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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30]id: 김동렬김동렬
read 13189 vote 0 2015.07.06 (13:43:58)



    지금 왜 공자인가?


    그리스의 몰락은 유럽문명의 실패를 함의한다. 유럽의 실패는 근대의 실패를 함의한다. 원래 유럽인은 공공성 개념이 없었다. 그리스에 있었고 로마에도 있었던 공공성 개념이 중세 암흑시대에 잊혀졌다. 그들이 경멸하는 페르시아와의 근본적인 차이다. 자기네가 천하의 중심이라는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사회의 공적 시스템 개념이 없다. 이를 만든 것은 근대 계몽주의요 그 계몽주의는 중국의 과거제도와 공무원제도를 베껴간 것이다. 천하는 공물이라는 개념은 유교의 산물이며 아시아의 전통이다. 그러나 유교는 주원장 때부터 망했다. 주원장은 도둑에 거지에 스님 출신이라 글자를 아는 선비를 미워했다.


    자기는 혼자인데 선비는 패거리를 이루어 공론을 조성하므로 괘씸한 것이다. 수만 명의 선비를 때려죽였다. 구조는 복제되는 법, 조선왕조의 계속된 사화도 주원장의 행패를 카피한 것이다. 청나라 이후는 만족과 한족의 갈등으로 유교주의는 더 처절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후 중국은 도교문화로 퇴행했다.


    근대 유럽은 중국의 망한 유교를 베껴 부분적인 성공을 이루었다. 이러한 사정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메이지 전후의 전개는 퇴계유학의 성과다. 그러나 퇴계의 이원론적 차별주의를 배웠을 뿐, 율곡의 일원론 통합주의를 배우지 않았다. 남의 좋은 것에서 표피를 베껴먹으면 잠시 성공하나 오래가지 못한다. 


    유럽은 유교미학인 중용을 배우지 않았다. 일본은 조선의 미학인 선비정신을 배우지 않았다. 유교의 본고장인 중국에 인류의 희망이 있는 것도 아니다. 천하는 공물이라는 개념은 중국의 것이나 중국의 미학은 도교에 기울었다. 주성치 영화에서 보듯이 도교의 장점도 있다. 재미는 있는데 큰 울림이 없다.


    미학이 세워지면 만 년을 간다. 그리스에서 완벽한 비너스상을 한 번 본 사람은 이후 조잡한 그림을 그릴 수 없다. 조잡해졌어도 언젠가 본래로 돌아온다. 그것이 미학의 힘이다. 서태지 세대들이 다시 뽕짝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과 같다. 큰 그릇을 작은 그릇에 담을 수 없듯 그것은 원래 가능하지 않다.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newsview?newsid=20150706103123765


    왜 유럽은 몰락하는가? 내부에 적을 두기 때문이다. 이는 유전자에 새겨진 인간의 본능이다. 원래 10대 소년은 차별한다. 적을 발견해내고 그 적에 맞서 우리편을 뭉치게 만든다. 왕따와 이지메는 유럽에서도 70년대에 열풍이 있었다. 적을 만들어내면서 자신을 희생시켜 집단을 위한 총알받이로 쓴다.


    외부의 적이 없으면 반드시 내전을 일으킨다. 심지어 부모에게도 적대행동을 한다. 호주의 애보리진들은 자녀가 소년이 되면 집에서 쫓아낸다. 그걸 빌미로 백인들이 수만 명의 애보리진 어린이를 교회로 납치한게 나중 사회문제가 되었다. 이른바 빼앗긴 세대(the Stolen Generations)라 불리는 거다. 


    아프리카 일부에서는 소년이 일곱살만 되어도 밤에는 집에서 잘 수 없다. 집은 여자와 아이의 공간이므로 사내는 집을 떠나 남자 전사집단에 들어야 한다. 문명인들에게 이러한 원시의 본능이 약한 것은 교육의 성과다. 일베행동은 자연스런 인간의 야만본능이다. 인간이 아닌 일베는 가르쳐야 한다.


