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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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7732 vote 0 2015.03.16 (16:35:37)

     

    왜 한국이 강대국인가?


    - ‘미국, 한국, 독일, 일본, 중국 다섯나라가 세계를 이끌어가게 된다.’는 내용의 지난번 글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


    미국이 강한게 아니고 유태인이 강한 거다. 독일이 강한게 아니고 위그노들이 강한 거다. 유럽도 카톨릭-그리스정교-이슬람권은 낙후되어 있다. 문제는 종교와 관습이다. 개신교가 강한게 아니라 상공업에 종사하던 위그노들이 세금 뜯기기 싫어 대거 북쪽으로 도망가서 카톨릭과 300년간 전쟁하다보니 강해진 것이다.


    한국에서 조용기들의 행태나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깡패짓에서 보듯이 경제 측면에서 모든 종교는 악이다. 단 투쟁하는 동안은 독성이 약해진다. 상대적으로 똑똑한 넘이 싸움에 이기기 때문이다. 카톨릭도 개신교와 투쟁하느라 독성이 빠졌지만 놔두면 이슬람 이상으로 악독해진다. 원래 종교의 속성이 반자본주의다.


    경제가 인종과는 별 관계가 없지만 문화와는 밀접하다. 물론 인종적 특성도 관련이 있지만 황인종과 백인종 차이는 없다. 아랍도 전성기 때는 종교적 억압에서 자유로웠다. 한때는 기독교보다 아랍이 더 관용적이었다. 종교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관습의 문제다. 특히 지리적으로 고립-격리된 지역이 심각하다.


    산악국가인 알바니아와 그 주변은 증세가 심각하다. 산악이나 정글지역, 작은 섬나라는 세계 어느 곳이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속성이 있다. 지리적으로 격리되면 ‘우리가 남이가.’ <- 이렇게 된다. 같은 지정학적 조건이라도 팽창기에는 관용적으로 되고, 퇴행기에는 배타적으로 변한다. 지금 일본의 하는 짓이 그렇다.


    영국이 약해진게 아니라 똑똑한 자들이 미국으로 건너가고 쭉정이만 남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유럽경제의 부흥은 유태인-위그노들의 인구이동과 관련이 있다. 그들은 카톨릭에 밀려 북쪽으로 쫓겨갔다가 미국으로 건너갔다. 무엇인가? 기업족이 있다. 금융족도 있다. 경제는 그 족이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가며 성장한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인간은 원래 직업을 잘 못 바꾼다. 이 점은 총, 균, 쇠에 잘 설명되어 있다. 우월한 농경민이 열등한 유목민을 교화한게 아니라, 땅을 빼앗고 몰아낸 거다. 유목민이 농경민으로 잘 바뀌지 않는다. 인간은 원래 잘 안 변한다. 직업을 못 바꾼다. 그래서 기업도 하는 넘이 대대로 세습한다.


    유태인은 박해받다가 의사결정에 강해졌다.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한다. 그 배경에 유태인 특유의 우월주의가 있다. 보통은 이웃의 평판공격에 무너진다. 부족민의 포틀라치 축제를 떠올려도 좋다. 자기 재산을 깡그리 불싸르고 이웃과 어깨동무 하여 히히덕거리는 관습이다.


    집단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 인도인은 거리를 지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고 안부를 묻는데 20분씩 안부인사가 길어지기도 한다. 일본인만 해도 카톡으로 문자를 해도 안부인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들인다. 부인과 자식의 안부까지 챙긴다고. 그리스식 웨딩을 보면 그리스가 망한 이유를 알 수 있다.


    인도인은 온갖 핑계를 대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데 그게 다 거짓이 아니고 실제로 그들은 다양한 핑계에 붙잡혀 있다고 한다. 업무 이외에 굉장히 많은 무언가를 하고 있다. 동네 전체를 챙기고 있다. 대가족제도를 유지하고 그들에게 높은 평판을 받으려 하면 망가지게 된다. 평판이라는게 사람잡는 시스템이다.


