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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2092 vote 0 2016.06.27 (18:37:46)

     

    영국 욕하지 말고 비웃어라


    한 국가가 민주적이고 평화롭게 멸망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역사책에 기록된 그 많은 총성이 우습게 여겨진다. 어!? 전쟁으로 결정해도 되는데. 이 분들 점잖게 왜 이러셔. 구경꾼 입장도 생각해줘야지 참. 


    역사의 많은 장면들은 ‘옳으냐 그르냐’로 결정되지 않는다. 물리적으로 가능한가 불가능한가이다. 에너지 총량을 봐야 한다. 한 동안 잘 나가던 EU가 물리적 한계를 만난 것은 명백하다. EU는 여기까지였다. 


    더 이상 뻗어나갈 동력을 상실한 것이며 그것은 영국이 자초한 것이고 배후에 미국이 있다. EU의 주적은 러시아다. 300년간 영국은 꾸준히 러시아를 봉쇄해 왔다. 영국은 지난 수백년간 해양을 지배하면서 


    대륙에 제국이 등장하는 것을 방해하여 왔다. 나폴레옹부터 히틀러까지 강한 대륙을 저지하고 약한 대륙을 추구해 왔다. 그래야 밖에서 입맛대로 주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랍까지도 철저히 분열시켰다. 


    영국은 러시아를 방해하려고 동유럽을 서둘러 EU에 가입시켰다. 그 결과로 지난 10년간 무려 85만명의 폴란드인이 영국에 들어왔다. 결국 이 모든 재앙을 초래한 주범은 영국이며 그 배후는 미국인 것이다.


    영국은 EU를 조종하여 러시아에 대항하게 하는 방법으로 EU를 약화시켜놓고 입맛대로 주무르려고 한 것이며, 이는 패권을 휘두르려는 미국을 즐겁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 많은 일을 벌여놓았다.


    위기가 닥치면 몸집을 줄여야 한다, EU는 신속하게 쳐낼 것을 쳐내고 몸집을 줄인 다음 러시아와 손을 잡아야 한다. 일본이 사는 길은 중국과 손잡는 것이고 한국이 사는 길은 북한을 배후지로 얻는 것이다.


    자기보다 약한 것을 지배해야 한다. 영국은 강하다. 독일도 강하다. 어차피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했다. 총성없는 이 전쟁은 영국이 패배한 전쟁이다. 승리자는 독일이다. 치킨게임은 원래 치킨이 죽는 거다. 


    독일은 장차 러시아를 배후지로 얻을 것이고 영국은 이류국가로 밀려난다. 역사는 정동이 있고 반동이 있다. 통합이 정동이면 분열은 반동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니다. 물리적 한계에 의해 결정이 된다. 


    통합하는건 이익이 있기 때문인데 그 이익의 물리적 한계가 있다. 이익이 없으면 철수하는 것이 맞다. 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영국은 철수했다. 자연스런 역사의 법칙이다. 영국이 잘못한 것은 아니다.


    영국을 비판할 필요는 없다. 영국은 진 것이다. 패배한 사람을 왜 욕하느냐고. 불쌍하잖아. 단지 비웃어줄 뿐! 선진국은 원래 금융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다시 제조업으로 돌아가겠다니 그게 잘 되겠냐고?

   

    싸우다가 쫄아서 도망치는 군대를 비웃어줄 뿐, 영국이 독일에 져서 그렇게 된 것이므로 사실 욕할 일은 아니다. 어쨌든 지식인의 역할은 통합을 주선하는 것이다. 뚜쟁이의 역할은 맞선을 보게 하는 거다. 


    결혼도 있고 이혼도 있지만 결혼을 부추기는 직업은 있어도 이혼을 부추기는 직업은 없다. 역사는 분열과 통합이 있지만 진보의 맡은 임무는 통합에 있다. 왜 EU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지 못했는가? 


    러시아와 손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사의 정답은 러시아와 손잡는 것이고, 그 다음으로 중국과 손잡는 것이다. 그렇게 세계를 통합시켜 나가는 것이 진보의 사명이다. 물론 미국의 이간질 때문에 망했다. 


    남북한이 손잡고자 해도 미국이 방해하면 못한다. 상처입은 EU를 웃을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왜 한중일북은 손잡지 못하는가? 같은 아시아인끼리 단결해서 백인과 맞서는게 정답인데도.


    한중일의 사이가 나쁜 이유는 오바마의 아시아중시정책 때문이다. 아시아 중시는 속임수고 본질은 아시아 갈라치기다. 한중일북을 서로 불화하게 만들어 동북아에서 패권을 유지하는게 오바마 정책이다. 


    미국이 이간질 시킨다고 이간질 당하는 것도 한심하다. 이상만으로는 안 되고 실력이 있어야 한다. 인류의 역량은 고작 이 정도다. 미국 한 나라의 깽판에 세계가 개판이 된 것이다. 인류는 더 불행해졌다.


    영국이야 망하든 말든 본인들의 선택이지만 미국의 배후조종에 놀아난 결과라는 점은 따끔하게 지적되어야 한다. 뭣하러 폴란드를 끌어들여서 85만명의 폴란드인이 영국에서 베이비시터하게 만들었냐고? 


    미친 짓이 아닌가? 폴란드에 터키까지 끌어들이면 러시아 봉쇄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런 짓을 해서 이익을 보는 나라는 영국이 아니다. 미국을 위해 총대를 맨 결과가 멸망이니 이중대는 언제라도 괴롭다.


    새누리를 위해 총대를 맨 국민의당 이중대도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할 것이다. 토사구팽이 멀지 않았다. 줏대없이 남의 힘에 기대어 꼼수로 어떻게 해보려 하다가 멸망하는 것이 역사에 반복되는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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