    인간은 원래 짐승으로 태어난다. 인정해야 한다. 무위자연으로 자연의 본성에 맡겨 교육한다는 일부 진보주의 교육학자들의 참교육 주장은 정신병자 교육철학일 수 있다. 인간을 자연의 본성에 맡기면 7살이 되면 형제를 죽이고 15살이 되면 아비를 죽인다. 카인과 아벨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가 먼 나라 이야기는 아니다. 공자가 등장하기 전에는 당연히 부모형제를 때려죽였다.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내용이 부모 형제 죽인 이야기가 전부다. 중국 = 부모와 형제를 죽이는 나라로 보면 틀림없다. 바로 그래서 공자인 것이다. 공자가 짐승이었던 중국인을 인간으로 바꿨다.


    문명인이 부모형제를 죽이지 않는 이유는 맞서야 할 적이 부족 바깥에 있기 때문이다. 부모형제를 죽이면 당연히 외적이 쳐들어온다. 우리가 맞서야 할 적은 저 멀리 외부에 있다고 누가 말해주지 않으면 적을 안에서 찾는다. 적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매우 불안해 하며 난동, 발광, 행패, 자해 이렇게 된다. 


    야만한 일베모습이 바로 우리가 대결해야 할 적이라고 어른들이 말해줘야 한다. 이 장면에서 누구라도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떠올릴 것이다. 둘은 동전의 양면이다. 성선설 = 성악설이다. 성선설은 동료와 친구를 규합하여 세력을 이루려는 인간의 사회적 본능이다. 그 전에 단위가 필요하다.


    선한 본성으로 사회화 할 세력의 단위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그 단위를 정하는 방법은 누군가를 괴롭혀 보고, 만약 상대가 반격해 오면 때려죽일 적이고 그러지 않으면 의지할만한 아군이다. 사회화 단위를 정하기 위해 적을 찾아내려는 행동이 성악설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착하기 때문에 악한 것이다.


    착하면서 악하지 않으려면 지혜가 필요하다. 사회화 단위 위에 또다른 단위를 만들어가야 한다. 또래와 가족집단 위에 부족집단이 있고, 그 위에 국가가 있고, 그 위에 인류가 있고, 그 인류의 바깥에서 일베의 야만이 침략하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인류는 야만과 싸우기 위해 사회화를 하는 동물이다.


    EU가 통합될 때 그들은 한 가족이 되었다. 가족이 아니면 적이다. 적은 누구인가? 보나마나 러시아와 아랍이다. 그렇다면? 그리스와 포르투칼이 EU가 떨어져 나갈 때 새로 끼어든 폴란드와 헝가리는 불안하고, 끼워달라고 애걸한 우크라이나는 망한 거다. EU에 들고 싶어 형제 러시아를 배반했는데.


    EU통합은 간단히 유럽의 통화가치를 높여서 모든 유럽인이 독일차를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독일은 차를 팔아서 얻은 이득을 유럽에 환원해야 한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서울공화국을 분리하면 GDP는 단번에 미국을 앞선다. 그러나 서울의 돈으로 지방을 먹여살려야만 서울의 안전이 보장된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나만 잘살면 돼' 하고 버티지만, 이미 홍콩은 먹혔고 싱가포르는 운이 좋은 거다. 전쟁 터지면 누가 싱가포르를 지켜주는가? 경제는 전쟁이다. 전쟁의 논리로 봐야 경제가 이해된다. EU와 그리스가 결별할 때 러시아는 만세 부른다. 폴란드와 헝가리 등은 당장 탈퇴해야 할 판이다.


    계몽사상가들이 중국에서 배워간 것은 천하가 공물이라는 공공성 개념이다. 중국의 공적시스템을 도입하여 유럽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었으나, 대신 빌어먹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가 대두했다. 천하는 공물이 아니라 특정 국가와 특정한 민족, 종교집단의 사유물이라는 반유교 개념으로 퇴행했다.


