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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3601 vote 0 2019.06.20 (18:20:40)

             

    정리해보자. 갈릴레이가 말했다. 지구는 돈다고. 반대파가 따져 물었다. 지구가 1초에 400미터의 속도로 돌고 있다면 태풍의 스무 배나 되는 초속 400미터 강풍에 날아갈텐데 당신은 왜 멀쩡하냐고. 갈릴레이가 반박했다. 범선을 타고 항해하는 선원들은 시속 20킬로의 빠른 속도로 전진하지만 왜 뒤로 자빠지지 않느냐고.


    여기서 나온 것이 관성력 개념이다. 빌붙어가면 안전하다는 거다. 마차를 타고 가면 앞에서 달리는 말은 맞바람을 심하게 느끼지만 역마차의 승객은 편안하다. 자전거를 타보면 안다. 맞바람의 힘은 엄청나다. 앞에서 페달을 밟는 사람은 죽을 맛이지만 뒤쪽 짐받이에 앉아있는 사람은 편안하다. 묻어가면 편안한 것이다.


    이걸 체계적으로 정리한 사람이 뉴턴이다. 에너지가 어딘가에 숨을 수 있으며 그것을 풀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 숨기고 풀어내는 장치는 대칭이다. 어떤 변화가 있으면 반드시 대칭이 있고 대칭이 있으면 반드시 보존이 있다. 그 보존을 찾아내면 소립자를 찾을 수 있고 노벨상을 받을 수도 있다. 잘 찾아보면 있다.


    우주는 실뭉치에 감긴 실을 풀어내는 것이다. 감긴 만큼 풀어내야지 더 풀어내면 안 된다. 이는 자연의 법칙 이전에 언어의 법칙이다. 전제한 만큼 진술해야지 진술이 전제를 초과하면 안 된다. 사과는 둥글지 않다. 세모다. 왜냐하면 사실은 사과가 아니라 삼각김밥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개소리하면 안 된다.


    잘 살펴보면 모든 거짓은 이런 식으로 진술이 전제를 치는 개소리다. 무한동력은 없다. 무한이면 동력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력은 접힌 것을 펼치는 것이다. 접힌다는 것은 멈춘다는 것이다. 펼쳐진 것을 접었다가 다시 원래대로 펼치는 것이 동력기관이다. 무한동력은 펼쳐진 것을 접지 않고 펼친다는 말이다.


    새가 날아간다. 새는 정지한 것이고 날아가는 것은 움직이는 것이다. 날아가는 것이 날아간다는 식으로 주어를 빼먹으면 안 된다. 무한동력이나 영구기관은 그냥 주어를 없앤 말이다. 즉 언어가 아니다. 개소리다. 타임머신도 같은 패턴의 개소리다. 귀신이나 영혼이나 내세나 천국이나 모두 같은 수법의 개소리다.


    염력, 텔레파시, 초능력, 기 어쩌구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펼쳐져 있는 것을 접지 않고 다시 펼친다는 어불성설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주어가 없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없다. 현세가 있으므로 내세가 없다. 인간이 있으므로 귀신이 없다. 마음이 있으므로 영혼이 없다. 진보가 있으므로 천국은 없다.


    A는 A다. A는 비A가 아니다. 인간은 인간 아닌 것이 아니다. 마음은 마음이 아닌 영혼이 아니다. 마음이 있으므로 영혼은 없다. 현세가 있으므로 내세가 없다. 진보가 있으므로 천국은 없다. 둘은 공존할 수 없다. 진술이 하나인데 전제가 둘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천동설과 지동설이 둘 다 맞는 이론일 수는 없다.


    얼떨결에 튀어나온 갈릴레이의 해명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 전부 한 줄에 꿰어진다. 어떤 변화를 발견하고 거기서 대칭과 보존을 발견하면 그 분야의 태두가 되고 석학이 되고 노벨상을 받는 것이다. 모든 변화는 접힌 것을 펼치는 것이라는 게 열역학 1법칙이다. 2법칙은 인간이 손을 떼고 저절로 펼쳐지는 것이다.


    자연은 저절로 접혔다 펼쳐졌다 한다. 또는 그 상태로 머무른다. 이때 펼쳐지는 것이 접히는 것보다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더 비효율적이다. 펼쳐졌기 때문이다. 인간은 그 효율성을 빼먹는다. 인간이 에너지를 소비하면 그만큼 비효율적인 상태로 변해 있다. 더 많은 공간의 면적을 차지하고 흩어져 있다.


    접히는 것은 ●-><- ● 두 방향이지만 펼쳐지는 것은 <-●-> 한 방향이다. 펼치는데 비용이 적게 든다. 인간은 그 편익만큼 빼먹는다. 다 펼치고 나면 다 빼먹어서 더 빼먹을 것이 없다. 그것이 엔트로피 증가다. 자연상태에서는 펼치기가 쉽기 때문에 펼치는 방향으로만 변화가 일어난다. 저절로 접히지는 않는다.


    펼쳐지는 것은 펼칠 수 있는 데까지 펼친다. 그 한계는 밸런스다. 균일해질 때까지 변화가 진행된다. 커플과 솔로에 비유할 수 있다. 커플은 접혀 있고 솔로는 펼쳐져 있다. 싸우면 커플이 이긴다. 커플은 2고 솔로는 1이기 때문이다. 열 명이 다섯 커플을 이룬 팀과 그냥 솔로 열 명이 있는 팀이 대결하면 커플이 이긴다.


