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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818 vote 0 2021.01.09 (18:51:58)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확실히 자유에는 책임이 따른다. 그러나 당연히 맞는 말도 예리한 면도칼로 긁어서 비판하는게 구조론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불쾌하다. 45년 동안 이 말에 따라붙는 불쾌감의 근원을 추적해 왔다. 재수가 없잖아. 꼰대질 아냐?


    오늘 마침 적당한 표현을 찾아냈다. 이 말이 불쾌한 이유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제압하는데 쓰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책임Responsibility을 라틴어 어원으로 보면 '응답'이라는 뜻이다. 부름에는 응답이 있다. 우리말 책임과는 차이가 있다. 응답이 왜 책임이 되었지? 


    우리말 '책임'은 나빠진 결과를 해결하는 부담을 지우는 것이다. 자유는 나쁜 것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 야외에서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는 쓰레기를 치우고 가라는 말이다. 혹은 결과가 범죄일 경우 형법상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다.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자유는 나쁜 결과를 수반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래서 불쾌한 것이다. 사실이지 그런 측면이 있다.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에 따라 무질서도가 증가한다. 아랫사람에게 자유를 주면 뭔가 힘들어지는 경험을 누구나 갖고 있다. 그런데 시선이 비뚤어졌다. 


    그것은 어린이를 관리하는 어른의 입장이다. 학생을 관리하는 교사의 입장이다. 왜 우리는 교사에게 배우는가? 여기서 잘못된 것이다.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권력관계가 반영된 말이다. 애초에 비뚤어져 있다. 진리는 자유로운 것인데 왜 교실에 가두는가?


    진실을 말하자. 행위에는 결과가 따른다. 원인에는 결과가 따른다. 부름에는 응답이 따른다. 자유는 인간의 권리다. 권리는 권력이다. 권력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다. 자유는 행위를 낳는다. 행위에는 맞대응이 따른다. 상대의 맞대응을 이겨야 한다. 지면 추궁당한다. 


    자유를 주면 나빠진다. 그러나 이 말은 자유를 주는 자 입장에서 본 것이다. 애초에 시선이 비뚤어져 있다. 애초에 시선이 비뚤어진 자와는 수평적으로 대화할 이유가 없다. 그런 자와는 대화하지 말아야 한다. 백인이 흑인 노예를 풀어주면 백인의 사정이 나빠진다. 


     그런데 말이다. 나빠지는건 백인이지 흑인이 아니다.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백인 노예주가 흑인 노예를 해방하려는 사람에게 '너 뒷감당할 자신은 있니?' 이런 위협이다. 협박이다. 사람을 겁주는 나쁜 말이다. 자유는 감독자의 시선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근데 말이다. 니가 뭔데 나를 감독해? 웃기고 있어. 자유와 책임의 이론은 시혜를 베풀어주는 윗사람이 쓰는 말투이다. 원인에는 결과가 따른다. 결과는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좋으면 그만이고 나쁘면? 게임은 무조건 이겨야 한다. 지면 추궁당하는 거다.


    도박을 하는건 자유다. 도박을 해서 이기면 좋고 지면 거덜난다. 중앙일보 이정재 악당은 2017년 5월 15일 주가는 1000 밑으로 주저앉는다고 예견하는 칼럼을 썼다. 조선일보 이태동은 백신을 확보한 일본은 축제분위기인데 한국은 백신을 확보 못해서 괴롭다고 썼다.


    이들은 도박을 한 것이다. 잘 되면 돈을 따고 잘못되면 털리는 거다. 만약 이정재 예언대로 주가 1000을 찍었다면 중앙일보는 어떻게 했을까? '거 봐. 내 말이 맞았지' 하고 만세를 불렀을 거다. 이태동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추석에나 백신을 구한다고 예견을 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지? 결과는 일본 확진자 하루 8천 명. 1도 3현에 비상사태 선언이다. 이겼으면 승진이고 졌으면 아웃이다. 이것이 세상의 법칙이다. 도박에 진 조중동은 응당한 처분을 받아야 한다. 국힘당이 815행사를 치렀다. 코로나19를 퍼뜨리려고 말이다. 