    인도인 중에도 시크교도는 그렇지 않다. 그들은 근면하게 일하는 교리가 있어서 인도인이지만 작은 제단을 만들어놓고 하루에 여러 번 종교의식을 하는 많은 인도인과는 또 다르다. 향을 사르는 정화의식 따위가 있다고. 일본인도 근면하게 일하면 깨달음에 이른다는 불교의 가르침이 있다. 일하는 문화가 중요하다.


    세계를 이끄는 다섯 나라 중 유태인과 위그노 외에 나머지 셋은 유교문화권이다. 유교는 인간을 문명인과 야만인으로 분별한다. 여기에도 유태인과 유사한 차별주의가 있다. 군자와 소인을 나눈다. 평판에 신경쓰지 않고 과감한 의사결정을 한다. 나만 양반이라는 우월주의가 있어서 남의 평판을 무시하는게 유교다.


    유교문화권이 다 그런건 아니다. 중국만 해도 결혼식에 호화외제차를 수십대나 동원하여 퍼레이드를 하는 등의 상놈짓을 대놓고 한다. 부조금 내다가 망한다. 좋은 평판을 받기 위해서 그러는 거다. 한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만화 시마과장에 있듯이 일본도 마을축제에 가서 엉덩이춤 추며 노인들에게 점수따야 한다.


    유교주의가 가장 센 나라가 한국이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이웃의 평판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게 심해서 한국인들이 동남아에서 배척당하는 일이 있다. 유독 한국인만 아파트 관리인에게 인사를 안 한다고. 한국인들은 자신만 시크한 양반이라고 콧대가 높아 그런데 미국은 시크한 뉴욕사람만 인사를 안 한다고.


    평판에 관심없는 한국인은 돈 벌어도 지역사회에 기부하지 않는다. 독일인도 불우이웃돕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데 독일 특유의 합리주의 철학이 영향을 미쳤다. 유교도 괴력난신을 거부하는 합리주의다. 이게 중요한데 이웃에 좋은 평판을 얻으려면 괴력난신을 떠들어야 한다. 수준낮은 대중들에 영합해서 점수따야 한다.


    칭찬받으려는 태도는 소인배 행동이다. 열등감 때문에 그런데 신경쓰는 거. 스스로 떳떳하면 그만이라는게 선비의 태도다. 한국만화라면 시마과장을 그려도 주인공들이 마을노인들 비위 맞추려고 곱추춤을 추는 한심한 내용을 그리지는 않을 것이다. 양반 체면이 있지 말이다. 지금 유독 유교권 국가만 경제가 호황이다.


    중요한건 이게 잘 안 바뀐다는 거다. 구한말 외국인 선교사의 관찰로 보면 한국인들도 원래는 의사결정을 잘 못하는 집단이었다. 영조이후 이양선에 쇼크를 먹고, 청나라에 눌려 기를 못 펴고, 태평천국의 난을 지켜보며 패닉에 빠져 의사결정 능력을 잃었다. 그리고 동학을 시발로 온갖 사이비 종교가 득세하게 되었다.


    왜 갑자기 사이비가 대거 출현하게 되었을까? 서세동점으로 유교의 위신이 꺾이자 정신적 구심점이 사라져서 의사결정능력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기독교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만해를 중심으로 불교혁신운동도 해보고, 증산도니 단군교니 하며 이것저것 다 한 번씩 두드려 본 것이다. 정상궤도로 오는데 백년이 걸렸다.


    탈북자도 비슷한 상황이다. 요즘은 조선족을 고용하지 탈북자를 고용하지 않으려는 풍토가 있다고. 탈북자들을 한국인과 같이 의사결정에 능한 사람으로 만드는 데 최소 30년이 걸린다. 젊은 탈북자가 창업해서 성공하고 그 성공모델이 전파되어야 한다. 이미 나이를 먹은 사람은 포기해야 한다. 사람이 원래 안 바뀐다.


    족이 있다. 금융족, 벤처족, 경영족이 만들어져야 한다. 러시아는 피터대제가 봉건영주들을 다그쳐 기업가로 변신하게 했다. 일본도 같은 군국주의 모델을 답습했다. 독일은 계몽군주 프리드리히 2세부터 비슷한 것이 있었다. 의도적으로 기업족을 양성한 것이다. 군대의 사관학교처럼 양성해야 되는 거지 저절로 안 된다.


