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을 당해도 뛰어라.' 나쁘지 않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대범한 감독이 필요하다. 한국인들은 너무 어리광 부린다. 겸손해야 한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 성찰해야 한다.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고개를 숙여야 한다. 기레기와 팬들의 압박. 솔직히 너무 엿같다. 왜 당당하지 못한가? 헌걸찬 기개가 없다. 신파를 좋아한다. 질척댄다. 쿨하지 못하다. 식민지 콤플렉스 때문이다. 클린스만의 단점은 분명히 있다. 그런데 말이다. 최고의 감독이 미쳤다고 한국에 오겠는가? 단점 덕분에 한국이 운 좋게 클린스만을 잡은 것이다. 클린스만은 독일과 미국에서 분명히 능력을 보였다. 그만하면 되었다. 단점이 있지만 보좌진 몫이다. 중요한 것은 클린스만 스타일이 만화 주인공으로 인기가 있다는 점이다. 옛날부터 그랬다. 황제의 조카로 구김살 없이 자란 곽거병과 노예 출신의 위청 말이다. 둘 다 한무제 친족인데 곽거병은 황족으로 태어났고 위청은 양치기 노예로 태어났다. 둘 다 황제의 빵빵한 지원을 받았다. 양치기 출신의 위청은 누나 잘 둔 덕에 벼락출세 했지만 양치기 출신이라는 신분의 한계를 벗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다가 평가가 깎였다. 클린스만은 처음부터 스타였다. 구김살이 없다. 안하무인이다. 곽거병과 비슷하다. 근데 원래 이런 캐릭터가 인기가 있다. 근데 왜 한국 팬들한테는 인기가 없지? 나무위키는 클린스만 욕하는 항목을 만들어 놨다. 장난이 아니다. 황선홍 감독한테도 그러더만. 곽거병은 알렉산더와 비슷하다. 거침없는 돌격. 부하들에게는 무관심. 자기만 아는 유아독존적 캐릭터. 명장들이 그렇다. 롬멜, 패튼, 주코프 등은 대중적 인기가 있지만 전문가의 비판이 따른다. 오만한 천재. 오다 노부나가는 나만 잘났다고 깝치다가 죽었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신중한 인물이라서 살아남았다. 반성도 잘하고 성찰도 잘한다. 근데 만화에서는 오다 노부나가 유형의 캐릭터가 뜬다. 왜 한국인들은 도쿠가와 이에야스 같은 음흉한 인물을 좋아할까? 식민지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위청이 된 것이다. 명장 특징.. 내가 제일 잘한다. 나만 지원해라. 리그 집어치우고 국대에 집중해라. 보급은 내가 다 가져간다. 졸장 특징.. 나는 내 할 일만 한다. 나는 윤석열처럼 외교만 한다. 나는 지원도 못 받았다. 나 혼자 고생했다. 벤투가 자기 축구를 국대에 이식하는데 주력했다면 클린스만은 선수들의 장점을 빼먹는 스타일이다. 그래야 한다. 그럴 때가 되었다. 히딩크 때는 맨땅에 헤딩이라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명장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손민강황조' 오호대장이 있는데 무슨 걱정? 선수빨로 이겨야 진짜다. 감독은 매니저다. 프런트가 지원해야 한다. 그동안은 배우는 단계였기에 가르쳐주는 감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유튜브 영상에 클린스만이 부상 당해서 시합 못 뛴 이강인이 없어서 시합을 못 이겼다고 변명하는 듯한 내용이 있다. 그 영상은 축구 전문가 유튜버들이 클린스만을 까려고 만든 것이다. 감독이 특정 선수가 없어서 시합 못했다고 변명하다니 말이 되나? 다른 선수는 뭐냐? 그렇지만 나는 그 대목에서 오르가즘을 느꼈다. 클린스만은 벤투와 다르게 이강인의 진가를 알아본 거다. 어? 나랑 통하네. 한국 팬들은 다 이강인을 좋아하지만 벤투와 이강인은 상성이 안 맞다. 벤투는 가르치는 스타일인데 수동적인 선수가 필요하다. 감독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데 이강인은 지휘자다. 감독이 두 명이 되어버려. 이강인은 그라운드 안의 감독이다. 