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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8]귀족
read 3456 vote 0 2013.09.24 (17:44:14)

 

 

오늘 사업하는 양반한테

 

입만 열면 거짓말이요, 신뢰가 통하지 않고 자기 필요할 때만 연락하는 친구는 어떻게 처리하느냐

 

고 물어보았는데

 

 

사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므로 애써 적을 만들 필요는 없고

 

그 사람이 명백한 해를 입히면 상관이 없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면 애써 쳐낼 이유는 없으므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게 나을 것 같다라는 말을 들음.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가 사업의 최우선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것에 거북감과 의구심이 들었음

 

이윤, 돈이라는 건 일의 결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사업이건 뭐건 돌아가는 건 똑같다고 보는데

 

사업이니까 목적은 이래야 한다라는 생각에 의구심이 들었음.

 

 

사실 어떻게 보면 그 사람에게 질문하는 것 자체가 '당신은 내 편입니까' 하고 물어보는 것이나 다름없었고

 

나도 '나는 같이 일하는 데 중요한 건 방향성과 서로를 얼만큼 신뢰하는가' 라고 말했는가 였는데

 

본의 아니게 자기소개를 한 꼴이 되었음.

 

 

이익 때문에 싸우는 경우도 많지만,

 

반대로 얻어먹을, 나눠먹을 것이 있으니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도 뭉치기도 한다는 말에

 

일견 머리를 끄덕이기도 했으나

 

 

그래도 거부감이 듬.

 

그래서 만나고 난 뒤 기분이 굉장히 나빠졌음.

 

 

 

사업의 목적도 인생의 목적안에 들어있다고 생각하는데

 

 

첫째는, 사업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들 궁금합니다.

 

둘째는, 목적이 편먹기, 세력형성 이라면, 나와 생각이 다른 혹은 가치관이 매~우 다른 사람들 과의 관계는

 

어떻게 처리하시는 지 궁금하네요.

 

생각같아서는 쓰레기들은 상종도 하고 싶지 않지만  (곁에 있으면 기분 나쁨 + 해가 될 위험) 

 

알게 모르게 마주치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것도 아니라면 다들 그냥 혼자서 독야청정하시면서들 사시는지?

 

 

 

글을 마무리지으면서 생각나는 건,

 

바깥에서 내가 자리잡고 세력을 형성하고 있으면 (갑의 위치에서 포지셔닝)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달라붙게 되는 상상이 되오만. 그 때도 아닌 사람은 아닐테지만.

 

 

돈도 그렇게 버는 거 아닌가욧.

 

돈은 버는 게 아니라 내가 빨대꽂고 있으면 세상이 나한테 퍼준다고 보는디.

 

그래서 사업의 목적이 이윤추구라는 말에 거부감을 느꼈네요.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3.09.24 (19:34:53)

모든 사업은.. 특히 한국의 경우.. 

생존선에 딱 걸려 있습니다. 


말하자면 기아선상에 걸려있다는 거지요.

여기서 1퍼센트만 형편이 풀려도 인구폭발로 멸망.


예컨대 식당이 1퍼센트 잘되면 주변에 가게가 100개 생겨서 멸망.

1만원어치 팔아서 1천원어치 남겨먹는게 아니고


100만원어치 팔아서 비용 제하고 1000원 남겨먹는게 현실.

굉장히 많은 업종이 한계선상에 딱 걸려 있으며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다고 소문이 나면 너무 많은 경쟁자가 뛰어듭니다.

왜냐? 업종이 그런 한계업종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택배업, 택시업, 화물업, 편의점업, 식당도 그렇고.

한국은 후진국이니 다들 인건비 따먹고 세금 떼먹는 한계업종입니다.  


탈세가 유일한 경영비법. 이윤추구가 생존추구입니다.

이윤이란 기업의 지속가능성, 생존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생존을 못하면 죽는거죠. 이윤이 없으면 망합니다.

이윤추구가 목적이라면 이미 후진국의 사양산업, 한계업종인거죠. 


프로필 이미지 [레벨:11]까뮈

2013.09.24 (19:58:25)

국민TV 라디오 프로그램 중 경영토크라는 좋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처음부터 죽 들어보세요.많은 깨달음이 있을 겁니다.

