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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면과 이면의 괴리
사람들은 주로 도덕적 당위나 명분, 혹은 이념을 들어 변화를 설명하려 하지만 실제로 변화를 일으키는 밑바닥의 힘은 따로 있다.

● 도덕적 당위로 설명 - 조선왕조는 나쁘다. 탐관오리의 가렴주구를 근거로 댄다. 쉽게 이해한다.

● 합리적 설명 - 봉건체제로는 산업화 시대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 이런 식의 설명을 이해하는 사람은 잘 없다.

이해관계가 상충될 수 있는 대중일반의 행동통일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어서 안 된다. 선(善)과 악(惡)의 이분법 논리로 설명하는 것이 현장에서 먹히는 편리한 전술이 된다.

● 쉬운 설명 - 전두환은 죽일놈이다! 차떼기는 아가리를 닥쳐라!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머리 식히기.. 색깔로 다투는 표면의 질서가 있는가 하면 무게로 다투는 이면의 질서도 있다.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의 진짜를 까놓고 이야기 하기.

자연에서의 혁신
우리는 선(善)과 악(惡)의 이분법 논리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민초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전술적 편의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변화가 일어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것은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강자집단의 출현이다.

역사의 현장에서 급격한 변혁이 일어나는 이유는 구체제가 부패했기 때문이 아니라.. 구체제를 대체할 역량을 갖춘 새로운 강자 집단이 출현했기 때문이다. 요는 대안세력이 있느냐다.

북한이나 쿠바의 예에서 보듯이 새로운 강자 집단의 출현이 없으면 부패한 구체제가 좀처럼 제거되지 않는다. 왜 북한은 안되고 있는가? 김정일을 대체할 세력의 ‘코어’를 형성하는데 실패하고 있기 때문이다.

혁명이나 개혁의 개념은 인간들이 인위적으로 지어낸 거다. 이런 논리는 일정한 조건 하에서만 맞는 말이다. 자연의 질서를 본받아야 한다. 변혁은 자연에서 늘 일어나고 있다. 자연은 다른 방법을 쓴다.  

시장에서의 경쟁이 그렇다. 낡은 체제로 버티는 기업은 망하고 좋은 시스템을 창안한 기업은 흥한다. 또 한때 실적을 냈던 기업도 환경이 변하면 실적을 내지 못하게 된다. 문제는 시스템이다.

한국의 성공사례인 삼성은 직원들을 쥐어 짜기로 유명하고, 미국의 성공사례인 구글은 직원들을 놀리기로 유명하다.(구글은 근무시간의 20프로를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게 하는 즉 실질적인 주 4일 근무에 해당한다고 한다.)   

어느 쪽이 옳다고는 말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시스템이 성공적이라고 판단될 경우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이다.

자연에서 시스템은 수리되는 것이 아니라 교체된다. 전부를 교체할 수는 없다. 몸통은 두고 핵을 교체하는 방법을 쓴다. 이 원리를 인간사회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부분적으로는 적용되고 있다.

● 혁명의 방법 - 물리력을 동원하여 위에서 아래까지 일률적으로 강제한다.
● 개혁의 방법 - 법과 제도를 정비하여 하나씩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 자연의 방법 - 성공사례를 옮겨와서 중심부의 핵을 이식한다.

변화의 바람은 대개 변방에서 불어온다. 왜 변화는 반드시 주변부에서 시작되는가? 체제의 리포메이션에 드는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자연은 혁명이나 개혁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자동차를 수리하려면 엔진을 멈추어야 한다. 생명의 엔진은 심장이다. 심장을 멈추면 생명은 죽는다. 자연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수리할 수 없다. 자연은 다른 방법을 쓴다.

고장난 차를 수리하는 비용보다 신차를 생산하는 비용이 싸게 먹히는 수가 있다. 새로운 체제의 도입은 반드시 의사소통 장애를 유발한다. 시스템의 초기 정착에 애를 먹게 되며 이때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지불된다.

