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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4040 vote 0 2020.06.09 (21:08:58)


    기계적 판결과 정치적 판결


   보수는 기계적 판결을 선호하고 진보는 정치적 판결을 선호한다. 작은 사건은 진단서 끊어오는 넘이 이긴다. 경찰은 바보인 척하며 기계적으로 판결한다. 사리를 따지는 정치적 판결로 가면 돈 많은 사람이 좋은 변호사를 사서 이긴다. 그러므로 작은 사건은 기계적 판결이 맞다. 


    누가 원인제공을 했는지는 살펴보지 않고 병원 진단서만 보고 판결하기다. 특히 교통사고 같은 것은 원인제공자가 처벌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그렇게 하는게 맞다. 어쩔 수 없다. 무조건 뒷차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앞차에 책임을 묻자면 누구도 승복하지 않는다.


    이는 구조론의 마이너스 원리다. 물론 앞차도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있겠지만 원리가 그렇다. 예컨대 이런 거다. 앞차 운전자가 조폭이냐 아니면 가난한 할아버지냐를 따져서 다르게 판결하면? 플러스 상황이다. 그 조폭의 아내는 가난하다든가 그 할아버지의 아들은 부자라면?


    복잡해지는 것이다. 결국 목청 큰 넘이 이기는 사태가 벌어진다. 학교에서 폭행이 일어나면 기계적 판결로 가야 한다고 믿는 부모들 때문에 골치가 아파진다. 진단서 끊어오는 것은 부모 몫이다. 부모싸움이 되면 그게 정당한가? 학교에서는 교사가 정치력으로 풀어가야 한다. 


    그게 교육이다. 그런데 부모들은 기계적 판결이 정당하다고 믿고 청와대 청원을 올려대니 답이 없는 수렁이다. 교사가 정치적으로 판결하면 보나마나 빽 있는 저쪽편 부모가 교장에게 뇌물 먹였다느니 하는 말 나온다. 외부개입의 플러스다. 이에 닫힌계의 설정이 필요한 거다. 


    학교라는 공간을 하나의 닫힌계로 설정하고 그 바깥은 끌어들이지 말아야 한다. 닫힌계 안에서 마이너스로 가야 한다. 그러려면 교사가 절대권을 가져야 한다. 때로는 말로 친구를 괴롭히는게 더 사악한데 병원 가서 진단서 끊어오는 기계적 판결은 그 부분을 담보하지 못한다. 


    교사가 정치를 잘못하는 일이 있어도 교사에게 맡겨야 한다. 그것이 교육의 본질과 가깝기 때문이다. 공정한 판결보다 교권의 수호가 더 중요하다. 내 자식이 피해 보더라도 참아야 교육이다. 교육은 원래 불공정하다. 공부 잘하는 학생이 칭찬받는게 공정한가? 지능이 다른데?


    공정하게 하려면 노력한 만큼 보상받아야 한다. 지능이 낮은 학생은 점수가 낮아도 상을 받아야 한다. 이렇게 플러스로 가면 수렁에 빠진다. 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구조론의 정답이다. 학교공간 안에서 일어난 일도 작은 사건은 기계적 판결로 가고 큰 사건은 정치적 판결로 간다. 


    교육은 일생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므로 교사가 책임지고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잘못되어도 교사가 욕먹고 끝내야 한다. 이재용 판결은 당연히 정치적 판결이다. 큰 사건이기 때문이다. 기계적 판결로 가면 무죄석방될 수도 있다. 이재용은 부하 소행이라고 둘러댈 수 있다. 


    알 카포네를 재무부 수사관이 탈세로 잡아넣은 것이 그렇다. 기계적 판결로 가면 무죄를 받는 수가 있다. 원래 조폭 보스는 증거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다. 증인의 가족을 살해하는 수법을 쓴다. 박근혜 판결도 마찬가지다. 국정농단이라는 말은 과거에 잘 쓰이지 않던 말이다. 


    기계적 판결이면 박근혜는 당연히 불구속 재판이다. 박근혜는 박빠들 때문에 풀어줄 수 없는 것이다. 반면 전두환은 전빠가 한 명도 없어서 풀려난 것이다. 노태우도 그렇다. 만약 전빠가 태극기부대처럼 난동을 부렸으면 당장 사형을 집행한다. 정치적 판단으로 가는 것이다.