[레벨:4]AcDc

2013.09.24 (20:17:52)

후진국은 무난한걸 좋아하다 보니 무난한 사업으로 망합니다.
예컨데 주점을 차린다고 하면 이년안에 경쟁 주점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죠.
그래서 차린지 삼년안에 흑자전환하고 돈 모아서 빠져 나와야 합니다.

자영업자들의 최대 수명이 3년 안팎인게 이런 이유에서죠.

명박이때 미소금융이라고 해서 한때 유행했던 마이크로 크레딧도 이런 서민 하층민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선전한거지만 다 망해버리고 망해버리기만 하면 다행인것이 마이크로 크레딧 기관들이 현재는
악덕 고리대금업자로 커밍아웃해서 생 지옥도를 연출하고 있죠.

서민들이 자영업 한다고 해서 보면 뻔 한겁니다. 포화상태에 이르러서 다같이 공멸하느냐
아니면 얼마 안되는 자원들을 나눠가지면서 천천히 망하느냐 (피씨방 협회같이)

서울시에서 이런 악순환을 막아보려고 협동조합운동을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방향성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한 협동조합 만들어도 무난한 업종으로 가는건 뻔한일이거든요.

소자본이 장기적으로 생존하려면 남들이 안하는 직종으로 시장을 세분화시켜서 머리 빠게지도록 연구해서

뛰어들어가야 하는데 (헤르만 지몬의 히든챔피언을 참고하시면 될듯요)

서울시에서 소규모 협동조합 양산해봤자, 호프집 편의점 피씨방 당구장 따위에 전전할것은 뻔한일이니까요.

호프집을 하지말고 양조장이나 맥주 제조를 한다던가  

스타벅스 내지 말고 바리스타를 한다던가 (유럽은 이게 아예 문화더군요) 

커피콩을 독자적 상품화 한다던가 (차로 유명한 중국 운남성이 현재 커피 생산지로 전환되고 있죠)


피씨방 하지말고 스마트폰시장 내에 틈새시장 (악세사리나 편의품 아이디어 상품 제조업)

3D 프린터로 누구나 프로토 타이핑이 가능해졌으니까요. 


용산전자상가도 협동조합 한다고 하는데 뻔한거죠. 중국 대만제 미제 컴터 부품 떼와서 단가싸움이나 

계속 할테니까요.


용산전자상가 들어가서 치열한 단가 아귀다툼하는것도 2000년대 이야기고 지금은 거대 유통자본과

다나와가 합작으로 독점해놔서 영세업자들이 할것없으니 용던 들어간다는 말도 옛말이 됬습니다.


IT개발자 분들 치킨집 하지 말고 진짜 IT에 뛰어들어가야죠. 중국의 스마트폰& 타블렛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고 중국산 AP도 쏟아져 나오지만 펌웨어 기반은 굉장히 취약합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AP 개발업체가 5~6군데 되도 그 수많은 AP를 다룰 펌웨어 만드는곳은 

딱 한군데 밖에 없고 그것도 얼치기로 이루어 집니다.


우리나라가 일본정도는 안되도 펌웨어 강대국입니다.  

요즘은 고딩들이 더 잘하죠. 펌웨어 특차로 대학가는 고딩들도 있으니까요.


치킨집 하면서 피말리는 경쟁 하지 말고 중국이란 거대 산업의 머리가 될 영역은 무궁무진 하죠.


용산전자상가는 이제 대만 중국등지서 컴퓨터 부품 떼와서 단가싸움하는건 접고

IT개발자들이 과거 세운상가처럼 실리콘밸리같이 만들어야 합니다.


생활의 달인보면 진짜 손재주가 뛰어난분들이 넘쳐 흐릅니다. 안타까운건 절대다수

부가가치가 굉장히 떨어지는 직종들이라는거죠. 이탈리아 북부나 스위스 보면 노인들이 평생직장으로

명품 잡화나 시계같은 정밀기계들을 만들면서 엄청난 수익을 창출해냅니다.


한국인들이 그런 스위스나 이탈리아 기능공들보다 더 뛰어났음 뛰어났지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해요.

다만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환경에 있다고 봅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8]귀족

2013.09.24 (22:05:15)

댓글들 빠짐없이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우물안 개구리에 애송이라 아는 게 없었는데
열분들 덕에 정신 좀 차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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