    남미나 아프리카가 안 되는 데는 구조적 이유가 있다. 축제에 빠져있거나 부족주의에 오염되어 있거나, 평판에 약하거나 대가족주의다. 주변의 너무 많은 것을 챙긴다. 할배들이 시시콜콜 간섭한다. 유교국가는 관료제 전통이 있다. 관료제는 성공모델을 대량으로 복제한다. 쓰레기 분리수거처럼 갑자기 전국에 시행한다.


    일본은 관료제를 제대로 안 해서 이런거 못한다. 공산국가도 비슷하게 관료시스템을 시도해본 경험이 있어서 동구권이 요즘 제법 살아난다. 중국도 성공모델 대량복제에 능하다. 그런데 중국은 북경의 스모그 문제를 한국의 한강오염 해결하듯이 단번에 해치우지 못한다. 런던 템즈강은 해결했지만 한강처럼 불충분하다.


    남미를 단번에 공업화 시키려면 자본주의만으로는 안되고 경영자를 양성하는 사관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와 관습을 혁명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그거 쉽게 안 된다. 팽팽한 긴장의 문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유교는 원래 양반인척 하느라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익숙하다. 고부갈등 위주 한국 드라마만 봐도 알 수 있다.


    1. 우월주의-합리주의가 있어야 한다.
    2. 근면하게 일하는 풍토가 있어야 한다.
    3. 개인주의로 대가족-부족주의를 극복해야 한다.
    4. 긴장을 견디는 스트레스에 강한 문화여야 한다.
    5. 금융족, 기업족, 관료족이 만들어져야 한다.


    유태인은 차별받아서 갈등 속에 있고, 위그노들은 남의 땅으로 이주했기에 현지인과 갈등이 있다. 38따라지라는 말도 있는데 남의 땅으로 이주한 사람이 의사결정을 잘 하는 경향이 있다. 일단 평판공격을 받지 않는다. 어차피 현지의 관습을 모르니 무시하면 그만이다. 의사결정도 해버릇 한 사람들이 잘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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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부색지도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수평으로 잘 이동해도 수직으로는 이동하지 못한다. 직업을 잘 못 바꾼다는 의미다. 기온대가 다른데 경작하던 작물을 다른 작물로 교체하지 못한다. 자본주의는 직업을 바꾸는 것이다. 쉽지 않다. 문화와 관습을 다 바꾸는데 한국도 100년이 걸렸다. 유교는 의사결정능력을 가르친다.


    군자는 의사결정할 수 있는 사람이다. 조선시대 통신사가 일본으로 가는 중에 폭풍을 만났다. 선원들이 모두 울면서 정사에게 매달렸다. 바다의 신이 노했으니 적삼을 벗어서 바다에 던지라는 거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두 물귀신이 된다는 거다. 이때 굴복할 것인가다. 굴복하면 웃음거리가 된다. 선비면 버텨야 한다.


    기록에는 통신사가 ‘경거망동 하지 말라. 파도는 곧 가라앉는다. 바다의 신 따위는 없다.’고 호통을 쳤더니 과연 파도가 가라앉았다. 그 일로 선원들이 정사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그런데 이게 쉽지 않다. 유교국가가 아니면 어떻게 될까? 이때 선원들이 자기들을 망신준 관리를 이지메해서 제거한다. 관습을 모욕하다니.


    백인 과학자가 아프리카나 인도네시아의 정글로 학술연구를 들어가면 현지인 족장이 현지관습을 따르도록 집요하게 강요한다. 끝까지 거부하면 비열한 공격이 들어온다. 리퍼트 대사에게 개고기 먹인다. 오랑우탄을 연구한 비루테 갈디카스는 인류학을 공부했기에 능란하게 대처해서 현지에서 족장으로 대접받았다고.