이 비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준비된 시스템으로 일거에 바꾸는 혁명의 방법도 아니고, 기득권의 저항에 직면한 채 맞서 싸우며 하나씩 바꿔가는 개혁의 방법도 아니고, 주변부에서 이미 바꿔진 시스템을 중심부로 단번에 이식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혁명과 다르고 개혁과도 다른 이것은 자연에서의 혁신이다. 이러한 현상은 물적 토대의 변화에 힘입어 밑바닥에서 저절로 일어나게 된다. 생물의 진화나 기업의 경쟁에서 이러한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변방의 안전지대에서 새로운 체제가 시험적으로 가동된다. 이 시스템이 주변부에 거점을 마련하고 보호받으며 일정기간의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서 초기 단계의 시행착오를 극복한 시점에서 한꺼번에 중심부로 이식된다.

● 혁명 - 구체제와 기득권을 물리력으로 타도한다.
● 개혁 - 합법정부가 국민의 동의아래 제도와 법률을 하나씩 개선한다.
● 자연 - 주변부에서 세팅하여 안정화된 핵을 중심부에 이식한다.   

자연(自然)은 저절로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 안에서 그 ‘자연’이 진행되고 있다. 변방에서 새로운 강자 집단이 출현하고 있다. 이들은 신기술과 신지식으로 무장하고 있다.

이들은 안전한 주변부에서 자기네들끼리 코드를 조율하고 신뢰를 창출하며 새로운 변혁의 핵을 만들어 간다. 그들은 누구인가? 노빠와 황빠가 바로 그들이다.
 

강한 자가 도덕적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자연의 전개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가 어렵다는 데 있다. 보통은 도덕성으로 논하게 된다. 그 이유는 자연에서의 새로운 물결이 진정한 강자 집단이라는 증거가 주로 도덕성에서 찾아지기 때문이다.

● 전통적인 관념 - 도덕적이기 때문에 새것이 옳다.
● 합리적인 설명 - 새것은 강하기 때문에 도덕적일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왜 왕조의 탐관오리들은 반드시 부패하는가? 왜 기득권 세력은 반드시 타락하는가? 왜 한나라당은 반드시 차떼기를 자행하는가? 정답 - 부패가 그들이 연마한 기술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금 ‘기득’하고 있는 이유는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이 강한 이유는 부패의 기술을 특허냈기 때문이다. 차떼기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이회창 정도의 솜씨가 되니 하는 것이다.

그들이 인맥으로 편 먹고, 결혼관계로 껌 붙고, 학벌로 배맞추고 하는 것도 그들이 훈련한 고도의 기술이다. 그래서 그들은 강하다.

그러나 역사는 흐른다. 환경이 밑바닥에서 부터 변하기 때문에 새로운 강자집단이 출현하게 되고 이들은 부패하는 방법도 모른다. 그들은 작은 부패도 금방 탄로나고 만다. 그들은 강하기 때문에 부패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이렇게 세대교체가 일어나는 법이며.. 또 세월이 흐르고 환경이 변하면 그 새로운 강자집단도 점차 낡은 세력이 되고 새로운 기득권이 된다. 환경이 변하기 때문에 초기에 각광받았던 그들의 강점은 쓸모없는 것으로 되고.. 이때 이들에게 남는 것은 그 지배의 과정에서 습득한 부패의 노하우 뿐이다.

차떼기급 고도의 부패기술은 오랜 시간에 걸쳐 습득된다. 그러므로 지금 차떼기가 부패하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핵심역량이 소멸했다는 증거다.

● 전통적인 설명 - 나쁘기 때문에 부패한다.
● 합리적인 설명 - 기득권들은 환경변화로 하여 핵심역량 부문에서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지금은 약해져 있다. 그 결과로 지배기간에 터득한 부패의 기술만 비교우위로 남아있다.

노무현 정권의 핵심역량
참여정부 이래 386이라 불리는 전대협의장 그룹이 그 새로운 강자 집단으로 떠올랐다.(그들은 사이비 386이다.) 그러나 보시는 바와 같이 그들의 실력은 한계가 드러났다. 그들은 우리 사회가 기대한 만큼 강하지 않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대협의장 그룹이 아니라 민청학련 세대가 끌고가고 있다. 이해찬, 유인태, 김근태, 유홍준, 한명숙, 이미경, 원혜영, 장영달, 정찬용, 이강철, 이철, 이부영이 그들이다.

