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팀이 하는 것이다. 당의장은 홍보실장이나 응원단장에 불과하다. 정동영이 아나운서 출신이라 말은 청산유수일테고 얼굴도 멀쩡하게 생겼으니.. 못해도 응원단장 정도는 할 수가 있다. 많은 기대 안 한다.
당의장은 얼굴마담에 불과하고 진짜는 우리당 씽크탱크가 한다. 한 줌의 네오콘들이 뒤에서 부시를 갖고 놀듯이 말이다.. (이거 비유가 고약하지만 그렇다.)
문제는 우리당 안에 정동영을 밀어줄 그 두뇌집단이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있다면 서프라이즈에 있는데 노무현과 유시민을 제외하고 우리당은 서프라이즈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
정동영이 뭐 나라비전연구소니 뭐니 하며 어떻게 해보려고 하기는 하는 모양인데.. 민병두니 채수찬이니 해서 초딩들 모여서 ‘세세세’ 하고 있는 거지.. 솔직히 딴나라 여의도연구소를 못 따라간다.
이게 우리당의 본질문제다. 씽크탱크가 전멸이라는 것. 사실은 왕년에 민주당이 그래도 홍보팀은 제법 쓸만한데가 있었다. 민주당과 깨지면서 우리당 안에 홍보할 줄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게 되었다.
청와대부터 홍보는 지지리도 못하고 있다. 조기숙이 헛소리 해서 구설수나 잔뜩 만들었지. 하이고 답답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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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원래 김근태 선거전 하는 거 보고 하도 답답해서 생각해본 건데.. 근태 아저씨 한테 한마디 해주려다가.. 어차피 말귀를 알아들을 양반도 아니고 해서 올리지 않은 글이다.
하여간 나라비전연구소든 여의도연구소든 다 필요없고.. 서프라이즈만 열심히 봐도 잘 할 수 있다. 문제는 서프라이즈를 이해할 독해력이나 있는가이다.
김두관이 왜 과감히 서프에 뛰어들지 못하고, 네티즌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당기지 못하고.. 문앞에서 깔작거리고 있는가 생각해 봤는데.. 그는 서프를 이해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거기서 그러고 있다고 나는 결론을 내렸다.
과연 정동영은 서프를 이해할 수준이 될까? 아마 안될 것이다. 그것이 슬픔. 하여간 나의 할말은 대략 이렇다. 선거 기간 중에 김근태가 내건 구호를 180도로 뒤집어 사용하면 정동영은 대박난다.
첫째 - 뼈를 깎는 자성 절대로 하지 마라. 뼈를 깎고 또 깎아서 이제 깎을 뼈도 없다. 여기서 한번 더 깎으면 우리당 망한다.
무엇인가? 국민에게 자부심을 주는 것이 우리당이 사는 길이다. 지난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고 이런 따위 찌질이 짓 하면 골수당원들 마저 돌아선다.
지지율은 바닥이다. 이제는 반성할 때가 아니라 대반격작전을 펼 때이다. 장수는 앞장서서 길을 열 뿐 뒷문제는 걱정 안한다.
앞에서 길을 여는데 성공하면 뒤는 저절로 해결된다. 걱정말고 오직 전진만 하라. 반성이니 성찰이니 참회니 이딴 소리 하면 귀싸대기를 때려 줄테다.
둘째 - 대통합정치 절대로 하지 말라. 안그래도 민주당이 내부분열로 망하려고 하고 있다. 합당논의 나오면 분열하던 민주당이 도로 단결한다.
우리당이 앞서서 치고 나가면 민주당은 저절로 소멸하게 되어 있다. 그래도 안 되면 할 수 없는거고. 제발 민주당이니 국민중심당이니 이런 변두리 애들 몸값올리기 놀음에 놀아나지 말라.
강금실도 오고, 이해찬도 오고, 고건도 와야 하지만 우리당 인기가 좋으면 저절로 들어오게 되어 있다. 이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은 오라고 회유하는게 아니라.. 진도 안나가고 기다려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당이 앞장서서 길을 열고 나가주는 거다. 과감하게 치고 나가면 다 들어오게 되어 있다. 연합하면 원심력이 작동해서 저절로 분열되고 앞장서서 나가면 구심력이 작동해서 저절로 통합된다.
셋째 - 복잡한 개혁안 좀 만들지 말라. 무슨 양극화가 어떻고 하며 토론해 보자고 나오면 당 망한다. “정답은 내손 안에 있소이다.” 이렇게 말해야지 그걸 토론에 붙여서 이넘 저넘 다 끼어들게 만드는건 죽음이다.
우리가 원하는건 산전수전공중전 다 겪은 베테랑이다. 우리가 원하는건 해결책이 준비된 사람이다. 정답을 당이 내놔야지 그걸 국민에게 물어서 안 된다.
국민은 언제라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정치인에게 떠넘기려 한다. 그러나 김근태의 반사신공을 보라.
국민 - “정치인들아 내 고민 다 가져가라.”
