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게시판
프로필 이미지
[레벨:15]lpet
read 4178 vote 0 2010.10.27 (10:12:19)

그때 내 나이 30대 중반.
잠을 자다가 심장이 벌렁거리는데 놀라서, 그때부터 담배와의 사투가 시작되었소.

15년간 피우던 담배를 끊으려고 별짓을 다해봤지만 실패했소.
금연 일년만에 다시 피우고, 겨우 끊었다가 또 피우고..
그러다가 금단증상과 만났더랬소.

그동안 금단이 한테서 도망만 다니다가 도저히 안되겠다싶어 가까이 불렀소. 가까이서 보니,
금단증상.. 정말 끔찍했소. 잇몸이 들썩거리고 입술과 목이 타들어가고 피부홍반에 온몸이 근질거리고..
하루 세 갑씩이나 피웠으니 이 정도 권리행사는 당연한가?

야생 금단이 길들이기가 시작되었소.
금단이 찾아오면 꼼짝달싹도 안했소.
운동도, 껌도, 패치도, 사탕도, TV도 다 물리치고 오직 금단이 너만을..ㅋ

상황을 고조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담배와 라이터, 재떨이까지 놓아두었소.
가끔씩 담배에 불을 붙여 간접흡연을 통해 금단이를 더욱 날뛰게 만들었소.
내가 이렇게 잔인한 남자일줄이야..

금연 3일째,

마침내 금단이가 내 안으로 들어왔소. 그렇게 말 안듣던 금단이가..
녀석의 온갖 행패가 갑자기 즐거움으로 바뀌고 말았소.

특히 가장 힘들었던, 잇몸 사이로 벌레들이 돌아다니는것 같은 증세는 쾌감으로 바뀌었소.
한 일주일이 지나자 들떴던 몸도 차분해지고 열도 가라앉았소.

금단증상이 사라지고 5년이 지났소. 아, 무려 5년간이나 수절했다오. -_-
어느날 술자리에서 친구의 담배에 불을 붙여 입술에 대어보았소.

뇌가 요동을 치기시작했소. 너.. 혹시.. 다시??
한 모금 빨았더니 기침과 함께 짜릿한 쾌감이 올라왔소. 아뿔싸..

그러나.. 그게 다였소.
그 뒤에도 몇 번이나 담배를 피웠지만 다시 예전의 중독으로 돌아가지는 않았소.

지금도 술자리에서 가끔 한 두 대씩 피우오. 정말 꿀맛이오.
하루에 세갑씩 피울때는 미처 몰랐던 진정한 담배의 맛을 느끼는 중이라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0.10.27 (10:40:02)

25년간 평균 하루 10-15개로 꾸준히 즐겨온 사람으로서,  사실 금단이는 별게아니오.  다만 담배가 너무 좋아서 안타까워서 끊지 못하는 것이오.  지금 일주일 넘게 금단이와 친해지고는 있지만 금단이 자체는 전혀 괴롭지않소. 
다만 금연을 시작한 동기와 흡연의 동기중 어느것이 이기느냐인데,
지금 나의 경우는 흡연의 즐거움이냐, 피부미용이냐!
매우 심각한 싸움이오.

프로필 이미지 [레벨:6]하루

2010.10.27 (11:11:06)

나로서는 초코렛을 이용해보려고 하오.
초코렛의 단맛이 입안의 땡김을 무마하고,
초코렛의 성분이 뇌에서 쾌감을 주는 것이 담배와 비슷하여
대체재로 좋을듯 여겨지오.
이후에는 녹차라든지 차로 넘어갈 계획인데..

금연과 흡연사이에서 오락가락하네오
금연의 이득과 흡연의 이득..
흡연의 쾌감은 즉각적이고,  금연의 보상, 건강 등은 당장에 보이지않으니
순간순간의 유혹에 흔들리구랴

프로필 이미지 [레벨:15]aprilsnow

2010.10.28 (01:20:08)

많이들 금연하시느라 애쓰시는구려...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게 심히 유감이요.)
내게 실은 담배가 문제가 아니라... 중독된 슬픔이란 놈 때문이었소.
슬픔을 달래줄 벗이 필요했었소...
이제 슬픔의 중독은 벗어났으니...


내가  쿠바에 가고 싶은 이유는
언젠가 TV여행프로에서 본 시가를 피우는 주름진 노인때문이었소.
참 맛있어 보였소.


프로필 이미지 [레벨:12]wisemo

2010.10.28 (03:26:31)

20년을 평균 하루 1.5갑을 피웠소. 97년 3월 15일 금연일이오. 그 전까지 이날을 낳기까지 5년여... 진짜 우연히 내가 믿기로 끊어서는 안되는 2-3사람이 끊는 것을 보고 끊었고, 단지 한꺼풀 더 벗기면 내 위가 슬슬 만성 궤양같이 편치가 않았다는 것이 숨은 동기였다 보오. 아무튼 그뒤 내년 3월 15일이면 14주년이오! 금단 현상은 꿈에 줄담배 피고(3-4년 지났을 무렵) 하염없이 슬퍼(아쉬워)하다가 분명 알리바이가 성립되어 한숨을 놓은 적이 있었다오. 르페님 같은 금단 현상 처음 들어보오. 특수체질 이신가?^^
[레벨:15]lpet

2010.10.28 (09:02:48)

내가 봐도 좀 특이한 금단증상이오.
금단증상이 올때마다 칫솔질 치실 치간칫솔질을 잇몸에 피가나도록 했으니까..
스켈링을 해서 피를 한 숫갈 정도 흘려야 잇몸이 개운했소. 그 뒤로 성격을 망친거 같소 ㅋㅋ
[레벨:15]오세

2010.10.28 (12:03:31)

담배로 느끼는 쾌감은 뇌가 죽어가고 있다는 증거.
계속 구조론을 공부하고 싶다면, 담배를 끊어야할듯. ㅋㅋ

List of Articles
No.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812 IT 삼국지 6 lpet 2010-11-20 3080
811 사자랑 마주쳤을 땐? 7 오세 2010-11-19 2931
810 어린이 청소년교육이 중요한 이유 1 지여 2010-11-18 3022
809 구조론과 연애 2 오세 2010-11-16 3027
808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 1 다원이 2010-11-12 3048
807 구조론의 심리학적 가치를 연구할 사람 모집. 7 오세 2010-11-12 2871
806 국립박물관 6 곱슬이 2010-11-10 3380
805 놀라운 구조론 4 다원이 2010-11-09 2984
804 역사 기사는 거의 엉터리 3 김동렬 2010-11-08 3681
803 민비와 대원군 궁금? 6 지여 2010-11-08 3854
802 광화문 현판도 부실로 금가게 한 이명박. 2 노매드 2010-11-04 3407
801 조선의 역사를 살펴보고 난 소회 6 아란도 2010-11-04 3621
800 차 한 잔. 2 아제 2010-11-03 3397
799 중국 학생들 한국 유학 보내기 image 2 최호석 2010-11-02 4990
798 돈에 대한 .... 6 지여 2010-11-02 3509
797 예찬이 말문이 제대로 터졌다. 6 이상우 2010-10-30 3674
796 반말할만 하네. 9 김동렬 2010-10-29 4126
795 고도로 집중하면 머리가 터진다?? 3 鄭敬和 2010-10-29 6102
794 구조와 소통지능 책 소개 - daum에다 image 15 아란도 2010-10-28 3334
» 금단이 길들이기. 6 lpet 2010-10-27 41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