    그들의 공公은 사이즈가 작았다. 독일은 유럽 전체를 품어안을 그릇이 못 된다. 일본 역시 마찬가지다. 퇴계의 이원론을 배웠을 뿐 율곡의 일원론을 배우지 않았다. 300여개 소국으로 분열된 일본이 퇴계의 가르침을 받아 하나의 일본으로 통합했으나 그 일본의 바깥에 대해서는 여전히 일베행동이다.


    천하는 만인의 공물이 아니라 일본인만의 사유물이라 여긴다. 정리하자. 게르만의 종사제도는 수직적으로 친하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는게 일본과 독일의 전통이다. 수평적으로는 친하지 않다. 히틀러는 18개 민족이 섞여 있는 오스트리아에 환멸을 느껴서 독일로 도망쳤다.


    다른 민족과는 공존할 수 없다는 것이 게르만족 생각이다. 국경과 언어와 피부색을 넘어 수평적으로 친하게 한 것이 계몽주의 사상이다. 그렇게 서로 친하게 하는 토대를 제공하는 것은 유교의 미학이다. 미추에 대한 판단이 같아야만 언어와 피부색과 성별을 넘어 인류는 서로 부부처럼 친할 수 있다.


    개인단위와 부족 단위에 머물러 있던 유럽인들에게 공공公共의 개념을 도입하여 국가와 민족, 인류단위로 사유하게 한 것이 계몽주의다. 그런데 들통이 나고 말았다. 그들의 계몽은 민족과 국가의 장벽을 넘지 못했다는 사실이 이번에 그리스에 대한 독일인들의 오만방자한 적대행동으로 밝혀진 것이다.


    유교의 일원론을 배워야 한다. 미학은 원래 일원론이다. 미학은 완벽주의다. 완벽은 극極이다. 거기서 한 치도 더 나아갈 수 없고 더 물러설 일도 없다. 그러므로 미학의 세계에 신은 있어도 사탄은 없다. 선은 있어도 악은 없다. 우리편은 있어도 적은 없다. 무언가 편을 가르면 이미 미학은 아닌 것이다.


    타자에 대한 적대행동과 그 적대행동을 극복하게 하는 사회행동은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진 본능이다. 인간은 벌거벗은 짐승으로 태어나 옷 입은 인간으로 바뀌며 그럴 때 문명을 이용할 자격을 갖춘다. 선과 악은 동전의 양면이며 누구라도 10대 때는 심지어 형제와 부모조차 타격할 적으로 여기게 된다.


    교육에 의해 천하가 한 가족이라는 학습을 받는다. 일베의 야만이야말로 바로 우리가 타격해야 할 적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비로소 인간이 된다. 모든 인간은 선한 존재이며 선 속에 악이 있다. 세상을 선과 악의 공존으로 생각하면 퇴계의 이원론이고 악을 극복하고 선으로 나아가면 율곡의 일원론이다.



   DSC01488.JPG


    천하는 공물이며 인류는 한 가족이라는 생각이 근대 계몽주의 사상입니다. 한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규정하려면 문명과 야만으로 구분하는 일원론을 얻어야 합니다. 인류는 야만으로 태어나 문명으로 거듭나는 존재입니다. 그리스 사태로 드러난 것은 유럽인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천하는 독일인의 것이고 독일인만 한 가족이라는 속마음을 들켜버린 거죠. 그들은 어떻게든 적을 만들어내는 본능이 있습니다. 인종주의로 해먹다가 안되니까(이차대전), 이념으로 해먹다가 안되니까,(냉전시대) 종교대결로 해먹다가(부시) 이번엔 또다시 러시아를 괴롭히기 시작했습니다.(오바마) 그 채찍이 조만간 중국과 인도로 향할 것은 불문가지. 본래 일원론인 미학의 우월성으로만이 야만의 이원론을 이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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