차기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결국 이 사람들이 정권을 끌고갈 것이다. 필자가 선출직으로 검증되지 않은 강금실을 평가하는 이유도 이들 민청학련 세대가 다져놓은 기반을 믿기 때문이다.

나는 그들을 2006년 이 시대의 강자집단으로 본다. 반면 강금실이 서울시장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보는데.. 그 이유는 강금실이 변방에서 자기 팀을 꾸릴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강자집단은 이미 출현했으며 그 일단은 민청학련 세대이고 이들의 실력은 이미 검증되었으므로 외부에서 강금실이라는 새로운 핵이 충원되어 이들을 대표한다 해도 무리가 없다.

그러나 서울시장의 경우.. 조순 마피아, 고건 사단, 이명박 마피아가 공통적으로 사전에 완벽한 자기 팀을 세팅해두고 있으면서.. 그 세력을 가지고 들어갔던데 비해 강금실은 아직 그 팀이 없다.

●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강자집단은? - 민청학련 세대다. 이들의 실력은 검증되었다. 차기 정권도 이들이 담당한다.

● 서울시를 이끌어갈 팀의 세팅은? - 바깥에서 그 팀을 만들어와야 한다. 강금실은 그 팀을 가지고 있지 않다.

혁명이나 개혁은 인간이 고안한 방식이다. 자연의 방법대로 한다면 대한민국은 그대로 두고 그 중심부의 핵만 외부에서 이식하는 방법을 써야 한다. 2002년에 그렇게 이식된 핵이 민청학련 세대라면..

그 민청학련 세대 안에서 또 ‘코어’가 필요한 것이며.. 그렇게 이식된 코어가 노무현 대통령이다. 마찬가지로 강금실 또한 차기정부에서 그 핵이 될 자격을 가지고 있다. (중요한건 우리당 주변부에서 이식해야 한다는거.)

서울시의 경우 우리당에 그 핵의 형성이 불분명 하므로.. 자기사람을 거느리고 있는 즉 보스기질이 있는 사람이 후보가 되어야 한다. 김민석 따위 철부지 어린애가 나설 무대가 아니다.  

카터의 조지아 마피아, 클린턴의 아칸소 사단, 부시의 텍사스 마피아, 노무현의 부산인맥.. 이런 것이 있어야 한다. 강금실은 마피아가 없고, 사단도 없고, 인맥도 없다. 그러나 대통령으로는 무리가 없다. 차기정권도 이해찬의 민청학련 세대가 그 사단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핵은 주변부에서 이식된다
이러한 논의는 현재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전제로 출발하고 있다. 즉 현재 대한민국 시스템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 당연히 메인스트림인 이회창이 되어야 하고 한나라당이 되어야 한다.

황란에서 보듯이 현재 대한민국의 시스템은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식계급와 민중들 사이에 정서가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다. 이런 때가 역사의 전환기다. 주변부에서 치고들어오지 않으면 안 된다.

● 대한민국의 핵 - 메인스트림 주변부에서 이식된 운동권 세력.
● 참여정부의 핵 - 민주당 주변부에서 이식된 민청학련 세대.
● 민청학련의 핵 - 민청학련 주변부에서 이식된 노무현

항상 그 세력의 코어는 주변부에서 이식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전체로 볼 때 쿠데타 세력 역시 주변부에서 치고 들어온 것이다. 김영삼의 상도동이나 김대중의 동교동 또한 마찬가지다.

● 차기 정권에서 코어가 될 후보들 - 강금실, 이해찬, 고건 등 우리당 주변부 인물이 유망하다. 물론 현재 우리당의 시스템에 이상이 없다면 정동영, 김근태도 유력하다. 그러나 필자는 우리당의 시스템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본다.

● 차기 세대에서 핵이 될 후보 세력들 - 유시민을 중심으로 한 긴급조치 세대, 임종석 등 전대협 세대, 그리고 서프라이즈를 중심으로 한 네티즌 세대.
 

