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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5419 vote 1 2022.10.05 (17:33:43)

    80년대에 유명했던 이단 연구가 탁명환의 책을 읽었기로 한국 사이비의 역사에 대해서는 나름 안다고 믿었는데 아니었다. 검색해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모르는 거대한 세계가 있었다. 


    이런 이야기 별로 하고 싶지 않지만 공자 선생을 본받아 세상의 모든 거짓과 싸우기로 결심했기 때문에 알면서 그냥 넘어갈 수는 없고 기록이라도 남겨두고자 한다. 검색하면 다 나온다. 


    탁명환 주장은 한마디로 '사이비는 족보가 있다'는 거다. 동학부터 강증산을 거쳐 쭉 이어지는 계보가 있다. 어쨌든 그게 시장에서 먹히는 아이디어인데 나름 기발한 아이디어가 그들의 돌머리에서 그냥 나오지는 않는다고 봐야 한다. 알고 보면 집체창작의 산물이다.


    그런데 섹스교는 어디서 나왔지? 궁금증이 풀렸다. 정명석이 오늘 성범죄로 구속되었다고 한다. 왜 이런 짓을 할까? 그자에게 기술을 가르쳐 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정명석은 문선명 영향을 받았다. 이건 알려진 사실이다. 피갈음은 문선명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였나?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알고 보니 정득은이라는 여성이 문선명에게 가르친 기술이었다. 영생교 유병언의 뿌리인 천부교 박태선도 정득은에게 피갈음을 배웠는데 박태선은 피갈음을 하지 않은 듯하다. 박태선은 기업형 사이비의 원조다. 


    구원을 얻으려면 피를 갈아야 한다. 유전자를 바꿔야 한다. 교주와 섹스를 해야 한다. 칼뱅의 예정설과 맞먹는 파격적인 주장이다. 이게 재미가 있는게 본질은 누가 권력을 쥐는가 하는 권력게임이기 때문이다. 


    구원이 개인의 도덕적 실천에 달려 있다면 그것을 판정하는 카톨릭이 권력을 가지게 된다. ‘그거 죄걸랑요.’ 이 한마디로 신도의 생사여탈권을 쥔다. 면죄부를 팔 수 있다. 칼뱅은 그 권력을 빼앗아 신에게 돌려준 것이다. 


    예컨대 내가 지금까지 살린 사람이 열둘이므로 한 명은 죽여도 된다는 식의 궤변을 구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의사라면 내가 여러 목숨을 살렸는데 하나쯤 죽이면 어때? 이게 안 먹히는 거다. 


    한국의 기득권 카르텔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검사들은 '우리 검사 아니면 대한민국은 그냥 무너져. 그러므로 좀 해먹어도 돼.' 이런다. 훈구파 귀족의 사고방식이다. 조선은 우리가 만들었는데 지분 챙겨야지. 문제는 기자들도, 재벌들도, 교수들도, 삼류논객들도 다 그런 유아독존 사고에 빠져 있다는 거다. 


    워낙 바닥이 좁으니까 대한민국을 만만하게 보고 쥐락펴락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내 손안에 있소이다. 팔아먹어도 내가 팔아먹는다. 양정철과 똥파리 일당의 생각이다. 


    특히 스님들은 죄를 짓고도 참회를 하면 되는 걸로 되어 있다. 도박을 하다 구속되면? 참회하겠습니다. 참회했걸랑요. 저 3년 전에 이미 참회했는데 왜 그러세요? 적반하장 전술이 먹힌다. 이게 자승 부류 조계종 스님의 주특기 아닌가? 


    기독교 신도라도 그렇다. 제가 이미 하느님께 죄사함을 받았걸랑요. 할 말 없게 만드는 거다. 칼뱅은 이런 식의 궤변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막아놓은 것이다. 한국 섹스교의 피갈음은 교주가 그 권력을 틀어쥔다. 교주가 신체접촉으로 직접 유전자를 주는 것이다. 우와 세다!

 

    문선명은 초기에 그런 짓을 하다가 교세가 확장된 후로는 신혼부부에게 축복을 주고 신혼 초에 특별한 의식을 행하는 걸로 바꿨다고. 그 신혼 초의 의식이 해괴하다는 말도 있고 별것 아니라는 해명도 있고.


    이게 다 어디서 나왔을까? 1940년대 새주파 김성도가 뿌리다. 원산파 유명화가 비슷한 짓을 했고 이후 피갈음의 정득은이 나왔다. 그전에 여성 기독교계 사이비의 원조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순화가 있고, 음란행각을 처음 한 남방여왕이 있다. 남방여왕의 실명은 알 수 없다고.


    이순화와 남방여왕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졌고 본격적인 미친 짓은 새주파 김성도로부터 시작되었다고. 12제자를 두는 등 신천지 아이디어는 김성도에게서 나왔다고 볼 수 있다. 오늘날 문제되는 여러 사이비 아이디어는 거의 김성도와 그 일당들의 것이다. 


    이순화, 남방여왕, 김성도, 유명화, 정득은이 모두 여성이다. 섹스가 죄의 뿌리이고 한국에 재림주가 사람의 자식으로 내려온다는 교리는 김성도가 만들었다. 이걸 체계화하여 본격적인 섹스교로 만든 사람이 피갈음 정득은이다.


    문선명 자서전을 읽었는데 체력 좋고 깡도 좋은 사람이라고. 한겨울에도 연탄난방은커녕 신문지 한 장 덮고 잔다고. 월남해서 겨울이 춥다는 약해 빠진 남한 것들 비웃었다고. 이 양반이 나름 머리는 좋구나 했는데 그의 핵심 아이디어는 죄다 베낀 거였다. 그의 참모 유효원이 이론을 만들었다는 설도 있다.


    왜 여성이 섹스교를 만들었을까? 중요한 것은 그게 먹힌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주사파도 그렇지만 그 수법이 먹힌다는 사실을 알아낸 점이 중요하다. 이념? 먹히면 그게 이념이다. 사람들은 세상이 의도, 목적, 동기 등 외적인 요인에 의해 작동한다고 믿지만 천만에. 


    대부분 내재적이고 기능적인 이유가 있다. 기능적인 것은 먹힌다. 그것을 알아내는 방법은 일단 질러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간 큰 넘이 먹는다. 지역주의가 대표적이다. 성차별이든 소수자 차별이든 동기, 목적, 이유 따위는 없다. 먹히면 지르고 보는게 인간이다. 먹히는 이유는 알박기의 법칙 때문이다.


    윤석열이 문재인을 치는 이유도 그게 먹힌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질로 잡혔는데 니들이 어쩌겠어? 이런 거다. 친부를 죽이면 고아는 갈 데가 없어 결국 의부를 따른다고 믿는다. 징기스칸이 입양한 타타르족 아이들처럼. 


    인간에 대한 무지와 오해다. 너희들이 인간을 너무 쉽게 보고 있다. 먹히는 애들도 있지만 이미 반영되었다. 


[레벨:10]dksnow

2022.10.05 (22:40:06)

https://youtu.be/dFaGX8-5a5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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