    한국의 선비문화와 일본의 귀족문화가 입맛이 다른게 그렇다. 귀족이 요리사가 해주는 음식을 먹고 ‘퉤!’ 하고 뱉으면? 밥에 독을 섞을지도 모른다. 하층민 비위를 맞춰줘야 자신의 생존확률을 높인다. 괴력난신을 떠드는 소인배 비위 맞춰주다가 망하는 것이다. 부정부패도 그렇다. 후진국은 왜 부정부패가 많을까?


    평판공격을 가하는 대중들에게 맞서려면 돈을 풀어 인심을 얻어야 한다. 빈민을 구제하고 사회사업으로 인기를 올려야 한다. 그러려면 많은 돈을 쟁여두어야 한다. 하인을 거느리고 위엄을 과시해야 한다. 후진국에서 부정부패를 하지 않고 되는 일이 없다. 한국의 부정부패도 봉건관습이다. 평판에 신경쓰면 부패한다.


    평판 얻으려고 기자들에게 밥 사다가 망한 이완구처럼.


111.JPG


    한국인의 스트레스 대부분은 사실 스트레스가 될 수 없는 것입니다. 지나친 교육열만 해도 양반이라는 허위의식 때문입니다. 유교주의 탓이죠. 일본의 대학진학률과 비교해서 터무니없이 높은게 그렇죠. 만들어서 걱정하는 겁니다. 한 번 방향성이 정해지면 계속 달려갈 뿐 중간에 바꾸지 못합니다. 한국은 어쩌다가 열심히 하는 길로 들어서 버렸습니다. 다른 나라가 흉내내려 해도 100년 걸립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3]뭐가뭐

2015.03.16 (22:39:56)

불...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1]오맹달

2015.03.16 (23:31:10)

조그만 취미 동호회에 있으면서도 평판에 신경이 쓰이더군요.

어떻게 사람들과 만나고 이야기 나누면 평판에 유리한지 눈에 보이기도 하구요.

살면서 그러한 평판에 휘둘리지 않으려 노력해야겠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레벨:14]곱슬이

2015.03.20 (14:15:06)

평판과 신용은 또 다른 문제인지라 평판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신용과 신뢰를 갖춘다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듯 합니다.

[레벨:30]스마일

2015.03.17 (10:44:01)

다른 이야기 이지만,

경쟁적인 사회에서 살아서 그런지,

한국인은 확실히 손이 다른나라보다 빠릅니다.

일처리 하는 것도 빠르고..

특히 외국하고 같이 일을 하다 보면 확실히 느끼는데,

 

프랑스 가능하면 빨리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 --> 7일, 14일, 잊어버릴만 하면 편지 옴.

이집트 빨리 --> 기간을 종 잡을 수 없어. 3개월, 6개월 연락 끊김.

인도 --> 자신의 목적이 달성할 때까지 빨리는 하루, 이틀 (인도인은 목적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메일로 요구)

중국--> 중국은 한국의 시스템을 벤치마킹 많이 하기 때문에 10년전보다 일처리 속도가 빨라짐. 4일이내 답변

캐나다--> 작년 11월 한 일인데 뜬금없이 해가 바껴서 3월에 편지가 오기도 하고.

일본-->위의 나라보다 가장 정중하고 가장 빨리 일처리 함. 대부분 1~2일 안에 답변

 

한국은 빨리는 숙련된 사람이면 급하면 30초, 여유를 주면 2시간이내, 대부분 편지받은 날 답변을 함.

시스템이 안 될 때는 대안을 가지고 있음.

 

캐나다나 프랑스는 등 서구유럽에서 배운점은

문서의 공신력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함.

선진국일수록 회계서류에서 1달러 이하의 소숫점까지 중요하게 생각함.

돈의 액수가 크게 틀리냐, 적게 틀리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문서가 믿을 수 있느냐,

정식절차를 거쳤냐을 중요시 생각함.

서양은 빠른 처리보다 공신력을 더 중요시한다는 생각이 듦.

 

[레벨:5]yhy

2015.03.17 (10:46:14)

.

프로필 이미지 [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2015.03.17 (10:48:23)

그냥 구글에서 피부색지도라고 쳐본 거죠 뭐.

근데 왕년에 본 것과 지도가 세부적으로 약간 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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