근태 - “반사!” (그 고민 우리 함께 토론해 봅시다.)
토론하자는게 뭔가. 이넘저넘 다 밥숟가락 들고 달려들게 만들어서 개판치자는 거다. 시민단체도 끌어들이고, 노조도 끌어들이고, 민노당도 끌어들이고, 재벌도 끌어들이면 개판난다.
김근태 - “양극화 문제 토론합시다.”
재벌 - “나도 한마디 하겠소.”
노조 - “여기가 어디라고! 무엄하다. 재벌은 썩 물러가라. 에헴..! 내가 먼저 한 말씀 하겠소.”
시민단체 - “어허 이러지들 말고. 자자 그런건 나한테 물어봐야지. 에헴”
민노당 - “우리당 너그들은 자격 없어. 양극화는 내가 먼저 찜해놨다구. 에헴.”
이렇게 혼란상을 연출하여 국민들에게 스트레스 주면 우리당 지지율은 0에 근접하고 만다. 장난하나. 이건 정치가 아니란 말이다. 밥통들아. 에휴!
국민의 스트레스를 가져가 주는 것, 국민의 고민을 대신 고민해 주는 것. 머릿속은 고민으로 가득차 있어도 얼굴은 한결같이 미소짓고 있는 것. 그 방법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 그것이 정치다.
제발 쓸데없는 토론 좀 하지말라. 인간들이 그렇게들 능력이 없나.
토론하자는건 ‘나 능력없소’ 하고 두손 든 거다. 만약 당신들에게 능력이 있다면, 당신들이 유능하다면, 당신들은 이미 문제를 해결할 복안을 가지고 있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복안을 함부로 말해서 안된다.
참여정부가 인기가 떨어진 이유 중 하나는 프로처럼 행동하지 않았다는 거다. 프로는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대안이 없어도 있는듯 시치미 뚝 떼고 있어야 국민이 동요하지 않는다.
토론하자는건 이넘저넘 다 끌어들여서 개판치자는 거고.. 이건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거고, 쉬운 문제를 더 꼬이게 만드는 거다. 이넘저넘 다 눈에 핏발 세우고 자기 기득권 내세우게 만드는 거다. 이건 정말 아니다.
재벌도, 노조도, 시민단체도, 조중동도, 민노당도 다 얌전히 자기집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그것이 정치다. 토론하자면서 그 사람들을 방송 카메라 앞으로, 신문 지면으로 끌어내는건 .. 한 마디로 자살이다.
검증 안된 엉터리 아이디어를 의원들이 불쑥불쑥 법안이라고 내밀지를 안나.. 대가리 한 대씩 쥐어박고 싶게 만드는 초재선들 싸가지 하면서.. 어휴. 우리당에 씽크탱크가 없으니 이런 한심한 일이 생기는 거다.
결론은.. 씽크탱크 가동할 것.. 리더십을 보일 것, 국민에게 스트레스 전가하지 말 것.. 대안 내놓기 전에 입밖에 내지 않도록 입단속 할 것.. 싸가지 초재선들 군기 잡을 것.
이렇게 친절하게 설명해줘도 이해 안되면.. 김근태가 내놓은 공약 가져와서 그걸 180도로 뒤집어서 적용하면 된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원래 참모들끼리 모여서 쑥덕쑥덕 하는 수준인데.. 이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하는 이유는.. 하도 답답해서 그런다. 떫냐?
참고로 정세분석을 조금 해주면
상황은 정동영에게 유리하다. 민주당 때문이다. 필자가 지난번 글에 이야기 했듯이 변화는 항상 주변부에서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주변부는 호남이다. 그러므로 광주가 지난 10년간 권력을 창출한 거다.
그런데 호남이 민주당과 우리당으로 쪼개졌다. 호남의 중심은 광주고 주변부는 전북이다. 그러므로 주변부인 전북이 호남의 공론을 결정할 확률이 높다. 왜? 광주는 우리당과 민주당으로 쪼개져서 호남 안에서 여론주도력을 상실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동영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광주, 전남이 민주당을 밀어보다가 막판 외통수에 몰리면 대안부재로 정동영을 밀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런 판 구조가 정동영에게 유리한 거다.
주변부의 단결된 소수가 중심부의 분열된 다수를 치는 것.. 이것이 기나긴 역사의 본질적인 모습이다.
문제는 정동영이 상황을 읽을 수 있는가다. 아이큐가 그 정도 되는가다. 보통 머리 나쁜 정치인들은 이걸 거꾸로 해석하기 때문에.. 통합 어쩌구 하면서 광주, 전남을 날로 먹으려 하다가 역풍 불어서 다된 밥에 코빠뜨린다.
정동영이 바보가 아니면 민주당이 저대로 말라죽도록 가만 놔둘 거다. 설사 지자체 선거를 지더라도 말이다. 이건 배짱 싸움이다. 과연 정동영에게 배짱이 있을까? 지켜볼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