역사는 세력과 세력의 싸움이다
역사는 흘러가는 강물이 아니다. 반드시 마디가 있고 매듭이 있고 동그라미가 있다. 역사는 세력과 세력의 대결이며 어느 세력이든 특정 세력에 가담하지 않으면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없다.

사회는 시스템이고 특정 기준에 맞추어 시스템을 최적화 할 때 최고의 효율이 발생한다. 사회는 환경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강자집단의 등장에 맞추어 부단히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역사와의 대화다.

좌파들은 새로운 강자집단의 출현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론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만 실제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살아있는 역사의 흐름이다. 그 새로운 강자집단의 출현은 지금 인터넷붐, 한류붐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금  이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바닥에서의 자유경쟁에 의해 새로운 강자집단이 누구인지 가려지고 있다. 그들은 서울대도 아니고, 판검사도 아니고, 의사나 변호사도 아니고, 관료도 아니고, 군부도 아니고, 전교조도 아니고 민주노총도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노빠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노무현 개인을 숭배하는 광신도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터이지만 사실이 아니다. 변방에서 새로운 강자집단이 출현하고 있다. 그들은 노무현을 이용하여 우리사회를 통째로 ‘판갈이’ 하려 든다.

그들은 자영업자이기도 하고 회사원이기도 하고 농부이기도 하다. 그들의 면면은 다양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그것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졌다는 거다. 그들은 어떻게든 기존의 판을 흔들어 놓으려고 한다.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길 자신이 있으므로 기존의 판을 흔들어 기득권 독과점의 카르텔을 깨기만 해도 성공이라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참여정부의 성공여부에 관심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기존의 판을 흔들어 놓았다는 사실 자체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어떻게 되든 자기네들에게는 유리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참여정부의 성공에 집착하는 이들은 진짜 노빠가 아니다.(역설적이지만) 참여정부가 성공해야지만 자기네들에게도 국물이 떨어진다고 믿는 자들이 5월 지자체 선거 승리여부에 집착하고 있는 것이다.

황빠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황우석 개인을 숭배하는 광신도일까? 천만에. 변방에서 새로운 강자집단이 출현하고 있다. 그들은 황우석을 이용하여 기존의 사회 패러다임을 바꿔놓으려 하고 있다.

2002년의 승부는 노무현 룰과 이회창 룰의 대결이었다. 노무현 후보에 투표한 사람들은 노무현 룰에서 자기들이 승자가 될 것이라 믿었다. 그들 중 일부가 노무현으로 부터 등을 돌린 이유는.. 노무현 룰에서 자기들이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을 바꿨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지지율이 낮음에도 여전히 노무현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자기네가 이 게임의 승자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노무현 룰은 경쟁의 룰이다. 기득권이 노무현 룰에 반대하는 이유는 자기들에게 유리한 룰에서의 시합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경쟁이라는 관문을 통과하지 않고 그저먹는 룰이다.

그들은 원초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방법을 쓴다. 손녀를 미국에서 원정출산 하여 미국 시민권을 얻어주는 방법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치열한 경쟁을 회피한다. 그들은 패배의식에 쩔어 있기 때문에 경쟁을 두려워 한다.

좌파들 역시 경쟁을 제한하려 한다. 그들이 황우석을 억압하는 이유는 대중일반에 대한 지식계급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자기네가 지식계급에 소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내세워 일종의 라이선스 장벽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그들이 황우석을 핍박하는 이유는.. 그들이 이미 확보해놓고 있는 라이선스의 가치를 극대화 하는 길이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노빠이면서 황빠인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그들은 어떤 경쟁이든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들이 진짜 노빠다. 이들은 참여정부의 성공과 실패를 초월하고 있다.

그들 중 대표적인 인물은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심지어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괜찮다고 까지 말하고 있다. 캐나다 멀리니 총리의 예를 들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면 우리당이 망해도 좋다고 까지 말한 바 있다.

(1988년 169석을 얻어 집권한 보수당의 멀루니는 부가세를 도입하여 다음 선거에서 1993년 2석으로 쫄딱 망했다. 그러나 캐나다를 재정파탄에서 구했다.)

