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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d 14840 vote 0 2004.12.03 (14:09:52)

데일리 서프라이즈에 의하면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노무현대통령의 지명을 받아 다보스포럼 대표로 참석하게 되었다고 한다.(중앙일보는 두 사람이 함께 가되 정동영이 단장을 맡았다고 보도함.)  
 
강 전장관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것으로 강금실의 정계입문은 확실해졌다. 세계 60여개국의 거물들이 참여하는 회의에 보내 그들과 얼굴을 익히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을 강금실장관에게 투자한다는 것이다.
 
쓰지 않으려면 투자할 이유가 없다. 어떻게든 강금실이 다시 대통령의 곁으로 돌아온 것은 확실하다고 본다.   
 
소식통에 의하면.. 대통령은 강장관을 교체한 일을 후회(?)한 바 있다고 한다. 자기주장이 강한 강장관을 내각에 두는 것 보다 차라리 바깥에서 역할을 주는 것이 낫다고 보았는데 의외로 내각에서 강장관의 빈 자리가 컸다는 거다.  
 
역할극에 빠져드는 한선교들
한선교, 전여옥들의 망동을 보라. 초선들이 너무나 쉽게 ‘정치’라는 역할극에 빠져들고 있다. 카메라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표리부동이 익숙한 배우의 연기와도 같다. 천연덕스럽게 국회의원이라는 배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필자가 누누이 강조해왔듯이 집권을 기대한다면 그러한 역할극을 버려야 한다. 박근혜의 내조도 잘 하는 엄마 역할, 한나라당의 딴지도 잘 거는 감시자 역할을 버릴 때 역사 앞에서의 주도권을 인정받아 정권을 잡을 수 있다.   
 
‘정치란 무엇인가’이다. 뒤에서 흥정하고, 중간에서 거간하고, 숨어서 모사하고 이따위 한선교스러운 짓거리들은 정치가 아니다. 우리는 흔히 그러한 역할극을 두고 ‘정치한다’고 말하지만 ‘정치하는 그것’은 진정한 정치가 아니다.
 
알아야 한다. 정치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정치다. 정치를 하겠다고 자원하여 나서는 사람은 리더가 아닌 참모를 해야한다. 정치를 안하겠다는 사람의 등을 떼밀어서 정치를 하게 만들 때 진짜 정치가 이루어진다.
 
그런 면에서 강 전장관이야말로 타고난 정치인이다. 역할극에 중독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선교류와 극적으로 대비가 된다. 장관도 잘 해냈지만 정치분야에서 강금실의 본실력이 더 잘 발휘된다고 본다.
 

 
탈북자의 자유왕래를 허하라
탈북자가 간첩행위를 했다는 조중동의 호들갑은 대부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역으로 북으로 되돌아간 그들이야말로 국정원이 훈련시켜 북쪽에 보낸 간첩이 아니란 법이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든 남북한 자유왕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건 중요한 사건이다. 혁명적이다. 실제로 역사의 많은 부분에서 필연의 조짐들이 이러한 우연의 모습으로 등장하곤 한다.  
 
돌이켜 보라. 구한말 일본이 조선을 무혈점령하는 방법이 어떤 것이었는지를. 지금 남한이 북한을 장악해가는 과정이 100년전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는 과정과 본질에서 다르지 않다. 이렇게 가는 것이 맞다.(비유가 이상하더라도 양해를^^)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가? 비슷한 예는 많다. 쿠바의 카스트로는 미국으로 가겠다는 사람들을 구태여 막지 않고 있다. 쿠바 국내에서 말썽을 일으키게 붙잡아두느니 차라리 골치아픈 짐을 미국에 떠넘겨버리겠다는 계산이다.
 
15년전 동독의 경우는 또 어땠는가? 당시 베를린장벽을 넘어 서독으로 탈출했던 사람들 중 일부가 동독으로 재입국하는 일이 벌어졌다. 동독의 고위 관료가 체제우월성을 과시하기 위해 재입국을 허용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부분적인 자유왕래가 이루어졌다. 이에 여론이 크게 일어나 더 많은 사람들이 자유왕래를 요구하게 되었다. 그 여파가 미쳐 결국 동서독은 통일되었다. 동독 관리의 우발적인 실수에 기인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 필연이라는 역사의 법칙이 자리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북한이 탈북자의 재입국을 허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북한은 이미 체제경쟁에 흥미를 잃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한 명의 재입북을 우려하지만 현실적으로 수천명의 북한주민이 탈북하여 북한 내부의 정보를 남쪽에 제공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놀랄 일은 아니다. 유사한 전례가 많다. 이런 현상은 쿠바와 구동독, 그리고 중국과 같은 공산국가 혹은 봉건 전제국가 대부분의 공통점이다.
 
민주국가는 시스템에 의해 작동한다. 반면 전제국가는 군주 1인의 결단에 의해 지배되는 측면이 있다. 시스템이 취약한 국가가 권력자 1인에게 더 많은 영역이 지배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통제가능한 범위 안에서 이러한 혼란상을 방조하는 것이 더 유리한 측면이 있다.
 
구한말 조선의 왕은 표면적으로는 대한민국 안에서 절대권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7000명의 현대식 병사를 거느리고 서울 일부지역을 통치할 뿐이었다.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제국가에서는 군주의 조세권, 입법권, 징병권 등이 현장에서 통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때 군주는 더 많은 재량권을 가지기 위해 개방을 선호하게 된다.
 
삼정의 문란으로 조세권이라는 시스템이 붕괴된 조선왕조가 왕실의 내탕금 수입을 불리기 위해 외세를 끌어들여 이권을 판매한 예와 같다. 탈북자가 김정일에게 바치는 몇만달러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금의 북한은 노동당을 중심으로 한 독재체제라는 시스템에서 나오는 명목상의 권력보다 '탈북자가 바치는 달러를 통한 지배'라는 김정일 개인의 실질권력이 더 아쉬운 상황에까지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탈북자의 재입북은 북한이 시스템의 구조적인 한계에 직면하여 필연적으로 개혁개방으로 돌아설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북한은 확실히 변한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탈북자들의 자유왕래를 허용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지금은 탈북자의 자유왕래를 허용하여 북쪽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넣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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