    그런데 솔로 팀에 징기스칸이나 나폴레옹, 알렉산더가 있다면 솔로가 이기지만 이런 부분은 확률로 해결한다. 그러나 이는 반칙이고 실험조건을 엄격히 통제한다면 징기스칸이나 나폴레옹, 알렉산더 같은 별종은 실험에서 배제하고 같은 능력치로만 대결시켜야 한다. 능력치가 같을 때 무조건 커플팀이 이긴다.


    커플이 솔로를 잡으려면 솔로를 가운데 두고 양쪽에서 협공해야 한다. 즉 솔로를 잡다가 커플이 양쪽으로 흩어져서 솔로되는 것이다. 커플은 한 명씩 전사하여 결국 솔로만 남게 된다. 파트너가 차례로 전사하여 커플이 모두 솔로로 변했을 때 전투는 중단된다. 질, 입자, 힘, 운동, 량은 커플이 솔로되는 과정이다.


    입자 힘 운동은 완전 솔로가 아니고 중간 솔로다. 질이 부부고 량이 솔로라면 입자는 애인, 힘은 남자친구, 운동은 남자사람친구다. 자연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접혀 있는 것이 펼쳐지면서 그 접힌데 따른 효율성을 빼먹는 형태로 일어난다. 그러므로 한계가 있다. 정상에서 굴린 돌은 기슭에서 완전히 멈춘다.


    정상은 위치에너지만큼 에너지가 접혀 있는 것이다. 커플이 솔로를 이긴다. 당연한 말이다. 인간은 질, 입자, 힘, 운동, 량의 형태로 다섯 가지 커플이 가능하다. 에너지의 작용측에 권력이 있다.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접힌 쪽에 서면 유리하고 펼쳐진 쪽에 서면 불리하다. 바둑을 두어도 유리한 지점이 있다.


    바둑에서 유리한 지점은 변과 중앙을 동시에 연결하는 지점이다. 길목이다. 강남이나 명동은 많은 지하철과 버스가 운행한다. 많이 접혀 있다. 기본적으로 건물의 층수가 높다. 막다른 골목은 덜 접힌 것이다. 그곳은 건물의 층수가 낮다. 바닷가는 막다른 골목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접혀 있다. 바다가 있기 때문이다.


    저절로 일어나는 사건은 언제나 접히는 쪽에서 시작하여 풀리는 것으로 끝나므로 접히는 위치를 차지한 자가 권력을 장악하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한다. 접힌다는 것은 겹친다는 것이다. 교통이 사통팔달로 연결되는 곳이 그러한 요지다. 자연에서 저절로 접히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지만 완전히 접히지 않는다.


    접으려면 ●-><- ● 방향이므로 최소 둘이 필요한데 마지막에 하나가 모자라서 완전히 접히지 않는 것이다. 그 자투리 해결문제 때문에 어떤 계는 외력의 작용에 의해 변화가 촉발되고 그 외력의 작용만큼 손실된다. 그 손실은 다른 사건을 유발하는 촉매제가 된다. 예컨대 어떤 나라가 발전하려면 외력이 필요하다.


    계속 외력이 작용하면 식민지가 된다. 외력이 자극한 다음 빠져나가면 내부에서 지지고 볶고 하다가 발전을 이루지만 다시 다른 나라를 자극한다. 외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 외부에서 들어오는 양과 외부로 빠져나가는 양이 사슬구조를 이루고 우주를 작동시킨다. 그러므로 어떤 계는 절대 스스로 완전할 수 없다.


    반드시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고 동시에 반드시 외부의 누군가를 도와야 한다. 물론 인간이 개입하면 그런 문제가 없지만 우주에서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백퍼센트 외부의 태양에 도움을 받고 외부의 미생물에게 도움을 준다. 누구의 도움을 받고 누구를 돕도록 우주는 세팅되어 있다. 그게 없으면 순환되지 않는다.


    고대에 석탄이나 시멘트가 화석으로 축적된 것은 충분히 순환되지 않은 것이다. 당시는 태양에서 들여온 에너지가 석탄으로 계속 비축된 것이다. 석유도 마찬가지다. 외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완전한 에너지 순환계는 성립될 수 없으며 그래야 한다. 그러므로 빅뱅도 외부에 있는 무언가의 도움으로 일어난 것이다.


    이러한 도움받기와 도움주기의 원리에 의해 우주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다. 저 혼자 도도한 것은 없다. 외부와 끊기면 망한다. 즉 어떤 계는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아 사건을 시작하지만 그 도움 준 누군가에게 되돌려줄 수 없다. 자식은 부모에게 효도할 수 없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부모는 죽기 때문이다. 결국 자식은 손자에게 효도하는 셈이다. 이것이 우주의 일방향성이다.나를 도와준 사람에게 은혜를 갚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는다. 이것이 우주의 절대법칙이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모에게 받고 사회에 돌려주고 자식에게 돌려주는 게 정답이다.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3]kilian

2019.06.21 (03:43:41)

"부모에게 받고 사회에 돌려주고 자식에게 돌려주는게 정답이다. 엔트로피의 비가역성이다."

http://gujoron.com/xe/1099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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