클린스만은 이강인과 상성이 맞다. 내겐 이런 선수가 필요해. 내가 시키는 대로 하는 선수가 아니라 본인이 알아서 해결하는 선수 말이야. 감독은 출전선수 명단만 잘 쓰면 되지. 클린스만이 이강인을 중용하는게 스타였던 클린스만이 같은 스타와 한눈에 통한 거다. 스타는 스타를 알아본다. 축구는 스타가 하는 거야. 이런 정신이 필요하다. 왜 한국인은 클린스만을 싫어할까? 한국을 변방의 후진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타가 아니다. 우리는 노력으로 올라가야 한다. 우리는 고분고분하게 범생이 짓을 해야 한다. 이런 썩어빠진 생각이 뇌를 지배한다. 식민지 근성이다. 클린스만은 식민지인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스타였다. 알렉산더는 날 때부터 왕자였다. 세종도 왕자로 태어났다. 전전긍긍하지 않는다. 이런 스타일은 운때가 맞고 상성이 맞으면 일을 낸다. 클린스만이 K리그 본다고 뭐가 보일까? 국내파 발굴은 협회와 코치진이 지원을 해야 하는 거다. 축협이 좋은 선수를 추천하면 한 번 써보는 거지. 클린스만에게 K리그나 관람하고 선수를 발굴하라는 주문은 무리한 후진국 축구 요구다. 21세기에 얼어죽을 어휴! 선수가 자기 실력으로 올라오는 거지 감독이 선수 발굴하라고? 메이저리그에 없는 개념이다. 단장이 좋은 선수 사오면 감독은 시합에 투입할 뿐. 팀과 프런트와 협회가 조직력과 시스템으로 할 일을 개인에게 전가하는 것은 한국 특유의 메시아 축구, 주술야구다. 슈틸리케는 자기 팀도 없고 혼자 와서 조용하게 일하다가 지원도 못 받고 그냥 집에 갔다. 이게 망하는 공식이다. 단점의 보완이 아니라 장점의 극대화가 지금 국대에 필요하다. 클린스만의 이기적 행보가 정치인으로는 빵점이지만 스포츠는 원래 유아독존이다. 겸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은 명장이 될 수 없다.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발터 모델은 롬멜처럼 나대지 않고 신중하게 잘한다. 모델은 프로이센 귀족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쪽으로 훈련이 되어 있었다. 롬멜은 워낙 촌놈이라서 그런거 없이 막무가내로 밀어붙이고. 신중한 귀족과 까부는 농민. 슬램덩크에서 서태웅과 강백호. 대중은 롬멜을 좋아하지 않나? 황선홍도 그렇지만 왜 그렇게 감독 욕을 하는지. 어쨌든 황선홍도 성적을 냈다. 염경엽도 욕을 먹었지만 우승을 시켰다. 클린스만이 그 똘끼조차 없었다면 한국 안 왔다. 명장이 사고 쳐서 평가가 떨어졌을 때 한국이 운 좋게 낚아챈 거다. 축구 문외한인 필자가 클린스만 실력은 모르겠고 캐릭터만 보면 그렇다. 음식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고 승부도 이겨본 사람이 이긴다. 차근차근 올라가는 방법도 있지만 알짜만 빼먹는 방법도 있다. 히딩크 ..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가난한 집 맏형 축구 클린스만.. 주변에서 밀어주면 더 잘하는 부잣집 왕자님 축구 결론.. 울고불고 징징대며 신파 쪽으로 특화된 식민지 근성의 한국인들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구김살 없이 자란 왕자님 캐릭터다. 너무 잘나서 남의 말을 안 듣는다. 근데 진짜 잘났을 수도 있다. 잘난 넘도 흑역사는 하나씩 있다. 똘끼도 있다. 인간이 다 그렇지. ### 곽거병도 단점이 있다. 덤벙대는 성격. 혼자 흉노족을 쫓아 바이칼호까지 갔다. 오는 길에 샘물을 마셨는데 짐승이 빠져 죽어서 오염된 물이다. 오다 노부나가 역시 덤벙대다가 혼노지의 변으로 죽었다. 알렉산더도 덤벙대다가 죽었다. 술 때문에 죽었다니까 말이다. 롬멜은 농민 출신이고 곽거병은 황족 출신이다. 공통점은 덤벙댄다는 거. 발터 모델은 잘 교육받은 귀족 출신이므로 덤벙대지 않는다. 롬멜은 못 배워서 그렇다 치고 황족을 누가 가르치겠는가? 원래부터 스타였던 클린스만을 누가 가르치겠는가? 어쩔 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