    박빠부대와 보수 유튜버가 나대는 한 박근혜 석방은 없다. 그리고 국민은 이러한 사법부의 이중기준을 납득할 수 없다. 정경심은 표창장 의혹만 가지고 6개월간 구속하고 이재용은 석방하고? 이 문제에 정답은 없다. 방향이 있을 뿐이다. 그러려면 닫힌계 판단을 잘해야 한다. 


    이재용은 증거가 너무 많아서 증거인멸이 불가능하므로 불구속이고 정경심은 증거가 너무 없어서 검찰의 증거조작을 위한 시간벌기로 구속한 것이 맞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치적 판단이 여야 사이의 정치가 아니라 재판부의 정치인 점이다. 필자는 이런 사건을 대강 맞췄다.


    한명숙의 대법원 유죄판결 하나를 틀렸다. 나중에 상고법원 이슈가 걸려 있다는 말을 듣고 아하 그렇구나 하고 납득했다. 사법부가 정권과 재판을 거래한 것이다. 사법부를 탄핵하는 것이 맞다. 헌재의 세종시 판결과 노무현 탄핵기각은 그게 헌재의 존재감을 살리기 때문이다. 


    헌재는 언제나 헌재를 띄우는 판결을 한다. 박근혜 탄핵인용도 확실했다. 헌재가 뜰 찬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재용을 구속해서 '와! 대법원이 세긴 세구나. 우리나라에서 삼성 이기는 것은 대법원밖에 없네.' 하는 여론으로 가는 것과 이재용을 풀어줘서 '씨바! 법원이 대놓고 


    정권에 개기면 방법이 없네. 정권보다 법원이 세구나.' 하는 두 여론 중에서 법원이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다. 이는 정권이 자리를 깔아주기에 달렸다. 필자가 이재용을 불구속으로 본 것은 이미 만신창이 된 사법부가 이재용을 구속한다고 해서 존경받을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사법부를 물갈이해야 새로 들어선 사법부가 신고식을 거하게 한답시고 이재용을 구속하는 것이다. 왜? 새 인물이 뭔가 보여줘야 하니깐. 그들은 백퍼센트 정치적 판결을 한다. 그런데 진보는 정치적 판결이다. 문제는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가 아니라 사법부정치라는 데 있다.


    그건 다른 거다. 법원정치가 진보는 아니다. 만약 법원이 물갈이된다면 법원정치가 진보로 해석될 수도 있다. 법원은 판결로 정치한다. 언제나 그렇다. 구조론은 통제가능성으로 판단한다. 큰 사건은 정치로 풀고 작은 사건은 기계적으로 판결하는게 에너지의 법칙과 맞는 것이다. 


    큰 사건을 기계적으로 판단하면 나라 무너진다. 샌프란시스코는 원래 도시 전체가 멕시코인 소유였다. 멍청한 판사가 기계적으로 판결해서 시민들은 집을 뺏기게 되었다. 무장한 시민들이 법원에 불을 지르고 톰슨 판사와 지주와 그 자식들까지 죽이려고 추적대를 조직했다. 


    지주였던 요한 수터의 세 자식은 살해됐다. 후손이 살아남아 소송을 걸면 곤란하니까. 법대로를 외치는 보수꼴통은 성난 시민들을 폭도로 몰아붙일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런 폭도짓이야말로 보수꼴통의 주특기가 아닌가? 아이러니다. 보수는 단순한 걸 좋아한다. 


    법대로도 단순하고 폭도짓도 단순하다. 복잡한 문제는 복잡하게 풀어야 한다. 상부구조가 있는 문제는 기계적으로 풀고 상부구조가 없는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구조론의 질, 입자, 힘, 운동, 량에서 운동이나 량의 사건은 상부구조가 있으므로 기계적으로 풀어야 한다. 


    질이나 입자의 사건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안정과반수를 얻었으면 기계적으로 가는게 맞다. 김태년은 그냥 법대로 하면 된다. 어느 쪽도 안정과반수가 아니라면 정치력으로 풀어야 한다. 사법부는 여야 사이에서 정치적인 판단을 하되 자신이 정치의 주체로 나서면 안 된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20.06.12 (10:11:42)

"상부구조가 있는 문제는 기계적으로 풀고 상부구조가 없는 문제는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

http://gujoron.com/xe/1209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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