대한민국이 사는 길이라면 우리당이 망해도 좋다고 믿는 사람.. 대한민국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면 차기에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괜찮다고 믿는 사람.. 이런 사람이 진짜 노빠다. 그 사람은 바로 노무현이다.

왜? 그들은 강자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강자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참여정부가 성공하면 그 여세를 몰아 또 승리하고, 참여정부가 실패하면 그 실패의 교훈을 얻어 재도전하는 방법으로 결국 역사의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어차피 이래도 승리하고 저래도 승리하므로 노무현 대통령이 판갈이를 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 그래서 무서운 사람들이다. 정치판에서의 풍파를 초월하여 의연하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
 

토착세력의 등장
언제 어디서나 그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일단의 그룹이 있다. 그들은 시장에서의 환경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실력을 가진 강자 집단이다.

조선왕조 시기 그들은 양반세력이었다. 제국주의 이후 90년대에 이르기 까지 그들은 친일세력이었다. 97년 이후 지금까지 그들은 친미세력과 친서구세력이다. 앞으로는? 토착세력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양반세력≫친일세력≫친미, 친서구세력≫토착세력의 순으로 새로운 강자집단이 번갈아 출현하며 역사의 바톤터치를 하고 있다.

조선의 양반세력은 함흥에서 온 이성계를 비롯하여.. 귀족세력이 집권하고 있던 고려에서 주변부 세력이었다. 일제 이래 90년대 까지 지배한 친일세력과 그 아류인 군부세력 역시 조선왕조 기준으로 보면 외부세력이다.

지금은 친미파와 친서구파가 먹고 있다. 역시 바깥에서 기어들어 왔다. 그러나 조만간 토착세력으로 판갈이가 된다. 그것이 역사다. 역사는 스스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지 못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외부 혹은 주변부에서 핵을 이식한다.

필자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친일세력과 지금 한창 힘을 쓰고 있는 친미세력 및 친서구세력을 제압하고 자생이론으로 무장한 토착세력이 새로운 강자집단으로 등장하여 21세기를 주도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서프라이즈의 의미는?
우리가 지향하는 사회는 열린사회다. 열린사회는 춘추전국시대와 같아서 내부에 경쟁이 존재한다. 주변부에서 강자들이 잇따라 출현한다. 경쟁에서 탈락한 자도 안전한 변방에서 힘을 길러 재도전의 기회를 얻는다.

춘추오패와 전국칠웅은 모두 주변부에서 힘을 길러서 중원으로 쳐들어왔다. 공자가 기댔던 중심부의 노나라, 송나라 등은 힘을 쓰지 못했다. 진시황은 흉노의 피가 섞인 반 오랑캐 출신이고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도 중원에서 먼 남쪽 변방 출신이다.(당시 기준으로 오월은 중국이 아닌 남만 오랑캐 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우리가 극복하려는 사회는 닫힌 사회다. 닫힌사회는 진시황의 군현제와 같아서 변방의 강자들이 일제히 잠복한다. 경쟁은 사라지고 패배한 자들은 힘을 기를 변방의 안전지대를 가지지 못한다.

열린사회는 시스템 전체를 바꾸지 않는다. 하부구조는 그대로 두고 상부구조만 주변부에서 이식해 온다. 그렇게 이식될 변화의 핵은 초기 세팅과정에서 변방의 안전한 인큐베이터 안에서 보호받아야 한다.

그래서 성역이 필요하고 그래서 해방구가 필요하다. 예전에는 대학가가 그 성역의 역할을 했고 명동성당이 그 성역의 역할을 했다. 지금은 서프라이즈가 그 해방구의 역할을 맡아서 하고 있다.

서프라이즈의 눈팅들이 스스로 신뢰를 창출하고 코드를 조율하며 내부에서 자생적인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서프라이즈의 눈팅들이 그 어떤 집단 보다도 효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 낼 때 긴급조치 세대도 아니고 386 세대도 전대협 세대도 아닌 네티즌 세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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