    우리는 맞대응을 해야 한다. 그들은 코로나19를 퍼뜨려서 문재인 정권의 무능을 증명하려고 한다. 이 수법은 때로 먹힌다. 사실이지 촛불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박근혜정권의 무능을 들추어 내려고 한다. 우리는 성공했다. 이긴 것이다. 무능한 정권은 박살이 났다.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고? 우리는 촛불을 책임지고 처벌받아야 하는가? 아니면 보상을 받아야 하는가? 촛불은 자유다. 그에 대한 책임의 추궁은? 뭘 어떻게 책임져야 하지? 우리는 촛불죄로 석고대죄하고 삼보일배를 해야하나? 진실을 말하자. 게임을 이기면 된다. 


    이기려면 전략을 써야 한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는게 아니고 원인에는 결과가 따르고 행위에는 맞대응이 따르는 것이며, 자유는 행위를 수반하므로 그것은 상대가 있는 게임이 되는 것이며 우리는 게임에서 이겨야 하며 게임에 지면 추궁을 당하는 것이 진실이다. 


    그러므로 이길 수 없는 싸움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유를 쟁취한 다음에는 상대의 맞대응을 관찰하고 게임에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기동해야 한다. 패배한 자유는 의미가 없다. 자유를 얻는 것은 게임에 참가하는 것이며 무대에 오르는 것이며 경쟁을 하는 것이다.


    소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 게임의 참여자는 승산을 보고 움직여야 한다. 함부로 도박을 하면 안 된다. 이기는 확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동해야 한다. 자유에 책임이 따르는게 아니고 패배에 처분이 따른다. 이기는 자유가 진정한 자유다. 이것이 진실이다.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억압하는 말이다. 강자가 약자에게 경고하는 말이다. 그 말은 추악하다. 불순한 의도를 숨기고 있다. 게임은 이길 수도 있고 질수도 있는데 당연히 진다는 전제를 깔고 사람 겁주는 말이다. 이기는 자유가 진짜다.


    인류의 문명은 환경과의 승부다. 51 대 49로 우리는 이겨왔다. 승리도 있고 패배도 있지만 승리가 패배보다 약간 많으면 다음 게임이 치러진다. 계속 패배하면? 사라진다. 더 이상 게임에 초대받지 못한다. 이기면? 다음 게임에 초대된다. 무수히 많은 나라가 졌다.


    중국은 대략 4천여 개 국가가 패배한 결과다. 하나의 중국을 탄생시키는 과정에 3999개 국가가 소멸한 것이다. 일본은 300여 다이묘가 있었다. 그들은 패자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게임으로 연결할 수 있었다. 결국 정답은 게임의 완벽한 세팅이다.


    게임을 하지 않으면? 아프리카 정글의 부족민이다. 승자가 독식하면? 중국화 된다. 적절한 패자부활전이 이루어지면? 유럽처럼 발전한다. 그리스는 수백 개 도시국가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들이 경쟁할 때 발전했다. 알렉산더가 그리스를 통합한 후에는 사라졌다. 


    진실을 말하자. 자유에 책임이 따른다는 말은 게임에 당연히 진다고 가정하고 게임 참가자를 겁주는 말이다. 경마장에서는 맞는 말이다. 어차피 돈을 잃는다. 땄다고? 내일은 잃는다. 그런데 말이다. 보통 젊은이는 이기고 늙은이는 진다. 이건 어떻게 수습할 건데? 


    세상은 승리에 의해 연출되는 것이며 문명은 최다 게임에 의한 최대 다수의 최다 승리로 나아간다. 보수꼴통은 인생에 두 번의 게임만 허락한다. 하나는 서울대 입학게임이고 둘은 강남 입성게임이다. 서울대 들어가면 승자가 되고 강남에 집을 사면 승리자가 된다. 


    고약하다. 진중권들은 오로지 엘리트 게임만 벌인다. 누가 더 학벌이 세냐만 겨루려고 하고 다른 게임을 거부한다. 김어준 게임에 화를 낸다. 김어준은 지식도 부족한데 어떻게 승자가 되었지? 학벌있는 사람만 이기는 게임을 해야지. 학벌도 없는 사람이 왜 이기지?


    이런 식이다. 보수가 나쁜 이유는 중국이 나쁜 이유와 같다. 게임을 제한하려고 한다. 자본권력만 인정하고 문화권력을 거부한다. 중권이도 같다. 대중의 자유를 억압하고 활동을 제한한다. 우리는 그들의 닫혀있음과 싸워야 한다. 다양한 게임을 연출해 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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