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읽기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495 vote 0 2020.10.20 (22:11:37)

    한국이 뜨는 이유


    유튜브 방송에서 했던 이야기에 몇 자 보충합니다.


    한때는 일본이 인기가 있었다. 일본의 전성시대가 있었다. 와패니즈가 그냥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받쳐줄 콘텐츠가 있었다. 선종불교, 가라데, 하이쿠, 초밥, 스모, 닌자 따위다. 대단한건 아니다. 닌자 이야기는 미국의 서부시대 총잡이 이야기처럼 10퍼센트의 진실에 90퍼센트의 허구를 보탠 것이다. 


    그러나 지금 일본은 지는 해다. 새로운 것이 없다. 사람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 것은 그것이 좋기 때문이 아니고 필요하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먹힌다는 사실이다. 필요하면 먹힌다. 서부영화는 허구다. 무협지처럼 그냥 먹힌 것이다. 왜? 시장의 수요가 존재하는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국 간 큰 놈이 먹었다. 대개 그렇다. 영화에 나오는 멋진 카우보이 같은건 없었다. 심지어 이탈리아에서 서부영화를 찍기도 했다. 그래도 먹힌다. 왜? 서부에 가 본 사람이 없으니까. 먹히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엠비씨의 진짜사나이가 외면받은 것은 한국인들이 다들 군대에 가봤기 때문이다. 잘 안다. 


    서부영화가 먹히는 이유는 그 시대의 서부에 안 가봤기 때문이다. 자기가 잘 아는 분야를 어설프게 재현하므로 욕을 먹는 것이다. 본질은 권력충돌이다. 아는게 권력이다. 모르면서 어설프게 아는 척하면 욕을 먹는다. 다들 군대를 잘 아는데 면제받은 방송권력이 어설프게 아는 체를 하므로 화가 난다. 


    한국은 세계시장에서 먹히는 콘텐츠가 있는가? 중요하지 않다. 먹힌다.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인류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마침 TV라는 물건이 나와서 수요가 생겼는데 콘텐츠가 필요하므로 90퍼센트가 허구인 서부영화가 먹힌 것이다. 마침 IT와 스마트와 유튜브라는게 나왔다. 수요가 있다.


    그래서 먹힌다. 일본은? 이제 먹히지 않는다. 수요는 근본 세계 권력질서의 교체 수요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부단히 스스로를 흔들어댄다. 그래야 진보한다. 한국이 좀 어설프지만 귀엽다. 밀어줄 만한다. 중국은 곤란하다. 쟤네들은 감당이 안 돼. 한국이 만만하지. 안성맞춤이야. 마침 한국이 필요했어.


    사람들은 콘텐츠가 좋다고 말한다. 과연 좋을까? 스시가 좋을까? 스모가 좋을까? 닌자가 좋을까? 천만에. 좋다는 것은 누가 물어보니까 둘러댈 때나 쓰이는 말이다. 배가 고프면 보리밥도 달게 느껴진다. 배가 고프냐가 중요하다. 한국이 인기가 있는 것은 귀엽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비벼대면 짜증 난다. 


    한국은 다행히 멀리 있다. 프랑스 옆에서 독일은 짜증 난다. 남쪽의 이탈리아도 귀찮다. 태국은 베트남이 짜증 나고 베트남은 태국이 짜증 난다. 박항서가 뜨는 이유다. 거의 모든 나라는 이웃나라가 짜증 난다. 한국인들도 일본과 중국에 짜증 낸다.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보자. 한국은 적당히 먼 거리에 있다.


    일본을 제외하고 한국에 짜증 낼 나라가 없다. 중국과 인도는 인구가 많아서 무섭다. 미국은 힘이 세서 버겁다. 러시아는 깡패다. 한국처럼 작고 힘은 없는데 똑똑하고 말을 잘 들으면 귀엽다. 한국은 70억 인류의 거대한 연극무대에서 캐릭터가 좋고 포지션이 알맞다. 한국은 단지 귀여워서 뜨는 것이다. 


    시집갈 때가 되면 남자가 귀여워 보인다. 때가 되었는지가 중요하다. 인류는 때가 되었다. 그리고 한국을 발견했다. 적절하다. 중요한건 방향의 판단이다. 이념장사는 그냥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 정의, 도덕, 선악 따위 유치하다. 그런 것은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수단이다. 할 말 없으니까 하는 말이다. 


    본질은 권력서열이다. 한국이 귀엽다는 것은 지구촌 70억 서열경쟁에 부담감이 없다는 말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버겁고, 중국과 인도는 답답하고, 핵폭탄 맞은 일본이 한때는 불쌍하고 귀여웠는데 지금은 한국으로 바뀌었다. 왜? 바뀌어야 하니까. 유행은 원래 바뀌어야 한다. 흥행은 원래 새로워야 한다. 


    노무현주의가 정한 방향이 그러하다. 김구 선생이 나의 소원에서 정한 방향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그것을 안다. 포지션을 찾는다. 역할을 찾는다. 소도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는다고 했다. 닫힌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 열린 방향으로 간다. 열린우리당에 열린민주당이 열어젖히려고 하는 신세계다. 


    배역을 따는 것은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다. 개인의 자질이 아니라 팀플레이에 맞는 포지션이다. 지금 인류는 한국을 필요로 한다. 본능적으로 그것을 안다. 백범이 알고 노무현이 알고 우리가 안다. 세계가 한국의 역할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중국을 통제하기 앞서 징검다리로 필요하니까.


[레벨:4]고향은

2020.10.23 (13:43:02)

"수요는 근본 세계 권력질서의 교체 수요이기 때문이다.
인류는 부단히 스스로를 흔들어댄다."

"배역을 따는 것은 유능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사람이다."


때는, 시대정신의 큰 물결이
K [한국]와 대칭을 이루려는 그즈음 -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008 구조론 입문 image 김동렬 2020-10-26 3394
5007 이건희 정주영 김우중 1 김동렬 2020-10-25 4193
5006 X세대는 노무현주의다 김동렬 2020-10-25 3650
5005 왜 노무현주의가 뜨는가? 김동렬 2020-10-24 3309
5004 추미애와 윤석열의 결투 2 김동렬 2020-10-23 4412
5003 노무현주의 완전정복 김동렬 2020-10-22 4012
5002 권력의 딜레마 1 김동렬 2020-10-21 3871
» 한국이 뜨는 이유 1 김동렬 2020-10-20 4495
5000 트럼프가 못 이기는 이유 김동렬 2020-10-20 3753
4999 구조론은 진보다 2 김동렬 2020-10-19 3198
4998 분노의 방시혁, 꼰대질 진중권서민 3 김동렬 2020-10-19 4657
4997 인간은 원래 보수다 김동렬 2020-10-18 3799
4996 노무현의 혁명 3 김동렬 2020-10-18 4033
4995 박진성 황병승의 슬픔 image 1 김동렬 2020-10-15 4480
4994 백래시와 구조손실 1 김동렬 2020-10-15 5312
4993 평등권력과 차별권력 김동렬 2020-10-14 2985
4992 수평권력과 수직권력 1 김동렬 2020-10-14 5260
4991 노무현주의 요점정리 2 김동렬 2020-10-12 4160
4990 낙태죄의 문제 김동렬 2020-10-12 5670
4989 빵인가 권력인가? 1 김동렬 2020-10-11 3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