각이 없는데, 다 용서하고자 하는데.. '여동생을 징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네티즌들일 것이오.

엄기봉 부처님의 귀에는 그 소리가 '나는 죄없어' 하고 발뺌하는 소리로 들릴 것이오. 물론 엄기봉씨는 그런 네티즌들도 다 용서하겠지만.

가장 큰 성공은 이런 일을 보도함으로써.. 그리고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그 적나라한 진실을 알게 되는.. 인간이라는 것이 과연 별 수 없는 존재로구나 하고 알게 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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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어윈은 훌륭한 사람이오. 그는 오버하지 않았소. 그러나 아슬아슬 했소. 그를 비난한 그리어 교수의 말도 일리는 있소. 그러나 그는 오버했소.

중요한 것은 인간이 동물의 세계를 잘 아는 것이오. 벵골호랑이 앞에서 호각 하나로 제압했던 ‘파이’처럼. 상대를 잘 알고.. 깨어있는 것이 중요하오.

가장 나쁜 것은 무관심과 몰이해라오. 적어도 스티브 어윈은 인간들에게 동물의 세계가 어떤 것인지 알려주었소.

아기 북극곰 크누트의 경우도 마찬가지오. 크누트 덕분에 인간들은 동물에 대해서 더 잘 이해하게 되오. 먼저 친숙해져야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져야 이해하고 이해해야 잘못을 범하지 않소.

크누트를 안락사 시켜야 한다는 극단주의자의 주장은 온당치 않소. 자연을 존중하는 것도 좋지만.. 자연을 막연히 내버려두는 것은 존중하는 것이 아니오. 인간의 관심이 자연에서 멀어지면 결국 인간은 자연에 대해 모르게 되오.

엄기봉씨의 경우도 마찬가지.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 이해할 것, 화내지 말고 신중하게 대처할 것, 끝까지 정신을 차릴 것, 결코 길들여지지 말아야 하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골소녀 영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사후 보호대책 없이 함부로 방송에 내보내는 짓이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것이오. 영화사와 방송국의 책임이 가장 크오.

동양과 서양의 접촉, 문명과 원시의 접촉, 인간과 동물의 접촉, 엄기봉과 방송국의 접촉, 파이와 호랑이의 접촉.. 위태롭소. 반드시 생채기를 남기고 만다오.

누구 특정인의 탓이라는 생각 혹은 그냥 조용히 살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는 생각은 .. ‘뫼비우수의 띠처럼 이미 모두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조세희 선생의 가르침과 어긋나는 것.. 파이와 호랑이처럼 부대끼면서 상처주고 상처받으면서 정신 바짝 차리고 사는 수 밖에 없소.

어쨌든 엄기봉씨 덕분에 우리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소. 그러므로 누구 말이 맞고 틀렸고를 떠나서.. 이런 논란도 필요하다고 보오. 한 단계 더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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